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664)
창작물속으로 2664화(2664/2682)
하늘 위로 새까만 공간이 열린다. 다른 공간과 이어진 일종의 포탈. 오직 에너지만이 오고 갈 수 있는 포탈이었다.
포탈에서 떨어지는 건 푸른색의 에너지 덩어리.
총 5개의 거대 에너지탄이 떨어지며 지상을 폭격한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에 모든 것이 묻히고 땅과 하늘이 진동했다. 지진과 바람이 지하와 지상을 휩쓴 것이다. 나는 마나로 벽을 만들어 몸을 지키며 여파에서 버텼다. 자그마한 버섯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보지 마탑이 과부하 상태에 빠집니다. 마탑의 기능이 한정됩니다.」
「마탑의 과부화 상태 해제까지 60시간 남았습니다.」
앞으로 60시간 동안은 공간 포격을 할 수 없게 된다. 딱히 상관없었다. 자주 쓰는 기술은 아니니까.
나는 버섯구름이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보며 유적지로 향했다.
뇌천류(雷天流) 전자기파(電磁氣波).
‘이번엔 탐지가 되는군.’
엉망이 된 주변의 정보가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그중에는 지하 유적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지하 깊이는 약 100m. 천장이 무너졌기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
파지지직!
손끝에서 생성된 뇌전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뇌전은 빠른 속도로 지하 유적으로 내려갔다. 뇌전을 막아서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지하 유적을 지키던 모종의 힘도 폭격으로 인해 사라진 것이다.
[번개 도약을 사용합니다.]팟!
나는 지하 유적 한복판에 나타났다.
「천공의 주인이 당신의 능력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천공의 주인이 당신의 성장세에 경악합니다.」
「마천의 왕이 당신의 성장 비결을 궁금해합니다.」
천공의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뜬금없이 강해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물론 신좌에게 해명할 생각은 없었기에 알림창은 대충 무시했다.
‘여긴 아무것도 안 보이는군.’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지하답게 어두웠다. 파지직. 발치에서 일어난 뇌전이 통로의 바닥과 벽, 천장을 타고 흐르며 뇌광으로 주변을 밝혔다.
‘겉모습은 피라미드 내부와 비슷한가.’
뇌천류(雷天流) 전자기파(電磁氣波).
전자기파를 이용한 탐색.
사방으로 뻗어 나가던 전자기파는 어느 순간 막혔다.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전자기파를 막아낸 것 같다.
아까와 달리 시스템창이 안 뜨는 걸 보니 시스템이 직접 막는 건 아니다.
‘이곳의 대략적인 구조는 알았으니 상관없어.’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간다. 내가 걸을 때마다 발치에서 뇌전이 튀며 통로를 밝혔다.
그어어어어어.
무언가가 나타났다. 온몸에 썩은 붕대를 휘감은 언데드 몬스터, 미라였다. 벽에 붙어 있던 관이 열리며 미라들이 움직인다.
전자기파를 통해 관 속에 있는 시체의 존재는 알아차렸다. 전자기파를 쓸 때만 해도 미동도 하지 않았기에 평범한 시체인 줄 알았다.
‘이깟 언데드 따위에게 당할 정도로 약하진 않지.’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미라들은 돌연 멈칫했다. 미라들은 나를 공격하는 대신 바닥에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고대 사막의 주민이 당신의 위엄에 굴복합니다.」
‘이 새끼들이 왜 이러지?’
잠시 고민하던 나는 어렵지 않게 이유 2개를 짐작했다.
하나는 내가 제 5,160 구역, 사막의 유산의 지배자라는 것.
‘가능성은 낮지. 지배자라고 해서 구역 내의 몬스터에게 공격받지 않는 건 아니니까. 그보다 가능성이 높은 건.’
내가 가진 칭호 중 하나인 파라오의 효과. 사실 이 가능성이 높았다.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이나 사자의 서를 쓸 필요는 없어 보이는군.’
옛날 옛적에 뒤진 것들 주제에 살아있는 것들보다 훨씬 눈치가 빨랐다. 미라들은 죄다 나를 보자마자 대가리를 바닥에 박는다. 굴복하는 자세가 완벽에 가깝다.
‘생전에 노예였나?’
아무튼 덤비지 않으니 됐다. 나는 굴복한 미라들을 지나쳤다. 내가 지나간 자리에서 뇌전이 일어나 미라들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자연히 미라들의 몸에 불이 붙었다.
「미라를 제거했습니다. 3AP를 획득합니다.」
「미라를 제거했습니다. 3AP를 획득합니다.」
「미라를 제거했습니다. 3AP를 획득합니다.」
공짜로 얻을 수 있는 AP를 그냥 버려두고 지날 수는 없었다.
그렇게 거침없이 나아가다가 내 발걸음이 멈췄다.
거대한 철문이 있는 곳이었다. 철문 앞에는 5m가 넘는 동상이 있었다. 저 너머에는 전자기파도 차단되었기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쿠구구구궁.
근육질의 사막 전사를 조각한 동상이 눈을 뜨며 움직인다. 손에 쥔 창에서는 강렬한 마나의 파동이 느껴진다.
그것이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파라오가 찾아왔는가. 허나 너는 진정한 파라오가 아니군. 진정한 파라오가 아닌 자에겐 이 문을 통과할 자격이 없다. 진정한 파라오가 된 후에 다시 찾아오라.”
“진정한 파라오? 그건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 거지?”
“사막은 하나다. 네가 지배하는 사막은 일부일 뿐이다.”
나는 잠시 동상이 하는 말을 되짚어봤다.
“요컨대 나보고 사막 구역 전체를 지배하고 오라는 거군.”
나는 총 15개의 사막 구역을 지배하고 있다. 사막의 모든 구역은 아니다. 이 세계의 사막은 더럽게 넓고 쪼개져 있다. 대륙 곳곳에 다른 사막도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막 구역은 총 300곳이 넘는다.
그 구역을 모두 지배하라는 뜻이 아니라 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가진 게 많을수록 지켜야 되는 것도 많아지지. 아무리 천마신교가 있다고 해도 모든 사막구역을 지배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긴 힘들다.’
무엇보다 유스티아 제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아직 대놓고는 아니지만 유스티아 제국의 견제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사막 일통? 말은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귀찮고 힘들 뿐이다.
동상은 말없이 나를 보고만 있다. 알아들었으면 빨리 꺼지라는 뜻이 느껴진다.
‘여기가 원래 이렇게 심각한 내용을 가진 곳이었나? 강명진은 그냥 여길 비상금 취급이었는데? 비상금을 가져가기가 까다로워서 방치한 건가.’
“네가 이렇게 나오니 저 안에 뭐가 있을지 더 궁금해지는군. 비켜라.”
“어리석은 파라오로군. 파라오는 항상 지혜로워야 한다. 네겐 파라오의 자격이 없다.”
동상이 내게 창끝을 겨눈다. 나는 창을 찌를 줄 알았는데, 창끝에서 빛이 번쩍이며 열선이 쏘아졌다.
뇌천류(雷天流) 전자기막(電磁氣幕) 최대출력.
뇌기로 만든 기막이 정면에 나타났다. 방패 혹은 벽처럼 쏟아지는 열선을 막아낸다.
열선의 힘이 적지 않다. 전자기막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뇌전 방전.’
방전된 뇌전이 바닥을 타고 사방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중 일부는 동상의 몸에도 흐른다. 생명체가 아닌 동상은 뇌전이 흐르든 말든 공격에만 집중한다.
[번개 도약을 사용합니다.]팟.
동상의 오른쪽 어깨 위에 나타났다.
공중에 인벤토리가 열리고 텅스텐 탄환이 나타났다. 탄환은 전자기에 묶여 허공에 고정되었다. 순식간에 깔리는 전자 레일.
“이놈…!”
“늦었어.”
탕스텐 탄환을 주먹으로 때려 박았다.
뇌천류(雷天流) 전자포(電磁砲).
전자 가속된 탄환은 마나의 영향인지 푸른색 플라즈마를 빛내며 동상의 머리통을 꿰뚫고 천장에 박혔다.
동상의 머리는 뒤늦게 충격파에 박살 나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사막 유적의 수호자를 제거했습니다. 120AP를 획득합니다.」
“120AP? 별거도 아닌 놈이 AP는 많이 주는군.”
쿠우우웅.
동상의 거대한 몸이 바닥에 떨어지며 부서지기 시작했다. 동상은 금속처럼 보이는 겉보기와 달리 내부는 돌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내 눈에 띄었다. 파란색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금속 구체.
「섬세한 마나 기관
섬세한 기술로 만들어진 마나 기관이다.
마나가 부족할 시 휴면 상태에 빠지며 자동으로 대기 중의 마나를 흡수한다.
랭크: C」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잘 모르겠군. 보지 마탑에 던져주면 마법사들이 알아서 연구하겠지.”
일단 챙긴 뒤에 철문 앞에 섰다.
커다란 문.
전자기파를 완벽히 차단해서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뭐가 나올지 모르니 좀 설레네. 가챠하는 기분이야. 가끔은 일부러 전자기파를 안 쓰는 것도 좋겠어.’
발에 마나를 두르며 있는 힘껏 철문을 걷어찼다.
쿠웅!
철문은 크게 들썩였다. 그게 전부였다.
‘전력을 다한 내 발차기를 버틴다고? 존나 튼튼하게 만들어졌군.’
뇌천류(雷天流) 전자포(電磁砲).
그러나 레일건은 못 버텼다.
박살 난 철문 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무덤이었는데 기계로 가득했다. 천장에는 무수히 많은 전선이 고정되어 있다. 내부에는 강철관이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내부가 자동으로 켜진다. 중심에 있는 관도 자동으로 열렸다. 관 안에 있던 것은 파충류 인간이었다. 그것이 눈을 뜨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초고대 외계인(僞)이 눈을 뜹니다.」
관의 모서리를 잡은 파충류 인간이 나를 보며 웃었다.
“오. 새로운 파라오로군. 안녕하신가. 별로 놀란 표정은 아니군. 혹시 사막의 비밀을 미리 알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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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놈의 가슴팍을 바라봤다. 화려한 핑크 다이아몬드 목걸이. 한눈에 봐도 어마어마하게 비쌀 것 같아 보이는 목걸이다.
“헛수고는 아니었군.”
파지직.
전신에 뇌전을 튀기며 파충류 인간에게 다가갔다. 파충류 인간의 표정이 굳어진다.
“잠깐! 고대 유산을 찾으러 온 게 아니었나? 고대 유산은 이곳에 없다! 또한 고대 유산을 찾으려면 내 도움이 필요할 거다! 파라오여! 제안하나 하마! 나와 손을 잡고 고대 유산을 얻은 뒤 초고대 문명을 건설하는 거다! 사막 곳곳에 내가 남긴 유적들이 있을 터! 그 유적들을 모두 찾기만 하면 된다!”
“그럴 시간 없다. 그리고 나는 도마뱀이랑 일할 생각 따윈 없다. 목걸이를 내놓고 죽어라.”
“이 멍청하고 오만한 놈!”
파충류 인간이 관 속에 숨겨져 있던 권총을 꺼내 나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붉은색 레이저가 쏘아진다.
뇌천류(雷天流) 전자기막(電磁氣幕).
간단히 막혔다. 출력으로 따지면 철문을 지키던 동상이 쏘던 열선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이럴 수가! 광선을 막다니! 대체 그 능력은…?!”
“신이 있는 세상에 초고도 문명은 지랄.”
뇌천류(雷天流) 만뢰(卍雷).
손에서 쏘아진 벼락이 파충류 인간을 노릇하게 구웠다.
나는 그 시체에서 핑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회수했다.
“오오. 영롱하군. 헤라시여. 당신에게 바치는 첫 번째 공물을 구했습니다.”
「무지개 거품이 혀로 입술을 핥습니다.」
「피를 머금은 꽃이 고개를 내젓습니다.」
「올림푸스의 여주인이 오만하게 당신을 내려봅니다.」
목걸이의 정보가 떠올랐다.
「사막의 여명
아름다운 목걸이.
착용자의 매력을 끌어 올려준다.
사막의 비밀을 품고 있다.
랭크: A」
‘사막의 비밀? 관심 없다. 이걸로 첫 번째 공물은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