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58
158화. 한중을 향해 선전포고를 울렸다.
그 생각을 전예에게 말하자 대답은 바로 나왔다.
“처음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장로의 동생 장위의 군병이 온 적 있습니다. 2만 정병으로 도발해왔지요. 하지만 아군이 가진 3만 5천 병력을 보자 정찰만 하고 돌아갔습니다.”
“그 이후는?”
“이곳에서 나가라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 장로가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지.”
“태평교도가 있으니 쉽게 공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거야 지켜봐야 알 일. 아무튼, 채옹 군사에게 지금 사정을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어쩌면 안정의 병력과 연계해서 싸워야 할지도 모르고.”
“이미 서신을 보냈습니다. 조만간 답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태수님께서 오셨으니 다른 대책을 수립하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요.”
전예는 은근히 말하고 있었다. 한중을 함락할 의중이 있냐고 묻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나는 말을 아꼈다. 지금은 한중 사정을 너무 모른다. 또한, 아군 편제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시간이 필요했다.
아군도 모르고, 적군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싸울 순 없는 노릇. 지금의 대치 상황도 장로가 우리를 모르기에 이어진 균형일 것이다.
전예의 안내에 따라 숙영지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그리고 숙영지 중앙에 위치한 지휘소에 들어섰다.
그 안에 파재와 진도가 커다란 지도를 탁자에 놓고 연신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중 진도가 지도의 한 지점을 지목하며 파재에게 말했다.
“바로 이곳입니다. 이곳을 몰아치면 우리가 이길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승리로 한중을 점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휘소 들어갔음에도 이들의 대화는 계속이어졌다. 그만큼 몰입했다는 증거. 내가 가벼운 헛기침으로 주변을 환기하자 그제야 돌아본 그들이 나를 알아보았다.
“주군!”
“태수님 오셨습니까?!”
“수고들이 많아. 무슨 이야기를 그리하고 있어?”
내 질문에 파재가 탁자 위 지도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한중의 지도입니다. 오시면서 현재 상황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장로에게 위협을 당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들었네.”
“그럼, 다른 것을 설명하겠습니다. 저희 군병이 장로보다 적은 게 아닙니다. 한중의 성벽 없이 싸운다면 어쩌면 승리할지도 모르지요. 그건 장로도 파악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누가 먼저 선공을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상황일지도 모르지요.”
“전쟁을 고려했나?”
“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요. 일단 싸운다는 판단 아래 대비해야 실수가 없을 겁니다.”
“장로가 덤벼든다면 그럴지도.”
“숙영지를 돌아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저희는 평지 위에 덩그런히 방치된 상태이고. 저들은 단단히 성채에서 내려다보는 형국입니다. 그것에 더해 오늘 아침에도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건?”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외부 방벽이 뚫리며 주변에 살던 유민이 참살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받고, 인근을 샅샅이 뒤져 혹시 모를 도적 떼를 잡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도적이라고 봤자 소규모의 몇십 명이고 절대 아군에게 덤벼들 도적이 아니었지요. 이것은 누가 보아도 장로나, 장위의 짓인 게 분명합니다. 해서 적들에게 기습당하기보다 우리가 먼저 움직이는 게 어떨까? 군략을 세우던 중이었습니다.”
파재의 그 이야기에 고민이 깊어졌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파재에게 되물었다.
“더 자세한 사항을 알아야겠는데? 한중의 군병이나 배치, 소속 장수의 현 상황 등 전반적인 사정을 말이야.”
내 말에 지금껏 모아온 자료를 내놓았다.
“보시지요. 일단 저들의 군세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총병력은 4만이고 그 배치를 보자면, 양평관에 양임이 5천 병력으로 천수와 장안에서 내려올 적병을 대비하고 있고, 익주 유장을 대비하기 위해 양앙이 1만 병력으로 협곡지대를 방어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한중 방어에 장위가 이끄는 2만 5천의 병력이 집결한 상태입니다.”
“1만 5천은 외부에 있고, 2만 5천이 한중에 있단 말이군.”
“맞습니다. 거기다가 한중에 염포라는 자가 참모로 있습니다.”
“염포.”
“한중의 지낭이라고 불린답니다. 어쩌면 오늘 사건도 염포가 벌인 짓이 아닐까 싶습니다.”
파재가 꺼내 놓은 자료에 생각이 깊어졌다.
한중 공략. 때 아닌 한중이다.
물론 채옹이 보낸 서신에도 한중을 노려볼만하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싸울 생각인가? 적들은 높다란 성벽에 있고, 우리는 그 아래에 있는데. 공성을 준비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그런 생각을 듣기라도 했는지 등 뒤로 웃음소리가 들렸다.
낄낄거리는 것이 난잡한 웃음. 하지만 그 웃음을 듣자 대번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거기다가 들어오면서 그는 말하고 있었다.
“어리석어! 파재는 공성전을 어떻게 치루려고.”
채옹은 호통을 쳤다. 파재를 향해 어리석다고 말했다.
채옹이 왔다. 그리고 그를 부축하며 들어온 자는 요화.
“채옹 선생.”
내 부름에 채옹이(이유) 웃음을 지어보인다.
“주군.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채옹은 나를 보며 끄덕였고 파재를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장로와 싸움은 불가하다. 손쉽게 잡아먹을 먹잇감을 두고 공성전을 치르다니. 그건 하책 중의 하책이야.”
그 말에 파재가 반문했다.
“채옹 군사軍師 그럼 어쩌자는 겁니까?! 이대로 기습당해야 합니까?”
“아니지. 기습당해서야 쓰나. 머리를 써야지.”
“어떻게 말입니까? 장로가 군병을 집중하지 않았을 때가 지금입니다. 지금이 승기를 잡을 때가 아닙니까?”
“그래서 성벽에 대가리를 처박겠다고? 예전 황건적처럼 죽창하나 주고 우르르 몰려간단 말이지.”
“그건 옛일입니다. 지금은 죽창 하나보다 더 나은 무구가 있습니다.”
“공성으로 이길 수 있다는 건 오만이야. 예전 유언도 한중을 노리기는 했지. 하지만 어땠는가?! 필패야.”
“그때는 양평관이 방해했기에 그랬고. 지금의 저희는 상용에서 올라왔기에 양평관이 없습니다. 충분히 한중을 노릴만합니다.”
“그래서 피칠갑을 한 채로 이기겠다고. 그다음은?! 한수나 이각, 곽사는 어떻게 막을 텐데. 전력을 아껴야 해. 여기서 버려질 병력이 아니란 말이야.”
“겨울이 다가옵니다. 이곳에 고립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알아. 그래서 내가 왔지 않나. 싸우지 않고 이겨야지.”
채옹은 힐책하듯 파재와 다른 장수를 한차례 쏘아보았다. 눈동자가 없지만, 채옹은 귀를 쫑긋거려 장수들을 일일이 쳐다보았다.
역시나 동탁의 제일 참모. 장수들을 억누르며 누가 군문의 윗전인지 보여줬다.
그걸 바라본 장수들이 마른침을 삼키자 다음 이야기가 이어졌다.
“주변 상황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들어가야 해.”
“어떻게 말입니까?”
“한중을 둘러싼 세력이 누구인가?”
“그거야 이각과 곽사, 한수와 유장이 이겠지요.”
“그렇지. 그들이 둘러싸고 있어 양평관의 병력과 좁은 잔도를 지킨 병력이 한중에 집중하지 못 하지.”
“그래서 제 군략으로 공성전을…”
“그만! 그 말이 아니잖아. 우리는 정규병이 아니다. 우리는 난민을 이끌고 상용에서 올라온 황건적.”
“태평교도입니다.”
“그래. 그것이 그거지. 아무튼, 한중의 오두미도와 뿌리가 같잖아. 그걸 흔들어야지.”
“그 말씀은.”
“그래. 장로는 우리를 싫어해도 오두미도는 다르지. 우리를 한 형제라고 생각하지 않느냐.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지. 지금처럼 소극적인 접촉이 아니라 대규모로 오두미도를 받아들여야지.”
“그렇게 되면 장로도 가만히 있지 않을겁니다.”
“하하하. 가만히 있지 않으면 어쩌라고?! 자기 백성을 죽일까? 자기 지지기반에게 칼을 뽑을 수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칼을 뽑는 순간 한중에 반란이 날걸. 그걸 이용해야지.
우리는 한중을 뺏고자 온 도적이 아니야. 우리는 태평교인이고 한집안 식구지. 적극적으로 오두미도의 마음을 얻어가며 한중의 주인을 바꿔야지.”
“…..”
채옹의 말에 감탄을 뱉었다.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 공성전을 준비한 파재는 아직도 수긍하지 못하고 다른 말을 했다.
“채옹 군사! 그것이 말처럼 쉽겠습니까?!”
그 말에 웃는다. 채옹은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래서 내가 있잖아. 벌써 사람을 풀었다.”
“사람을 말입니까?”
“한중에 씨앗을 뿌렸지. 몇 주 뒷면 한중의 호족 중 몇몇이 나를 찾아올 것이야.”
“세작을 심었습니까?”
“그랬지. 이미 심어 두었지. 이런 일이 있을 줄 이전에 예상했어.”
참으로 대단한 말이었다.
채옹이 온 것이 조금 전인데, 모략은 그전에 들어가 있었다.
나는 감탄하며 채옹의 말에 끼어들었다.
“호족만 구워삶으면 끝나겠나? 전쟁 없이 한중을 얻을 수 있겠어?”
그 말에 채옹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나 다시 끄덕이며 대답했다.
“주군. 호족을 포섭한다고 한중을 얻겠습니까? 그것으로는 부족하지요.”
“그럼 어떻게?”
“한중 백성들이 들고일어나 스스로 바쳐야지요. 주군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한중 땅을 내놓아야지요.”
채옹은 그 말을 하면서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그들은 나도 아는 얼굴들.
“이당지 의원.”
이당지는 내 부름에 얼굴을 들었지만, 그가 입은 옷차림이 우스워서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운 것이다.
입은 복장이 우스꽝스러워서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채옹에게 물었다.
“어째서 저런 복장을 입혔어? 이당지와 함께한 자들의 복장이 어째서 저런 식인가??”
채옹은, 그 말에 이당지가 서 있을 곳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주군이 보시기에 거북한가 봅니다.”
“말도 말게. 알록달록한 게 광대 패거리 따로 없어.”
“하하하. 그렇게 보였다면 성공이군요. 저도 태평도 신관들의(치료사) 이야기를 말로 들었지? 본 적은 없었습니다. 해서 강력하게 꾸미다가 보니 저렇게 입혔나 봅니다.”
이당지의 복색은 정말 이상했다.
먼저 얼굴의 반쪽을 붉은 빨강으로 그렸고, 나머지는 파란색의 태극 문양으로 만들었다. 저 복장이 태평교의 상징인지? 거기다가 가슴 상체는 그대로 드러내 누런 황톳빛으로 물들이고 멀리서 본다면 남만의 복장과 유사하게 괴이했다.
유자의 도리를 따르는 이당지가 부끄러워할 법한 복장이 지금이었다.
나는 이당지가 안쓰러워 차마 돌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채옹에게 다시금 물었다.
“어째서 저런 복장을?”
“오두미도가 어째서 커진 줄 아십니까? 또한, 태평교도 마찬가지지요.”
“그거야 나라의 정치가 잘못되었기에 그런 게 아닌가?”
“그것도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굶주린 백성의 배를 채워주고 그들에게 사과신이라는 사상을 심어주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아픈 자를 치료하고, 그들이 아픈 이유가 하늘의 신벌에서 비롯되었다고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먹을 것과 치료를 말이지.”
“그렇습니다. 오두미도와 태평도의 방법이 그것이었지요. 저희 모략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이당지를 데려왔어. 그리고 나머지 저들도 의원일 테고?”
“맞습니다. 이들 모두는 이름난 의원이지요.”
“무슨 말인 줄 알겠어. 그런데 우리 쪽 사람이 한중으로 들어갈 수나 있겠나? 계책대로라면 한중으로 들어가 포교해야 하는데, 장로의 명령으로 그들 모두를 모조리 잡아들이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해?!”
“좋은 의견이십니다. 다른 지역의 태수였다면, 맞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한중은 특수한 곳입니다. 장로 그 자체가 태수이자, 교주입니다. 오두미도의 표현을 따르자면, 태수를 사군師君이라고 부른다지요. 그것 또한 태평도의 단어입니다. 그런 자가 태평도를 거부하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장로는 그런다고 하지만 그 밑의 부하들은? 그들이 움직인다면??”
“그것도 바라는 바입니다. 오두미도 백성이 장로에게 떠나가는 결과가 될 겁니다.
저희와 장로는 이미 전쟁입니다. 창칼 없이 싸우는 전쟁이지요.
하지만 창칼이 없다고 뿐이지, 사람의 얻어야 할 더 어려운 전쟁이 지금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흔든단 말이지.”
“맞습니다. 솔직히 장로의 지낭이라는 염포의 술수를 보고 싶습니다.”
“염포와 붙는다면…”
“이길 수 있습니다. 그는 저의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저희가 먼저 포성을 울렸으니 지켜봐야지요. 장로와 염포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채옹은 장담했다.
가슴을 툭툭 두들기며 반드시 이긴다고 자신했다.
그 모습이 든든했다. 채옹이 있을 때마다 승리한다. 그것도 큰 피해 없이 이기니 이번에도 지켜볼 생각이었다.
좋아, 한번 해보자고.
한중을 얻어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