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161)
〈 161화 〉 161. 던전 서바이벌
161. 던전 서바이벌
[해킹에 성공했습니다.] [태블릿을 30분 동안 해킹 할 수 있습니다.]나는 해킹을 이용해 태블릿을 살펴봤다. 혹시 내가 모르는 것들이 숨겨져 있나 싶어서다.
‘태블릿 자체는 평범하군. 숨겨져 있는 게 없어.’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기에 실망하지 않았다.
‘진짜는 이 태블릿으로 들어갈 수 있는 네트워크지.’
[던전 서바이벌 리포지드 네트워크를 20분 동안 해킹 할 수 있습니다.]나는 씨익 웃었다.
태블릿을 통하지 않더라도 내 두 눈앞에 네트워크에 관한 정보가 떠올라 있었다.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정보다.
‘태블릿에는 위치 추적기가 달려 있지. 즉, 나는 해킹을 통해 던전 내에 있는 태블릿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거야.’
태블릿은 팀 하나당 하나가 주어진다. 리더가 가지고 있을 확률이 크고, 웬만해선 팀원이 따로 떨어져 활동하지 않을 테니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강석수 팀에 대한 정보나 위치도 알 수 있지.’
강석수의 팀. 정식 팀 이름은 ‘아쿠아 스톤’으로 알기 쉬운 팀명이다.
강석수 팀은 현재 가장 가까운 식량 배급 장소로 향하고 있다.
‘이거… 어디에 식량이 배달될지 미리 알 수 있잖아.’
던전 서바이벌이 진행되는 동안 던전에 진행될 식량 배급 장소가 전부 정해져 있다. 본래는 30분 전에 알려주는 정보를 원하는 때에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야. 던전 내에 있는 몬스터의 위치, 숨겨져 있는 보물 등의 위치, 그리고 이후에 일어날 이벤트 까지 전부 알 수 있어.’
놀라울 정도로 방대한 정보들이다.
‘스튜디오의 상황도 볼 수 있잖아.’
스튜디오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스튜디오에는 연예인과 전문 헌터 몇이 화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텐션이 떨어져 있는 걸 보면 상당히 오랫동안 촬영을 한 모양이다.
‘던전 내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도 볼 수 있어.’
내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이 정도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이점이다.
그리고 나는 현재 어느 팀이 가장 많은 생존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1위는 아쿠아 스톤. 강석수의 팀이다.
총 521 생존 포인트로 2위 보다 200 포인트 더 많다. 그 기록을 살펴보니 최사현이란 팀원의 능력인 ‘감지’를 적극 이용해 던전에 있는 몬스터들을 찾아내 사냥한 모양이다.
‘내가 해킹 할 수 있는 사실을 들켜서는 안 돼. 이 정보들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용해야 해.’
티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간 나를 의심할 것이다.
‘좋아 행동해볼까.’
나는 침대 위에 곤히 잠들어 있는 한하린을 깨웠다.
“선배. 강석수 팀이 떠났어요. 일어나요. 우리도 움직여야죠.”
“…….”
한하린이 조용히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켰다. 살짝 멍해 보이는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가 엿보였다. 잠은 자지도 않고 밤새도록 섹스만 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뭔가 방법이라도 찾았어?”
“우리가 이길 방법은 하나뿐이죠. 남들은 다 탈락시키는 수밖에 없어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힘든 일이다.
이 던전은 매우 넓고 함정이나 몬스터들이 있다. 작정하고 도망치면 잡기 힘들다. 그러나 내게는 해킹을 통해 이 던전 내의 상황을 손바닥 보듯이 훤히 볼 수 있다. 숨어 있더라도 찾아내는 건 일도 아니다.
“이제 겨우 첫 날이 지났을 뿐이에요.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우리는 오전 6시가 되기 전에 휴식 공간을 떠났다.
국천대헌터 팀의 현재 생존 포인트는 -962.
압도적인 꼴찌다.
•••
“오늘은 던전 서바이벌 리포지드의 2일차입니다. 첫날에는 2팀과 1명이 탈락하고 생존자가 143명이 되었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탈락자가 적다고 생각되는데요. 홍수원 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MC인 조석후가 홍수원에게 물었다. 홍수원은 약간 편파적인 해설자이지만, 헌터로서의 경험과 분석 실력만큼은 진짜라 할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던전 서바이벌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 첫날이니 만큼 헌터들도 조심히 행동했겠지요. 던전 서바이벌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이 더 격렬해질 것입니다. 3일 혹은 4일째가 되면 탈락자가 무더기로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던전 서바이벌은 결국은 헌터들간의 전투를 보는 것이 목적이다. 몬스터 사냥? 당장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주르륵 떠오르는 것이 몬스터 사냥 영상이다.
시청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헌터들간의 리얼한 전투다.
“어제 저희가 교대를 한 뒤에 조금 재밌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휴식 공간에서 아쿠아 스톤 팀과 국천대헌터 팀이 마주친 것입니다. 내부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쿠아 스톤팀은 휴식 공간 밖에서 진을 치며 국천대헌터 팀이 휴식 공간에서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놀라울 정도의 일은 아니었다. 이건 제작측이 의도했던 바이기도 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전략입니다. 아쿠아 스톤 팀은 3명이고 국천대헌터 팀은 2명입니다. 수적으로 우세하니 승리를 확신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강석수 헌터는 주위에 마법 함정까지 깔아뒀습니다. 싸운다면 승리를 확신할 수 있죠. 그리고 싸우지 않더라도 국천대헌터 팀은 패널티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국천대헌터 팀은 싸우는 대신 패널티를 받는 걸 선택했죠. 결과. 국천대헌터 팀은 탈락한 상태나 다름없게 되었습니다. -962 생존 포인트니 끝났다고 봐도 되겠죠.”
홍수원의 말에 반박하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백지은이다.
“글쎄요. 생존 포인트가 마이너스가 되었지만 국천대헌터 팀은 만만한 팀이 아니에요. 1명이 탈락했지만 2명 모두 번개와 중력이라는 강력한 자연계 능력자 인데다가 마나까지 사용할 수 있어요. 끝났다고 하기에는 너무 큰 전력이에요.”
“허…. 3명도 아니고 2명이서 뭐 할 수 있습니까.”
“할 수 있는 건 많아요. 앞으로 국천대헌터 팀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봐야죠.”
조석후는 그들의 기싸움이 더 심해지기 전에 화제를 전환했다.
“이제 곧 오전 11시입니다. 둘째 날 부터는 저희 측에서 준비한 이벤트가 있습니다. 오늘은 1시간 뒤인 오전 12시에 이벤트가 일어날 것입니다.”
•••
오전 11시 30분.
태블릿에 알림창이 떴다.
>30분 뒤. 오전 12시에 보물 스켈레톤이 출현합니다.
>보물 스켈레톤은 총 10마리이며 1시간 동안 던전 곳곳을 돌아다닙니다. 도망치는 보물 스켈레톤을 사냥하세요!
>보물 스켈레톤을 잡으면 생존 포인트와 식량 그리고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물 스켈레톤의 위치는 지도에 실시간으로 표시됩니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이벤트다.
보물 스켈레톤. 이름은 거창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지 스켈레톤이다. 얻을 수 있는 생존 포인트는 100이고 식량은 한 팀이 1끼를 먹을 식사분이다. 정보는 던전 곳곳에 숨겨져 있는 것들에 대한 힌트다.
‘100 생존 포인트는 우리에겐 의미 없어. 내겐 해킹이 있으니 정보도 필요 없고 그나마 식량이 쓸 만하겠어.’
배가 좀 고팠다. 숲에서 발견한 버섯은 맛도 없고 양도 적어서 성에 차지 않는다.
“…이건 헌터끼리 싸우게 하려는 의도네.”
한하린은 보물 스켈레톤 이벤트를 보고 단번에 주최자의 의도를 눈치 챘다.
“던전 서바이벌의 묘미는 뭐라 해도 헌터간의 실전적인 전투니까요.”
“스켈레톤은 F등급의 몬스터. 먼저 발견만 하면 쉽게 잡을 수 있을 거야.”
“아뇨. 평범한 스켈레톤이 아니라 힘들 거에요.”
나는 이 보물 스켈레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
보물 스켈레톤은 B등급 네크로맨서 헌터가 소환한 스켈레톤이다. 일반 스켈레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 대충 D급 몬스터 이상이라 생각하면 된다.
한하린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물었다.
“보물 스켈레톤을 미끼로 사용할 생각이지?”
“네. 어떻게 알았어요?”
“네가 새벽에 말했잖아. 경쟁자는 모두 탈락시키겠다고.”
“생존 포인트를 모으는 것보다 그게 더 가능성이 있는 일이니까요.”
“이 작전에는 허점이 있는 건 알고 있지?”
허점.
누가 보물 스켈레톤을 따라올지 알 수 없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강석수 같은 강력한 팀이나, 10명 이상의 헌터가 스켈레톤을 노릴 수 있다.
이 작전은 실력에 압도적인 자신이 있는 강석수 팀 정도가 쓸만한 작전이다. 우리도 강한 팀이긴 하지만 2명뿐이다.
“괜찮아요. 선배.”
나는 해킹으로 근처에 헌터들이 누군지 안다. 강석수 헌터 팀은 상당히 먼 곳에 떨어져 있다. 근처에 있는 헌터 중에서 우리를 막을 수 있는 놈은 없다.
물론 이 사실을 그녀에게 말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 운이 좋은 편이거든요.”
>오전 12시!
>보물 스켈레톤 이벤트를 시작합니다!
>보물 스켈레톤 10 마리가 던전 내부를 돌아다닙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잡아 보물을 획득하세요!
태블릿을 쳐다봤다.
지도에 총 10개의 붉은 점이 나타나 움직이고 있었다. 보물 스켈레톤을 가리키는 것이 틀림없다.
참고로 파란색 점은 우리가 있는 위치를 뜻한다.
“선배. 바로 근처에 보물 스켈레톤이 있어요. 역시 전 운이 좋다니까요.”
“그럼 예정대로 작전을 실행하면 되는 거지?”
“네. 선배.”
나는 주위를 살폈다. 좀 떨어진 곳에서 우리를 찍고 있는 협회 직원이 한 명 있었다.
‘강석수 팀을 찍는 협회 직원은 5명이더니. 우린 겨우 1명인가.’
주최 측에서 우리들의 탈락을 거의 확정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서바이벌은 마지막에 살아 있는 놈이 이기는 거야.’
우리는 보물 스켈레톤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얼마안가 보물 스켈레톤을 발견했다.
어딘가 엉성하게 움직이는 해골뼈다귀는 어깨에 보따리를 하나 메고 있었다. 저기에 정보와 식량이 들어 있다.
“…….”
“…….”
나와 한하린은 눈짓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숨을 죽이고 스켈레톤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3명의 헌터들이 나타났다. 2명은 검과 방패를 들고 있고, 1명은 건틀릿을 끼고 있었다.
“찾았다! 우리가 가장 먼저 발견한 모양이야. 이거 운이 좋은걸?”
“그런 말 할 시간에 잡기나 해. 배고파 죽겠다.”
“노닥거릴 시간 없어. 곧 있으면 다른 헌터들이 몰려 올 거야. 우린 정면에서 싸우면 가망 없는 거 알지? 최대한 오래 살아남으면서 기회를 엿보는 거야.”
헌터 3명은 어느 순간부터 잡담을 멈추더니 기척을 최대한 죽인 상태로 스켈레톤을 향해 다가간다.
스켈레톤은 헌터들의 존재를 아직 깨닫지 못했다. 실제 몬스터가 아니라 헌터가 조종하는 스켈레톤이다 보니 좀 멍청했다.
나는 타이밍을 가늠하다가 손을 들었다. 한하린이 내 사인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크윽?!”
“뭐, 뭐야 이거!”
“몸이 갑자기…!”
한하린의 중력장이 그들의 몸을 짓누른다. 그들은 몸이 무거워져서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스켈레톤은 뒤를 돌아보더니 헌터들을 보고 깜짝 놀라 후다닥 도망가기 시작했다.
‘스켈레톤은 어차피 멀리 도망 못 가. 지금은 이놈들에게 집중할 때지.’
나무 위에 숨어 있던 나는 칼을 손에 쥐고 그들을 향해 뛰어내렸다. 가장 먼저 건틀릿을 낀 헌터에게 뇌전을 담은 칼을 휘둘렀다.
파지지지직!
“크으으으으! 적이야! 도와줘!”
칼날은 헌터의 몸에 파고들지 못했다. 에너지 프로텍트가 그의 몸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뇌전에 의한 감전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뇌전에 의해 피해를 받는 건 확실하군.’
나는 더욱더 뇌전을 일으켰다. 시퍼런 뇌전이 그의 몸을 타고 흐른다.
“이 자식이!”
“우리를 뭘로 보고!”
헌터의 동료 2명이 나를 향해 검을 휘두른다. 그러나 중력장의 영향 때문에 늦다.
‘나도 중력장의 범위 안에 있지만, 마나를 사용할 수 있지.’
마나를 사용하자 몸이 가벼워졌다.
영천류 고급기 한뢰(寒雷).
내가 칼을 휘두르자 번개가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본래 한뢰는 검기와 번개를 동시에 방출하는 기술이다. 나는 아직 검기를 뿜어내지 못하기에 번개만 뻗어나가는 것이다.
“크아아아! 시발! 능력 개사기네!”
“짜, 짜릿짜릿하다…!”
3명의 헌터들은 곧 바닥에 쓰러졌다. 그들의 어깨에 달린 에너지 프로텍트가 파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했다.
나는 협회 직원과 함께 사라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쟤들 이상한 놈들인 것 같은데.’
탈락했는데도 실실 쪼개고 있다. 애초부터 진지하게 던전 서바이벌에 참가한 놈들이 아닌 것 같았다.
‘뭐…. 저런 녀석들도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