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718)
창작물속으로 2718화(2718/2732)
플랙 상단.
대도시 기간트리아 최고의 상단이다. 그것은 즉, 세계 최고의 상단이라 할 수 있었다.
플랙 상단의 상단주는 오스왈드. 원래 그는 일개 상인이었으나, 플랙 상단주를 끌어내리고 경쟁자를 제치며 상단주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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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뢰 성유진의 도움이 있었다는 건 공연한 비밀이었다. 아니, 오스왈드 본인이 은근히 소문을 부추겼다. 광뢰가 자신의 뒤에 있다는 걸 알림으로써 권위를 세웠다. 광뢰의 허락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스왈드는 주제를 아는 상인이니.
그런 오스왈드에게 광뢰의 임무가 떨어졌다. 영상 하나를 기간트리아에 퍼뜨리라는 지시.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광뢰 본인에게 온 지시만 아니었어도 오스왈드는 부하에게 시키고 신경 껐을 거다.
‘유진 님의 명령이다. 내가 직접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확인한다.’
우선 오스왈드는 영상을 확인했다.
성유진이 뇌호룡을 사냥하는 영상이었다. 오스왈드는 미간을 찌푸린다.
‘…유진 님이 뇌호룡에게 밀리는 것처럼 보이는군. 나는 유진님이 도시에서 날뛰는 모습을 본 적 있다. 그때 본 유진님의 힘이라면 뇌호룡을 압도하는 게 맞다. 그런데 이 영상은….’
광뢰가 고기 방패가 되고 금발의 미녀 마법사가 대마법으로 단번에 뇌호룡의 숨통을 끊는 영상. 누가 봐도 주인공은 마법사였다.
영상을 보며 생각에 잠겼던 오스왈드가 손가락을 튕겼다.
“유진 님이 적이 많다! 적들을 유진 님의 힘을 소문으로만 접한 게 대부분. 이 영상으로 도황을 비롯해 적들을 오판시킬 목적인 거군! 제가 당신의 뜻을 늦게나마 이해했습니다!”
집무실에서 혼자 결론을 내린 오스왈드는 일을 시작했다.
마도구로 찍은 영상은 재촬영하여 극장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것이다.
‘따로 DVD에 저장하여 다른 도시에도 팔아야겠군.’
DVD 플레이어가 있는 자들은 대부분 부자이고, 그 부자들은 이번 영상에 큰 흥미와 수집욕을 가질 것이다. S급 헌터 광뢰와 고룡급 드래곤 뇌호룡의 전투 영상이니까.
오스왈드는 목을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목이 서늘하다. 그는 광뢰에 줄을 섰다. 광뢰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덕분에 상단주의 자리를 꿰찼고, 부와 권력을 손에 넣었다.
광뢰가 패배해서 죽는다면, 오스왈드 또한 모든 것을 잃고 죽을 것이다.
하지만 광뢰가 이긴다면, 오스왈드는 지금 이상의 부와 권력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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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황 백정수는 뇌호룡 사냥 영상을 확인했다. 광뢰는 예상과 달리 전투에서 활약하지 못했다. 활약한 건 금발벽안의 미녀 마법사. 안 그래도 실력 좋은 마법사로 유명했던 그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천암(天巖)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늘에서 거대한 바위를 떨어뜨린다 하여 천암이다.
‘미르의 클랜 동료. 미르에게 뇌호룡의 심장을 대가 없이 베풀었다지. 광뢰에게 몸은 바치고 얻은 건 아니었군. 저 정도 마법사는 A급 헌터 중에서도 몇 없다. 광뢰는 아마 이후의 관계를 고려해서 뇌호룡의 심장을 넘긴 것일 테지. 나라도 그랬을 터다.’
마음 같아선 당장 천암을 찾아가 협회로 포섭하고 싶다. 협회는 마도구 제작과 유통 사업도 함께 진행하니 꼭 전투 쪽이 아니어도 뛰어난 실력의 마법사가 필요했다.
‘포섭은 힘들 테지. 미르와의 관계는 둘째치고…. 광뢰가 뇌호룡의 심장을 넘길 정도로 주시하고 있는 마법사다. 함부로 접근하면 광뢰를 자극하는 꼴이 된다. 지금은 광뢰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광뢰가 포섭하지 못했다는 건… 고룡급의 심장으로도 포섭할 수 없는 마법사라는 뜻이기도 하지.’
천암은 지켜보기로 했다. 어차피 미르와 끈끈한 관계인 것 같다. 당장은 협회를 적대하지 않는 걸로 족하다.
백정수는 다른 것에 집중했다. 광뢰의 전투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뇌호룡에 밀리고 있다. 뇌호룡에게 광뢰의 능력인 번개가 통하지 않기 때문인가?’
백정수는 극검대를 단신으로 몰살하는 광뢰의 무위를 보았다. 또한 광뢰가 도시를 무너뜨렸다는 보고도 받았다.
‘…뇌전을 사용하지 않는 광뢰에겐 뛰어난 무술이 남는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백정수의 눈에는 광뢰의 기교가 보인다.
‘보통 헌터들은 특수 제작한 대형 무기와 대형 방패를 쓴다. 나도 폭이 넓은 대형 칼을 쓰지. 기본적으로 인간보다 큰 드래곤을 상대하려면 장비도 커야 한다. 광뢰는 평범한 직도로 드래곤과 1대1로 정면에서 싸우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아무리 S급 헌터라해도 신체 능력만으로 고룡급 드래곤과는 비빌 수 없다. 마력을 사용한 신체 강화? 고룡급 드래곤도 마력을 사용할 줄 안다. 따라서 인간을 절대로 신체 능력만으로 고룡급 드래곤을 따라잡을 수 없다.
‘광뢰는 뇌호룡의 앞발을 무술로서 흘려낸 거다. 극검대가 몰살당한 이유가 이거다. 기교의 차이가 너무 크다.’
백정수의 미간이 좁혀진다. 머릿속으로 광뢰와 1대1로 싸우는 걸 시뮬레이션했다. 물론 머릿속의 광뢰는 번개를 부리고 있었다.
‘…고룡급 뇌룡의 용심혈을 사용해 만든 전기 면역 포션을 먹고 싸운다는 조건하에 승률은 75% 정도인가. 어처구니가 없군. 광뢰의 번개가 내게 통하지 않는데도 내 승률이 75%밖에 되지 않는다니.’
광뢰를 100% 이길 방법은 없을까.
부회장들을 동원한다? 유감스럽게도 부회장들은 담합이 되지 않은 상태다. 광뢰가 부회장들에게 손을 쓴 것도 있지만, 광뢰가 나타나기 전에도 있었던 문제이기도 했다.
‘부회장들이 내 말만 잘 따라줬어도 광뢰가 이렇게 날뛰는 일은 없었을 텐데…. 세상일은 영 쉽지 않군.’
백정수는 용왕급 드래곤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지막 수단이었다.
‘…으음.’
백정수의 고민은 깊어진다.
그리고 얼마 후, 백정수는 미르와 만났다. 뇌호룡의 심장을 먹은 미르는 확실히 강해졌다. 하루 만에 노란색 번개를 몸에 휘감으며 까다로운 공격을 해댔다.
“미르 군.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 단순히 강해져서는 아닌 것 같네만. 혹시 어제 다른 일이 있었나?”
백정수의 계획대로라면 지금 미르는 광뢰를 향한 분노로 가득 차 있어야 했다.
“아, 특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저 제가 동료들을 의심하고 있었을 뿐이죠. 어제 저녁에는 좀 큰일이었지만… 오늘 낮에 아침 식사를 함께하며 원만하게 해결했습니다.”
“…혹시 광뢰와 관련된 일인가?”
“네. 하이테라와 지나는 광뢰와 따로 만난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것뿐이었습니다. 특별한 일은 딱히 없었습니다. 저는 하이테라와 지나를 믿습니다.”
마음속의 의심을 대화 좀 했다고 바로 풀 수 있다? 백정수는 믿지 않았다.
‘…처녀 감별기 마도구를 사용했군. 미르의 표정을 보니 두 사람 다 처녀였던 건가. 광뢰가 그 두 사람을 범하지 않았다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군.’
백정수는 광뢰에 대한 주제를 피했다. 이 이상은 너무 노골적이다. 미숙한 미르라도 자신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다.
‘최근에 잘 풀리는 일이 없는 것 같군.’
입맛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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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고 그나마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는 도황과 다르게 대중적인 평가는 꽤나 박했다.
“이것 좀 봐라? 광뢰는 뇌호룡에게 당하기만 하더니 피투성이가 됐잖아. 설마 광뢰의 힘은 부풀려져서 알려진 거 아니야?”
“생각해 보면 이상하긴 했지. 광뢰가 다른 도시들은 개판 쳐 놓았다면서? 근데 기간트리아에서는 이렇다 할 게 별로 없잖아.”
“천암이 다 했군. 뇌호룡의 심장은 천암이 가져갔고, 천암의 동료인 미르라는 헌터가 뇌호룡의 심장을 먹었다고 하는군.”
“이 정도면… 나도 고룡급 드래곤을 사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같이 고룡 사냥해 볼 사람?”
“근처에 있던 고룡들은 광뢰한테 사냥당했잖아. 씨발. 고룡급, 고룡급 거리길래 좀 쫄았었는데 이번 영상을 보니 고룡급도 별거 아니구만.”
“광뢰의 소문 대부분은 다른 누군가가 광뢰를 도와줘서 만들어졌다는 말이 사실이었나….”
미르는 헌터 협회 본부에서 떠드는 헌터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광뢰. 영상을 보니 소문보다 못한 것 같긴 해. 하이테라가 없었으면 사냥에도 실패했을 거야. 하이테라가 뇌호룡의 심장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 이 영상을 어제 협회에서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기왕이면 처녀 감별기를 사용하기 전에 말이다. 의미 없는 생각이었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참에 한 번 습격해 볼까? 다른 건 몰라도 광뢰는 가진 게 많잖아. 그 뭐냐, 요즘 유행하는 소설이나 만화책의 주인이 광뢰라며? 그 외에도 조미료나 향신료로 번 돈으로 용심과 용심혈을 매입하잖아. 잘만 하면 인생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지 않냐?”
“살귀를 죽인 광뢰를 습격하자고? 너도 광뢰처럼 돌아버린 거냐? 근데 나도 왠지 될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어제까지만 해도 광뢰가 두려워 광뢰의 이름조차 제대로 말하지 않던 이들이 오늘은 광뢰를 조롱했다. 미르는 그들의 태도에 헛웃음을 흘리고는 본부 1층 식당 벽면에서 반복 재생되는 영상을 집중해서 보았다.
미르가 보기에도 광뢰는 뇌호룡에게 유의미한 타격도 주지 못한 체 밀리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놀라운 점을 찾을 수 있었다.
‘피가 낭자해도 정작 치명적인 피해는 조금도 없어. 고룡급 드래곤과 1대1로 정면에서 치고박고 싸우는 게… 말이 되나?’
미르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도황의 지도를 받고 있는 미르는 빠르게 성장 중이었다. 그가 보기에 광뢰는 절대 약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 정도는 협회장님도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나도 시간만 있다면 이 정도는 따라 할 수 있어.’
모두가 느끼는 광뢰에 대한 두려움은 실시간으로 조금씩 걷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