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22
122화. 여남에서 만난 인재
가끔 이유의 미친 웃음이 적응이 안 되었다. 하지만 살아온 삶을 알기에 그러려니 했다.
아무튼, 기다리자 이유의 다음 말이 이어졌다.
“우선 행군로를 변경해야 합니다.
처음 태산을 지나쳐 동군, 진류를 지나치는 방향을 잡았다면, 이제는 서주로 우회하는 길을 잡아야 합니다.”
“서주?”
“허를 찔러야지요. 함정이 있다는데 그대로 들어가면 미친 것이 아닙니까?”
“서주로 내려가면 그다음은?”
“서주에서 여남까지 내려가 신야를 거쳐 서량까지 올라가는 길입니다.”
말의 요지는
조조의 세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서주를 지나치는 행위는 분란의 소지가 있었다.
조조는 어찌어찌 피해 간다고 해도,
서주 자사 도겸은?
그는 가만히 있을까?
그런 내 걱정을 알아차리고 웃었다.
“도겸 따위를 걱정하십니까?”
“많은 목숨이 달렸어. 그걸 고려하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지.”
“역시 주군께서 마음이 무르십니다. 그래서야 어떻게 천하를 잡겠습니까?! 과감하게. 다른 자의 생명 따위는 생각지 마십시오.”
“무리한 부탁이야.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지. 예전 동태사를 떠올렸다면 생각을 접어두게.”
“그렇습니까?! 주군께서 그러시다면 약간의 변경을 둬야겠군요. 아무튼, 도겸과 싸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지요.
저희가 지나칠 길목은 청주와 서주의 변방입니다. 수많은 유민이 지나치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게 고려하겠습니다.”
“그래 주게. 그리고 우리가 협곡을(태평도의 은신처) 빠져나가는 걸 조조 군에서 알지 않겠나? 곽가라면 대비책이 있을 텐데?”
“대비책이요. 흐흐흐. 있겠지요. 물론 있어야 합니다. 곽가 녀석이 절 괴롭혀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유는 진하게 웃었다. 지금 순간이 즐거운지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그리고 내놓은 답이 가관이다.
“히히히. 잘 숨어야지요. 곽가가 쳐다보고 있다면, 꼭꼭 숨어 안 보이게 해야지요. 그리고 협곡에도 남아있어야 합니다.”
“남는다고?”
“그래야 합니다. 곽가든, 하후돈이든, 협곡에 남았다고 착가해야 합니다. 그래야 저들의 허점을 노릴 수가 있지요.”
알 수 없는 말이다. 하지만 이유의 군략은 계속 이어져서 그가 준비한 대로 일은 착착 진행되었다.
협곡을(태평도 본진) 떠나지 않고 몇 주를 기다렸다. 막상 떠날 것처럼 꾸몄지만, 시간을 끌었다.
다른 말로 심리전.
곽가나 하후돈이 손가락을 빨면서 의아해 할거란, 이유의 말에 끄덕였다.
그 과정에도 군량을 실어 나르는 수레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왕복했다.
수레는 군량을 산처럼 옮겨오고,
밤에는 숨은 자들이 은밀히 빠져나가고,
멀리서 본다면 군량을 쌓는 것처럼 보이고,
떠나는 시점은 군량이 완전히 거둬들인 다음에 떠날 것으로 오인하게 했다.
눈으로 뻔히 보고 있지만, 거짓된 행동.
그것도 총 21만 인구의 일곱 조각으로 나눠,
관해, 황소, 파재를 따르던 태평도를 은밀히 행동하게 했다.
원래 떠도는 유민처럼 서주로 자연스럽게 유입.
또 먹을거리가 없어 다른 지방으로 떠도는 것처럼,
첫 번째 무리는 나와 장횡이 이끌었고, 나머지는 각자 시간을 두고 천천히 떠났다.
서주의 외곽을 빙 돌아 여남으로 내려가는 길.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따르는 인파를 보았다.
허름한 복장. 신발도 없어 맨발로 걷고 있는 자들과 노인, 아이들, 여성까지. 힘없는 자들이 대부분.
이런 자들을 가지고 뚫고 가라니? 조조의 기습 한 방이면 모두가 전멸할지도 몰랐다.
나는 그 생각으로 긴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내가 인상을 찡그리자 그걸 귀신처럼 알아차린 장횡은 답했다.
“소가주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조조 놈이 도발하면 제가 온몸으로 막겠습니다.”
“자네가?”
웃음이 났다. 뭔 자신감일까? 궁금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걸 알아본 장횡은 관우의 수염을 한 움큼 보여주며 말했다.
“안 보이십니까?! 관우의 수염입니다. 제가 죽일 수도 있던 자의 전리품입니다.”
“알았네, 넣어두게. 괜히 꺼내서 사건 만들지 말고.”
“사건이라니요? 제가 관우를…”
“알았다니깐. 그리고 관우가 풀려난 거 알지?! 지금은 북해에 있지만, 다음 행선지가 서주가 될지 어떻게 아나?”
“서주요. 관우가 서주로 옵니까? 그렇다면 제가 다시 한 번….”
장횡의 말에 웃음을 흘렸다. 어이없는 웃음이지만 긴장은 풀렸다. 그리고 힘겹게 걷는 난민을(태평교도들) 보았고 며칠 뒤에 따라올 두 번째 인파를 생각했다.
두 번째 무리를 이끄는 자는 파재.
세 번째가 관해,
네 번째가 황소,
그 다음, 성의, 성공영 등등으로 계획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협곡에 남아 조조에게 한 방 먹일 사람으로 이유, 서영, 화웅, 전예가 준비된 함정을 만들고 곽가 놈을 기다렸다.
하지만 문제도 있었다.
놈들의 속이기 위해 모아둔 군량.
산처럼 쌓인 군량을 미끼로 내걸었다.
그 여파에 우리는 굶주렸다.
진짜 난민처럼 배고파했고, 터벅터벅 걷는 것조차 힘겨웠다. 지금도 그렇다. 발걸음을 빨리하고 싶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다.
영락없는 난민.
천덕꾸러기 난민이 서주를 찾아들기를 원하고, 그걸 바라지 않는 서주 관료들은 들어오지 말라고 손을 휙휙 내젓고,
우리는 쫓기듯 서주에서 벗어나 다시금 걷는다. 완벽한 연출. 그럼에도 이들을 먹일 생각에 걱정하는 나.
이걸 어째?
나는 선두에 서서 난민들을(태평교인) 바라봤다.
“힘을 내! 여남까지 내려가면 방법이 있을 테야.”
그 말에 난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믿고 있다. 관해를 살린 자가 누군지 안 이들은 나를 믿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일행을 바라보자 장횡은 멍한 표정으로 걸었고, 내가 소리친 것에 대답한 자는 채염이 전부였다.
채염은 제법 말을 탈줄 알아 고삐를 움켜잡고 대답했다.
“할아버지의(이유) 계획은 성공할 겁니다. 그러니 믿으세요.”
곱게도 말하는 채염. 하지만 막상 난민을 이끌어야 할 나는 생각이 많았다.
“성공해야지. 무사히 빠져나오기만 바랄 뿐이야.”
“그럴 겁니다. 상공”
“근데, 꼭 이래야 했나 모르겠어. 최대한 난민처럼 보여야 한다고 하찮은 복장이고, 뭐고, 군마도 나와 문희만 내줬잖아.”
“난민 중에 군마가 많으면 발각된다고 했잖아요.”
“이해는 해. 하지만 막상 고생하는 난민을 생각하면 힘겨워서…”
“대신에 무사히 빠져나왔잖아요. 선발대가 서주를 빠져나왔으니 두 번째로 오고 있을 파재도 성공할 겁니다.”
“그래야지.”
대답은 그리했어도 이유의 계획이 성공했음을 알았다. 지금도 이 거지 같은 난민 떼를 공격한 자가 없지 않던가?
아, 한 번은 있었다.
정말 난민인 줄 알고 서주 인근 도적 떼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난민 속에 숨겨둔 5천 병력으로 박살을 내버렸다. 거기다가 놈들의 산채까지 털어버려 놈들의 군량과 돈까지 모두 빼앗아 제법 부유해졌다.
“어디서 감히!”
“호호호. 상공. 그때는 정말 멋있어요. 적장을 베면서 싸우는 모습이 천상 대장군이었어요.”
“민망하게 대장군은. 아무튼, 나도 수련한다고. 그리고 도적 떼가 달려들 걸 채옹이 예상했잖아.”
“백성을 잡아가려고 한 번은 덤벼든다고 했지요. 정말 귀신처럼 맞췄다니까요.”
“그렇지. 놀랍기는 해. 그리고 도적보다 채옹의 떠날 당시에 했던 말이 생각나는군.”
“저도 들었어요. 할아버지가 말하기를…‘주군 기대하십시오. 제가 준비한 계책으로,
곽가 그 어린 것에게 하늘 위에 하늘이 있음을 보여줄 겁니다.’ 이렇게 말했지요.”
“맞아. 은근히 기대된다니깐. 곽가를 잡아버릴 생각으로 파놓은 함정. 그 함정 위 군량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깝지만, 놈만 잡으면 걱정거리가 사라질 테야.”
“계획 진행 중이니 기다려 봐야지요.”
*
몇 주가 더 지났다.
여남으로 향하는 길은 매우 느리기만 했다. 그것도 아이와 부녀자가 많아 더 늦었다. 그 때문에, 무리해서 행군하기보다 쉬엄쉬엄 가다가 휴식하기를 여러번 했다.
그렇게 며칠.
그 며칠에 새로운 인파가 보였다. 이들은 우리 속도를 추월해서 쫓아왔다.
나는 그들을 보자 반가운 얼굴이 되었다.
파재.
파재가 이끄는 3만 무리. 그가 무사히 서주를 빠져나와 우리와 합류했다. 이제 6만 명.
다시금 걸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드디어 여남 초입에 들어섰다. 빠르지 않은 걸음이라 근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여남과 서주의 변경에서 잠시 쉬며 체력을 보충하니 세 번째 인파가 다가오는 게 보인다. 그들은 10만 인파가 한 덩어리가 되어 뭉쳤다.
그 정도로 뭉치니 움직임은 더 느려지고 무거워졌다.
하지만 처음 인파보다 젊은 장정이 많아 이동하는데 필요한 물품을 수시로 만들고, 서로 돕고 도와 어렵지 않게 발걸음을 이어갔다.
조금 더 나아가 멀찍이 여남 성이 보이고
그 근처에 터를 잡아 휴식을 취했다.
사람은 많고 물품은 부족하고,
돈도 부족하지만, 가장 절실한 건 식량.
나는 부족분을 해결하려고 여남 성으로 향했다.
여분의 돈을 가지고 군량을 구매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사예 교위의 인장이 힘을 발휘해 주기를 원했다.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여남 성에 도착하니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훤하니 열린 성문.
여기저기 떨어진 기치창검.
분명 성벽 위로 휘날려야 할 한나라의 깃발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어야 군졸은 사라졌다.
딱, 약탈당한 느낌이랄까?
어쩌면 황급히 빠져나가며 줄행랑을 친 모습이었다.
“뭐지?”
군량이나 얻자고 다가온 마음은 사라지고
열린 성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난민들이 들어갔다.
노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성채가 났겠지.
하지만 10만에 달한 난민이 들어가자 성안에서 난리가 났다.
-까아악! 황건적이 쳐들어왔어.
-아아악! 병사들도 도망쳤는데 어떻게 막아?!
-도망쳐야 해!
-황건적이 우리를 도륙할 테야!
백성들의 공포, 비명, 혼란함.
하지만 저들이 걱정한 것처럼 약탈과 습격은 없었다.
단지 성안 공터에 자리를 잡고 쉬는 게 전부.
그렇게 며칠을 쉬었다.
그 며칠이 더 지나자 채옹을 제외한(1만 정예병도 제외) 모든 인 파가 당도해 우리 인원은 20만 명으로 불어났다.
아무튼, 난민이 점점 많아지자 본의 아니게 여남을 점령한 점령군의 모습이 되었다.
지금도 겁은 먹은 백성은 문을 닫고 거리로 나다니지 않았고, 성안은 고요해 마치 유령의 도시처럼 마비되었다. 다른 말로 백성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모양새가 우습게 되었어.”
그 말을 하며 모여든 일행을 보았다.
파재, 관해, 성공영, 황소, 성의, 요화, 정은, 장횡, 이당지…..
(협곡에 남은 1만 병력과 이유, 서영, 화웅, 전예는 제외)
모인 일행과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 일을 상의했다.
“이유 일행이 올 때까지 이곳에서 기다려야 한다.”
내가 말하자 파재를 위시한 태평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난민들의 살림살이를 책임진 성공영이 고개를 들어 의견을 제시했다.
“기다리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인파를 먹여 살릴 군량과 구호품이 부족합니다. 그 방안으로 내성으로 들어가 관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의견을 내놓자 일리가 있다고 동의했다.
그 후, 병력 없는 몇몇 수뇌부와 함께 내성에 도착.
하지만 내성은 외성과 다르게 닫혔고, 성문 밖에서 부르며 누군가 답해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듯 대답이 없다. 이에 3만 병력을 이끌고 내성문을 부쉈다.
근 반나절이 되도록 쪼개고 쪼개 성문을 열고 관청까지 다다랐다.
그렇게 관청 문을 열자 그 안의 하급 관료가 살려달라며 도망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그들을 내보내고 좀 더 영향력 있는 인물을 찾고자
태수의 집무실로 찾아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는 인물을 보았다.
이곳에 이자가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