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78
분신으로 절대무신 178화
장일 그 스스로도 그같이 여길 정도였으니 그를 대적하는 드래곤 로드의 심정은 달리 말할 것도 없었다.
-…….
그의 눈은 이제껏 볼 수 없는 혼란이 가득했으며, 그 중심에는 공포라는 감정이 은은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 것이다.
-스르릉!
그런 드래곤 로드의 혼잡한 심상을 꿰뚫듯 100명의 장일은 파괴되었다 여긴 청강검을 허공에서 꺼내 들었다.
-스스스슥!
이내 그들의 검에서 검은빛이 일어났다.
확실히 불사왕의 죽음을 구음에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다 보니 그 검은빛에서 이른 기운은 죽었던 장일에 비해 여러모로 부족함이 보였다.
하지만 부족함이 있을 뿐, 그 본질은 같았다.
장일이 일으킨 그 검은빛은 그 색만큼이나 유검과는 격을 달리하는 무언가였다.
이미 드래곤 로드와의 결전에서 보았듯이 10성의 권능마저도 뛰어넘는 힘인 것이다.
‘아마 이것을 제대로 다룰 수만 있었다면 저 드래곤 로드도 일검으로 베어낼 수 있을지도.’
그만큼 장일은 자신이 깨우친 이 구음의 극의에 다가가며 깨달은 이것에 흥분을 쉬이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번 후계자 전쟁에서 가장 큰 성과는 이것을 깨달은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 생각을 하던 본신의 육신은 검에서 이른 검은빛에 물들어 갔고, 이것은 다른 분신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육신을 뒤덮은 검은빛 덕분일까?
장일은 마치 몇 배는 더 커진 모습을 보였지만, 그 상대가 타이탄 왕마저 내려다보는 체구를 지닌 드래곤 로드다 보니 큰 의미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 같은 이가 하나가 아닌 100이나 되니 확실히 그 모습만으로도 위협적이었다.
“내가 먼저 가지!”
분신들 중 드래곤 로드에 가장 가까이 있던 자가 드래곤 로드에게 달려들었고, 이에 드래곤 로드는 서둘러 용언을 내뱉었다.
-물러나라!
-구우우웅!
앞선 1차전에서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백 리 너머로, 아니, 그 이상으로 날아갈 것 같았던 분신은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고작 수십 장 정도로 물러난 것이다.
이는 드래곤 로드가 그와 같은 용언을 내뱉을 것을 예상한 장일이 중력의 권능을 검은빛과 함께 응용하여 내보인 재주였다.
“하하하하!”
그가 무엇을 하였고 생각보다 잘 통하였음을 알게 되자 본신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동시에 그의 웃음은 드래곤 로드와의 2차전의 시발점이 되었다.
-스스스슥!
물러나게 한 분신이 무색하게도 98명의 분신들이 끔찍하기 그지없는 검은빛을 불꽃처럼 일렁이며 드래곤 사냥에 뛰어든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2차전은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이어져갔다.
-후르르릉!
-카가가가가강!
바로 1차전과 달리 드래곤 로드가 공세가 아닌 수세에 모든 힘을 집중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드래곤이라는 종족의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그중에서도 로드라고 불리는 것을 생각한다면 실로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실제로 드래곤 로드도 자신이 이처럼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믿기 어려워했다.
하지만 공포에 대한 면역이 없는 드래곤 로드에게 있어서 어쩌면 이런 모습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드래곤 로드는 로드라 불리는 것과 별개로 그 살아온 세월은 그리 길지 않았다.
겨우 1000년을 넘었을 뿐으로, 이는 인간과 다른 종족에 비한다면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긴 세월이지만 드래곤의 입장에서는 이제 막 성인이 된 드래곤 수준에 불과했다.
비록 권능 포식을 통해 그 세월을 뛰어넘는 힘과 지혜를 손에 넣었다지만, 세월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은 아무리 그라고 해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다.
포식을 통해 경험을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기억도 취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이를 행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었다.
기억은 영혼에 영향을 끼치는 일인 만큼 자아를 잃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드래곤 로드가 고룡의 기억을 취하였다면 확실히 그것으로 그는 더욱 큰 힘과 지혜를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더는 고룡도 드래곤 로드도 아닌 제3의 존재가 될 게 분명했다.
무엇보다 초월 종족 중에서도 괴물인 최상위에 이른 드래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것은 이와 같은 위기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으음.”
마치 거북이 껍질 안에 들어간 거북이와 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모든 권능과 용언을 다루어 스스로를 보호하는 드래곤의 모습에 장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느 적이었다면 지치거나 균열이 일 때까지 공격을 가하며 기회를 노렸겠지만, 드래곤 로드는 그런 범주와는 다른 차원의 적이었다.
무한에 가까운 힘과 내구성, 그리고 권능을 다루는 드래곤 로드가 지칠 리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장일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타이탄의 육신을 얻음으로써 드래곤 로드 이상의 내구성을 손에 넣은 그는 북명신공을 터무니없는 수준까지 다루고 있었다.
그가 작정한다면 이 초월 행성마저 위험을 느낄 정도로 기운을 모으는 게 가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별개의 변수를 만들지 않는다면 그와 드래곤 로드 간의 2차전은 끝없는 전쟁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
본신은 그 변수를 찾기 위해 사방에서 몰아치는 공격에서 잠시나마 한 걸음 물러났다.
어느새 그의 시선은 이곳과는 상당히 먼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장에 옮겨져 있었다.
-쿠르르르릉!
-퍼버버버벙!
감히 그와 드래곤 로드와의 전쟁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곳에서의 전장 또한 범인은 감히 상상키 어려운 거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의 고향 별이었다면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치열하면서도 강렬한 힘의 파장이 끝없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고룡에 비하면 모자랄지 모르나, 이곳의 드래곤 또한 터무니없는 존재들이라 그들 한 개체 한 개체가 그 거대한 전쟁에 끼치는 파장은 대단했다.
“천신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젠이라고 해도 버텨내지 못했겠군.”
아니, 수천만의 가렌 종족들을 이끄는 젠이기에 그나마 백 마리가 넘었던 드래곤들을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
그 순간 장일의 눈에 이색이 일었다.
과거 젠으로부터 들은 초월종족의 왕이 가지는 특혜. 바로 종족의 개체 수에 따라 달라지는 격의 상승에 대해 떠올린 것이다.
“답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군.”
생각보다 이르게 변수를 찾게 되자 장일은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장일은 점차 견고한 방어를 위해 팽창하는 드래곤 로드를 압축하기 위해 사방에서 두드리고 있는 분신들 중 하나에게 자신의 뜻을 보내었다.
“하하하.”
분신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흘려야 했다.
본신이 그랬듯이 어쩌면 엄청나게 긴 시간을 소모할 전쟁이 생각보다 이르게 끝이 날 듯하니 그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쿠가가가강!
웃음을 토해내던 분신은 이내 모습을 감추었고, 이에 본신은 그가 비운 자리를 메우기 위해 지금껏 보인 적 없는 힘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비밀리에 숨겨 둔 권능 사멸까지 꺼내었을 정도다.
덕분에 분신 하나가 빠진 자리는 어렵지 않게 채워 넣을 수 있었다.
드래곤 로드와의 전쟁에서 몸을 빼낸 분신이 모습을 보인 것은 젠을 중심으로 한 연합 전장이었다.
분신은 그 거대한 전장에서 단번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차아아아아앗!
바로 그곳의 드래곤들 중에서도 고룡에 준하던 드래곤의 그 거대한 육신을 단 일검으로 베어버렸기 때문이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정확히 반으로 갈라진 드래곤의 최후는 참으로 추악한 것이었다.
-쿠구궁! 쿠르르르릉!
자신의 죽음을 믿지 못해 발버둥을 피우는 그의 움직임이 격렬할수록 그의 전신은 추악한 고깃덩이와 푸른 피로 일대를 뒤덮었다.
한순간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용의 사체 덩어리와 피의 호수가 만들어졌으니, 이에 시선이 가지 않는 게 이상할 일이었다.
“……장일 님께서 어떻게?”
젠 또한 그제야 그를 발견하였고, 이에 당연히 의문이 일었지만 그 의문 이상으로 장일이 보인 활약은 대단했다.
-촤아아앗! 서거걱!
그 끔찍하던 드래곤을 마치 길가의 몬스터를 잡듯이 베어 넘기고 있던 것이다.
어느새 그 죽어 나간 드래곤의 숫자는 열이 넘자 젠을 포위하듯 몰아붙이던 드래곤들이 크게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겨, 겨우 인간 따위에게!
광오한 그들답게 화를 내기도 했으나, 그 속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짙은 공포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불행히도 그 공포가 확산되는 속도 이상으로 장일에 의해 죽어 나가는 드래곤들의 숫자가 많았다.
열이 넘은 뒤부터는 검과 별개로 달리 몸을 날리며 거대한 전장 사방에 펼쳐진 드래곤들을 사냥해 나가는데, 시간으로 치면 1분도 되지 않아 그 절반이 죽어 나갔다.
-와아아아!
일이 그리되자 당연히 그 드래곤에 의해 통제되던 몬스터들과 추악한 생명들은 제힘을 내지 못했고, 이에 저 멀리서부터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져갔다.
-푸우우욱!
-스스스슥!
그렇게 일어난 승리의 함성이 전장의 중심에 있는 젠에게까지 채 오기도 전쟁은 그 끝을 맞이하고 말았다.
젠을 상대하기 위해 뭉쳐 있던 드래곤들이 장일이 일으킨 수백 장의 유검에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소멸되었기 때문이다.
“!!!”
마치 환상처럼 핏물 하나 남기지 못한 채 그 거대했던 드래곤 수십 마리가 말 그대로 지워져 버리자 젠은 그저 눈을 끔뻑거리며 멍하니 장일을 바라보아야 했다.
이러한 젠의 시선에 장일은 그저 미소로 화답하고는 이후 주변을 살폈다.
혹시나 숨거나 도망친 드래곤이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드래곤 로드의 그 높은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은 말이 안 되었지만, 워낙 드래곤 로드에게서 실망한 그이다 보니 자연스레 보인 반응이었다.
다행히 살아남은 드래곤이 없다는 것을 알아본 장일은 그제야 젠에게 다가와 말했다.
“이제 돌아가시게. 곧 끝을 내고 뒤를 따라가겠네.”
“……아, 알겠습니다.”
젠은 여전히 멍한 눈빛으로 겨우 그리 답을 했다.
자신을 가렌의 왕으로 이끌어준 장일이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아예 예측조차 할 수 없을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 명을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
다시금 자신들의 안전지대를 향해 돌아가는 공간의 문을 열려는 젠을 바라보던 분신은 그제야 자신의 전장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막막하던 전쟁의 흐름에 균열이 이르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크르르릉!
드래곤 로드는 울부짖어야 했다.
견고하게 짜 내려가던 방어가 갑자기 크게 균열이 일기 시작해서였다. 이는 다름 아닌 자신의 종족 드래곤들이 모두 죽어 나가면서 11성을 넘보는 그의 존재감이 확연히 떨어지면서 생긴 일이었다.
물론 그가 완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장악하는 존재였다면 그와 같은 하락은 사실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포식을 통해 그저 오만하게 완성된 존재이기에 그는 그 작은 균열로 인한 불완전함에 크게 휩쓸리고 있었다.
-쿠구구궁! 콰가가강!
-쩌어어엉!
그 결과 팽창하던 그의 방어막은 이제 줄어들고 있었으며 일부는 크게 뭉개져 위태로운 위치에 이르고 있었다.
그럴수록 그의 뇌리에 박힌 공포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가, 감히! 나는 드래곤 로드다!
-포오옹!
이를 부정하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를 크게 잠식해 나가니, 어느새 분신 중 하나가 그 방어막을 뚫는 데 성공하자 드래곤 로드는 찰나이나마 경직될 수밖에 없었다.
-사아아악!
-크아아아앙!
아주 찰나에 불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에게 끔찍한 결말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어느새 검은빛이 드래곤 로드의 그 거대한 육신을 갈라버린 것이다.
고룡이라면 그 한 번으로도 소멸해 나갔을 게 분명한 힘이었으나, 분신이 남긴 상처는 그저 거대한 칼날에 베인 상처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는 결코 고작이 아니었다.
드래곤 로드에게는 호신과 관련된 권능만 열 개가 넘었으며, 수세를 취한만큼 수십 개의 용언이 그를 보호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럼에도 드래곤 로드에게 그 정도의 상처를 남길 수 있던 것은 그가 일으킨 검은빛과 젠이 그에게 준 불변의 정의 덕분이 컸다.
단순히 불변의 정의만이었다면 이 정도까지 상처를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파사사삭!
끔찍한 고통에 정신을 못 차리는 드래곤 로드에 의해 그가 만들어내 방어막은 더욱 허술해지더니 이내 완전히 박살이 났다.
그렇게 드래곤 로드는 백 개에 달하는 칼날의 지옥 속에 갇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