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82)
〈 82화 〉 082.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082.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방으로 돌아온 나는 감옥에서 얻은 열쇠를 쳐다봤다.
크기는 10cm 정도의 흑암으로 된 열쇠다. 열쇠 끝에 붉은색 보석이 있다.
물론 난 원작을 통해 열쇠의 사용방법을 알고 있다.
‘열쇠 끝에 달려있는 붉은색 보석을 누르고 허공에 열쇠를 집어넣는 것처럼…….’
열쇠 끝에 박힌 붉은 보석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발동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나는 허공에 내민 열쇠를 비틀어 돌렸다.
열쇠에서부터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새하얀 포탈이 일렁이며 나타났다.
‘성공이다.’
고대 전사 훈련소의 열쇠.
이 열쇠를 포탈을 열어 고대 문명 시대 때 전사 훈련소로 사용했던 인공 던전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이 포탈은 1분 동안 유지된다.
한 번 포탈을 열면 12시간 뒤에 다시 포탈을 열 수 있다.
원작의 카일은 이 던전 안에서 수련을 했다. 이 안에서 수련을 하면 밖에서 하는 것보다 효과가 조금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어디 한 번, 수련 좀 해보실까.’
나는 망설임 없이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오오.’
수련장이 보였다.
보이는 것은 새파란 하늘과 바위를 깎아 만든 수련장이다. 수련장은 무척이나 넓었고, 그 주위에 푸른 나무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다. 그 옆에는 맑은 물이 조용히 흐르고 있는 개울가가 있다.
원작에서 묘사되었던 그대로의 모습이다. 참고로 개울가에는 생물이 살지 않는다. 물은 마셔도 되고, 아래쪽에 있는 호수에서 목욕을 해도 된다.
“이 공간이 전부 내거란 말이지.”
나는 히죽 히죽 웃으며 수련장 쪽으로 향했다.
‣환영합니다. 전사 후보생님.
깔끔한 여자 목소리가 수련장 사방에서 들려왔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놀라지 않았다.
“그래. 반갑다. 근데 넌 뭐지?”
‣저는 전사 훈련소 카트만입니다. 편하게 카트만이라 불러주시면 됩니다.
원작에서 나오는 대사와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다.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유진 프루커스다.”
‣전사 후보생 유진 프루커스. 정식으로 등록되었습니다.
‣현재 유진님의 육체는 매우 어립니다. 성장이 덜 끝났으며, 훈련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웃기네. 내가 훈련하겠다는데,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있나?”
나는 아무렇게나 말을 내뱉었다.
어차피 저 놈은 감정 없는 인공지능일 뿐이다. 아나운서같은 듣기 좋은 여자 목소리라고 해서 배려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카트만은 유진 님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유진 님에게는 기초 육체 훈련을 추천합니다. 기초 훈련으로 최소한의 몸을 만든 뒤에 전투 훈련을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우선 기초 체력 단련으로
“됐고. 실전부터 간다.”
원작의 카일도 카트만의 기초 훈련은 의미 없다고 나온다. 고대 전사 훈련소의 의의는 실전 훈련이 전부다.
‣불가합니다.
‣페일론트 제국법에 의거해 기본 육체 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전사 후보생은 실전을 치를 수 없습니다.
“쯧.”
내가 혀를 찼다. 카트만의 이런 반응은 원작에서도 없었다. 내 어린 몸이 문제가 되는 모양이다.
‘몸을 만들기 위해 기초 수련을 하라고? 그건 의미 없는 짓이야. 난 어차피 성장하면 자동적으로 몸이 만들어져.’
성장 패널티가 풀린다면 굳이 육체 단련을 하지 않더라도 일반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신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육체를 단련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실전부터 시작해.”
‣불가합니다.
‣페일론트 제국법에 의거해 기본 육체 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전사 후보생은 실전을 치를 수 없습니다.
몇 번 더 하라고 말해봤지만 돌아오는 말은 항상 똑같았다.
불가합니다.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래서 꼼짝없이 기초 수련만 하게 생겼다.
‘다른 방법은 없나…?’
고민하던 나는 문득 방법을 하나 떠올렸다. 성공할거라곤 확신할 순 없으나, 시도해보는 것 자체는 손해가 아니다.
고대 문명 시절에는 마법과 공학이 가장 발달한 시기다. 카트만 또한 마법과 공학의 정수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에 불과하다.
‘전자 기기라 할 순 없지만… 그 비슷한 오버 테크놀로지 인건 확실하지.’
일루시터를 생각하면 가능성은 제법 있어 보인다.
“해킹!”
성공했다. 비록 10초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내 뜻대로 제어할 수 있었다.
나는 카트만을 향해 서둘러 말했다.
“카트만 내가 너의 주인이다! 내 명령은 페일론트 제국법 위에 있다!”
‣명령 체계의 수정.
‣수정 완료.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마스터 유진 프루커스.
오른손으로 주먹을 꽉 쥐며 기쁨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걸로 카트만은 완전히 내 것이다.
“실전을 시작한다.”
‣명령 확인.
‣전투 실전 1단계를 준비합니다.
‣1단계 전투 인형을 소환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어떤 전투 인형과 실전을 치르시겠습니까?
‣1단계의 전투 인형은 검, 창, 검방, 활, 늑대, 독수리가 가능합니다.
“검이다.”
‣전투 인형을 소환합니다.
‣전투 준비가 완료되면 말해주십시오.
수련장 중심에 전투 인형이 나타났다.
나무로 된 목각 인형이다. 목각 인형의 손에는 검이 들려 있고, 머리에는 ‘1’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최소한 몸의 형태는 인간과 똑같았다. 전투 인형이 들고 있는 검은 철이지만 날이 무디다. 내가 알기로 기본 전사 단계는 안전을 위해 날이 무딘 검을 사용한다.
전투 인형은 멈춰 서서 머리에 달려 있는 검은색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총 100단계까지 있었지 아마.’
1~15는 기본 전사 단계.
15~40은 오러 유저를 위한 단계.
40~89는 오러 익스퍼트를 위한 단계.
90~100은 오러 마스터를 위한 단계다.
카일은 원작 중후반부에 가서야 100단계를 클리어 한다.
‘아쉽네. 현실의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나 궁금했는데 몸이 이래서야.’
나는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냈다.
마음 같아서는 화련비도를 꺼내고 싶으나, 지금의 작은 몸에는 화련비도는 너무 큰 칼이다. 단검이 딱 좋았다.
“하. 단검인데 이렇게 무거웠나?”
저번에 렉시에게 단번에 날려진 것을 생각하면… 괜히 한숨이 나온다.
나는 단검을 역수로 잡고 영천류를 점검했다.
몸이 작아져서 그런지 일부 삐거덕거리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영천류의 실전기는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전투 인형의 앞으로 다가가며 생각했다.
‘내가 익힌 영천류라면… 최소한 20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까?’
적당한 거리에서 걸음을 멈춘다.
“카트만. 시작해.”
‣전투 실전은 전사가 위험하다고 생각된다면 자동으로 전투 실전을 종료합니다.
‣전투 실전은 전사가 항복 의사를 내비치면 그 순간 바로 전투 실전을 종료합니다.
‣전투 실전 1단계를 시작합니다.
전투 인형은 철검을 양손으로 쥐고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원작에서 전투 인형은 인간과 거의 똑같다고 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버릇을 전투 인형도 가지고 있다는 거지.’
전투 인형의 시야 범위는 인간과 같다. 소리도 들을 수 있으며, 바람같은 감각도 느낄 수 있는 걸로 묘사된다.
‘그렇다면… 통하겠지?’
영천류 실전기 벽계(碧溪).
전투 인형의 눈이 내 뒤쪽을 향한다. 통했다는 증거다.
나는 씩 웃으며 옆으로 지나가는 전투 인형의 옆구리를 단검으로 베었다.
전투 인형의 목각 옆구리에 붉은 표시가 생겨난다. 치명타란 뜻이다. 푸른 표식도 있는데 그건 유효타를 의미한다.
‣전투 종료.
‣전사의 승리입니다.
전투 인형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쉽네. 쉬워.”
내가 으스대며 말했다.
“사실 오러 마스터라는 것도 별거 없는 거 아니야? 하하.”
‣전투 실전 1단계에 다시 시도하시겠습니까?
‣전투 실전 2단계에 도전하시겠습니까?
“당연히 2단계다. 1단계는 좆밥들이나 하는 거라고.”
손에든 단검을 허공에 휙휙 휘저으며 말했다.
‣전투 실전 2단계를 준비합니다.
‣2단계의 전투 인형은 검, 창, 대검, 검방, 활, 늑대, 독수리, 오크가 가능합니다.
“오크? 음. 좋네. 오크.”
전투 인형이 나타났다.
1단계의 전투 인형과 다르게 무기를 들고 있지 않다. 대신 체격이 컸다. 키는 2M가 넘어가고 유난히 두 손과 두 발이 컸다.
“시작해.”
‣전투 실전 2단계를 시작합니다.
전투 인형이 나를 향해 돌진해온다. 확실히 1단계의 전투 인형보다 빠른 속도다.
‘벽계는 몇 단계까지 통하려나?’
벽계를 사용한다. 전투 인형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벽계는 통했다.
‘꽁승 잘 챙깁니다~.’
전투 인형을 지나쳐가며 옆구리를 벨려는 찰나, 전투인형이 몸을 획 비틀더니 나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헉!”
기겁한 내가 허리를 비틀어 주먹을 피했다.
전투 인형은 멈추지 않고 나를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든다.
오크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 주먹질과 발길지에는 그 어떤 규칙도 존재하지 않았다. 전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자가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주먹이다.
‘문제는 피지컬이 있어가지고 제대로 맞으면 큰일 난다는 거지!’
보법을 밟으며 주먹과 발을 피해내며 전투 인형의 왼쪽 어깨를 찔렸다.
전투 인형의 어깨에 생기는 파란색 표식. 유효타라는 뜻이다. 왼쪽 주먹의 속도가 약간 느려졌다.
‘방심하지 않고 공격을 모조리 피하면서 빈틈을 노리면 돼.’
마구잡이로 주먹과 발을 휘두르니 빈틈을 잡기 편했다.
나는 계속해서 전투 인형의 빈틈을 찔렸고, 결국 전투 인형은 온몸이 파랗게 변해 바닥에 쓰러졌다.
‘인간이었다면 훨씬 빨리 쓰러졌을 텐데. 오크라서 그런가.’
‣전투 종료.
‣전사의 승리입니다.
나는 한 차례 숨을 골랐다. 능력치가 낮아져서 그런지 벌써부터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인벤토리에서 물통을 꺼내 벌컥벌컥 마시며 목을 축였다.
여기서 그만 둘 생각은 없었다.
•••
‣전투 실전 5단계를 시작합니다.
암살자 전투 인형이 나를 향해 단검을 내던졌다. 나는 백스텝을 밟으며 날아오는 단검을 피했다. 전투 인형은 시선이 단검에 팔린 사이를 노려 내 곁으로 순식간에 접근해 손에 쥔 단검을 휘두른다.
캉!
단검과 단검이 부딪혔다. 내가 살짝 뒤로 물러났다. 피지컬에서 내가 약간 밀린다.
‘이건 체격 차이 때문이다.’
전투 인형이 내게 달라붙는다.
2단계의 오크와는 달리 저돌적이지 않다. 이놈의 몸놀림에서 규칙성이 느껴진다. 기초적인 무술을 익힌 게 틀림없다.
‘개빡세네!’
내가 약간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귀신처럼 알아채고는 정확하게 빈틈을 노리고 찔려 들어온다.
‘체격 차이가 문제야. 체격 차이!’
전투 인형은 크고 나는 작았다. 간단히 말해서 똑같은 칼을 휘두르더라도 범위부터가 달랐다.
내가 팔을 뻗으면 닿지 않는 거리를, 놈이 팔이 뻗으면 닿는다. 이건 내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불리하다.
작은 체구를 이용한다? 말이 쉽다. 내가 그 품안으로 파고들려고 하면 발을 이용해 견제한다.
‘문제는 또 있어. 나는 이게 처음 전투가 아니란 거지. 이대로는… 내가 먼저 지쳐.’
전투 인형도 지친다. 그렇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3단계에서 직접 확인하기 까지했다.
카앙!
내가 휘두른 단검이 옆으로 튕겨져 나간다.
내 몸통이 완전히 노출됐다.
‘좆됐다!’
전투 인형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단검을 휘둘러 내 어깨를 내리친 것이다. 날은 세워져 있지 않았기에 베이지는 않았다. 대신 타박상이 들었다. 아마도 시퍼런 멍이 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무리를 해서라도 파고들어 끝낸다!’
이를 악물고 어깨의 고통을 무시하며 전투 인형의 복부에 칼을 찔려 넣었다. 허나 전투 인형의 니킥이 대 복부를 먼저 타격한다.
“크어억…!”
손아귀에서 힘이 빠지고 단검을 놓쳤다.
내 몸이 위로 붕 떠올랐고, 전투 인형의 눈과 눈이 마주쳤다. 전투 인형은 움직이지 않았다.
몸이 바닥에 떨어졌다. 내 위에서 전투 인형이 가만히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전투 종료.
‣전투 인형의 승리입니다.
나는 몸을 일으키려다가 복부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눈살을 찌푸리고 바닥에 정자세로 누웠다.
딱딱한 바닥이라 좀 짜증나긴 하는데, 가만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니 기분이 꽤 좋아졌다.
이 훈련소 안에 있으면 회복력이 올라간다.
‣마스터는 기본 육체 능력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마스터에게 중급 트레이닝을 권고합니다.
“닥쳐.”
나는 쉬다가 다시 일어섰다. 내가 암살자 전투인형에게 패배한 것은 내가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7단계까지 올라갔다.
6단계는 완전회복을 사용해 완벽한 상태에서 전투 인형과 싸워 이겼고, 7단계에서는 좀 지친 상태로 싸워서 패배했다.
‘시발. 아무리 성장 패널티가 있다고 해도 10단계도 못 갈 줄이야….’
성장 패널티가 없었다면 20층은 갔을 것이다.
‘아니. 20층이 아니라 30층은 갔어. 갔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