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119)
〈 119화 〉 119. 아르바이트
119. 아르바이트
드라마 A급 헌터의 은퇴 생활 4회.
내가 손안도와 함께 전투씬을 찍은 화가 TV에 방영되었다.
나는 집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불꽃이랑 번개라 그런지 보는 맛이 끝내주는구나.’
거대한 붉은 불꽃이 화르륵 일어나고 푸른 번개가 파지직 튀긴다. CG를 쓰더라도 이 정도로 뛰어난 영상미는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괜히 요즘 CG를 쓸 바에 차라리 헌터를 고용한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니야.’
특히나 헐리우드 쪽에는 CG대신에 전투 효과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헌터가 몇몇 있다고 한다.
‘찍을 때는 이 정도로 멋지지 않았는데… 굉장히 치열한 싸움으로 보이잖아.’
손안도의 연기와 편집 덕분이다. 영상은 손안도에게 집중되어 있었고, 손안도는 표정 연기를 실감나게 했다. 무엇보다 여러 방향에서 찍은 카메라 영상을 편집하니 볼만한 전투 장면이 나왔다.
‘이 정도면 내가 슈퍼스타가 될 지도 모르겠군. 아. 곤란한데. 사인이라도 연습해둘까.’
나는 씨익 웃으며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대로 이번 ‘A급 헌터의 은퇴 생활’의 전투씬에 관한 기사가 몇 개 떠올랐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까 싶었으나 거기까진 아니었다.
나는 몇 시간 동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화제가 되긴 했다. 팬들 일부에게는 말이다.
‘뭐… 요즘 시대에 이런 전투씬은 흔한 편이지. 찾는 것도 쉽고.’
진짜 제대로 된 전투씬을 원한다면 헌터의 영상을 찾아보면 된다. 헌터의 몬스터 사냥 영상이나 헌터 전투 대회 영상 같은 걸 말이다.
‘그래도 뇌전 때문인지 나에 대한 기사도 몇 개 나오긴 하네.’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다음날. 대학교에서는 꽤 유명해졌다. 오준혁이 TV에 나온다고 여기저기 떠들어댄 덕분이다.
“유진아. 드라마 봤어. 2차 각성은 언제 한 거야?!”
“얼마 안 됐어.”
나는 웃으며 대답하다가 어느 시선을 느꼈다. 힐끗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쳐다봤다. 한하린이 있는 쪽이었다. 한하린과 내 눈이 마주쳤다. 한하린은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다.
‘설마 한하린이 먼저 나를 볼 줄이야.’
단순히 2차 각성이었다면 한하린이 나를 신경 쓸 리가 없다. 한하린은 아마도 내가 마나 각성까지 했다는 소문을 들은 모양이다.
‘얼마 안가 대학교 전체에 소문이 다 퍼지겠네. 오준혁, 이 자식은 어디까지 소문을 낸 거야?’
귀찮긴 하지만 오준혁을 원망하는 건 아니었다. 나는 일부러 오준혁의 입을 막지 않았다. 소문이 날수록 내 가치가 올라가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중에… 마나 각성 포션이 생기면 한하린을 꼬셔봐야지.’
나는 그때를 기약하며 군침을 꼴깍 삼켰다.
•••
내가 섹스넷에 올린 3개의 영상은 얼마 안 가 주간 베스트에 올랐다. ‘얼굴 공개’라는 단어가 어그로를 끌었고 커뮤니티 사이트에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주서현과 유서희의 영상이 나란히 주간 베스트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주서현이 유서희 보다 미모와 가슴이 크기도 했고, 앙칼진 성격 때문에 추천을 많이 받았다.
반면에 내가 전설의 밤을 이룬 영혜정의 영상은 12위 밖에 하지 못 했다. 모자이크 때문이다. 모자이크가 없었다면 3위는 해냈을 것이다.
반응이 무척이나 좋았다. 내 닉네임인 ‘좆귀’는 그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주서현의 인기가 좋았다. 이해할 수 있었다. 주서현은 현실에서도 보기 드문 가슴 큰 엄청난 미인이고, 아래쪽 물도 많고 건방져서 보는 맛이 있었다. 이미 주서현의 질내에 몇 번이나 사정한 나조차도 영상을 보고 꼴릴 정도다.
“쪽지함이 아주 미어터지는구만. 미어터져.”
대부분이 주서현과 유서희랑 자고 싶다는 쪽지들이다. 돈이라도 내겠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고 자신의 성기 사진을 찍어 제대로 섹스를 할 수 있다고 어필하는 놈도 있었다. 그리고 섹스넷에 영상을 전문적으로 찍는 놈들도 주서현과 유서희를 섭외해 영상을 찍고 싶다고 연락을 보냈다.
‘생방하는 놈도 있잖아. 주서현과 유서희에게 출연료로 수익의 50%를 주겠다고? 고작? 장난하나?’
주서현과 유서희 정도 되면 수익의 100%를 준다고 하더라도 나가지 않는다. 그녀들 정도의 외모면 굳이 성인방송을 하지 않더라도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많으니까.
‘어 이건… 나랑 섹스하고 싶다고?’
쪽지의 5% 정도는 나랑 섹스하고 싶다는 여자들의 쪽지들이었다. 여자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길래 찾아봤는데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나랑 성인방송에서 섹스하고 싶다는 여자 BJ도 있군.’
찾아보니 미색이 제법 뛰어났다. 문제는 가슴이 A컵으로 작다는 것과 얼굴에 점이 있었다.
‘탈락.’
내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이어서 동영상의 수익을 확인했다.
주서현이 32만. 유서희가 30만. 영혜정 전설의 밤 동영상이 22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합쳐서 82만이 좀 넘는다. 수익으로 약 2억 5천만 원이고 수수료 30%를 제외하면 약 1억 7천만 원이다.
‘이제 2주 가까이 됐는데 이 정도 수익이라니… 시발. 헌터일 때려치워도 될 정도잖아.’
그렇다고 헌터를 그만 둘 생각은 없었다.
사실 돈은 내게 큰 의미가 없다. 나는 유희생활 어플을 가지고 있으니 원한다면 언제든지 돈을 벌 수 있다. 내가 헌터를 계속하는 건 헌터가 가진 사회적 지위와 강해질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수수료 존나 떼가네. 등급을 올린 뒤에 환전해야겠어.’
다이아 등급이 되려면 1억 SP와 동영상 30개를 올려야 한다는 제한이 있었다. 나는 당장 영상을 올릴 생각은 없었기에 일단 묵혀두기로 했다. 가지고 있는 영상은 많은데 편집하는 게 귀찮았다.
‘섹스넷은 그냥 용돈 벌이야. 용돈 벌이.’
그 이상의 가치는 없었다.
•••
나는 3번 정도 더 드라마 촬영을 했다. 단역으로서 대사 몇 줄을 받았고 손안도와 한 번 더 싸웠다.
A등급 헌터와 전력을 다해 싸운다는 건 좋은 경험이었다.
‘촬영장에 오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군. 슬슬… 행동해볼까.’
나는 나아연과 친해지지 못했다. 나는 전문 연기자도 아니고 스쳐가는 단역에 불과했다. 그런 내가 나아연과 짧은 기간 동안 친해지리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대신에 나아연을 탐색하며 여러 가지를 파악했다. 그 결과 현실의 나아연과 ‘뱀파이어 형사’의 레이카는 흡사한 점이 제법 있었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싫어하는 노래 등 취향이 레이카와 거의 똑같았다.
‘레이카의 남편이 일 때문에 해외출장을 많이 가는데, 나아연의 남편도 해외출장이 잦은 편이야. 금슬 좋은 부부야.’
나아연이 음란한 사진을 찍기 시작한건 남편의 권유로 시작되었다. 지금에 와서는 나아연도 즐기는 모양이다.
그리고 오늘. 나아연의 남편이 해외출장을 떠났다. 돌아오는 건 3일 뒤다.
나는 촬영장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서 나아연이 자동차에 타는 것을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전화를 걸까 하다가 우선 문자부터 보내기로 했다.
성유진 – 나아연 씨. 안녕하세요. 성유진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전 나아연 씨의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찔리는 게 있는 나아연은 문자를 보자마자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일 것이다.
나아연의 답장은 3분 뒤에 왔다.
나아연 – 성유진 씨?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죠? 제 번호는 어떻게 알았고요?
나아연은 침착해보였다. 문자 메시지니 침착해 보일 뿐이다. 실제로는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 고작 이 답장을 보내는데 3분이 걸렸다는 게 그 증거다.
‘번호야 당연히 해킹으로 알아냈지.’
성유진 – 섹스넷. 이 사진의 주인… 나아연 씨죠?
사진을 첨부한다. 3일 전에 나아연이 섹스넷에 올린 사진이다. 우악스런 남자의 손길이 나아연의 함몰 유두 가슴을 만지고 있다.
나아연 – 아니에요. 어디서 찾아온 사진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니에요. 착각하셨네요. 이걸로 절 어떻게 할 생각이라면 당장 그만둬요. 신고할 거에요.
성유진 – 이 남자가 손목에 끼고 있는 시계. 남편분의 것이잖아요.
나아연 – 그냥 흔한 손목 시게잖아요. 그리고 제 남편의 손목 시게를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
성유진 – 자꾸 부인하시네. 그럼 이 영상은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
나는 저번에 화장실에서 찍은 나아연의 영상을 보냈다.
나아연이 소변이 보는 영상이다. 얼굴은 확실하게 나오고 보지도 나온다. 물론 그녀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보지 사진을 찍는 장면도 녹화되어 있다.
5분 정도 기다렸는데 답장이 없었다. 신고? 했을 리가 없다. 그녀는 연예인이다. 신고하는 순간 이 영상이 유포되리란 걸 모를 리가 없었다.
‘문자를 보내 재촉이라도 해볼까.’
우우우웅.
스마트폰에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 번호는 나아연의 번호다. 나는 웃었다. 일이 쉽게 풀릴 것 같았다.
“여보세요.”
나는 느긋하게 전화를 받았다.
-……그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한 거예요?
나아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두려움과 불안이 느껴진다. 그녀의 인생이 걸린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침착하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다.
“제가 일일이 나아연 씨에게 말해줘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
“전 나아연 씨의 스마트폰을 해킹했습니다. 나아연 씨의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던 사진들이랑 동영상은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나아연 씨가 섹스넷에 이 사진들과 영상을 올린 것도 알고 있지요.”
-모, 목적이 뭐죠? 돈인가요?
“저 헌터입니다. 돈에는 별로 관심 없어요. 나아연 씨의 몸에 관심이 있죠.”
-몸이라니….
“저랑 하룻밤만 자죠. 딱 하룻밤이면 됩니다. 그럼 오늘 있었던 일은 없던 일이 됩니다. 자료도 모두 삭제하겠습니다.”
나는 나아연을 오랫동안 즐길 생각이 없었다. 내가 나아연과 자려는 이유는 레이카와 똑같은 보지맛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나아연 보다 진세영이 더 젊고 예쁘다. 진세영을 안으면 되는데 굳이 나아연에게 집착할 이유가 없다.
다만 자료를 삭제할 생각은 없었다. 컬렉션으로서 수집 가치가 있는 자료들이다.
-당신이 하는 건 심각한 범죄에요. 알아요? 전 신고할 수 있어요.
“경찰이 절 잡는 게 빠를까요? 제가 인터넷에 나아연 씨의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기자들에게 자료를 넘기는 게 빠를까요?”
-…….
“신고하려면 신고하세요. 저야 감옥에서 몇 년 살고 오면 그만이죠. 근데 나아연 씨는 인생 자체가 끝장날 겁니다. 누가 더 손해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아시죠?”
스피커를 통해 거칠어진 나아연의 거칠어진 숨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내가 그녀의 영상을 유출한 것을 상상한 모양이다.
-하룻밤…. 정말 딱 하룻밤만 당신에게 안기면 되는 거죠…?
나는 웃었다.
“예. 하룻밤이면 됩니다. 약속드리죠. 하룻밤이 지나면 나아연 씨에게 제가 연락드릴 일은 없을 겁니다. 당연히 제가 가진 자료도 삭제합니다. 그냥 없던 일이 되는 거죠. 나아연 씨도 잊어버리고 살아가시면 됩니다.”
-……알겠어요.
“그럼 1시간 뒤에 나아연 씨의 집에 찾아가겠습니다. 이런 건 몰래 들어가는 게 좋겠죠. 창문을 열어두세요.”
-네?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이런 일은 빨리 하는 게 좋죠. 그리고 오늘은 딱히 스케줄이 없으시잖아요? 남편분이 출장으로 미국에 간 것도 알고 있습니다.”
-자, 잠깐!
“이따 뵙죠.”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런 일은 속전속결이 좋다. 괜히 시간을 주면 이상한 짓을 할 수 있다. 머리를 굴릴 시간을 주지 않는 게 최고다.
‘지금을 위해 하루 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지. 나는 욕구불만인 상태다.’
나는 히죽 웃었다.
진짜 연예인을 따먹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그런지 거시기가 불끈거린다.
“크흐흐흐흐.”
나는 택시를 타고 나아연의 집근처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