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81
분신으로 절대무신 181화
마카가 말한 유희라는 단어는 지금 장일이 행하는 일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었다.
이 별의 시간으로라면 400년 전일 것이고, 실제 장일이 체감하는 시간이라면 1,000년 전의 일.
바로 장일이 999개의 별의 하나가 되었던 그 날.
특혜로서 얻었던 구음에 대한 그 깨달음은 장일을 터무니없는 존재로 만들었다.
이는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그가 바라고자 했던 구음이 터무니없는 거대한 법칙들 속에서 일어난 것이었던 탓이다.
그 법칙들은 단순히 그가 자각할 수 있는 차원 너머의 것들이었다.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2차원. 그를 넘어 공간으로 이루어진 3차원. 이마저도 뛰어넘은 시공간의 4차원은 장일이 온전히 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너머의 차원은 당시의 장일도 잘 알지 못했다.
겨우 불사왕의 죽음을 통해 강화한 구음에 대한 깨달음에서 그 형태만을 엿볼 따름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장일은 시스템의 한계인 10성의 권능을 뛰어넘게 되었으니, 그가 본 그 차원에 깨달음이라 그만큼 격을 달리한 것이었다.
그 말은 온전한 구음을 깨닫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차원의 법칙을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 수준은 그의 바람에 대해 시스템이 주춤했을 만큼 터무니없이 거대했다.
그것은 5차원, 6차원 같은 숫자놀음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한 차원들이었다.
장일은 전지전능한 시스템을 통해 그에 대한 깨달음을 온전히 얻었음에도 이를 소화하는 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렸다.
그가 자각한 시간으로 풀이한다면 100년이라는 시간을 넘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장일은 그 길고 긴 시간이 허비된 것에 대해 어떠한 불만도 가지지 않았다.
[존재감이 11성에 오릅니다.] [존재감이 12성에 오릅니다.] […….]실시간으로 시스템이 그의 깨달음에 대한 여파를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시스템 확장으로 인해 11성 이상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도 엄청났다.
최소 백만 단위의 카르마 포인트가 소비되어야 했으며, 999개의 별들의 전쟁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검은 별 포인트 또한 있어야 했다.
그 말도 안 되는 수치의 카르마 포인트를 손에 넣는 것도 힘들지만, 검은 별 포인트의 경우는 오직 상대의 목숨을 거두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시스템의 역량을 초월하여 999개의 별의 주인이 된 자를 멸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난해한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자들은 하나같이 그 괴물 같은 후계자 후보자들 중에서도 이레귤러라고 할 수 있는 존재들이라서다.
한데 장일은 그 모든 것을 무시한 채 오로지 그 스스로의 역량만으로 존재감을 끌어 올리고 있었다.
그것도 하나 정도가 아닌 지속적으로 끌어 올렸던 것으로, 무려 100년이 지나 모든 가르침을 수습하였을 때 장일이 이룬 존재감은 20성이었다.
“……이 전쟁은 나에게 의미가 없어졌구나.”
그 같은 존재감에 다다랐던 장일은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이레귤러의 굴레마저도 한참을 초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 사실을 시스템도 안 것인지 999개의 별들 사이의 전쟁에 장일을 강제로 연행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시스템이 만들어 낸 판을 깨뜨릴까 싶어 전전긍긍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도 장일은 이러한 시스템의 바람을 알아보았고, 그 시스템의 바람대로 이 거대한 전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대신 그는 카르마 포인트를 모으는 데 집중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권능들을 강화하기로 한 것인데, 존재감과 달리 권능에는 검은 별 포인트가 필요하지 않았다.
달리 전쟁에 뛰어들지 않았음에도 장일은 막대한 카르마 포인트들을 손에 넣었다.
시스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편법을 통해 자신의 관할 아래의 별들을 손에 넣으면서 생긴 일이었다.
그 별들이 10개가 넘었을 때 장일의 분신의 권능은 11성에 이르렀으며, 관할의 별이 100개가 넘었을 때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권능들은 13성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게 늘려가던 별들의 숫자는 어느새 1,000개가 넘게 되었고, 그때야 장일은 그 행위를 멈추었다.
그의 아래에 놓인 별들이 1,000개가 되자 하루에 들어오는 카르마 포인트가 100만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물론 권능을 더욱 높이 올리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했으니, 그리 많다고 할 수 없었지만 장일은 이제 그에 연연하지 않았다.
사실 구음을 온전히 다루게 된 것만으로도 장일은 더는 권능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서다.
그렇게 백수십 년이 지났을 때쯤. 장일은 모든 권능을 한계까지 올릴 수 있었다.
확장된 시스템으로도 가능하기 어려운 수치인 18성까지 분신을 비롯한 모든 권능이 끌어 올려진 것이다.
18성에 이른 분신의 권능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벌였다.
11성에 이른 분신이 100명의 분신을 다루었다면 18성에 다다른 분신의 권능은 무려 1억에 달하는 분신을 만드는 게 가능했다.
놀라운 것은 이게 그가 만들어낼 수 있는 분신의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구음을 통해 이 분신의 권능을 다시금 초월하는 게 가능했고, 그렇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신의 숫자는 100억에 달했다.
말하자면 웬만큼 고도화된 문명으로 이루어진 별의 지성 생명체들보다 많은 숫자를 분신으로 채우는 게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분신이 본신에 비해 그리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신만큼 권능을 다루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울지 모르나, 대신 구음을 다루는 것은 같다 보니 그 전력에서는 거의 같다고 봐야 했다.
그런 터무니없는 괴물이 100억 명이었으니 이때부터는 시스템도 장일을 아예 자신의 밖에 존재하는 자로서 여겼다.
이와 같은 지경에 이르자 장일은 새로운 변화가 일기 전까지 의미가 없음이라 여기며 최소한의 분신을 만들어낸 것을 끝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아니, 스스로를 봉인하다시피 하며 그 속에서 유희를 즐기었다.
이번 생은 그의 9번째 유희였는데, 나름 그에게 있어 의미가 있는 유희였다.
그의 머나먼 후손으로서 살아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묘하게도 이번 유희의 대상 또한 장일과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데, 사실 크게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망한 가문의 농사꾼의 아들에게 숫자를 이름으로 삼는 것은 흔했으니 말이다.
다만 그가 마음에 들어 한 것과 달리 이번 유희는 유희라 말하기 힘든 만큼 역경의 연속이었다.
만약 장일이 아주 작게나마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아주 오래전에 비명횡사하였을지 모를 만큼 그의 운명은 고생스러웠다.
그러나 그의 운명이 마냥 불행한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죽음의 마지막 순간 거짓말처럼 이와 같은 이적이 벌어진 것을 보면 말이다.
그만큼 마카의 등장은 장일에게 있어서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 불가의 사건은 장일에게 있어 너무도 반가운 것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안 것이다.
길고 길었던 그 변화를 드디어 맞이하였음을 말이다.
마카는 장일의 생각을 알고 있다는 듯 미소를 환히 보이며 말을 꺼냈다.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사실 저는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터무니없는 확률 속에서 손에 쥔 분신의 권능은 대단하기는 하지만, 문제는 그를 가꾸기에는 그 텃밭이 참으로 조악하기 때문이지요.”
그의 말에 장일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수많은 별들을 그의 권한 아래에 두고 있는 장일이었기에 그가 태어난 별이 얼마나 하찮은 곳인지 객관적으로 알고 있는 바였다.
당연히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인 그 또한 더할 수 없이 하찮았으니 아무리 10성의 권능이 대단한들 훗날을 기약하기란 어려웠다.
그러나 장일 스스로가 만들어낸 대적자 천마가 변수를 만들어내었다.
그가 역천을 이루며 장일마저도 위협할 수 있는 터무니없는 괴물이 되자 장일은 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존재로 올라설 수 있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그 활용도가 미약했던 분신의 권능이 제대로 꽃피우면서 생긴 일이었다.
그를 통해 박시영을 죽이고 주인공이라는 권능을 손에 넣게 되었으니, 어쩌면 지금의 장일의 모습은 필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잠시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던 장일에 잠시 말을 멈추던 마카는 다시금 미소를 크게 보이며 그가 바라던 말을 꺼내었다.
“길게 이야기할 것 없지요. 정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 보니 저희들 사이에서도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괜찮습니다.”
마카가 말한 저희들이란 지고한 존재의 뜻을 잇는 마카와 같은 자들을 말하는 것일 터였다.
아마도 그들이 점한 후보자들이 후계자가 될 경우 얻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결코 놓칠 수 없는 무언가 일 것이다.
이러니 서로가 미는 후보자가 그 후계자가 되기를 바랄 것이고 이 때문에 장일이라는 존재의 등장에도 그들은 일말의 기회를 노려보려 했던 것일 터였다.
그간의 과정들이 마카에게 있어서도 유쾌하지 않았던 모양인지 그는 처음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정말 길고 긴 싸움이었습니다만 다행히 겨우나마 결판을 낼 수 있었습니다. 바로 999개의 별의 주인들이 모두 죽는다면 인정하기로 말이지요.”
가볍게 말을 했으나 상황상 999개의 별의 주인들은 힘을 합해 장일과 싸우려 할 게 분명했다.
아마 마지막 기회인 만큼 대놓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일 것이니, 그 저항은 엄청난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전쟁을 앞에 두고 있음에도 장일도 마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의미 없는 발버둥이라는 것을 그들도 알 것인데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쟁의 시점은 언제부터입니까?”
장일의 말에 마카는 유쾌한 미소를 보이며 답했다.
“지금 이 시점부터. 장일 님께서 마음먹은 순간부터입니다.”
“흐음. 알겠습니다.”
그 말에 장일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는데, 그 모습에 마카는 나지막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이번 유희가 마음에 드시는 모양이군요. 어차피 결과는 바뀔 게 없으니, 천천히 즐기다 오십시오.”
“조만간 뵙겠습니다.”
“그럼.”
마카는 점잖은 신사처럼 크게 예를 갖추고는 이후 한순간 모습을 감추었고, 그와 함께 멈추었던 세상도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너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동시에 장일 또한 자신의 후손에게 작은 이적을 선물해 주었다.
“으으윽!”
정신을 차리기 무섭게 다시금 천천히나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장일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칼날을 겨우 피하더니 이내 날카롭게 벼린 칼을 펼쳤다.
-서걱!
이에 마인의 목에 긴 혈선이 그어졌는데, 정작 마인은 자신의 죽음을 인지한 못한 모양이었다.
갑자기 달라진 장일의 움직임에 놀라 하는 눈빛을 보이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그 마인 이상으로 놀란 것은 장일이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지!”
장일이 무슨 일인가 하고 놀란 것은 멈추었다 갑자기 느려진 세상 때문도 그의 기억이 끊기기 전에 만나 기괴한 존재 때문도 아니었다.
바로 단 일검을 펼침과 동시에 느껴진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였다.
아마 이제 막 검을 잡은 애송이였다면 느껴지지 못했겠지만, 그는 구음심법이라는 애물단지 속에서도 어떻게든 올라가고자 끝없이 노력을 하던 무인이었다.
하기에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인과가 기괴하게 뒤틀어졌음을 말이다.
놀랍게도 단 한 번 살검을 펼쳤을 뿐인데, 그 한 번의 살검에서 얻은 것은 백 번의 살인을 저지른 뒤에야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천재가 범재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성취감 같은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오직 인과라는 말이 어울리는 행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백번의 공을 들일 일을 한 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니만큼 그 농축된 자극은 대단한 것이라 그 얻어지는 것도 생각 이상이었다.
-차아아앗! 서걱! 푸우욱!
그는 자신에게 벌어진 이 기괴한 변화를 놓치지 않은 채 서둘러 다른 마인들에게 뛰어들어 베어댔으며, 그때마다 그의 칼에는 살기가 농밀해졌다.
어느새 그가 죽인 마인이 열이 넘어갔고, 그때쯤에서야 이들의 움직임도 본래에 가까워졌지만 또 한 번 펼쳐 든 그의 살검이 이루어 낸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촤아아아앗!
요란한 검의 끝에서 또 한 명의 마인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겨우 삼류를 면하는 이류 무인이 절정 무인을 일검에 베어버린 것인데, 그의 인과를 생각한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미 그는 천명을 베어낸 것과 같은 실전 속에서 살검의 무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