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58
58화. 기습.
시작합니다.
낙양을 떠났다.
상당한 군자금도 얻었겠다. 성공영의 말처럼 어서 떠나는 것이 답이었다.
덜컹거리는 마차.
그 안에 가득한 은덩이와 노랗게 빛나는 금덩이.
그 마차를 호위하는 1천 명의 풍류대가 마차를 따르고 있었다.
우리는 낙양을 떠나 장안으로 향했다. 그 과정 중 몇 개의 관문을 지나쳐야 했는데,
관문을 지키는 문지기가 함부로 귀찮게 하지 못했다. 이유는 건석에게 내준 통행증 덕분이고, 다른 말로 건석의 입김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성공영은 나와 함께 마차 안에 있다가 두 번째 관문을 지나치며 한숨을 내쉬웠다.
“후우- 다행입니다.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 관문까지 마차를 들춰내는 모습이 없었습니다.”
그 말에 끄덕였다. 나도 걱정을 하기는 했다. 물욕이 넘치는 문지기가 이 많은 은덩이를 본다면 눈이 돌아갈 것이다. 몰론 보는 앞에서 빼앗지는 못해도 사람을 써서 덤비던지? 그것도 아니면 아는 도적 떼를 불러 공격할지도 몰랐다.
“관병이라고 믿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 넘쳐나는 게 도적이고, 관문 수문장이라고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알아. 조심해야지.”
“소가주님. 저는 아직도 건석을 믿을 수 없다고 봅니다. 혹시 우리가 떠난 뒤에 공격하면 어떻게 합니까? 마차에 든 보물도 확인했겠다. 변장이 인계되는 순간 덤벼들면 말이지요?”
그 말에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성공영의 걱정이 참 많다고 여겼지만, 건달에게 심하게 당한 경험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고, 건석도 좋은 자가 아님을 알기에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보았다.
“무위를 떠난 변장이 어디쯤이라고 했지?”
“화웅이 이끈 압송대가 장안 인근에서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그곳에서 변장을 넘기며 우리 임무는 끝나는 겁니다.”
“맞아. 변장만 무사히 넘기면 우리 일은 끝이지. 숙부는 무위 태수가 될 것이고, 우리 마씨 가문도 역적의 오명에서 벗어날 테야.”
“아직 조서가 내려온 게 아닙니다. 그러니 신중히 기다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성공영의 끝없는 의심. 그는 십상시를 믿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의 여파를 걱정했다. 물론 나도 그런 걸 생각 안 한 게 아니다. 그리고 역사의 큰 줄기는 변한다. 십상시는 축출될 것이고 동탁이 다음 정권을 잡는다. 그 과정 중 나는 자금을 얻었고, 그 자금으로 금성을 빼앗을 생각이었다. 한수의 금성을 빼앗고 그곳에 마가장의 깃발을 세울 계획이었다.
그러니 십상시가 어쩌고, 건석의 배신 등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에 내가 신경 써야 할 사람은 건석이 아닌 동탁. 다음 주자인 동탁에게 잘 보여야 한다.
바로 그것을 위해 보물 상자에서 얻은 물건을 슥슥 닦고 있는 게 아닌가?
“소가주님 그렇게 좋으십니까?”
“말도 마. 양유기의 활이라고. 활 좀 쏜단 사람이면 보물인 줄 아는 물건이라고.”
“그런 보물을 동탁에게 준다고요? 아깝지 않으십니까??”
“당연히 아깝지. 하지만 내게 있어서 필요 없는 물건이야. 당길 수도 없다고.”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내주면 어떻습니까? 화웅에게 내주면 당길 텐데 말이지요.”
“화웅에게? 당길 수야 있겠지. 하지만 화웅이 활을 쏘는 걸 봤나?”
“그런다고 동탁에게 내주기는 아깝습니다.”
“알아. 나도 다 생각이 있어. 지금은 동탁에게 잘 보여야 해.”
“어째서 말입니까? 황보숭에게 핀잔만 듣는다고 들었습니다. 토벌전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 이야기는 나도 들었어. 그런다고 동탁이 꺾일 사람도 아니고 반드시 크게 될 거야.”
“동탁이요? 혹여, 그의 제자가 되고자 하십니까? 정말로 제자가 돼서 무예를 배우시려고.”
“무예뿐인 줄 알아. 그의 덕좀 제대로 받을 생각이지. 궁핍한 서량을 떠나,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믿어.”
“동탁이 말입니까? 그가 큰 인물이 되겠습니까??”
“응! 될 거야. 그래서 양유기의 활은 내줄 수 있어. 지금처럼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은혜를 베풀어야 해.”
“이해하기 어려운 믿음입니다. 하지만 소가주께서 결정하셨으니 양유기의 활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습니다.”
“아까워하지 마. 동탁이 인정할 만한 명궁을 구해줘야, 나를 제자로 삼아준다는 조건이 있었거든.”
성공영과 이야기를 이어갔다.
반란군과 황보숭의 접전.
낙양 정치이야기.
무위에 터를 잡은 마가장에 돈이 많이 들어갈 거라는 걱정까지.
실제로 돈은 항상 부족했다. 건달의 창고를 털었지만, 그 자금으로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마가장의 장원을 만들어야 했고, 더 많은 군마를 사드려야 했으면, 때가 되면 금성을 공격하고 한수를 잡아내야 했다.
덜컹.
은덩이가 가득한 마차는 느리게 움직였다.
지루하고 한가로운 여행.
그 여정에 양유기의 활을 정성스럽게 닦고는 힘껏 당겼다.
끼릭. 움직인다. 묵직한 시위가 어렵게 움직였다. 나는 이를 앙물고 당겼다. 하지만 절반도 못가서 시위가 돌아왔다.
무리. 나에게 무리였다.
어린 나에게 무리인 활이었다.
대신에 고구려의 맥궁을 잡았다. 시위대가 풀려서 헐겁기 그지없는 활. 그 영향으로 당겨졌다. 호흡을 들이마시며 만작을 이루니 활이 끝까지 당겨졌다. 멀리 쏘지는 못하겠지만 마사법을 위한 준비는 갖춘 것과 같았다.
그럼에도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삼켰다.
“아직 부족해. 이번에 무위로 돌아가면 무예에 집중해야겠어.”
그 말에 성공영이 반응했다. 나를 한 번 쳐다본 후 낡은 서책을 뒤적거린다. 창고에서 찾아낸 초 패왕의 무예서. 그걸 읽고 또 읽었지만 쉽지 않은지 고개를 몇 번이나 흔들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중간이 찢겨나가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화웅이라면 알아볼 수도 있겠지요.”
“화웅이 알아볼까?”
“여포에게 사사 받지 않았습니까? 여포가 사용한 무예 중 일부가 초 패왕의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랬지. 진양에서 여포에게 배울 때 화웅이 몇 번 이야기한 것 같아.”
*
여정은 느리게 이어졌다.
드디어 장안 인근에 도착. 그곳에서 화웅을 비롯한 호위대를 만났다.
그리고 호위대 중에 낯익은 얼굴도 확인했다.
변장.
반란군 수괴인 변장이 퍼렇게 질린 얼굴을 하고 화웅의 손아귀에 붙들려 있었다. 또한 몇 번이나 도망치고자 했는지 그의 얼굴이 부어있는 것도 보았다.
두들겨 팼군.
그 생각을 하는 과정 중 화웅이 다가왔다. 3백여 호위병을 대동한채 내게 왔다.
화웅은 나를 보자마자 허리를 굽혔고, 나는 그 인사를 받았다.
“오랜만입니다.”
“작은 주인도 안녕하셨습니까?”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았어요. 화웅 교관.”
“수고는요. 작은 주인이 하신 일을 보고 받았습니다. 마가장이 역적의 오명에서 벗어날 길을 찾으셨다고 큰 주인이 칭찬하셨습니다.”
“아버지가.”
“그렇습니다. 매우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그런데 굳이 십상시의 양아들을 자처했냐고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아무튼, 살길을 찾았어. 그리고 덤으로 군자금도 벌었어.”
나는 그 말과 동시에 마차의 휘장을 걷었다. 화웅은 마차 안의 은덩이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무릎을 내리치며 환호했다.
“잘 되었습니다. 정말 잘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가장을 재건하는데 돈이 부족하다고 큰 아가씨가 걱정했습니다.”
“돈이 없다니? 그게 무슨??”
“말도 마십시오. 농서에서 무위로 이사한 후 자금줄이 말랐습니다. 거기다가 우리가 거둔 보명만 5천입니다. 그들을 입히고 먹이는 일입니다. 우리는 상단이지 군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에게 식읍을 내줘야 하는데….”
화웅의 한탄. 그 한탄에 성공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공영이 줄기차게 자금을 써야 할 용도를 말했는데, 그게 현실로 보여진 순간이었다. 이는 성의도 아까워하는 것으로 3만 군병을 모집할 금액인데, 3만 군병으로 금성을 함락시켜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 고민이 들 정도였다.
성공영은 대번에 내 표정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가 예측한 걸 말했다.
“소가주님. 3만 군병이 아니라도 방법은 있습니다. 우선 토벌대와 한수의 싸움을 살펴야 하지요. 그 이후에 마등 장군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돈을 나눠 써야 한단 말이다. 독단으로 전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
그건 나도 안다고.
그리고 너희가 모르는 건 숙부님의 성품이지. 고지식한 숙부님의 성격. 그건 예전 삶과 지금도 비슷했다.
그래서 단독으로 금성을 공격할 생각을 품은 것인데.
아무튼, 화웅의 이야기에 마가장 사정을 알았다.
그리고 변장을 인계하기 위해 약속 장소로 나아갔다.
장안에서 낙양으로 내려가는 한적한 외곽.
그곳에서 건석의 부하들을 만나기로 하였다.
우리는 3일이나 기다렸다. 그리고 늦은 오후가 되었을 때 만났다.
5백여 무리.
건석의 수하로 보이는 자들과 낯익은 얼굴이 하나.
건석의 총관. 그는 나를 보자마자 포권을 취했고 나는 응수했다. 예전처럼 하대하거나 그런 것 없이 정중히 예의가 있었다.
나는 건석이 인정한 조카.
그 조카를 바라보는 총관이 입을 열었다.
“늦었습니다. 낙양에 일이 많아서 이제야 사람을 모아 부랴부랴 달려왔습니다.”
그 말에 답해줬다.
“이해합니다. 숙부님은 물론 총관도 바쁜 분이지요.”
“이해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제가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인데, 3일이나 늦다니 그리고 제가 챙긴 선물은 받아보셨습니까?”
“선물이요? 그게 무슨??”
“양유기의 활 말입니다. 저들이(환관) 내주기 싫어한 물건이지요. 하지만 제가 여러 번 설득해서 받아낸 물건입니다.”
“먼지 구덩이에 숨겨진 상자 말이지요.”
“네? 숨겨져 있었습니까?! 그럴 리가 없는데. 어쩌면 어르신들이(환관) 장난하고 싶었나 봅니다. 아무튼,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러셨군요. 저는 숙부께서 나른 의도가 있나? 오해할 뻔했습니다.”
“다른 의도라니요? 그런 건 없습니다. 제가 모시는 주인은 치졸하게 장난질하지 않습니다. 빼앗는 것도 당당히 뺏으시니 다른 생각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주인께서 조서를 내주기로 했으니 반드시 이뤄질 겁니다.”
총관은 어깨를 폈다. 그리고 변장을 찾아내 인계받았다. 그 인계 받는 중간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성의는 손가락을 가리켜 ‘저 사람 도끼.’ 어쩌고 말했고, 나는 그를 보았다. 하지만 그보다 다른 자가 앞을 가려 보이지 않았다.
작은 도끼를 든 자보다 상급자로 보이는 자가 변장을 질질 끌었고 그들은 무리 속으로 사라졌다.
성의는 백파적일 거라고 말했고, 나는 그들을 살피려 노력했다. 하지만 워낙에 많은 무리라서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아무튼, 거래는 끝났다.
총관은 만족한 얼굴로 변장을 데리고 떠났고, 성의가 알아본 그자도 돌아갔다.
그리고 그날 밤.
떠났다고 생각한 그들 중 일부가 돌아왔다.
그들 중 총관은 없었고, 도끼를 든 그놈과 그놈의 상관으로 보이는 자가 있었다.
그리고 놈들이 외치는 소리란.
“백파적 구역을 지나치면서 통행료도 안 내려고 했어?!”
“좋은 말할 때 마차를 넘겨라!!”
놈들은 마차에 은덩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
총관이 사주했는지?
그것도 아니면 총관의 말속에 알아차린 게 있었던지?
놈들은 덤벼왔다.
이에 우리는 분노했고,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각오를 했다.
감히, 우리가 누군 줄 알고.
그냥 상단인 줄 알았겠지.
덤볐으니 죽어라!
“전원 전투 준비! 풍류대의 위용을 보여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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