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653)
창작물속으로 2653화(2653/2662)
결국 우리가 탄 픽업트럭은 해가 뜨고 한참 달리다가 멈췄다. 정말로 밤새도록 트럭만 탄 것이다.
심지어 멈춰 선 곳은 도시나 휴게소도 아닌 사막 한복판이었다. 그나마 주변에 널린 선인장이 볼만했다.
“진짜 안 잔다고? 일주일 내내 안 잘 건 아니지? A급 헌터라도 그건 못 버텨.”
헌터도 인간이다. 일반인 정도는 아니어도 잠을 자지 않으면 육체적, 정신적 문제가 생긴다. 보통은 컨디션 악화로 이어진다.
“뱀파이어 헌터는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거야.”
“굳이 뱀파이어에게 생활 패턴을 맞출 필요는 없잖아. 애초에 낮에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게 맞지 않아?”
“뱀파이어도 자기들 약점을 알고 있어. 그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해. 그중에는 특수한 방법으로 기척을 없애는 게 있어. 마법 같은 걸로 잠든 뱀파이어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워. 무엇보다 뱀파이어는 낮에 약해지는 게 아니야. 태양빛이 안 닿는 실내에선 100% 자기 힘을 발휘해. 아예 함정을 덕지덕지 준비 해두고 낮에 잠드는 뱀파이어도 있고. 그리고 놈들 대부분이 밤에는 인간을 얕보는 경향이 있어.”
“아이러니하게도 뱀파이어는 밤에 더 상대하기 쉽다는 건가. 재밌긴 하네.”
헤이즐은 짐칸 바닥에 있던 선베드를 꺼내 조립했다. 그리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덩그러니 두고는 잠시 내 눈치를 보더니 옷을 벗었다. 검은색 속옷만을 입은 상태로 선베드에 올라가 선글라스를 썼다.
“난 지금부터 잘 거야. 너도 자둬. 트럭 내부에서 자면 될 거야.”
“잠깐만! 넌 왜 햇볕 아래에서 속옷 차림으로 자는 거야?”
“나는 우리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특수 체질이야. 태양광을 흡수해서 마나의 성질을 태양의 성질로 바꾸는 능력.”
“…혈통으로 전해지는 각성 능력도 있었다고?”
“의외로 혈통으로 전해지는 능력은 많아. 네가 몰라서 그래.”
“그런 능력이라면… 속옷도 전부 벗고 자는 게 낫지 않아?”
“시끄러워. 네가 옆에 있는데 알몸으로 잘 리가 없잖아. 그리고 이상한 짓 하지 마. 난 잠든 상황에서도 기척에 예민해. 네가 조금만 이상한 짓을 해도 바로 알 수 있다고.”
“알았어. 보기만 할게.”
“…….”
헤이즐은 날 노려보다가 획 고개를 돌렸다.
나는 노골적으로 그녀의 몸을 위아래 훑어봤다. 대놓고 보여주는데 남자로서 안 볼 수가 없었다.
구릿빛의 태닝 피부는 건강 그 자체다.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몸이다. 물 한 방울 흘리며 주르륵 미끄러져 내릴 것이 분명하다. 군살은 하나도 없고 복근과 허벅지 등에 근육이 잘 잡혀 있다. 가슴과 엉덩이는 풍만하고 탱탱했다.
입고 있는 팬티는 면적이 좁은 T 팬티. 보지는 빽보지가 확실하다. 그게 아니면 팬티 옆으로 삐져나왔을 테니.
‘따먹어 달라고 유혹하는 건가. 가까이 다가가 봐?’
나는 움직이려다 멈칫했다.
헤이즐의 감지 영역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의 마나가 헤이즐에게 빨려 들어가는 걸 느꼈다. 내가 헤이즐에게 다가간다면, 헤이즐은 바로 눈을 뜰 것이다. 그리고 분위기는 씹창나겠지.
‘헤이즐은 내가 보는 앞에서 속옷 차림이 됐어. 어느 정도 날 믿고 있다는 뜻이지. 급하게 움직여서 망칠 필요는 없지.’
나도 잠이나 자기로 했다.
헤이즐처럼 땡볕 아래에서 자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이 여름이 아니긴 해도 햇빛 바로 아래에 있으면 몸이 너무 뜨거워진다.
‘트럭 안에서 벗고 자야겠다. 헤이즐도 벗고 잤으니 별말 못 하겠지.’
나는 알몸이 되어야 잘 잔다. 옆에 미녀가 있으면 더더욱 잘 자고. 안타깝게도 오늘은 혼자 자야 할 것 같다. 의자를 끝까지 뒤로 젖히고 누웠다. 생각보다 쾌적했다.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헤이즐이 아무렇게 벗어 놓은 속옷이 보인다.
‘음. 냄새는 별로 안 나는군.’
나는 외로운 자지를 조몰락거리다가 잠들었다.
“미친! 알몸으로 잔 거야?! 야! 일어나! 이 미친놈아!!”
헤이즐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헤이즐이 차 밖에서 경악한 얼굴로 소리치고 있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자지를 만지작거렸다. 잔뜩 발기해 있는 자지가 느껴졌다.
“…아. 남자들은 원래 이래. 이해하지?”
“옷이나 입어!”
헤이즐이 몸을 돌렸다. 나는 어기적거리며 옷을 입었다. 하의는 입다가 말았다. 발기한 자지 때문에 입을 수가 없었다.
“입었어? 출발한다.”
창문을 통해 내 상체만 본 그녀가 운전석에 들어왔다가 굳었다.
“미친놈아! 옷 입으라고 했잖아!”
“아니. 이 상태에서 안 들어가.”
“……시간 필요해?”
“여기서 자위라도 하라고?”
“아니, 내 말은…. 하아. 됐어. 조금 있다가 올게.”
헤이즐이 차 밖으로 나갔다. 다행이라 할 점은 아예 질색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조질뻔했네.’
비몽사몽한 상태로 발기가 풀리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발기가 풀리고 옷을 입었다. 헤이즐이 다시 운저석에 올라탔다. 우리는 아무 일 없었다는 것처럼 조용히 행동했다.
헤이즐이 내비게이션을 찍었다.
“마을에 가려고?”
“늦긴 했어도 점심은 먹어야지. 뭐, 우리에겐 아침이긴 하지만. 마트에서 저녁에 먹을 식량도 구해야 해.”
“비상식량 있잖아.”
“비상식량은 말 그대로 비상식량이야. 비상 사태 때 먹기 위한 최후의 식량. 가는 길에 마을이 있으니 들리는 게 맞아. 무엇보다 기름도 채워야 하고.”
트럭은 2시간을 달린 끝에 마을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주유소였다. 그녀가 트럭에서 내리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힌다.
질 안 좋은 양아치들이다. 낄낄 웃으며 노골적인 시선과 제스처를 보낸다. 흔히 말하는 캣콜링이다.
‘이 새끼들이 돌았나.’
내가 나서기 전에 헤이즐이 손을 들었다. 그녀의 손에서 황금빛이 번쩍인다.
총보다 더 무서운 각성자.
양아치들은 깜짝 놀라서 황급히 도망쳤다. 헤이즐은 그들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주유를 이어갔다.
나는 창문을 내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익숙해 보이네.”
“여자 혼자 여행하면 흔히 발생하는 일이야. 아까 그놈들 정도면 귀여운 수준이고. 아예 날 덮치려 했던 놈들도 꽤 있어.”
여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하물며 대도시도 아니다.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는 치안이 좋지 않았다.
“설마 죽여버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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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진 않았어. 이젠 영영 자식을 볼 수 없게 됐지만.”
“와우.”
주유소 다음은 마트였다.
나는 마트에 들어가기 전에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리 데이트 하는 거 맞지? 손 정도는 잡을 수 있잖아.”
“…흐음. 너도 날 도와주고 있으니… 팔짱 정도는 끼워줄게.”
헤이즐이 내 왼팔을 잡았다. 팔뚝에 그녀의 탱탱한 가슴 일부가 닿았다. 당황해서 헤이즐을 바라봤다.
“왜 그렇게 당황해?”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걸 보니 일부러 이러는 것 같다. 처녀가 확실한데 의외로 이런 쪽으로는 금태녀 답게 대담하다.
‘어젯밤의 그 격렬한 트월킹도 그렇고… 처녀 빗치인가.’
오늘 내게 속옷 차림을 보여준 거나, 내 자지를 보고도 크게 화를 내지 않은 걸 보면 마인드 자체는 열려있는 것 같다.
우리는 마트에서 장을 본 뒤 적당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이렇게 보니 정말 데이트하는 것 같다.
‘이제 적당한 모텔에 들어가서 섹스 한 판 조지면 완벽할 텐데.’
식후 레몬 에이드를 마시면서 그녀가 물었다.
“미국에는 왜 온 거야?”
“별 이유는 없어. 놀러 왔지.”
“S급이 거의 확정된 S급 후보라며? 바쁜 거 아니야?”
“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해. 헌터 협회의 개가 될 바엔 차라리 S급 헌터 안 하고 말지.”
“응. 세계 헌터 협회가 네 눈치를 보는 이유를 알겠네. 뭐, 너만이 아니라 다른 S급 헌터도 함부로 대하진 못하지만.”
“헤이즐. 에이든을 죽이고 난 후에는 뭘 할 거야?”
“뭘 하긴. 뱀파이어를 사냥해야지. 미국에는 에이든 말고도 뱀파이어는 많아.”
“에이든이 유일한 뱀파이어 로드라고 하지 않았어? 그놈만 죽이면 끝 아니야?”
“뱀파이어는 바이러스와 같아. 인간을 뱀파이어로 만들 수 있어. 영생을 걸고 유혹하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유혹에 많이 넘어가. 일반인뿐만이 아니라 헌터들까지. 미국에는 최소 100마리 이상의 뱀파이어가 있어. 그들 전부가 원래 인간이었어.”
“에이든이란 놈은 다른가?”
“에이든은 뱀파이어 로드. 즉, 진조야. 어제 본 놈과 다르게 태어날 때부터 뱀파이어였던 존재. 500년 전, 그날에 유일하게 도망친 진조.”
“500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
“나도 기록으로만 알고 있고 자세히는 몰라. 500년 전에 뱀파이어 헌터들은 교회 측과 힘을 합쳐서 진조들을 봉인했어. 에이든은 그날 유일하게 도망친 진조였어.”
“교회 측? 세계 헌터 협회가 아니라?”
“아. 뭐야. 너도 알고 있었어? 그럼 숨길 필요는 없겠네. 맞아. 세계 헌터 협회와 뱀파이어 헌터들이 손을 잡은 거야. 진조는 평균 S급 헌터 수준의 강함을 갖고 있으니… 그때 수백 명의 진조를 봉인하지 않았으면 지구의 주인은 우리 인간이 아니라 뱀파이어가 됐을지도 몰라.”
처녀 귀신 사태 때, 뱀파이어로 인해 유럽이 작살난 게 떠올랐다. 인육 잔치를 벌이던 뱀파이어들의 최소 수백 마리. 그놈들의 힘이 평균 S급이라고 한다면 유럽이 작살나는 것도 당연했다.
“봉인이 풀리면 다 좆되는 거네? 일단 유럽은 작살날 테고.”
“에이 설마. 내가 옛날에 아빠한테 듣기로는 봉인은 이중삼중으로 되어 있어서 봉인이 풀릴 일은 없다고 했어. 봉인을 주도했던 세계 헌터 협회도 봉인을 풀지 못해.”
“아. 그런가. 안심이네.”
별로 안심은 되지 않았다.
봉인은 언제든지 풀릴 수 있을 거라 본다. 봉인된 뱀파이어 진조들이 날뒤기 시작했을 때… 세계는 감당할 수 있을까?
‘…세계 헌터 협회는 무능한 집단이 아니야. 뱀파이어들뿐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겠지.’
이 세상의 위험 요소는 뱀파이어들만이 아니라는 거다.
나는 헤이즐을 바라봤다. 그윽한 눈길에 헤이즐이 머리를 살짝 기울인다.
‘뱀파이어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헤이즐이 S급 헌터가 된다면… 혼자서 진조고 나발이고 죄다 쓸어버릴 수 있는 거 아니야?’
듣자 하니 에이든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힌 그녀의 아버지, 존 매카시는 A급 헌터였다고 한다.
“슬슬 날이 저무길 시작했네. 가자. 뱀파이어를 사냥할 시간이야.”
우리는 폐가에 숨어있던 뱀파이어를 잡아 고문한 뒤 정보를 캐냈다.
이놈은 에이든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었다.
[3일 차 퀘스트하루 동안 마나를 사용하지 마십시오.
퀘스트 성공 보상: 1,000 포인트, 랜덤 BGM.]
까다로운 퀘스트가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