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684)
창작물속으로 2684화(2684/2732)
수의공은 헐레벌떡 뛰어오는 수하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경우 대개 안 좋은 소식인 경우가 많았다.
“각하!”
“말하라.”
“구역 내에서 마약이 돌고 있습니다!”
“별일 아니군. 마약 상인이야 어디에든 있지 않나.”
사교의 신도는 마약을 이용한다. 마약을 이용해 특별한 약을 만들고, 마약 자체를 복용해 기분을 고취 시킨다.
“유통되는 마약의 양이 5배에 달합니다! 심지어 그 가격은 원래 가격의 30%도 되지 않습니다! 심해성교(深海星敎)의 신도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마약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이러다 구역 전체가 마약에 찌들게 생겼습니다!”
마약 중독자들의 구역이 되면 당연히 생산성이 떨어지고 경제와 치안을 비롯한 온갖 문제가 터질 것이다. 사교니까 괜찮다고? 표면적으로 사교는 제국의 적이었다. 대놓고 사교를 품을 순 없다.
수의공의 표정은 순식간에 심각해졌다.
“마약은 어디서 공급되는 거지?”
“외부에서 온 상인들입니다. 아직 확인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만… 저희 쪽 도구들인 것 같습니다.”
“…발데르트 구역으로 보냈던 그 도구들?”
“예. 각하. 그것들이 우리 구역에서 마약을 팔아대고 있습니다!”
수의공은 이 사태의 원흉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환상공이다. 환상공이 상인들의 정신을 조작해 손을 쓴 거다.
“…마약 상인들을 찾아내 죽여라.”
“그게… 쉽지 않습니다. 심해성교가 마약 상인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경비병들도 심해성교의 신도들이다 보니….”
마약을 싸게 파는 상인. 마약을 원하는 사교. 둘이 시너지를 내는 것이었다. 마약 때문에 구역이 혼란에 빠진다? 사교의 막장 인생들이 그딴 걸 신경 쓸 리가 있나.
“…빌어먹을. 교주를 만나야겠군.”
수의공은 사교의 신도를 통제할 수 없었다. 공식적으로 사교와 수의공은 적대하기 때문이다. 일반 신도들도 당연히 그렇게 알고 있다.
“각하. 마약이 더 퍼지기 전에 사태를 수습해야 합니다.”
“알고 있다. 교주의 비위를 맞춰야 하니 재물을 준비해라.”
“…발데르트와 관련된 작업은….”
“중지해라. 환상공의 반응을 보지 않았나. 그 여자는 대놓고 시비를 걸고 있다. 싸우자는 거지. 굳이 미친년에게 명분을 제공하며 전쟁을 벌일 이유는 없다.”
“마약 상인들은 환술에 당한 게 분명합니다. 환술을 풀고 공식 석상에 세워 명분을 획득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환술을 풀려면 엔젤러스 레기온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교와 그쪽은 최악의 관계지. 그들이 협력하는 건 둘째 치고, 마약 상인들이 사교에 마약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명분은 저쪽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번 일은 조용히 뭉개는 게 최선이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뿌드득.
수의공이 이를 갈았다.
환상공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딱히 이렇다 할 마찰이 없는데도 갑자기 말이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
그 환상공이 갑자기 미쳤다고 할 수는 없다. 미쳤다고 하기에는 마약 공급은 사교를 저격한 듯한 수였으니까.
‘설마. 에리카 발데르트를 타락시키고 삼극공 암살을 사주한 일에 내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건가? 그건 불가능하다. 그와 관련된 흔적은 전부 청소했다. 지금의 수하들도 그 일에 관해선 모른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환상공이 자신을 적대한다는 것.
‘일이 안 풀리는군.’
• • •
Z2dKbDJFSCtSbEo3WFlpUEN0eDQxVUhwK0lOWGRRcCs5QVlVQWw5SElwLzVqRkxCK0piV1B0U3Vmczk4S3FnZg
바클레이 레기온 연합.
현재 아틀란티스에서 최고라 불리는 레기온이다.
50개가 넘는 레기온이 연합해 만들어진 이 거대 레기온은 유스티아 제국을 적대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제국이 추방자들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이다.
‘지금이야 좀 나아졌다지만, 아틀란티스 초기에는 추방자들에 대한 차별이 어마어마했다지? 특히 제국에서는 추방자를 사람 취급도 안 했다던가.’
유스티아 제국은 신분제 사회다. 이 사회에 다른 세계에서 추방 받은 외지인들이 들어왔다? 배척하는 것은 당연했다. 어찌저찌 받아들였다 해도 차별을 피할 수 없다. 아틀란티스 초기에는 추방자의 수가 적었으니 더 심했을 거다.
‘지금처럼 추방자들의 차별이 사라지기까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던가.’
대륙인들이 갑자기 개심해서 그런 건 아니다. 단지 추방자들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틀란티스에 당도하는 추방자들은 기본적으로 튜토리얼을 통과한 자들.
‘추방자들은 예외 없이 상태창을 쓸 수 있고 고유 특성을 가지지. 대륙인들도 추방자들을 완전히 적으로 돌려선 안 된다는 걸 깨달은 거지.’
지금에 와서는 추방자들과 대륙인들의 차이는 크게 없어 보인다. 겉으로 볼 때는 그랬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바클레이 레기온에 한 방 먹이는 것. 그래야 내 결혼식을 망칠 생각을 못 하지.’
나는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곳에서 코트를 입은 지저분한 금발의 중년 남자를 만났다.
루퍼트 갈릭세이.
바클레이 레기온의 간부 중 한 명이었다.
“광대가 오셨군. 사막의 왕께서는 언제까지 그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고집할 거지? 가면에 의미가 있나?”
“지금의 나는 사막의 왕이 아닌 헬텐의 일원으로서 찾아온 거다. 이 가면이 그걸 표현하는 거지. 쓸데없이 비아냥거리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라.”
“쯧. 상황만 여의찮지 않았어도 범죄자 놈의 힘을 빌리지 않는 건데….”
루퍼트가 신경질적으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가볍게 발을 굴렀다. 기파가 뻗어나가며 루퍼트의 몸을 짓누른다. 루퍼트는 담배를 짓씹으며 천마군림보의 압력을 버텨냈다. 허나 입술 사이로 한줄기의 선혈이 흘러나왔다.
“천마…! 이게 무슨 짓거리냐?!”
“내가 할 말이다. 감히 내 앞에서 허락도 없이 담배를 물어? 그 자체만으로도 모욕이다.”
“이 자식이….”
으르렁거리던 루퍼트는 담배를 뱉고 턱을 타고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았다. 기세를 죽인다. 내가 강하다는 걸 알아차린 거다.
“헬텐에서 이딴 미친놈을 보낼 줄이야….”
“헬텐은 실력을 본다. 나라는 확실한 패를 보낸 거지.”
“지금부터 네가 할 건 바클레이 레기온의 서브 마스터를 죽이는 일이다. 두렵지도 않은 거냐? 자칫 잘못하면 네 세력에 타격이 갈 수 있다.”
“천마신교는 약하지 않다. 더군다나 이번 일은 헬텐과 관련된 일이다. 역으로 묻지. 천마신교와 헬텐을 적으로 돌리고 무사할 자신이 있나?”
루퍼트는 대답 대신 혀만 찼다. 천마신교와 헬텐. 둘 다 어느 정도 세력인지 파악하지 못했을 거다. 헬텐을 적으로 돌리고 싶지도 않을 테고.
“그런데 왜 레기온의 서브 마스터를 죽이려는 거지? 그렇게 사이가 안 좋나?”
“…현재 바클레이 레기온은 3개의 파벌로 나뉘어있다. 강경파, 온건파, 중도파가 있다. 서브 마스터 로만은 강경파의 대표다. 이번 환상공 결혼식 습격 계획을 발의하고 밀어붙이는 장본인이다. 습격 자체만으로 결혼식을 망치는 것으로 바클레이 레기온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 로만의 주장이다.”
“온건파인 너는 반대하는 입장이고?”
“나는 중도파다. 환상공의 결혼식 규모는 지나치게 크다. 황제는 물론이고 제국오공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현재 레기온 마스터가 자리를 비운 이상 실패할 가능성이 절반 이상인 계획이다. 로만. 그놈은 그저 공적에 눈이 멀었다.”
“온건파와 중도파가 반대하면 되지 않나?”
“하나, 강경파의 힘은 온건파 이상이다. 둘, 그 미친놈은 온건파와 중도파로 칼끝을 돌릴 수 있다.”
“너희 마스터인 반 레이는 뭐하고?”
“…마스터는 저번 황실 습격 실패 이후,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로만 놈이 괜히 나대는 게 아니다.”
무협 식으로 말하자면 반 레이는 폐관수련에 들어간 모양이다.
“온건파와 중도파가 직접 나서서 서브 마스터의 모가지를 따는 건 보기에 좋지 않으니, 외부인인 나를 이용한다라. 사냥개가 솥에 들어가 삶아지는 그림이 보이는군.”
“네가 일을 성공한다면 그럴 일은 없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큰 건 로만의 무력 때문이다. 로만이 사라지면 온건파와 중도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번에 중도파는 온건파의 수장을 서브 마스터로 올릴 생각이다. 너에 대한 건 어영부영 넘어가게 될 거다.”
“강경파는 가만히 있고?”
“강경파의 일부는 섭외했다. 네가 로만만 죽이면 된다. 네가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 계획도 실패하는 거다.”
“로만이 죽으면 환상공의 결혼식은 습격하지 않는 거냐?”
“그 계획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이러는 거다. 우리가 단지 권력이 탐나서 로만을 죽이려는 것처럼 보이나?”
“그건 핑계고 실제로는 권력을 원하는 게 아니었나?”
“우린 네놈이 아니다.”
“알았다, 새끼야. 넌 의뢰인만 아니었어도 내 손에 죽었을 거다.”
루퍼트가 눈살을 찌푸리며 날 죽일 듯이 노려봤다.
똑똑한 루퍼트. 내가 자신을 죽이지 않는다는 걸 알고 노려보는 거다.
“너와 로만. 둘이 공멸했으면 최고겠군.”
“그럴 일은 없으니 꿈 깨라. 대가는 준비해 뒀겠지? 선불이니 내놔.”
루퍼트가 주머니에서 작은 조각을 하나 꺼낸다. 손바닥보다 작은 그것은 부서진 원판의 일부로 모였다.
「극한의 시련 조각
조각 3개를 모으면 극한의 시련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랭크:S」
“대가는 제대로 받았다.”
“…극한의 시련이 뭔지 아는 건가?”
“아니까 이걸 대가로 받는 거지.”
“극한의 시련이 뭐지?”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루퍼트는 코웃음 치며 고개를 돌렸다.
아마 극한의 시련 조각이 S 랭크라 별거 아닐 거라 여기는 것일 터다.
‘멍청이가. 중요한 건 극한의 시련을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이지.’
극한의 시련은 성공 시 특성과 스킬 중 하나의 랭크를 조건 없이 올릴 수 있다. 즉, SSS 랭크를 EX 랭크로 올릴 수 있다는 거다. 실패하면? 얻는 건 없다.
“로만인가, 좆만이인가 하는 놈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라.”
“부디 네 오만함에 근거가 있기를 바라지.”
루퍼트가 내게 공간 이동 주문서를 꺼냈다. 순간적으로 함정인가 의심이 들었지만, 어지간한 함정 따위로는 날 막을 수 없다.
나와 루퍼트는 거의 동시에 공간 이동 주문서를 찢었다.
「제 6,548 구역, 필요의 마을에 입장했습니다.」
수십 명의 적들이 무기를 든 채로 나와 루퍼트에게 살의를 보낸다. 적들 중심에 있는 남자가 비릿하게 웃었다.
“드디어 오셨구만. 기다리다 늙어 죽을 뻔했다고.”
나는 루퍼트를 노려봤다. 루퍼트는 아까와 달리 내 눈을 피했다.
“일 처리 똑바로 안 하냐?”
“누군가가 공간 이동 주문서를 바꿔치기 한 모양이다. …우리 쪽에 배신자가 있었나. 짐작 가는 놈이 있다. 이후 그놈을 처벌할 것을 약속하지.”
“그놈은 확실하게 죽여라.”
우선 일보를 내디뎠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