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16
116화. 관우 대 관해의 대결
화웅과 대화는 이어졌다.
“제가 알기로 1만의 병사가 관해를 따라갔고, 북해는 점령이 목적이 아니라 단지 군량을 빌리러 간 것으로 압니다.”
“군량을 빌리는데 1만 병력이 따라갔다고? 그럼 공융의 대처는? 그가 다른 군웅에게 지원병을 원하지 않았어?”
“지원병이라고 하시면,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북해로 군량을 빌리러 간 게 이번만 두 번째입니다. 이렇게 몰려가야, 태수나 호족들이 망설이지 않고 군량을 내준다고 했습니다.”
“몰려가야 군량을 내준다고? 그게 강탈이 아니고 뭐란 말이지?”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관해가 꼭, 갚는다고 했으니 빌리는 게 맞다고…”
“그래서, 공융이 빌려는 줬고?!”
“다른 호족과 달리 공융은 강경하게 거절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관해가 1만 병력을 동원한 것으로 압니다.”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공융이 거절하니 북해를 함락하려고 간 게 아닌가?”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아닐 겁니다. 말로 잘 해결되면 끝날 일이라고. 그리고 빌린 군량을 반드시 갚는다고.”
“그게 되나?! 1만 병력을 끌고 가면서. 분명 유혈사태가 터질 테야. 어쩌면 유비 삼형제가 군병을 끌고 지금쯤 왔을지도 모르고.”
“유비요? 그때 그 의용병 말이지요.”
“내가 기억하는 게 틀리지 않았다면 그럴걸?”
그 말에 화웅이 표정이 변했다. 그가 생각한 관우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거기다가 그의 동생까지 생각하면 더 했다.
“정말 그들이 왔다면 큰일이겠습니다.”
“막아야지. 큰일이 아니게 끝내야지. 일단 유비의 군병이 얼만 줄 모르고. 전쟁 자체가 나지 않게 막아야 해.”
“북해로 가시려고 합니까?”
“가야지.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가 뭔가.
그리고 파재를 따르는 군졸은 없는가? 있다면 그들을 데리고 관해를 지원해야겠는데?”
“파재를 따르는 군병이라면… 있습니다. 있고 말고요. 파재가 이곳에 오고 장정들의 지지가 상당합니다. 그 병력이 5만은 넘어가고 제가 그들을 가르치는 교관으로 있습니다.”
“자네가 가르친다고?”
“파재가 추천했지요. 장정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휘하로 들여야 한다고 적극 추천했습니다.”
“잘했어. 일을 제대로 해냈어.”
“우리 목적이 그것 아니었습니까?!”
“그래, 바로 그거야. 파재나, 자네, 성공영까지 아주 제대로 일을 진행했어.”
“더 많은 병력을 끌어당기고 싶었지만, 지금 여력은 5만이 전부였습니다. 작은 주인께서 군량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더 많은 군병을 모집할 수 있습니다.”
“좋아! 일단 모인 병력으로 관해를 살리고, 관해의 부하들도 흡수해 보자고.”
내 명령으로 화웅이 움직였다.
화웅의 부름으로 장정들이 모였다. 거기다가 명분도 확실해서.
관해를 돕는다.
군량을 구하러 간 관해를 도와야 한다.
관병의 위협으로부터 형제들을 지킨다.
그 구호처럼 화웅이 호령하고 태평교도들은 함성을 질렀다.
나는 그들과 함께 움직였다.
북해를 향해 빠르게 진군했다.
*
저벅. 저벅. 저벅.
수많은 발걸음이 북해로 향했다.
발걸음은 질서정연했지만, 그들의 복장과 장구류는 남루해서 볼품없었다.
그만큼 빈곤하고 힘든 삶을 살아온 게 이들이었다.
몸은 삐쩍 말라 앙상했고 한번 돌격에 지치지 않을까? 우려가 보일 정도. 거기다가 손에 든 무기는 하찮은 죽창과 갑옷도 숭숭 뚫려 날아온 화살을 막지 못할 것이다.
“이래서 어떻게 싸운단 말인가?!”
내 말에 화웅이 죄스러운 얼굴을 했다.
5만 병력은 모은 건 좋으나. 이들은 지치고 힘겼다. 굶주려서 제대로 싸울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앙상했다.
“좋은 건 정신력뿐이지만, 한 차례 접전으로 무너질 경우가 크다.”
내 말에 화웅이 고개를 숙였고, 보다 못한 이유가 앞으로 나섰다.
“주군. 무엇을 걱정이십니까?! 오합지졸을 강하게 만드는 건 훌륭한 지휘면 가능합니다. 그 능력 좋은 장수가 병사를 부리고, 참모의 군략이 더해지면 이길 겁니다.”
“가능하겠나?”
“가능하지요. 제가 누구입니까? 소신이 앞으로 나섰으니 충분합니다.”
히쭉, 미소를 지은 이유.
사정을 확인한 이유는 자신만만했다.
그런 이유를 바라본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낙양이 불타던 날 이유의 군략을 보았고, 그걸 실행하던 서영의 뛰어남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서영은….
그 염려까지 파악한 이유가 다음 말을 이었다.
“마가장 장졸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들의 역량쯤은 이미 파악했습니다.
휘하 중 가장 뛰어난 지휘관은 전예입니다. 그 다음이 화웅, 성의, 정은, 장횡 순입니다.
물론 서영이 정신을 차린다면 전예는 서영에게 배워야겠지만, 지금은 전예가 윗전에 있겠지요.
그리고 무예로 따진다면, 첫 번째가 화웅, 두 번째가 성의, 전예, 나머지는 평범하지요. 거기에 더해 전쟁의 향방을 뒤집을 기재奇才가 저란 사람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지요.”
이유의 말을 들을수록 웃음이 났다. 믿는다. 이유가 나서주면 이길 것이다.
기쁜 마음에 이유의 손을 꼭 잡고 답했다.
“고맙네. 채옹이(이유의 가명) 있어 든든해. 그리고 이번 북해 전쟁은 어떻게 할지 말해주게?”
그 말에 채옹이 껄껄껄 웃는다. 그리고 내뱉은 말이란.
“주군. 전쟁이라고요? 그걸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공융의 병력이 3천 이하로 알고 있습니다.
관해의 군략처럼, 북해를 포위하고 곡식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일입니다.”
“시간을 끌란 말이지?”
“그렇지요. 전쟁도 필요 없고 기세만 잃지 않으면 유혈사태도 없을 겁니다.”
이유의 말에 안심했다.
하지만
워낙에 변수가 많은 세월이라, 자만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하기를 바랐다.
그렇게 걷기를 한참.
드디어 북해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둥! 둥! 둥!
북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다가가자 함성도 들렸다.
아직 멀어 확인이 안 되었지만, 분명 병사들의 함성이었다.
-와아아아!
-와아아아!!!! 싸워라!
-와아아아!!! 관해 장군!!!!
더 가까이 다가가자 웅장한 북소리가 울리고 1만 정병이 내뿜는 함성은 요동쳤다.
그것에 맞서 북해의 성벽에서
기치창검을 늘어트리고 고함을 쳤다.
-물러서라! 이놈들!!!
-너희는 절대 북해를 넘보지 못한다.
-와아아아! 관우 장군!!!
-관해의 목을 베는 겁니다!!!!
함성, 악다구니, 함성, 욕설.
적과 아군, 구분할 것 없이 내지르는 욕설이 난무했다.
전쟁이다.
전쟁이 터진 것이다.
이유가 말했던 것과 달리 이미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인 건 전면전이 아닌 장수 간의 대결.
내가 우려했던 그 대결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 사람은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붉은 두건을 쓴 장수였고, 또 다른 자는 황건적을 뜻하는 누런 두건과 양손에 도끼를 든 관해라는 장수.
“저자가 관해인가?”
내 말에 화웅이 끄덕거렸고, 상대도 알아보며 답했다.
“관우입니다. 관우가 분명합니다.”
그 말을 듣자 소리쳤다.
“속도를 올린다. 어서 관해와 합류해야 해!”
하지만 내 명령에도 병사들의 움직임은 굼뜨기 그지없었다.
나는 병사들을 끌고가기를 포기하고 몇몇 부하만 대동한 채 명령했다.
“따라와! 관해가 죽기 전에 간다.”
고삐를 내리쳤다. 내가 내달리자 화웅과 성의가 급하게 쫓아왔다.
그리고 남은 5만 병력은 이유를 필두로 전예가 지휘하며 전열을 유지한 채 천천히 진군.
-와아아아! 지원병이다.
-와아아아! 5만 태평도 병사가 도착했다.
이유의 호령으로 5만 병사가 함성을 지르고
그 함성의 힘으로 나와 화웅, 성의는 내달렸다.
바람처럼 빠르게.
촉각을 다투는 시간.
멀리 관우와 관해가 보인다.
밀고 밀리는 접전.
하지만 더 가까이 다가서자 확연히 보였다.
피칠갑을 한 관해와 그 앞에 웃고 있는 관우.
나는 서둘러 명령했다.
“안 되겠어. 화웅, 성의, 관해를 도와! 절대 죽게 둬서는 안 돼!”
내 명령에 두 장수가 뛰쳐나가고,
나는 고개를 돌려 이유와 전예를 바라봤다.
이 둘은 5만 군병을 운용해 포위진을 만들었다. 그것도 먼 곳에서부터 단단하게.
공성전을 생각한 게 아닌 그저 포위.
처음 이유가 말한 것처럼 공융을 압박하고 원한 걸 얻어낼 수 있게 군진에 변화를 줬다.
바로 그것으로
공융의 병졸들은 사기가 꺾였다. 갑자기 나타난 5만 병력. 관해가 가져온 1만 병력도 위협적인데,
5만이라니?
그런데 이들은 관해의 병력에 비해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게 멀찍이 떨어져서 포위진만 구성했다.
그리고 그 사정을 아는 난 끄덕였다.
역시 이유.
공융에게 허점을 드러내지 않게 잘하고 있어.
우리 군사가 하찮게 느껴지지 않도록 거리를 조절했어.
바로 그것처럼 공융의 병사들은 함성을 내지 못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 다 이길 것처럼 고함을 쳤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었다.
“저들은 관해의 지원병입니다!”
“그 숫자만 5만입니다.”
“도저히 이길 숫자가 아닙니다.”
“젠장! 관우 장군이 적장을(관해) 잡았다고 여겼는데…. 이런.”
탄식. 공융을 비롯한 병사들이 내뱉는 목소리는 그것이었다.
나는 처음보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관해의 대결을 지켜보았다.
***
마대가 도착하기 전의 관해는.
관해는 도끼를 늘어뜨리고 긴 숨을 삼켰다. 얼마나 힘겨웠으면 기본적인 방어조차 없었다.
그런 그가 입가로 올라오는 검붉은 핏물을 퉤! 뱉고는 쓰게 웃었다.
그리고 자기를 이렇게 만든 장수에게 말했다.
“관우라고 했던가? 대단하군. 내 평생 당신 같은 무장은 처음 본다.”
그러자 청룡도를 늘어뜨린 관우가 한가하게 수염을 매만지며 웃었다.
“후후후. 눈은 썩지 않았어. 보는 눈이 있단 말이지. 네놈이 도적이 아니었다면 한 번쯤 용서해줄 수도 있었다.”
지금 모습은 잠시 사정을 봐주는 자의 여유.
어쩌면 조금 더 칭찬해 보란 자의 얼굴.
그것에 부응하듯 순박한 표정의 관해는 입을 열었다.
“거짓이 아니요. 당신은 대단해! 내가 대현량사(장각) 밑에서 수많은 자를 만났는데, 그중 당신이 최고요.”
그 말에 관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
그러나 조금은 거만하게 수염을 매만지며 다른 말을 했다.
“용서를 구해도 소용없어. 내가 관용을 베풀고 싶어도 북해상이(공융) 용서하지 않아. 거기다가 한 번 놓아준다고 해도 네놈 성정이 변할 것도 아니고.
도적은 도적. 백성의 고혈을 빤 네놈은 죽어야 해.”
관우는 낮은 목소리로 내리깔았다. 그것도 사형선고. 살아 숨 쉬는 관해를 죽은 사람 취급했다.
관해는 그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칭찬을 원하기에 해줬건만, 대가는 떨어지는 청룡도였다.
움찔!
도끼를 움켜잡았다. 관우의 청룡도를 막으려고 높이 들었다.
하지만 거대한 기운이 몰아친다. 관우의 청룡도에는 묵직한 기운이 넘실거렸다. 그리고 관해의 도끼를 그대로 찍어눌렀다.
“도적은 마땅히 죽어야 한다.”
관해의 목덜미까지 내리눌렀다. 그리고 그으려는데, 관해의 수급을 끊으려는데?
관우의 방해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것도 뒷덜미의 서늘한 살기.
가까이 다가서서 은밀히 내리치는 손길.
하지만 관우는 그걸 느끼고 막아섰다.
감히 어느 놈이?
표정이 구겨지고 청룡도를 되돌려 막았다.
탕! 불꽃이 튀었다.
기습은 실패. 그것과 함께 놈의 목소리도 함께했다.
“감히 관해를 죽이려고. 이것도 막아봐라, 회룡참!”
화웅은 미첨도를 머리 위로 들었다가 내려쳤다. 엄청난 기파가 머리 위에서 떨어졌다.
쾅!!!
관우는 청룡도를 들어 간신히 막았다.
기습에 연이은 기습.
“끙.”
처음으로 신음을 뱉었다. 못 막을 건 아니지만 거슬리는 공격. 거기다가 떠오르는 생각은 분노.
“이노오오옴!!!”
관우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기습한 자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받은 공격 그대로,
아니! 그 몇 배로 되갚아주려고 청룡도를 움켜잡았다.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하지만 놈의 얼굴이 낯익다.
오래전 본 것 같은 사내의 얼굴.
그 얼굴에 청룡도를 내리그었다.
그걸 막아선 화웅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만만치 않아. 도저히 막아설 게 아니다.
흔들리는 눈. 그리고 그것을 바라본 관우의 회심의 미소. 하지만 또다시 들리는 목소리.
전혀 다른 곳.
화웅도 아니고 관해도 아니었다. 또다시 관우의 등 뒤를 노린 기습.
“회룡참!”
“……!”
입술을 꽉 깨문 관우.
굳을 대로 굳은 얼굴.
짜증이 밀려온 표정.
암습 같은 기습에 올라온 분노.
화웅을 잡으려고 했건만,
이자는 또 누구인가?!
이것들의 짜고 치는 술책인가?
그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관우는 자연스럽게 허리를 비틀어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