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06
106화. 마가장의 군사 후보를 찾았다.
***
나는 간수장을 호위하던 병사로부터 그날 일정을 들었다.
“간수장이 밤에만 긴 막대기를 들고 순찰을 돈다고? 그것도 호위로 붙인 병사까지 물리고 말이지.”
며칠 전, 죽을 위기에도 말하지 않던 몇 가지를 알았다.
그 새로운 방법을 가지고 다시금 감옥을 순찰했다. 그것도 간수장이 가지고 다닌 물건을 찾아들고.
일반인 키만 한 막대기. 단지, 끝부분이 뾰족한 원형이라는 게 다를 뿐. 다른 특이한 점은 없었다.
이건 뭐지?
죄수들 때릴 때 쓰는 건 아닌 것 같고?
혹여 뾰족한 곳으로 죄수를 찌르나?
막대기를 가지고 비밀스러운 틈새가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그리고 틈새 주변을 콕콕 찌르며 기관 진식이 작동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나의 그 짓거리는 한밤중에 행해지는 헛짓거리로. 누가 본다면, 미친놈이 벽에다가 이상한 짓을 하는구나. 라고 여겨질 것이다.
이거 뭐 하는 짓인지?
이 틈새에 뭔가 있는 건 분명한데.
한참을 찌르다가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하니 예전 서서에게 붙잡혔던 토굴이 떠올랐다.
서서는 어디에 있을까?
사마휘에게 배우고 있으려나?
나는 서서를 생각하다가 어두운 천정을 올려다가 보았다.
더럽다.
축축한 습기와 시꺼먼 곰팡이 포자가 온통 도배하고 있었다.
“이런 곳에 오래 있으면 자연히 병에 걸리겠어.”
그 말과 함께 한동안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깨끗한 부위를 찾아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저기만?
마치 뾰족한 무언가로 찔린 흔적. 나는 그 생각과 함께 손에 들린 막대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혹시 이거는?”
그리고 찔렀다. 깨끗한 틈새를 향해 몇 번이고 찔러 넣었다.
툭! 툭! 툭툭!
그러자 쿵, 하고 충격음이 나고 턱턱턱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무거운 진동음이 들리고 서서히 문틈이 벌어진다.
그곳에서 차가운 냉기가 불어왔다.
허, 이건.
짧은 감탄사를 뱉고 그곳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안쪽 공간으로 여닫을 수 있는 기관이 보이고, 좁디좁은 틈새로 몸을 계속 밀어 넣었다.
들어갈수록 온몸이 끼이고 구겨 넣는 느낌.
누가 만든 건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험한 틈새였다.
잘못 들어온 게 아닌가?
이런 곳에 뭐가 있다고?
온몸이 낑기는 느낌에 돌아갈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간수장이 말했던 주요 인물이란 말이 떠올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섰다.
그렇게 한참을 들어가니 틈새는 사라지고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왔다.
그 계단을 보고는, 역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란 확신이 들었다. 또한, 틈새의 시작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건 일부로 포기하게 만든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심계가 깊은 자가 만들어 놓은 곳이다.
한참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그 공간은 점점 커지고 넓어졌다.
공동의 끝에 횃불이 일렁이고,
횃불 아래로 쇠창살이 즐비한 두 개의 감방이 보였다.
나는 쇠창살 안으로 보이는 첫 번째 감방을 힐끔거렸다.
그곳에 하나의 시체가 있었다. 그것도 죽은 지가 꽤 되는.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시체의 무릎 아래는 잘려져 있어, 덩그런히 버려져 있는.
나는 그 모습에 인상을 구기며 다른 방으로 시선을 옮겼다.
혹시, 시체만 있는 건 아니겠지?
그 생각을 품고 다른 감방을 보았다. 그곳에도 무릎 아래가 잘린 사내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 모습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내 인기척을 느꼈는지 시체 같은 자가 입을 열었다.
“거기 누구요? 간수장의 냄새는 아닌 것 같고. 나를 괴롭히려고 또 다른 친구를 보냈나?”
죄수는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난 그 모습에 그를 관찰하며 아무 말도 안 했다.
“이것 참! 이각아. 잔 대가리도 굴릴 줄 모르는 녀석아. 그런다고 내가 쉽게 죽을 줄 알고?!”
“…..흡!”
그자의 말에 흠칙 놀라며 그 얼굴에 주목했다.
죄수의 얼굴은 광대뼈가 앙상했고, 눈동자가 있어야 할 곳에 누군가에게 뽑혀버렸는지? 뭉퉁거리는 살덩이만 남아있었다.
나는 그 얼굴에 놀라며 경악했다.
이게 누구인가?
시체라도 무방할 자가 살아있다니.
너무 잔혹하게 고문을 당했어.
그 생각에 넋을 놓고 있자 이자가 말했다.
“다 보았는가? 구경을 다 했다면, 내 목숨을 끊고 가게. 이제 이각의 장난질도 지겨워.”
마치 보이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분명 눈이 없는 살덩이만 쭉 늘어져 있는데.
나는 관찰하기를 멈추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노인장은 누구십니까? 저는 간수장도 아니고 이각과 관련 있는 자도 아닙니다.”
그 말에 이자가 미소 짓는다. 아주 경망스런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헤헤헤. 내가 노인으로 보이나? 내가 중년이긴 해도 노인은 아니지. 아마도 피골이 상접해서 그렇게 보였나? 이곳에서 먹을 거라고는 바닥에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가 전부이니 말이지.”
“벌레요? 그걸 먹고 버티셨습니까?”
“아무렴 얼마나 맛있다고.”
“노인장이 아니시군요. 머리도 허연 백발이라 당연히 연세가 많은 줄 알았습니다.”
“헤헤헤. 백발이 되었는가? 내가 눈이 없어 보지를 못하네. 그러나 가슴에 울화가 싸여 백발이 될 줄은 알았지. 죽어야하는데. 죽지도 못하고 배가 고프면 벌레를 먹고, 목이 마르면 습한 쇠창살을 핥고 있으니 얼마나 구질구질한 인생인가. 나를 죽여주게. 이제 그만 끝내고 싶어.”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이각과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알았어. 이각이 장난을 치듯 아니듯, 날 죽여줄 수 있지 않나?”
“….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데 존함을 알 수 있겠습니까? 그것에 따라 생각을 달리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존함이라. 죽기를 바라는 자의 이름이라. 좋네. 별거 아닌 이름을 숨길 필요가 없겠지. 대신에 내 이름을 말할 테니. 자네도 알려주게.”
나는 그의 말에 침음 삼켰다. 말하는 건 정말 청산유수가 따로 없었다. 눈동자는 없지만, 뭔가 번뜩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상한 머리 회전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난 눈도 없는 그에게 끄덕이며 답했다.
“좋습니다.”
그러자 이자가 누런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그리고 그가 이름을 말했다.
“나는 말이지. 천하에 가장 악독한 자이지. 그래서 이런 벌을 받는 중이고.
나는 동태사의 군사軍師이자 천하의 악인 이유李儒라 하네.”
“이, 이유요?”
“그래. 대답이 되었으면 자네는 누구인가?”
놀랐다. 죽은 줄 알았던 이유가 살아있어 경악했다.
천재 군사 중 하나.
반동탁 연맹의 군웅들을 가지고 놀던 참모.
동탁이 그렇게 아꼈던 이유가 내 눈앞에 있었다.
이유가 죽지 않고 감옥에 잡혀있다니.
순간 움찔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이유가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내 행동을 본 것처럼.
“자네가 깜짝 놀라는 걸 보니 나를 예상 못 했나 보군. 다른 말로 자네는 이각, 곽사의 부하가 아니야.”
그 말에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정확히 맞추다니. 역시 천재라 이건가?
“혹시 제가 보이십니까? 분명 있어야 할 눈동자가 사라졌는데?”
손을 흔들었다. 이유의 눈앞에서 손을 휙휙 내저어보였다. 그러자 눈앞의 이유가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경망스러운 웃음이었다.
“헤헤헤. 내가 어찌 살았는지 궁금한가?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이곳에서 먹을 거라곤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가 전부라네.
그 작은 벌레가 내는 소리인 삭삭.
그 소리는, 내게 식사를 알리는 종소리처럼 크게 들리지.
그리고 지금, 자네가 내는 손동작은 내게 천둥처럼 크게 들린다네. 그러니 그만 부산스럽게 움직이게.”
“아, 그렇습니까. 다 들리는군요.”
“그래, 이제 말해보게. 자네는 누군가?”
“….저, 저를 말하자면.”
잠시 뜸을 들였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생각이 지나쳤다. 그리고 동탁과 이유의 친분. 그리고 나와 동탁의 관계가 적당하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말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동태사의 하나뿐인 제자입니다. 마사법을 배운다고 훈련장에서 매번 같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 말에 이유가 손뼉을 마주쳤다. 그리고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 알지. 마대! 조조의 암살로부터 주군을 지키고, 동태사의 숨겨진 아들로 통했던 자가 아닌가?”
“맞습니다만… 꼭 그쪽으로 기억하십니까?”
“미안하네. 워낙에 강력한 기억이라 숨길 수가 없어.”
대번에 얼굴이 붉어졌다.
생각해보면 얼마 안 된 이야기. 그럼에도 시간을 빠르게 지나쳤고, 역사의 풍랑은 휘몰아쳤다.
그럼에도 아들이라니,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창피한 건 사실이다. 또한, 일렁이는 횃불에 얼굴이 가려지고 눈앞의 장님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그리고 이유는 뭐가 기쁜지 웃는다. 헤헤거리며 실없이 웃는다. 반가운 건지? 자기편을 만나서 기쁘다고 생각한 건지?
처음 어두웠던 인상에서 이제는 한 줄기 빛을 찾은 사람처럼 해맑게 웃었다. 그 미소를 지켜보며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을 물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효기 교위로 있다가 낙향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관직을 받았습니다.”
“뭘 받았나?”
“사예 교위입니다.”
“오호, 감찰 임무. 죄지은 관리를 잡아드리려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누구를 좀 찾느라고 얻은 관직입니다.”
“누구를 찾았나?”
“서영 장군입니다.”
“아, 서영. 잘했네. 우리 군에서 제일 뛰어나지. 자네는 보기보다 사람 보는 눈이 있군.”
“군사軍師께 칭찬받으니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궁금 한 건? 혹여 장안 주인이 왕윤에서, 동태사의 부하들로 바뀐 걸 모르십니까?”
“…..”
그 말에 이유의 표정이 검게 변했다. 이마를 잔뜩 찌푸리고 몸을 떨었다. 그리고 깊은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어찌 모르겠나. 나를 이곳에 가둔 자가 이각, 곽사인 것을. 개종자들! 동태사가 없다고 나를 이렇게 버리다니.”
그 후에 이어진 긴 이야기.
이유는 침음을 흘리며 말했다.
[처음 나를 가둔 자는 왕윤이네.그날은 참, 날씨가 화창했었지.
여포가 승냥이의 이빨을 드러낸 날이기도 하고.
그날 이곳에 갇혔네. 동태사의 아우 동민과 함께 말이지. 그리고 저들은 내가 도망갈까 우려된다며, 내 무릎 아래를 잘라버렸지. 도망가고 싶으면 기어서 가라고.
아마도 옆방의 동민도 무릎 아래가 없을 것이야.
우리는 날마다 조롱당했지.
왕윤의 낙이 그것처럼 보였으니깐.
승냥이 같은 녀석.
음흉한 놈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나.
놈의 조롱거리를 견디며 살았네. 절대 죽을 수 없었지. 놈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개처럼 먹고, 물을 바닥에 뿌리면 햟아서 먹었지.
그 모습을 왕윤은 참 좋아했어. 자기가 이겼다고 결국에는 자기가 동탁을 잡고, 나를 이렇게 가뒀다고.
하지만 내겐 희망이 있었지.
친우 우보가 구하려고 올 것이다. 우리를 구하려고 올 것이다. 그리고 왕윤의 말에 내 희망이 꿈은 아님을 알았지.
여포와 우보, 이각, 곽사의 격전.
또, 저 하루살이 왕윤은. 자기 목숨이 얼마나 짧은지 모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