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668)
창작물속으로 2668화(2668/2682)
‘계획은 아주 잘 풀렸다.’
나는 시위대 틈에서 남들 모르게 조용히 웃었다.
아카데미 학생들의 본관 점거가 아주 쉽게 이루어졌다. 교직원들은 쫓겨났고, 경비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 와중에 학생들은 점거한 본관을 개판으로 만들고 있었다.
바닥과 벽에 락카칠. 본관 중심에는 책상을 펼치고 간식들을 세팅한다.
‘아카데미 총장을 비롯한 지휘할 사람들이 없어서 쉽게 가능했지. 아카데미 총장이 있었다면 경비원들을 시켜 어떻게든 본관 점거를 막았을지도 몰라.’
물론 이것도 계획대로였다. 그들은 현재 발데르트 공작가에 불려 가 엘레나와 면담하고 있을 거다. 면담 내용은 아카데미 후원과 인력 수급 등등.
‘이제 남은 건 본관에 있는 스타웨이를 가지고 빠져나가는 것. 그 이후의 일? 알게 뭐냐.’
스타웨이의 위치는 파악해 뒀다. 본관 지하 전시실에 있다.
「기만을 투명화합니다.」
학생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몸을 투명화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는 학생회 부회장이 지하로 내려가려는 학생을 막고 있었다.
“지하에는 왜 못 가는 거죠? 지하에도 우리 흔적을 남겨야죠!”
“진정하세요. 지하에는 전시실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우리 아카데미의 역사와 스타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입학식 때 듣지 못했습니까? 전시실은 보안 마법이 있어서 함부로 들어갔다간 죽거나 불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모두 여러분을 위한 일입니다. 지하 출입은 금지합니다.”
“아. 입학식 때 들었던 것 같기도…. 근데 그거 겁주려고 했던 말 아니에요?”
“1학년들은 모르겠지만… 3년 전에 지하실로 내려갔다가 하반신 불구가 된 선배가 있었습니다.”
“그런 위험한 보안 마법이 아카데미에 있다고요?”
“그만큼 중요한 곳이라 그렇습니다. 전시실은 연말이 되면 개방합니다. 궁금하시면 그때 구경하십시오. 뭐, 딱히 볼 건 몇 없습니다.”
그때였다. 총장실이 있는 위층에서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총장의 비리를 발견했다!! 장부 조작이다! 총장이 아카데미 예산 12억 페니를 횡령했다!!”
“진짜 사학비리라고?! 이럴 수가! 총장이란 사람이!! 이건 배신이다!!”
“이런 사람이 총장이라니…. 말이 되는 겁니까? 총장은 사퇴해야 합니다!!”
참고로 100 AP가 1만 페니고, 1만 페니를 한화로 약 10만 원 상당의 가치다. 12억 페니라 하면 약 120억 원이라 할 수 있다.
‘AP로 페니를 환전하는 경우는 돈이 어지간히도 급한 경우가 아니면 별로 없지.’
AP를 돈으로 환전하는 것 자체가 손해다. 사실 1AP가 100페니 인 것도 시스템이 그렇게 정해뒀기 때문이다. 반대로 100 페니를 1AP로 환전할 수는 없다.
저 외침 덕분에 지하 계단 앞에 있던 학생들의 시선이 흩어졌다. 나는 그 틈을 노려 스무스하게 지하로 내려갔다.
‘아카데미 학생이 총장의 비리를 저지른 증거를 발견한 건 좀 의외긴 하군. 근데 총장을 처벌할 수 있나? 제국 아카데미는 황실과 딱히 관계없을 테고, 아카데미의 주인은 총장이 아닌가?’
현 총장은 제국 아카데미를 창립한 대마법사 할렌의 직계 후손이다. 후작이란 작위를 갖고 있는 고위 귀족이기도 하다. 이 구역의 지배자는 당연히 현 총장인 그다.
즉, 제국 아카데미 자체가 그의 영지 중 하나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지의 예산을 어떻게 쓰는 가는 영주의 재량이다. 황실이라 해도 영지 예산 집행에 개입할 명분은 딱히 없었다.
‘영주가 자기 영지의 재산을 쓴 걸 비리라 할 수 있나? 뭐, 제국 아카데미는 여기저기서 후원금을 받기도 하니 그걸 잘 엮으면 공격할 수단이 될 수도 있겠군.’
아카데미 운영 잘하라고 준 돈인데 엉뚱한 곳에 사용하면 후원자 입장에서 개빡칠 것이다.
‘음. 뭐, 알아서들 하겠지.’
지하로 내려오니 나무문이 보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형편없어 보이는 보안이다.
[천안(天眼)을 개안합니다.]보인다.
문부터 시작해 이 내부에 걸려있는 마법들이. 딱 보기에도 복잡하고 대단한 마법이 걸려있다.
‘봐도 무슨 마법인지 모르겠군.’
[다크 문] 세계의 나라도 조금 곤혹스러울 것이다. [다크 문] 세계와 이 세계의 마법은 다르니까.마음 같아선 보안 마법을 박살 내고 들어가고 싶으나, 그랬다간 내부의 물건이 부서질 수도 있었다.
문을 열었다.
쿠쿠쿠쿠쿵.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건물 전체가 한 차례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 안쪽에서는 마나가 뒤틀리더니 나를 강제로 끌어당겼다. 내가 있는 공간 전체를 한순간에 끌어당긴 것이라 버틸 수 없었다. 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더니 나온 공간은 안개가 가득한 어두운 공간이었다.
‘환상 같은 건 아니군. 아예 다른, 별개의 공간인가.’
안개가 모여들며 사람의 형상을 취한다. 로브를 뒤집어쓴 마법사였다. 70대로 보이는 노파였는데 허리가 꼿꼿하고 두 눈은 형형했다.
“24번째 도둑이 왔군. 이놈의 도둑들은 자기 죽을 자리도 파악하지 못하는구나.”
나는 그녀의 정체를 바로 알아차렸다. 아카데미 본관으로 오면서 그녀의 동상을 본 적 있기 때문이다.
“대마법사 할렌은 이미 죽었다. 넌 그 여자의 사념 같은 거냐?”
“사념? 아니. 나는 마법이다. 이곳은 나의 공방이고, 너는 나의 공방에 허락도 없이 기어들어 온 도둑놈이지. 호기심에 이곳에 들어선 학생도 아니니… 봐줄 이유가 전혀 없군.”
“나는 여기 학생이다. 봐라! 교복도 입고 있지 않냐.”
「기만을 사용합니다.」
SSS 랭크의 고유 특성. 내 목소리에는 진실함이 담긴다. 말이 안 되는 말이 아닌 이상 대부분은 의심도 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눈앞의 대마법사는 달랐다. 그녀는 조소를 흘렸다.
“거짓에 힘을 실었나. 환술은 아니니… 신기한 힘이군. 하지만 내겐 통하지 않는다. 내가 학생을 구분하는 기준은 제복이 아니다. 학생 명부지. 학생 명부에 너란 존재는 없다.”
“학생 명부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을 거다. 내 이름은 진 코로나다. 다시 학완해 봐라.”
“아카데미가 교직원이 작성한 학생 명부를 말하는 게 아니다. 아카데미의 입학식. 그 의식을 치렀던 학생들만이 내 학생 명부에 올라간다. 너는 학생이 아니다.”
“아카데미에 그런 비밀이 있었나. 죽어서까지 아카데미에 집착하는 꼴이 보기에 영 좋진 않군.”
“내가 시작한 일이다. 끝까지 책임을 져야겠지. 그를 위해 이런 마법까지 준비한 거다.”
“아카데미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시는군. 지금 그 학생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나?”
할렌은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녀의 두 눈은 아주 먼곳을 바라보는 듯했다. 그러다 작게 한숨을 내쉰다.
“제국이든, 아카데미든. 모든 일에는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지. 이 또한 잘 해결될 일이다.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발칙한 도둑 놈을 처단하는 일이지.”
그녀의 주변으로 마나가 모이며 요동친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 등 가지각색으로 빛나는 마법 화살이 나를 향해 쇄도했다.
뇌천류(雷天流) 전자기막(電磁氣幕) 최대출력.
전류가 기막에 마법 화살이 파파팍 박혔다. 이어 마법 화살들이 폭발했다. 폭발의 색깔 또한 화려했다.
기막이 무너지고 안개 속에서 마법 화살이 날아온다.
뇌천류(雷天流) 전자기파(電磁氣波).
옆으로 움직여 화살을 피한다.
천안을 사용 중이기에 안개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천안은 안개 정도는 아주 간단히 꿰뚫어 볼 수 있으니. 허나 전자기파가 있으면 나를 기준으로 사방 전체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천안처럼 마나의 흐름 같은 건 느낄 수 없지만.
‘그래도 마법의 기척은 느낄 수 있다. 마나가 마법으로 구현된 순간 질량이 존재하게 되니까.’
그리고 알게 된 사실.
이 공간은 출구가 없다. 마법으로 이루어진 공간이기에 밖으로 나가려면 마법의 주체인 할렌을 쓰러뜨려야 한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화살.
[도약을 사용합니다.] [도약 방전을 사용합니다.]할렌의 앞에 나타나며 뇌전을 내뿜는다. 시퍼런 뇌전이 안개를 잡아먹으며 날뛰었다.
허나 목표였던 할렌은 방전되기 직전에 사라지고 20m 떨어진 곳에서 나타났다.
“…도약을 감지하고 도망친 건가.”
“여긴 나의 마법 공방이다. 공간의 변화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내가 알아차린다.”
“공간 도약은 한순간에 이뤄진다. 아무리 그래도 인간이 반응할 수준은 아닐 텐데?”
“나는 인간이 아니다. 마법이지.”
기존에 있던 마법 화살을 더한 30개의 마법 화살이 공중에서 궤도를 이리저리 틀면서 어지럽게 유영한다. 마법 화살 13개가 서로 다른 방향과 속도로 나를 향해 날아온다.
‘기막으로 전부 막는 건 불가능하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 나는 할렌의 근처로 도약했다.
[도약을 사용합니다.] [도약 방전을 사용합니다.]펑!
이번에도 도약 직후 방전. 할렌은 당연하다는 듯이 미리 알아차리고 도망쳤다.
방전된 뇌전은 사라지지 않고 바닥에 달라붙어 지직거렸다.
허공에는 추가로 4개의 마법 화살이 늘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법 화살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
[도약을 사용합니다.] [도약 방전을 사용합니다.]도약과 방전의 반복.
방전이 일어날 때마다 주변에 있던 마법화살이 폭발했으나 일부일 뿐이었다.
그렇게 약 1분이 지났을 때.
결국 허공은 마법 화살 수백 개가 날아다녔고, 바닥에는 푸른 전류가 번쩍거리고 있었다. 할렌은 허공에 몸을 띄워 전류를 피했다.
[도약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도약할 수 없는 공간입니다.]허공에 수백 개가 넘는 마법 화살이 돌아다니며 공간을 점유하고 있었기에 도약으로 공간 이동할 수 없었다.
마법 화살로 날 공격하지 않고 계속해서 떠돌아다니기에 둔 이유가 이거였다.
“이동하려는 공간에 무언가가 있으면 이동할 수 없다. 공간 이동 계열 능력의 문제점이지. 지금 이 순간에도 마법 화살은 늘어나고 있다. 그게 아니어도 여기에 있는 마법 화살들이 일제히 폭발하면 넌 끝이다. 선택권을 주지. 어떻게 죽고 싶나?”
“죽는 건 너다. 내가 괜히 바닥에 뇌전을 깔아둔 줄 아나?”
쿠르르릉.
바닥에서 억누르고 있던 천둥소리가 울린다.
뇌천류(雷天流) 뇌명(雷鳴).
바닥에 깔린 뇌전들이 서로 공명하며 그 크기와 위력을 순식간에 키워간다.
“전기와 전기가 서로 공명하며 증폭하는 건가. 마법이 아닌데도 마법 같군. 허나 원소 마법사라 하여도 원소에 100% 면역을 가질 수는 없는 법. 여기 공간은 막혀 있다. 네가 하려는 짓은 자폭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에 나는 인간이 아니라 마법. 내가 너보다 더 오래 버틸 것이다. 여기서 항복하면 목숨만큼은 살려주마.”
“말이 많아. 쫄리는 모양이지? 난 안 쫄려.”
나는 시작을 알리듯 지면을 콱 밟았다.
바닥에서 공명하며 증폭하던 뇌전이 방전했다.
공간 전체를 푸른 뇌광으로 물들이며 천장을 향해 수십만 개의 번개 줄기가 치솟았다. 허공에 있던 마법 화살이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켰다. 나는 기막을 펼쳐 최대한 폭발의 여파를 막았다.
바닥에 치솟는 뇌전? 상관없었다. 나는 감전 면역이다.
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이미 이 공간은 뇌전으로 가득찼다. 이제는 익숙해진 오존 냄새는 맡으며 감전되고 있는 할렌을 바라봤다. 할렌은 꽤 버티다가 이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사라졌다.
마법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사라지고, 나는 원래의 공간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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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는 유리 상자 안에 보관된 팔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