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85
185화. 새로운 참모가 함께하다.
황보숭이 찢겨나가고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양임은 덜덜거렸다. 그러다가 분노가 치솟았는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개종자야! 더러운 짓을 멈추거라!”
그 말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뭐라고 소리치기 전 태평도 병사의 손속이 빨랐다.
후려치는 몽둥이 찜찔.
무례하게 입을 놀린 것에 벌을 내린다.
퍽!
“크윽! 이놈!!”
퍽퍽!
“으으윽, 그래 죽여라!!”
양임의 앙다문 입술 사이로 신음을 뱉으면서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그것과 함께 주창이 뛰어와 양임의 상체를 짓누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양임, 이노오옴! 죽고 싶어 용을 쓰지. 기다리거라. 너도 살을 발라줄 터이니.”
분노에 찬 주창의 목소리.
조금 전 황보숭의 살을 바른 주창의 손은 핏빛으로 물들고 살기 가득한 눈으로 양임을 쏘아보았다.
그러나 양임도 죽기를 각오했는지 입을 여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다.
“개종자 새끼들! 네놈들이 한중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더냐?! 한중은 대대로 우리 양씨 가문의 영지.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야.”
양임은 그 말을 하면서 백성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한중에서 터를 잡은 토호들은 들어라! 우리 가문이 이렇게 됐으니 다음은 너희다. 그리고 양씨 혈족들은 나를 본보기 삼아야 한다. 절대 굴복해서는 안 돼!”
양임은 절규하듯 외쳤다. 그 모습에 저절로 미간이 좁혀졌다. 그리고 한층 차가워진 눈으로 양임을 바라보았다. 지금껏 동정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감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자비를 구해도 부족할 것을. 다른 토호들을 충동질해! 그래, 좋다. 네놈 말대로 다른 양 씨들에게 기대지 않으마. 하지만 그 대가는 받아야겠지.”
나는 그 말과 동시에 백성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묵직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한중의 모든 양씨 일가를 붙잡아라! 사돈에서 팔촌까지, 모조리 잡으라! 그들의 죄를 찾을 것이다.
죄의 중함에 따라 참수형과 가산의 몰수, 노예로 부릴 것이다. 이는 내 명령에 불복한 토호에게 내리는 경고이다.”
분노를 담고 크게 소리쳤다. 그 내용이 황망하고 어지럽지만, 지금 한중에서 통용되는 이야기였다.
다른 지역이라면 양임의 말처럼 태수와 호족 사이에 상호존중과 협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한중에선 전혀 다른 말. 이미 한중의 구세력보다 외부에서 유입된 백성이 많았고 그들 모두는 나를 사군으로 모셨다. 그런 상태에서 양씨를(토호 세력) 내보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나는 문제를 일으킨 양임을 죽일 듯 노려보았고 분노했다.
“네놈이 끝까지 문제를 일으켰어. 그래, 좋다. 네놈 혓바닥이 문제였으니 죄를 묻겠다. 너희가 채옹에게 했던 짓 그대로 말이다.
여봐라-! 무엇하더냐. 뽑아라! 저놈의 더러운 혓바닥을 뽑아버려!”
붉은 피를 보았기 때문일까? 오늘따라 두 눈이 붉어져 수많은 피를 부른다.
“다음! 다음을 들이라.”
죄를 묻는 재판장 바닥 아래로 붉은 피가 넘쳐흐르고, 사람 목숨이라는 게 파리보다 쉽게 죽는 걸 보았다.
하지만 이제 막 재판장으로 들어온 자들은 달랐다.
지금까지 원수 대하듯 했다면, 이들은 행색부터 달랐고 포로 대우도 좋았는지 혈색이 남달랐다.
거기다가 서성이 함께 나와 고개를 끄덕이자 대번에 알아보았다.
법정, 오의, 마완.
그럼에도 피를 많이 보아 그런지 흥분이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감옥에서 나온 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나 법정은, 감옥에서 환대만 받다가 핏물이 흥건한 재판장에 서자 눈을 크게 떴다. 또한, 눈앞의 대장이라는 자의 모습이 먹잇감을 노리는 호랑이와 같아 표정이 굳었다.
그런 법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가 법정이라지?”
그 말에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가 법정이오. 내 하나만 묻겠습니다. 나를 어쩌실 겁니까?”
법정은 자기 재능을 알아봐 준다고 확신했다. 해서 심판장에 들어서면 옥죄는 오랏줄을 풀고 환대해 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마대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살기는, 마치 잡아먹기 전의 탐색이라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 어떻게 할까?”
“그, 그 말씀은…”
“자네가 말해보라! 내가 너를 어떻게 할 것 같은가?!”
그 순간, 주창이 돌아왔다.
주창은 온몸의 선혈로 붉게 칠했으며 한 손에 양임의 수급을 들었고, 다른 손에는 뽑아낸 혓바닥이 잡혔다. 그리고 그걸 툭, 하고 내던지고 물어왔다.
“주군 어찌할까요??”
주창은 혓바닥과 양임의 수급을 놓고 물었다. 하지만 마대는 법정만을 뚫어지게 노려보며 대답했다.
“그래, 어떻게 할까?”
그 말에 법정의 표정이 노랗게 변한다. 몸을 덜덜 떠는 것이 당황한 것이고 털썩 주저앉아 다리에 주무르며 고개를 흔들었다.
낯선 환경.
마음이 불편했던 감옥 생활.
앞으로 어찌 될까?
막연한 불안감으로 마음이 널뛰고 있는데, 피가 줄줄 흐르는 심판장에 서자 기가 꺾이고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아 고개를 떨어뜨렸다.
법정에게 처음과 같은 기고만장은 없었다.
그럼에도 자책했다.
‘졌다. 내가 이 정도의 그릇이던가?’
법정은 참담한 심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비참하고 참담한 마음에도 부글거리는 감정에 고개를 흔들었다.
‘참아야 해. 참아야 산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지.’
‘우선 재판장에서 벗어나는 게 사는 일이지. 침착하게 대처하자. 우선 이곳에서 나가야 해.’
몇 번이나 속으로 되뇌었지만, 어느덧 꾹 닫은 입술이 열리고 말았다. 그게 법정의 본연에 마음이고 자존심이었다.
“이런! 사람이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그래 나를 어쩔 건데?! 생살을 찢을 텐가? 아니면 혀를 뽑을 테냐!”
어느덧 이글거리는 눈동자가 되었다. 법정은 고개를 들어 마대를 똑바로 쏘아보았다.
무겁게 짓누르던 심판장 분위기가 요동쳤다. 법정의 목소리에 암울한 분위기가 확, 벗겨졌다.
그 모습을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았다. 법정과 마대. 두 사람이 지금 사태를 어떻게 할지?
나는 법정을 쳐다보았다. 이글거리는 눈으로 법정을 쏘아보다가 크게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 채옹 어르신이 가시니, 새로운 사람이 왔어.”
벌떡 일어나 법정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결박한 오랏줄을 풀고 법정을 일으켜 세웠다.
“고생이 많았어. 나는 말이지 사람을 잘 믿지 못해. 그래서 자네를 시험했네.”
“뭐요?!”
“시험 말이지. 자네처럼 강단 있는 사람은 거짓으로 꾸미지 않지. 차라리 내게 욕을 하게 그게 더 나아.”
“정말로 그렇소? 나, 막 욕하고 그렇습니다.”
“하하하. 편하게 하게. 거짓으로 꾸미고, 비굴하게 속이는 것보다는 나으니.”
그 말과 동시에 법정에게 예의를 갖췄다. 새로운 군사를 모시는 것처럼 양손을 맞잡아 읍을 했다. 그러자 법정도 마주하며 예의를 갖췄다. 그리고 나오는 말이란 보통이 아니다. 분명 인사를 주고받았으면 서로가 예의를 갖춰야 하는데, 법정에게 그런 건 없었다. 입에 걸레를 문 것처럼 더럽게 주절거린다.
“하하하. 무슨 거지 같은 태수가 다 있나?! 마대. 당신은 개종자야 알지.”
하지만 마대는 웃는다. 법정의 욕설을 들으면서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는 처음 채옹을 만났을 때와 비슷했다. 그리고 채옹이 생각나 글썽거리기도 했다. 지금의 내 마음이 딱, 그랬다.
예전 채옹도 나를 이렇게 대했는데…
그리고 그걸 본 법정이 한마디 한다.
“허어, 지랄! 사람 혓바닥을 막 뽑아놓고 우네. 태수가 울보야.”
법정은 참지 않고 욕했다. 그 욕설은 욕망의 배설이고 마음속 신선함이었다. 이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군신 간의 관계였다.
법정과 한참을 이야기했다.
이런 말 저런 말,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어쩌면 저란 사람이 꿈꿨던 이상적인 군주가 당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신이 종종 못난 소리를 하더라도 받아주시겠습니까? 그걸 허락하신다면….”
법정은 전혀 다른 말을 했다. 지금껏 욕하고 도발했다면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예의를 갖췄다.
나는 그걸 보고 끄덕였다. 채옹도 그러했는데, 이자라고 다르지 않다. 천천히 달라지겠지. 그리고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믿었다.
그리고 법정에게 원하는 걸 말했다.
“죽지만 말게. 자신을 미끼로 던지는 어리석음은 없었으면 하네.”
그 말에 법정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지요. 이길 수만 있다면 그것도 필요합니다. 태수께서 어떤 참모와 군략을 논의했는지 모르지만, 그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얼마든지. 이 몸도 던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라도 적을 이겨야 한다면 반드시 그리할 생각입니다.”
“어리석은 생각.”
얼굴을 붉혔다. 법정의 생각을 듣고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법정은 가슴을 쭉 펴고 웃고 있었다.
이자도 정상은 아니다. 채옹처럼 마음이 어긋났지만, 사력을 다할 건 분명했다.
법정을 참모로 받아들이고 다른 포로를 정리했다.
마완 같은 경우는 숙부에게 보내 처결을 넘겼고,
오의와 그를 따르는 병사들은 법정을 얻기 위한 모략으로 익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법정이 나와 함께한 모습을 일부러 보였으니 분명 소문이 날 것이다. 법정이 익주를 배신하고 한중 태수에게 붙었단 소문이 크게 울릴 것이다. 그리되면 법정은 내 사람이다. 그가 딴생각을 품었다고 해도? 절대 익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몇 주가 지났다.
한중 재건은 더디지만, 천천히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었다. 그 재건 사업에 법정이 능력을 보였다.
물론 법정의 입지가 크지 않아 논란도 상당했다.
법정은 적 참모였던 사람. 그런 자를 받아들이기가 쉬운 게 아니다. 지금도 법정이 지나치는 길에 장졸들이 수군거린다. 내가 엄하게 꾸짖지 않았다면 벌건 대낮에 돌을 맞았을 것이다.
법정도 그걸 알기에 몇 번이나 찾아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태수! 이러다가 언제 죽어도 죽겠습니다. 젠장, 무식한 광신도 새끼들!”
법정은 나를 보자마자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 투덜거림도 날이 갈수록 줄었고, 뱉는 욕설도 상황을 보아가면서 사용한다.
법정도 사람이 되어가는 건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니 성깔을 내려놓고 부드러워졌으면 좋겠는데.
“효직(법정의 자) 자네가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닌가? 자네가 한중을 공격했으니 말이야.”
그 말에 법정이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
“그건 압니다. 하지만 내 말은 그게 아니라. 한중에 법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엄연히 규칙이 존재해야 할 한중이 무법천지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법가의 규율을 세우길 주청합니다.”
법정은 투덜거리면서 법가의 규율을 말했다.
그 말에 웃음이 났다.
“자네가 법가를 신봉했는가? 자네처럼 자유분방한 사람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백성을 다스리는 것에는 명백한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여러 지방의 백성이 모여 혼란하고 연일 분쟁이 있습니다. 그것에 더해 미신과 우상숭배로 난잡하니 법가의 규율밖에 답이 없다고 봅니다.”
법정의 말에 이마를 두들기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슬며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네 말을 들으니 일리는 있어. 그렇다면은 제일 먼저 자네 말투부터 고쳐야겠네. 엄연히 자네 주군이며 상관인데 나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야지.”
“아, 그게 말처럼 쉽겠습니까?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시지요.”
“바로 그 말이네. 천천히 하세. 자네가 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자네 상황도 알아. 하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해. 자네도 한중 사람과(태평도, 오두미교) 적응해야 하고 법가의 규율을 적용하는 것도 그렇지. 그러니 조금 더 기다려보세.”
“….”
법정은 차마 다른 말을 꺼내지 못하고 인상을 구겼다. 그 이후에도 법정과 나는 여러 번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던 중 전령이 찾아들었다.
전령은 진도의 서신을 가지고 왔으며 분명 순유의 이야기가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