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634)
창작물속으로 2634화(2634/2662)
느긋하게 마법을 고민할 수 있는 건 쿠쿠루가 남긴 언데드 덕분이었다. 썬더 브레이크에 휘말려 절반이 죽긴 했으나, 남은 절반이 적들의 공격을 받아냈다.
고기 방패. 시간 끌기에 불과하지만 내게 접근시키지 않는다. 전위로서 그럭저럭 쓸만하다.
“제기랄! 머리를 날려도 멀쩡히 움직이잖아?!”
“자연 발생한 언데드가 아니다! 마법이 남아 있는 한 계속 움직일 거다! 신성 마법 사용자가 없으니… 최선은 언데드의 사지를 분쇄하여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것!”
“샤쓰으으으으으!! 감히 내 동포를 언데드로 만들다니이이이이이!!”
이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용병들과 달리 분노한 리자드맨들이 앞에 선 언데드를 뚫으며 계단 위로 달려든다. 그를 보며 마법을 결정했다.
[블리자드]7급 빙결계 광역 마법이 펼쳐진다. 전격계였던 썬더 브레이크와 달리 7급이 되기 전까지 사용할 수 없었던 마법이었다.
하늘에 우중충한 먹구름이 나타나고 눈과 냉기를 지상으로 쏟아낸다.
인간보다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졌으나 냉기에는 유독 취약한 리자드맨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굳어졌다.
“샤쓰으으으으! 이게 뭐냐!! 아프다!”
“샤쓰…!! 움직여라! 멈추지 말란 말이다…!!”
리자드맨들은 분노를 동력 삼아 움직였다. 나는 그를 보면서 새로운 마법을 준비했다.
“추운가? 내가 불을 주마.”
[헬파이어]푸른색 화염구가 나타나 리자드맨을 향해 떨어졌다.
펑!
푸른 화염구는 폭발하며 사방에 푸른 화염을 흩뿌렸다. 헬파이어. 산소가 없어도, 물을 끼얹어도, 설령 그곳이 바닷속이라도 술식이 다하기 전까지 꺼지지 않는 푸른 화염이 리자드맨들을 불태운다.
리자드맨은 섭씨 1400도 이상의 불꽃. 리자드맨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재가 되어 흩날렸다.
리자드맨 중 살아남은 건 주술사뿐이었다. 가장 뒤에 있었기에 헬파이어가 닿지 않았다.
“이놈! 이놈! 이놈!!! 내가 죽더라도 네놈만큼은 데려가겠다! 종족의 원수!!”
리자드맨 주술사가 피눈물을 줄줄 흘리며 주술을 사용한다. 자신의 생명을 대가로 사용하는 끔찍한 저주 주술. 주술의 흉흉함으로 보아하니 저걸 맞으면 나도 상당히 곤란해진다. 당장 죽진 않더라도 저주에 의해 몸은 약해지고 결국 죽게 될 테지.
“끄아아아아악!”
주술사는 고통으로 점철된 비명을 지르며 죽었다. 비로소 저주가 완성되어 나를 향해 날아온다.
‘저건 물리적인 공격이 아니라 배리어를 펼쳐도 막을 수 없겠군.’
하지만 괜찮다. 막아내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수단이 있으니.
리플렉스 미러.
손거울의 형태를 한 아티팩트의 능력을 사용한다. 주술사가 자신의 목숨마저 바쳐 사용한 마지막 저주는 허무하리만큼 쉽게 반사된다. 다만, 반사되야할 대상은 이미 죽었기에 저주는 근처에 있던 용병에게 날아갔다.
“크아아아아아악! 크아아아아아아악!”
저주에 맞은 용병은 끔찍한 비명과 함께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이윽고 그의 몸이 녹아내리더니 사라졌다.
최소 5급 이상의 용병이 저주에 조금도 저항하지 못하고 절명한 것이다.
‘저주라. 마법이 아닌 주술이긴 해도 본질은 같지. 마법으로 사용하는 저주도 있고. 깊이 파고들면 꽤 쓸만하겠어.’
감상은 거기까지. 나는 남은 용병들을 바라봤다.
지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7급 공격 마법은 썬더 브레이크, 블리자드, 헬파이어. 이 셋이 전부였다.
‘7급 이상의 마법은 구하기 힘들지. 그래도 마도 협회에 돈을 갖다 바치면 몇 개는 추가로 알 수 있겠지.’
스스로 마법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
용병들은 조용했다.
날 향한 살의와 전의는 팍 사그라들었다. 그들은 묵묵히 언데드를 상대하면서 눈치를 살폈다. 이제 그들의 목표는 내가 아니라 생존이었다.
나는 마법을 사용하며 용병들을 하나씩 처리했다.
[익스플로전]폭발 마법으로 용병 한 명의 몸을 터트린다.
[염력]보이지 않는 힘이 용병의 목을 비틀었다.
[격류]발 아래에서 솟구친 물의 칼날이 용병의 몸을 난도질한다.
‘6급이었을 때는 이 정도로 마법을 난사하면 마나 로드에 부담이 쌓여 허덕였을 텐데…. 지금은 살짝 지치는 것 말곤 없군.’
마법 한 번에 용병 한 명이 죽어 나가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 걸까. 한 용병이 양손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항복! 항복입니다! 이번 일에 관해선 후에 배상하겠습니다! 부디 살려만 주십시오!”
나는 마법으로 그에 화답했다.
[라이트닝 스피어]번개의 창이 항복한 용병의 몸통에 꽂혔다. 용병은 불타 죽었다.
“이제 와서 항복할 거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말았어야지.”
“…당신의 잔혹한 손속이 세상에 알려지면 그 명성에 흠집이 날 것이오!”
“너희는 모두 여기서 죽는다. 세상에 알려질 일은 없으니 걱정 말고 죽도록. 자, 다음은 무슨 마법으로 죽여볼까. 혹시 리퀘스트가 있나?”
“이 미친 마법사 놈…!”
붉은 검을 든 용병이 온몸을 붉게 물들이고 내게 달려든다. 이능인지, 약물인지 몰라도 순간적으로 신체를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7급이 된 내게는 별 위협적이지 않았다. 정신을 조금 집중한 순간 사고 가속이 일어나며 그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였다.
[스파이크]땅에서 일어난 가시가 달려드는 용병의 몸을 꿰뚫는다. 용병은 벌레처럼 꿈틀거리다가 사망했다.
그리고 등 뒤에서 찔려 들어오는 단검. 나는 염력을 이용해 단검을 붙잡았다. 기습을 노리던 노집사가 침음을 흘렸다.
“알고 계셨습니까?”
“너는 계속 주목하고 있었다. 여전히 느껴지는 힘은 별로군.”
“…저는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전투가 전문이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데 꼭 전투만이 답인 건 아니지요. …역시 7급을 암살하기엔 제 실력이 부족한 듯합니다만.”
“암살자가 암살에 실패했으니 죽어야지.”
그를 향해 손을 뻗는다. 내 손바닥에는 바람이 모여 회전한다.
“네 요리는 제법 입에 맞았었다. 특별히 유언을 들어주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유서는 이미 변호사에게 전달해 뒀습니다.”
“철저하군. 이제 죽어라.”
[에어 스트라이크]강력한 바람의 충격이 노집사의 몸을 박살 냈다. 그 잔해가 제단 아래로 후두둑 떨어진다.
나는 기계적으로 남은 용병들을 죽였다.
진동하는 피 냄새를 맡으면 시선을 위를 쳐다본다. 아까와 달리 던전은 안정을 되찾아 있었다.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거냐?”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보고 있던 그것이 자색빛을 보이며 지상으로 떨어졌다.
구릿빛의 몸, 얼굴에 쓴 나무 가면. 쿠쿠루였다.
“놀랍군. 지금까지 내가 봐온 마법사 중에서 네 재능은 압도적이다.”
“알고 있다. 이 세계에서 전무후무한 재능이겠지. 그래서, 쿠쿠루는 어떻게 됐지?”
“내가 쿠쿠루가 아님을 바로 알아보는가?”
나는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놈을 바라봤다. 쿠쿠루의 육체가 다시 구성된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그보다 확실한 건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아케인이다. 아케인을 잘 다루지 못하던 쿠쿠루가 갑자기 나타나 아케인을 다룬다? 불가능한 일이다.
“네놈 몸에서 흘러나오는 아케인부터 숨기고 말해라.”
“아케인까지 느끼는 것이냐? 정말이지 탐나는 재능이다. 군침이 계속 나오는 군….”
“질문에 대답해라? 쿠쿠루는 어떻게 됐지?”
“그 건방진 사령술사? 당연히 잡아먹었다. 내 상태가 좋지 않아 조금 위험하긴 했으나… 덕분에 이렇게 정신을 차리고 네 앞에 나타날 수 있었지. 어떤 의미로는 내게 상당한 도움이 됐다. 너를 삼킬 기회를 얻었으니 말이다.”
“잘됐군.”
“음?”
“용병들은 시시했었다만… 마침 고유기를 써볼 만한 상대가 나타났군.”
“허. 이제 겨우 초월의 길을 걷기 시작한 갓난아기 같은 놈이 나를 시험대상으로 본다고?”
“초월자. 네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저 숨만 쉬고 있는 산송장. 그 정도면 충분히 해볼 만하지.”
“하룻강아지 같은 놈이로고…. 네놈이 있는 이곳은 내 뱃속이란 걸 잊은 거냐? 비전포식.”
초월자가 영창하는 순간 세상이 보랏빛으로 변했다. 사방이 아케인이었다. 또한 마나의 통제가 약해지고 주변에 있던 마나가 흩어진다. 이래서는 마법을 구축하기까지 평소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진다.
‘세계 전체가 적으로 돌아선 것 같군.’
“여긴 내 뱃속이다. 너를 제외한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은 내 것이지. 마나, 아케인… 심지어 운명마저 내가 조작할 수 있다. 이제 네가 가진 재능 또한 내 것이 될 것이다. 얌전히 소화되어라. 네 재능은 내가 잘 써주마.”
“이게 지금의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면… 내가 이겼군.”
고유기(固有技) 절대성(絕對星).
내게 간섭하려던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
흩어지던 마나는 내게 이끌려 모여들었다. 농도가 짙어지면서 자연히 마나가 푸른 별빛처럼 빛난다. 별빛은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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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가면 너머에 있는 초월자의 두 눈이 커진다. 그가 당황한 듯 손을 휘저었다. 아케인이 움직인다. 무언가를 내게 하고 있으나, 나는 멀쩡했다.
“그게… 네놈의 고유기라고? 운명의 간섭마저 허락하지 않는 고유기라니…! 아니, 내가 장악한 운명마저 네놈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건가…! 네놈이 이 세상의 주인공이라도 된다는 거냐!”
“주인공은 특별해야하지. 그런 의미에서… 내가 주인공이 맞는 것 같군.”
나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별빛에 의지를 담는다. 별빛은 곧바로 마법으로 발현되었다.
[썬더 브레이크]거대한 푸른 벼락의 기둥이 놈에게 떨어졌다. 썬더 브레이크를 정통으로 맞은 놈은 비틀거리면서도 쓰러지지 않았다.
과연 초월자.
정상인 상태가 아니라 해도 겨우 썬더 브레이크 한 번으로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결판은 났다.”
놈은 집중력을 잃었다. 놈이 장악하고 있던 비전이 풀려난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게 모여 빙글빙글 돌았다. 마나의 푸른 별빛과 아케인의 자주색 별빛이 눈 부시도록 반짝였다.
“아케인이 넘쳐나는군. 지금이라면… 가능하겠어.”
[썬더 브레이크]하나의 썬더 브레이크가 아니다. 아케인과 마나를 동시에 사용해 수십, 수백 개의 썬더 브레이크를 일으켰다. 마나 로드가 아닌 의지로서 곧장 발현하기에 가능한 말도 안 되는 이적.
푸른 벼락과 보라색 벼락이 이 세상을 뇌광으로 물들이며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마치 세상의 종말이 펼쳐진 것 같은 광경.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초월자의 비명이 세상에 울린다.
그럼에도 초월자를 죽일 가능성은 없었다. 산송장이라 해도 초월자는 초월자. 지금의 내가 죽일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네놈…! 기억해 두겠다!!
초월자의 강렬한 의지가 주변을 휩쓸었다.
나는 강제로 추방되어 현실에 나타났다.
던전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던 용병들이 나를 향해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고유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염력]쏟아지는 총탄을 염력으로 붙잡아 허공에 고정했다.
“일단 죽어라.”
[체인 라이트닝]손끝에서 시작된 5개의 번개 줄기가 30명에 달하는 용병들의 목숨을 앗아가기까지 3초밖에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