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568)
창작물속으로 2568화(2568/2569)
무림맹주는 지상에 내려서자마자 청학을 역소환하고 스스로 기운을 숨겼다. 느껴지는 수준은 오기 수준이었다.
“왜 기운을 숨긴 거냐?”
“조화경의 화신이 갑자기 나타나면 요괴들이 겁을 먹고 숨지 않겠나. 반면에 오기급이면 요괴들이 숨기는커녕 방심하지 않겠나? 자네도 기운을 숨기는 게 어떤가.”
무림맹주는 생각보다 훨씬 음흉했다. 그러니 꿍꿍이를 가지고 나를 따라다니는 거겠지만.
내려와서 기감을 퍼뜨려본다.
안 된다. 내 주변이면 몰라도 멀리 펼칠 수는 없다. 탐색용으로 기감을 활용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위치는 특정하는 건 어렵지 않다.
‘영맥의 흐름이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며 한곳으로 집중되고 있군.’
그곳에 등선을 노리는 백호가 있으리라. 우리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금 이상하군.”
무림맹주가 말했다. 나는 그를 곁눈질로 쳐다봤다.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
“뭐가 말이지?”
“본래 등선을 시도하는 중요한 날은 미리 점을 치고 길일을 잡아 흉을 피하는 법이네. 그런데 우리는 우연히 지나가다가 등선을 시도하는 요괴를 보았네.”
“요괴라서 점을 칠 줄 모르는 거 아닌가?”
“본인은 몰라도 제자라면 알지도 모르네. 아니어도 점쟁이를 불러 점을 치도록 유도하거나.”
“점쟁이가 돌팔이였겠지. 아니면 일부러 흉일을 알려줬거나.”
무림맹주가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한숨을 내쉰다.
“본인은 도술에 재능이 없어 길흉을 읽을 수 없으니…. 쌓은 공덕이 부족했음을 실감하게 되는구나. 자네도 모쪼록 조심하게.”
“그래.”
얼마 안 가 요괴를 발견했다.
나무 아래에 앉아 있던 대머리 요괴였다. 삐죽삐죽한 이빨을 가진 대머리 요괴는 깜짝 놀라 창을 들고 일어섰다. 경지는 출지. 좆밥이었다.
“어, 어르신!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놈이 긴장하며 내게 말했다.
나는 대답 대신 주먹을 들어 올렸다. 휘이이이잉. 투명한 바람이 주먹을 중심으로 모여든다.
뇌천류(雷天流) 비뢰신(飛雷神).
순식간에 대머리 요괴와의 거리를 좁혔다. 요괴는 내가 당도한 뒤에야 깨달았다는 듯 당황하며 두 눈을 치켜들고 창을 휘두르려 했다.
느렸다. 내 주먹이 대머리 요괴의 복부를 찌른다.
쾅!
바람이 폭발하며 대머리 요괴를 뒤로 날려버렸다. 주변의 나무가 부서지며 쓰러진다.
“요란한 정권이었네. 바람을 주먹에 휘감은 이유가 있는가? 겉모습과 달리 실속이 전혀 없어 보이는군. 평범하게 내력을 담아 휘두르게. 그게 더 효율적이네.”
“수십 개의 바람이다. 화경에 익숙한 고수라도 이 정도 바람이면 전부 흘러낼 순 없을 것 같지 않나?”
“이런… 본인을 노린 주먹이었던가. 발상은 좋네. 허나 그 바람을 다루는 의지는 하나이지 않나. 그렇다면 흘러내지 못할 이유도 없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
“그것과 이건 좀 다르지 않나?”
나는 무림맹주에게 다가가 아까와 똑같이 바람을 휘감은 주먹을 휘둘렀다. 무림맹주 또한 주먹으로 받았다.
쾅!
폭음이 울렸다. 충격파는 역으로 내게 날아왔다. 나는 뒤로 물러나며 충격파를 버텼다. 무림맹주는 멀쩡했다.
‘이런 잔재주는 통하지 않는다는 건가.’
바람 주먹은 폐기다. 나는 고개를 돌려 대머리 요괴를 심문하기로 했다.
“어, 어르신들. 저, 저는 착한 요괴입니다…! 살려주십시오! 제발!”
요괴가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었다. 무림맹주에게 어깨가 밟혀 있었기에 도망칠 수도 없었다.
“살고 싶으면 묻는 말에 잘 대답해라. 지금 등선을 시도하는 백호는 어디에 있나?”
“백철금호(白鐵禁虎) 말입니까? 그는 백철궁에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항상 백철궁에서 수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봤을 때 궁 같은 건 없었다. 죄다 나무뿐이더군.”
“백철궁에 지하에 있습니다.”
“지하에 궁을 지었다고? 그 답답한 곳에?”
“그야… 인간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죠. 퇴마사와 관군이 주기적으로 돌아다니며 요괴를 때려잡고 있으니… 저희 요괴는 숨어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몇몇 요괴는 대놓고 활동하던데?”
“제 성질을 못 참는 멍청한 것들입니다. 결국 퇴마사나 관군, 낭인에게 걸려 토벌당할 놈들입니다. 저는 그놈들과 다릅니다. 인간은 건드리지도 않습니다. 이 산속을 둘러보면 먹을 게 얼마나 많은 데 인간을 건드리겠습니까. 살려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너는 백호가 제자가 아니냐?”
“아닙니다! 용병입니다! 여기서 일하면 공법과 무공을 준다길래 잠시 이곳에 머물기로 했을 뿐입니다!”
“하늘에서 봤을 때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는 안 보였다. 어디에 있는 거지?”
“입구는 요술이 걸려 있어서 허락받지 않은 자는 볼 수도 없습니다!”
“어디에 있지? 대략적인 방향이라도 말해라.”
짜증을 담아 말했다. 그러자 대머리 요괴의 안색이 새까맣게 변한다.
“여, 여기서 서북쪽에 있습니다.”
“서북쪽이 어디냐?”
“왼쪽이네.”
무림맹주가 끼어들어 대답했다.
“그냥 왼쪽 오른쪽 하면 되는 걸 있어 보이려고 지껄이기는….”
[천안(天眼)을 개안합니다.]천안은 나무와 바위를 투시하고 요술로 숨겨진 입구를 발견했다. 커다란 동굴이었는데 단단한 철문으로 막혀 있었다.
“진짜군.”
퍽!
무림맹주가 대머리 요괴의 머리를 발로 차 죽였다. 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음? 이미 쓸모가 다한 것 같길래 죽였네. 자네, 설마 정말로 요괴를 살려주려고 했나? 자넨 살려주려고 했지만 내가 죽여버린 거네. 자네의 체면은 내가 보증하겠네.”
“그게 아니다. 내가 죽이려고 한 걸 네가 죽이지 않았나.”
“내가 자네의 일을 거들었다고 생각하시게.”
무림맹주는 요괴들에게 일말의 자비도 없었다. 심지어 그는 대머리 요괴의 육체를 걷어차 치워버렸다.
여하튼 우리는 동굴 입구로 향했다. 무림맹주는 입구에 가까이 다가가서야 입구의 존재를 알았다.
“요술을 꿰뚫어 보는 실력은 자네가 더 뛰어나구만. 내게 좋은 생각이 있네.”
“듣고 있다.”
“자네는 아마 정면으로 당당히 쳐들어가서 요괴들을 쳐 죽이겠지.”
“당연한 말을 하는군. 힘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지.”
“나는 기척을 숨기고 몰래 움직여 결정적인 순간에 자네를 돕겠네. 내가 비장의 한 수가 되는 걸세. 어떤가?”
“숨고 다닐 수는 있고?”
“익혀 놓은 잔재주가 몇 개 있네.”
짝!
무림맹주가 손바닥을 합장한다. 곧 그의 손바닥에서 음양태극의 기운이 일렁이더니 무림맹주의 육신을 감싸 투명하게 만들었다.
나는 천안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그의 모습을 꿰뚫어 볼 수 있었으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살왕보다 더 한 은신술을 가지고 있었군.”
“태극의 힘을 이용한 잔재주일 뿐일세. 내 알아서 따라가겠네. 시작하게.”
철문 앞에 섰다. 두께만 30cm는 될법한 두꺼운 철문이었다. 내겐 3cm 두께의 나무문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오른발을 들었다. 내력이 오른발로 향하며 푸른 뇌전이 되었다. 파지직. 뇌전이 흐르는 발로 철문을 걷어찼다.
콰아아아아앙!
구겨진 철문이 뒤로 쓰러졌다. 철문을 밟으며 지하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밝고 화려했다. 요술로 불을 키우고 환술로 길을 꾸며놓은 것이다. 그러나 내 눈에는 본질이 전부 보였다. 실제로는 울퉁불퉁하고 핏자국이 남아 있는 습한 동굴일 뿐이다.
커다란 소란에 요괴들이 동굴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인간의 모습에서 많이 동떨어진 요괴들. 그들 중 앞에 나서는 건 2명의 요괴였다.
하나는 소의 머리를 하고 갑옷을 입고 언월도를 쥔 소 요괴. 다른 하나는 얼굴이 없고 사람의 형상을 한 돌 요괴였다. 돌 요괴는 도포를 입고 있었다.
“산군(山君)께서 등선을 시도하시는 도중에 인간이 습격하다니!”
“퇴마사인가? 경사스러운 날에 흉사가 일어났구나! 오늘은 분명 길일이라 하였거늘! 재물을 챙긴 그 점쟁이 거미는 찢어 죽이리라!”
눈을 가늘게 뜨고 두 요괴의 경지를 가늠한다. 두 요괴의 경지는 삼정 초단.
‘경지가 높은 것도 아니고 좋은 법기를 가진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군. 정당한 수련이 아닌 외법(外法)을 통해 경지를 올린 건가.’
동굴 곳곳에 남아 있는 핏자국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놈들은 인간을 잡아먹고 경지를 올린 놈들이다.
“어찌하여 말이 없는가. 퇴마사여. 그대의 이름은 어떻게 되는가?”
“고명한 실력을 갖고 있는 것 같으니 그대의 이름을 들어주겠노라.”
“자질이 부족해 식인을 일삼는 요괴 새끼들이 고상한 척하지 마라.”
인벤토리에서 화련비도를 소환한다. 파직. 붉은 뇌전이 칼날을 타고 흐른다.
“…말 참 예쁘게 하는구나. 증오스러운 황제만 없었어도 너희 인간들은 감히 우리 요괴들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을 것들이.”
“네놈은 산채로 찢어 스승님에게 바치겠노라. 죽여라.”
콰콰콰!
발아래 지면에서 거대한 지네 요괴가 튀어나온다.
‘도약.’
뒤로 공간 이동하면서 지네의 몸체에 화련비도를 쑤셔 넣었다.
“요술로 모습을 숨기고 접근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뇌천류(雷天流) 뇌강인(雷罡刃).
벼락과 강기로 벼려낸 붉은 참격이 지네의 몸을 절단한다. 지네가 진액을 사방에 내뿜으며 쓰러지는 틈을 노려 요괴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나는 왼손 검결지로 정면을 가리켰다.
“제운령. 풍인(風刃).”
검기가 섞인 수십 개의 바람의 칼날이 생성되어 요괴들을 난도질하며 동굴 내부를 떠돌았다. 대다수의 요괴는 바람의 칼날에 믹서기에 갈려 나갔다. 버티는 건 소 요괴와 돌 요괴뿐이었다.
둘의 육신은 강철처럼 단단하여 바람의 칼날로 상처 하나 내지 못했다. 아마도 그들이 익힌 공법인 듯싶었다.
“대단한 술법이군. 필시 명망 높은 출신일 테지.”
“하지만 우리 또한 삼정의 경지! 우리 둘을 동시에 상대할 수 없을 터!”
나는 화련비도로 소 요괴의 창을 칼로, 돌 요괴의 주먹을 손바닥으로 막았다. 화경의 묘리를 쓸 필요도 없었다. 그들의 힘은 나보다 약했으니.
“쓰레기 공법고와 무공을 익힌 너희와 같은 취급하지 마라. 무인과 수행자들이 왜 절세의 공법을 원하는지 아나? 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즈즈즛.
전신에서 흑뢰가 번뜩이더니 다리로 모여들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진각을 밟았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커헉?!”
“크흡?!”
두 요괴가 내상을 입은 듯 피를 토한다.
뇌천류(雷天流) 뇌광(雷光).
천마신공(天魔神功) 용권(竜拳).
칼이 소 요괴의 창과 몸을 베고, 왼손 주먹이 돌 요괴의 머리를 단숨에 박살 냈다. 나는 전신에 흐르는 흑뢰를 갈무리하며 피바다가 된 동굴 앞으로 다가갔다.
궁 입구에서 칼을 든 창백한 남자가 서 있었다.
“인간은 아니고 귀신이군. 어쩐지 짐승의 느낌이 나는데… 창귀(倀鬼)인가.”
“사제들을 죽이고 온 건가. …나는 오늘 여기서 죽겠군. 나는 유재라 하오.”
“성유진이다.”
[가속을 사용합니다. 10분 동안 유지됩니다. 남은 스택: 11]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10]뇌천류(雷天流) 비뢰신(飛雷神).
뇌천류(雷天流) 심즉검(心卽劍).
섬광이 번쩍이고 나는 창귀의 등 뒤에 서 있었다.
“그래. 만나서 반가웠다. 잘 가라.”
창귀는 반으로 갈라져 피를 내뿜으며 쓰러졌다.
‘심상을 인식했어도 심즉검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나.’
나는 시큰거리는 오른 손목을 주무르며 앞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