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35
35화. 견가장과 관계를 논하다.
시작합니다.
눈앞의 그녀.
어린 소녀의 모습이지만 다른 사람보다 아름답기는 했다. 하지만 성인이 아닌 아이의 아름다움이라는 건 한계가 분명.
미인이라면 추씨가 최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던 그 뇌쇄적인 미美와는 차원부터가 달랐다.
나는 그런 견낙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희도 견가장을 돕기 위해 논의하고 있어요. 그러니 서두르지 마시고 기다려야 합니다.”
내 말에 견낙이 당혹스러워한다.
얼굴은 붉어지고 두 눈을 깜빡이며 혼란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 얼굴에 한 번 더 고개를 흔들었다.
“견가의 가주께서 돌아오면 마가장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거절. 확고한 거절.
견희가 어떤 표정을 짓던 아닌 건 아니었다.
그러자 눈앞의 견낙이 또 다른 표정을 짓는다. 예의를 갖추던 모습에서, 친근하게 미소 짓는 얼굴. 다른 말로 애교 비슷한 그런 것.
뭐지?
어째서??
이쁘긴 했다. 귀엽다고 할까?
어린 소녀가 어른스럽게 예의를 갖추는 것보다 지금이 더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제발, 오라버니의 도움이 필요해요.”
“네?”
“제 말을 들었잖아요. 언니들이 도적에게 시집간단 말이에요.”
“그건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오라버니가 결정하면 되는 건 아닌가요.
마가장의 주인이니 오라버니만 결정하면 되는 거잖아요. 제발 도와주세요. 네?! 제발요. 히잉… 제발.”
아, 이거 뭔가.
갑작스러운 애교 공격.
어린 소녀가 아빠 팔을 붙잡고 설득하는 말투.
난 그 모습에 웃어버렸다. 갑작스럽고 생각도 못 한 말투에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딱딱한 분위기가 사라졌다.
만들어 둔, 경계선이 무너지는 느낌.
다른 말로 헉,했다. 견낙이 아니 견희가 익숙하려나? 그녀의 애교에 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이런 경우가 있나.”
“오라버니 해줄거죠.”
친근하게 팔을 붙잡는다. 나나, 그녀 역시 어린 꼬마라 연애질과 다른 분위기.
나는 팔을 붙잡고 엉겨오는 그녀를 슬며시 밀어냈다. 하지만 덥석 붙잡는다. 마치 이걸 붙잡아야 원하는 걸 얻는다는 표정이 지금.
견 가주의 막내딸. 견낙.
3명의 언니와 3명의 오빠, 그리고 마지막이 견낙이니, 그래서 그랬을까? 그녀가 가진 애교는 살아오면서 터득한 무기처럼 보였다.
나처럼 외롭게 살아온 사람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런 것. 거기다가 진한 코맹맹이 소리는 왜 내는데.
“이거 놔라. 누가보면 어쩌려고.”
“헤헤헤. 오라버니 도와줄거죠.”
해맑게 웃는 그녀. 그녀의 웃음속에 뭔가 통했단 의미가 있었다.
난 그걸 밀어내려고 해보지만…
“그만, 그만, 하래도… 팔, 팔 빠지겠다.”
“오라버니. 내 부탁을 들어줄 거죠?”
“허어- 이걸 어째.”
웃음이 섞인 한숨. 어이가 없어서 나오는 웃음인지 한밤의 황당함에 몇 번이나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견낙도 노력하고 있다는 건 분명했다.
연회 때 만난 견요의 설득도 마찬가지.
연회를 열어 배불리 먹이고,
다친 풍류대를 성의껏 치료하며,
더 나아가 상행 거점을 위한 모든 노력을 돕는다고 했으니 저들이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본다.
거기다가 눈앞의 그녀. 어린 소녀에 불과한 견낙이 이렇게까지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작은 오라버니가(견요) 시켰니?”
“네? 그걸 어떻게.”
견낙이 놀란다. 어린 소녀에 불과한 그녀가 얼굴을 붉혔다. 내 팔을 붙잡고 사력을 다한 이유가 드러났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어 아니라고 한다.
“그럼? 어째서 이러는 거지?”
“언니들을 지켜야지요. 도적 떼에게 붙잡혀 가는 걸 막는 방법은 이것 뿐이라는 걸 들었어요.”
“들었어? 누가 그랬어?”
“견요와 견엄 오라버니의 대화에서요.”
“그래서 이렇게 나서는 거야?”
“어쩔 수 없잖아요. 저라도 도와야죠.”
안쓰러웠다. 어린 소녀가 애쓰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난, 나도 모르게 그녀를 다독였다.
어릴 적 함께 자란 여동생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하게 된 행동.
하지만 그렇게 하고 있자 나도 놀랐다.
“아!”
“오라버니. 이제 도와주는 거에요.”
“그, 그건.”
“왜, 안 도와주려고요? 언니들은 붙잡혀가고, 견 가장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보려고요?”
그녀가 눈물을 흘린다. 마지막 말을 하면서 서럽게 운다. 지금껏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이 도리가 있지. 잘 먹여주고, 부상자도 치료해주고, 이만큼 해줬으면 돕는 게 도리가 아닌가?
그걸 떠올리고 화웅이 내놓은 의견에 결정을 보기로 했다.
싸운다. 도적 떼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것이 먼 미래를 봐서도 도움이 되는 일.
그것을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울고 있는 견낙을 다독이며 답했다.
“울지마라. 최대한 노력해 보마. 그리고 이 오라비를 그만 놓아주렴.”
그 말에 견낙이 붙잡던 팔을 놓는다. 어찌나 꽉 잡고 있었던지 팔목이 늘어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런 내 표정과 달리 견낙은 미소 지었다. 울다가 베시시 웃는 표정. 딱, 어린 꼬마가 내보일 해맑은 얼굴.
“하아- 당한 건 같네. 견낙아,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러니?”
그 말에 베시시 웃던 견낙이 답했다.
“오라버니는 꼭 우리 아버님처럼 말해요. 하지만 그거 알아요. 오라비나 나나, 나이 차이 얼마 안 나요.”
“넌, 하나도 안 지는구나.”
“오라버니도 7남매의 막내로 살아봐요. 어쩔 수 없다고요.”
“알았다. 아무튼, 노력한다고 했으니 최선을 다하마.”
“약속하셨어요, 오라버니.”
해맑은 견낙. 그 앞의 나.
이해는 갔다. 여우 같은 그녀의 행동을 미워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견낙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절을 올렸다.
정중한 예의.
호족 가문의 여식이 보일 품위 있는 인사.
나는 그걸 받아들였다.
절을 끝낸 견낙이 혀를 내밀며 귀여운 장난질을 한다. 그리고 어딘가로 뛰어가 사라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았다.
후원을 거닐던 내게 한 마리가 여우가 뛰어왔고, 언제 갔는지? 알 수 없게 사라진 느낌.
그 이후에도 견요의 연회는 계속이고, 우리는 장원에서 거한 대접을 받았다. 다른 말로 마가장이 상주한다는 건 도적 떼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증.
바로 그것 때문인지 견요와 그의 형 견엄까지 나와 성심껏 우리를 대접했다.
시간이 지났다.
며칠이 더 지나 견가장의 가주와 큰아들이 돌아왔다.
하지만 장원에 들어온 건 그들만이 아니었다. 어디서 구해왔는지? 5백여 장정을 대동하고 돌아왔다.
다른 말로 새로운 병력. 집안을 지킨 5백 장정을 더해 새롭게 추가된 5백 병력.
하지만
가주는 장원에 오자마자 풍류대를 보고 놀라 소리쳤다.
“벌서 흑산적이?! 집안이 좌자장팔에게 점령을??”
당황한 얼굴. 늙은 가주는 놀라서 주저앉았고 그의 아들 견예는 비장한 얼굴로 검을 뽑는다. 또한, 함께온 5백 장정은 어쩔 줄 몰랐다.
다른 말로 오합지졸.
머릿수를 채웠지만 저들은 훈련이 안 된 잡병인 건 분명했다.
아주 잠시의 오해.
견예가 검을 휘둘렀지만, 성의는 묵묵히 막기만 했을 뿐. 털끝 하나 상처입히지 않았다. 그리고 부랴부랴 달려온 견요의 중재로 간신히 오해는 풀었다. 거기다가 용케 성공영을 알아본 가주의 기억에 환대해 주었다.
“오호- 알지. 금성 상단! 기억하고 말고, 그리고 이들이 금성 상단과 함께한 마가장이라고.”
기쁜 얼굴인 견 가주. 성공영의 이야기를 듣고는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 나와 수뇌부들을 향해 인사했다.
“어서들 오세요. 농서에서 여기까지 정말 먼 걸음을 하셨습니다. 이 몸이 견가의 ‘견일’입니다.”
가주 견일.
늙은 그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흰 백발이 성성한 그가 예의를 갖췄다.
우리는 그 인사에 똑같이 예의를 보였다.
그 이후의 대화는 흑산적.
그가 당한 일이 매우 분한지 열변을 토했다.
“다 늙어서 이런 고생을 하다니….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관청이고, 호족이고, 아무도 나서지를 않고 있어요. 저마다 황건적을 잡는다고 병졸이 빠져나간 통에 나 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가진 재물을 풀어 농민을 긁어오는 게 전부. 저들로 흑산적을 막지 못하면 끝장입니다.”
다 늙은 견일이 기염을 토했다. 한번 말하고 힘이 드는지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일은 맏아들 견예에게 넘겼다.
견예는 늙은 아비를 안채로 모시고 우리에게 말했다.
지금껏 수많은 거절을 당했는지? 거의 포기한 심점으로 물어왔다.
“도와주시겠습니까? 저희 견가장을 위해 싸워주실 겁니까??”
그 말에 답해줬다. 며칠 동안 논의한 결정을 말해줬다. 거기다가 5백 병졸까지 추가되었다. 견 가장 1천과 풍류대 8백을 동원할 수 있는 전쟁. 이 정도면 충분히 도적 떼를 섬멸할 수 있었다.
“물론이지요. 도울 겁니다. 좌자장팔이 내려온다면 그놈의 수급을 끊어놓을 생각입니다.”
“그래요?! 정말입니까??”
눈을 크게 뜬 견예의 놀람. 그리고 우리를 보며 다시금 되물었다.
나는 마가장을 대표해서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것에 눈물을 쏟는다. 견낙이 흘렸던 눈물과 비슷했다.
되었다고.
드디어 해결하였다고.
장원을 책임진 절실함에 흘린 눈물이었다.
다른 말로 우리는 견가장을 돕는 은인. 아무도 돕지 않았는데, 우리가 나섰다.
우리는 1천 보병과 8백 기병으로 흑산적 소두령 좌자장팔을 상대해야 했다.
*
결정은 끝났고
다음은 세부 사항이 필요했다.
견가장이 가진 1천 병력의 훈련 상태는?
역시나 오합지졸. 창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저들로 어떻게 싸울까?
바로 그것처럼 견예가 말하고 있었다.
“훈련받지 못한 농민입니다. 또한, 훈련 시킬 장수도 없습니다.”
그 말에 성공영이 나섰다. 교섭에 능력 좋은 성공영이 말했다.
“예상대로지요. 그 훈련 부분은 저희가 어떻게 해보겠습니다.”
“가능하시겠습니까?”
“쉽지는 않겠지만, 도적을 보고 도망치지 않을 수준까지 가능합니다.”
“그 정도면 훌륭합니다. 솔직히 농민으로 도적과 싸움 생각은 없습니다. 저희가 원한 건 좌자장팔과 협상입니다.”
“협상이요?”
“맞습니다. 도적에게 밀리지 않고 싸울 수 있다. 1천 병력으로 장원을 지키니 너희도 피해가 클 것이다. 그러니 협상하자. 그것이 목적이었지요.”
“그거라면 이미 이루셨습니다. 장원의 방어라면 풍류대만으로 충분합니다.”
“저도 압니다. 정말 안심이 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머물 순 없겠지요. 그래서 걱정입니다. 마가장도 일정이라는 게 있을 텐데.”
“물론 일정은 빠듯하지요. 무엇보다 다친 풍류대의 치료를 위해 의원이 필요한데…”
“의원이라면 장원에 상주한 의원이 있잖습니까?”
“이미 상처를 보였지요. 하지만 화타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화타요? 얼마나 큰 상처이기에….”
그 말에 성공영은 화웅을 내비쳤다. 화웅의 절룩이는 다리. 그리고 그걸 알아차린 견예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무슨 말씀인 줄 알겠습니다. 중상을 입은 풍류대와 저분 말씀이지요. 그거라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인근 마을에 화타가 방문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제가 그분을 모셔보겠습니다. 그러니 그건 저에게 맡겨주시고.”
화타를 만나는 일이 해결되니,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견가장의 농민병을 훈련 시킬 수가 있었다.
우리는 크게 만족했고, 견예는 희망에 부풀었다.
마가장이 돕는다. 1천 농민병을 정예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거기다가 마가장이 함께하면 흑산의 도적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다른 말로 마가장과 견가장은 돈독해졌다. 상행과 같은 의뢰가 아니라 동맹을 맺은 가문처럼 가까워졌다. 아니, 동맹을 맺기를 원하기도 했다.
시간이 더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농민병을 훈련했고, 풍류대는 척후대를 풀어 흑산적의 동향을 살폈다.
그 과정 중 새로운 소식을 접했다.
소식은 흑산적이 아니라 희망적인 이야기.
화타와 접촉했던 견가장의 총관. 그가 보내온 서신.
가까운 시간 내에 방문한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날.
정말로 신의神醫로 불린 그가 왔다.
화웅을 치료하고자 신의가 방문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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