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49)
〈 49화 〉 049. 뱀파이어 형사
049. 뱀파이어 형사
‘적광 전담부는 그냥 생색내기용이야.’
문지혁의 스마트폰과 경찰청의 컴퓨터 등을 해킹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적광 전담부는 흑십자회가 적광을 잡거나 죽였을 때, 경찰이 생색을 내기 위해 만든 임시 부서다.
‘한 마디로 공적을 가로채기 위해서 만든 거지.’
전담부 소속의 형사들의 실력은 뛰어나지만 적광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형사들은 전문 훈련도 받지 않은 평범한 인간이다.
‘흑십자회는 자신들이 알려지지 않으니 겉으로 보이는 공적 따윈 아무래도 좋은 거지.’
요컨대 내가 신경 써야 하는 건 적광 전담부가 아니라, 나를 찾아 은밀히 움직이고 있는 흑십자회다. 그리고 국정원도 흑십자회를 도와 적극적으로 움직여 나를 찾고 있다.
‘한 번씩 시간 날 때마다 흑십자회 본부에 가서 해킹을 해야겠군. 수사 진행 상황 정도는 알아내는 게 좋겠지.’
해킹이라는 스킬이 있는 이상 정보에 관해선 내 쪽이 더 우위에 있다.
‘근데 설마 이 여자가 전담부 소속일 줄이야.’
최선미.
한국 흑십자회 본부 지원 4과 팀장.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신으로 이제 겨우 28세에 불과한데 벌써 팀장을 달았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확실히 사무 능력은 뛰어나. 근데 이 여자. 흑십자회 소속이면서도 사명감이 전혀 없지.’
최선미를 연기한 현실의 여배우는 송다봄. 여배우로서의 경력은 짧지만 미모가 뛰어나기에 기억하고 있다.
원작 드라마에서 최선미는 후반부에 나오는 단역이다. 그것도 뱀파이어에게 돈을 받고 정보를 파는 배신자 역할이다. 이후에 문지혁과 대립하게 되며 죽기 직전에 비참하게 목숨을 구걸한다.
흑십자회 소속 사람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우리는 인류를 위해 일한다.’ 라는 사명감이 전혀 없다.
‘문지혁은 최선미를 죽이지 않고 기절만 시켰지. 그리고 흑십자회가 최선미를 붙잡지. 최선미는 죽지 않았지만 교도소에서 갇히는 걸로 역할이 끝난다.’
최선미는 그 뛰어난 외모 덕분에 드라마 방영 당시에 잠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어느 한 연예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하던 송다봄은 최선미를 자기 목숨이 제일 귀한 캐릭터라고 말한다.
요컨대 최선미는 자기 자신이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이 돈인 여자다. 인류에 대한 사랑? 뱀파이어에 대한 증오? 그딴 건 존재하지 않는다. 최선미가 흑십자회에서 일하는 이유는 대기업보다 높은 연봉을 받기 때문이다.
‘흑십자회의 다른 놈들은 몰라도. 최선미는 이용할 수 있어.’
내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나는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최선미의 보지 맛이 어떤지 확인하는 일이지.’
•••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사격’ 특성을 개방 합니다.] [사격 Lv.1사격 실력이 늘어납니다.]
“아주 좋아.”
계획을 실행하기에 앞서, 드디어 사격 특성을 개방했다.
나는 곧바로 사격 특성의 효과를 검증해봤다. 검증 방법은 당연히 총을 쏘는 것이다.
적당히 사람이 없는 산속에서 소음기 달린 권총으로 사격 실력을 테스트 해봤다.
결과는 아주 좋았다.
절망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내 사격실력은 크게 늘어났다. 환골탈태 수준이다.
‘10M 이내라면 명중률이 70% 이상이야.’
움직이는 물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나는 쥐새끼를 풀어놓고 시험해봤다.
‘10M가 넘어가면 조금씩 명중률이 떨어져.’
명중률이 50% 이상이라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사격 레벨을 더 올리고 싶은데… 포인트가 없단 말이지.’
[50포인트를 사용해 사격 Lv.1의 레벨을 상승시키겠습니까?] [포인트가 부족합니다.]무려 50포인트나 필요했다.
‘근데 이게 많은 게 아니야.’
사격 특성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대단했다. 그 영향력이 굳이 총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돌멩이 던지기, 나이프 던지기, 고무줄 쏘기 등등 던지거나 쏘는 행위에 전부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내 게임 실력까지 늘어났어. 에임이 끝내 줬지. 덕분에 티어가 3개나 올라 플래티넘이라고.’
근데 플래티넘에서 오르기가 영 쉽지 않았다.
나는 잘하는데 팀운이 개좆같았다. 에임도 좆구린 새끼들만 만났다. 내가 친절히 오더를 내려줘도 들어먹지는 않는다. 개병신팀운좆망겜.
‘아무튼 사격은 끝내주는 특성이야.’
마음 같아선 레벨 5정도로 만들어두고 싶은데 포인트가 없어서 불가능했다.
‘그럼 이제 계획을 시작해볼까.’
‘뱀파이어 형사’ 속에 들어온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내가 있는 곳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비상계단이었다. CCTV 카메라 몰래 주차장에 들어왔다. 입고 있는 옷은 청바지와 후드티고 얼굴에는 빨간 가발이 달린 광대 가면을 썼다. 나는 지금 적광 상태다.
스마트폰을 꺼내 현재 시각을 확인한다.
오후 6시 52분.
‘슬슬 올 때가 됐어.’
비상계단 안에서 문틈으로 주차장을 쳐다봤다. 퇴근 시간이기 때문인지 많은 차들이 주차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람들 대부분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만, 비상계단을 이용하는 사람도 간혹 있었다. 나는 그들이 내가 있는 비상계단 쪽으로 올 때면 계단 지하 쪽으로 내려가 몸을 숨겼다.
‘왔네. 하얀 아우디 A4.’
나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차를 향해 움직였다. 지하주차장의 CCTV의 각도는 이미 파악하고 있다. 내 얼굴이 드러나는 일은 없다.
이제 막 주차를 끝낸 자동차의 뒷좌석 쪽으로 향했다.
뒷문의 잠금이 해제되었다. 나는 벌컥 문을 열고 망설임 없이 차에 탑승했다. 운전석 바로 뒤쪽이었다.
“어어?”
운전석에 앉아 있던 단발머리의 여자, 최선미가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했다.
“조용히 해. 소란 피우지 마, 최선미. 너도 몸에 총구멍을 내고 싶진 않을 거 아니야.”
최선미는 머리 좋은 여자답게 침착했다. 운전대를 잡은 손이 떨리긴 했지만 표정만큼은 냉정하기 짝이 없다.
최선미는 백미러로 내 얼굴을 확인하고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적광?”
“그래. 내가 적광이야. 당연히 이 총도 진짜지. 어이쿠, 스마트폰으로 손이 향하네? 내 방아쇠도 조금 당겨졌어.”
최선미가 다시 운전대를 꽉 쥐었다. 그녀가 백미러로 나를 확인하듯, 나 또한 백미러로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총을 들며 실실 웃었다.
“…왜. 왜 갑자기 날 노린 거죠? 전 뱀파이어 헌터가 아니에요.”
“헌터의 동료잖아. 지원 4과의 최선미 팀장님.”
“……절 죽일 작정인가요?”
“그럴 생각이었다면 보자마자 죽였어. 지금도 늦지 않았지. 말을 잘 듣는다면 널 죽일 생각은 없어.”
“뭘 원하죠? 흑십자회의 정보?”
“일단 움직이자. 내가 말하는 곳으로 운전해. 죽기 싫으면 헛짓거리는 하지 말고.”
“…….”
최선미는 입을 굳게 다물고는 운전을 시작했다. 엑셀을 밟으며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운전 실력은 꽤 수준급이었다.
“적광. 전 당신에게 협력할 마음이 있어요. 알고 있는 정보도 상당하고요.”
“알아.”
“…그럼. 제 옆구리에 있는 총을 좀 치워주면 안 될까요?
나는 좌석 옆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오른쪽 옆구리에 총구를 대고 있었다. 괜한 짓 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다.
최선미의 입장에선 몸에 총구를 대고 있으니 불안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차가 크게 흔들리면 내가 실수로 방아쇠를 당길 수도 있으니까.
“내가 뭘 믿고?”
“…제가 도망칠 수 없다는 건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전 평범한 인간이에요. 헌터처럼 전투 훈련을 받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지금도 당신의 말대로 움직이고 있어요.”
“그래도 그냥은 못 치우지. 치마 벗어. 그럼 쪽팔려서 밖으로 도망 못 가겠지.”
“…….”
최선미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분하다는 표정이었는데 그것마저 예뻤다. 미모는 헤라와 비슷할 정도로 뛰어났다. 그런데 가슴은 헤라보다 더 크다.
‘……E컵이다. 확실해. 젠장. 개꼴리네.’
내 자지에 조금씩 반응이 오고 있다. 좆은 내게 명령을 내리고 있다. 당장 저 가슴을 주물럭거리고 젖꼭지의 모습을 확인하라고!
꾸우욱.
치솟는 음심에 나도 모르게 총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총구가 최선미의 군살하나 없는 옆구리에 파고들었다.
“…알았어요! 벗을 테니 총 좀 치워요! 무서워 죽겠어요. 진짜!”
최선미는 차가 멈췄을 때 타이트 스커트를 벗어 조수석에 올려 두었다.
커피색의 팬티스타킹에 감싸여 있는 쭉 뻗은 하체가 드러났다. 검은색 티팬티가 그녀의 중요 부위를 가리고 있다.
“…됐죠? 빨리 총 치워줘요….”
“알았어. 아. 거기선 오른쪽이야.”
나는 최선미의 옆구리에서 총을 치웠다. 물론 손에서 총을 놓지는 않았다. 뒷좌석에 앉은 나는 여유작작한 상태로 다리를 꼬고 그녀에게 명령을 내렸다.
“왼쪽. 거의 도착했네.”
“왜, 왜. 여기에….”
최선미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도착한 곳은 전용 주차장이 있는 낡은 단독 주택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건물이다. 건물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주차장도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크기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건물들도 다 낡은 것투성이다. 이 동네는 사람도 잘 다니지 않는다.
최선미는 이런 동네가 서울에 있는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차에서 내려.”
“…….”
최선미가 조수석에 놓인 치마로 손을 뻗기에 내가 총구를 들이밀며 제지했다.
“그냥 내려.”
“…….”
결국 최선미는 치마 없이 내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녀가 차에서 내리는 걸 확인하고, 그녀의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챙겨서 내렸다.
오늘은 10월이다. 한창 날씨가 쌀쌀해지는 시기다. 최선미는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움츠렸다.
“현관문 쪽으로 들어가. 비밀번호는 679867.”
이 단독주택은 내 소유의 건물이었다. 이 동네의 땅값이나 건물 값은 다른 곳에 비해 매우 저렴했다. 무엇보다 이 주택에선 1년 전에 일가족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그 이후로 가격이 뚝 떨어졌다.
최선미가 멈칫멈칫 거렸다. 음산한 분위기를 흘리는 낡은 주택 안으로 들어가기 싫은 것이다. 주택 안에서 고문이나 강간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것이다.
“꾸물거리긴.”
나는 최선미의 엉덩이에 총구를 꾸욱 누르고는 천천히 위로 올렸다. 손가락 하나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차가운 금속이 그녀의 등허리를 쓸어 올라가며 뒷목에서 멈춘다.
최선미의 몸이 공포로 인해 덜덜 떨린다.
“빨리 가자.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이 적긴 하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니야. 누가 보기라도 하면 난 널 죽일 수밖에 없어.”
결국 최선미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주택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사람 없는 집 특유의 싸늘한 공기가 맴돌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밀면서 거실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에는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었다.
“오른쪽. 안방이야.”
안방의 문을 연 최선미가 멈칫했다.
안방은 제법 넓었는데 그 중심에 커다란 침대 하나가 놓여있고, 침대 주위에는 전문 카메라 3대가 삼각대에 설치되어 있다. 방송국 스튜디오에서나 볼법한 카메라들이다.
사람인 이상 이 방을 보고 뭐를 떠올릴까. 장담하는데 포르노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침대와 카메라. 포르노 말고는 찍을게 있나?
나는 왼팔을 뻗어 가만히 서있는 최선미의 가슴을 붙잡고는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오른손에 쥔 권총이 그녀의 관자놀이에 닿는다.
“아악…! 제, 제발….”
커다란 E컵의 가슴은 내 생각 이상으로 감촉이 뛰어났다. 브래지어가 좀 거슬리긴 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즐거운 감촉이다.
나는 바들바들 떨리는 최선미의 얼굴을 보고 피식 웃었다. 차가운 도시 여자는 없었다. 그녀는 그저 두려움에 떠는 한 마리의 양이다. 내 총이 무서워 가슴을 희롱하는 손을 뿌리치지도 못한다.
“두 가지 선택이 있어. 여기서 죽거나, 내 말에 따르거나. 넌 어느 쪽이야?”
“사, 살려주세요! 뭐든지 할게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