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61
61화. 사전준비1
시작합니다.
“제 이름은 부간입니다. 한양 태수 부섭의 아들이 접니다.”
“아, 부간님이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예전 숙부님의 서신에서 합류했다는 내용은 보았습니다. 그런데 양아버지라니요?”
그 말에 부간의 표정에 그늘이 졌다. 그리고 이어진 부간의 설명.
한수의 공격으로 불타버린 한양성 이야기.
[저희 한양성이 반란군에게 무너지던 날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명령으로 비밀 공간에 숨었지요. 비겁하게 목숨을 구걸한 겁니다.그날, 반란군에게 성이 함락당하고
아버지의 수급을 떼어 읍성과 마을을 돌며 항복을 권하려고 반란군은 떠났습니다.
하지만 한수가 떠난 후 한양성으로 몰려온 건 이민족이었습니다.
특히 이문후가 이끌던 저족의 부대는 집요했지요.
성안 곳곳을 돌며 숨어있던 아낙을 찾아내 윤간하고, 남자들의 씨를 말렸습니다. 그날 성안에 남자들은 모두 목이 잘렸습니다.
그렇게 3일 밤낮.
이민족의 광기가 성안에 가득할 때 저희를 외면하지 않고 도와주신 분이 마등 장군입니다.
장군께서 오자 성에 남았던 이민족은 꽁지가 빠지라고 도망치더군요.
그 모습이 어찌나 통쾌하던지. 물론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조금 일찍 왔다면 어땠을까?
서량 자사가 조금 더 유능했다면 어땠을까?
저는 숨어서 흐느꼈습니다.
한참을 오열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저를 찾아낸 사람이 마등 장군입니다.
‘부간은 어디에 있느냐?! 네 아버지로부터 부탁받았다.’
그 외침에 한 걸음에 나갔습니다. 그렇게 나온 저에게 마등 장군이 그러시더군요.
‘이제부터 너는 내 아들이다. 그것이 네 아비와의 약속.’
그날 이후 결심했지요. 한수와 저족 새끼들을 잡는데 일 평생을 바치겠다고.]
부간은 한동안 주절거렸다. 한양성을 말하며 사무친 원한을 드러냈다.
나보다 한참 나이가 많았지만, 심성은 여물지 못했다. 여타 서량 사람과 다르다고 할까? 그리고 그가 형이라고 불러주기를 원하니 끄덕였다. 숙부님의 양아들이라면 내게도 사촌 형이 되니깐 그런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진 마가장의 소식.
“마가장이라면 관청에서 자리를 옮겨 고장현으로 들어갔지. 그곳에 장원과 마방을 꾸린다고 하던데.”
새로운 소식이다.
식구들도 관청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이미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장현이면 가후의 고향이기도 한 곳.
예전에 뻔질나게 드나들던 곳이니 모를 수가 없었다.
부간과 이야기하니 가족들이 보고 싶었다.
아버지, 할머니, 두 누이들. 그리고 마가장의 수많은 식구가 생각나 만나고 싶었다. 그건 내 옆에 있는 성공영, 화웅, 성의, 정은, 장횡도 비슷해서 저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나는 그들의 표정에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새로운 집에 들렸다가 숙부께 가보자.”
목적지를 바꿨다.
지금 우리에게 휴식이 필요했다.
숙부의 장원을 나와 다시금 고장현으로.
한참을 달렸다.
매번 넘나들던 언덕.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마을.
그리고 언덕을 넘었을 때 보였다.
거대한 대들보가 들어 올려지고
상판 위로 고정되는 모습.
“장원이 만들어지고 있어.”
공사 현장.
눈에 들어온 사람은 아버지.
내리쬐는 태양에 검게 탄 아버지가 부하들을 격려하고 있었다 그것도 5천 호위대가 인부처럼 움직이니 장원은 만들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작은 장원이 아니다.
거대한.
아주 거대한 마방을 가진 장원이니 규모가 남달랐다. 조용한 마을 고장현에 활기가 넘칠 정도로 시끌벅적했다.
나는 아버지와 오랜만에 만났다.
“어째서 이곳으로 옮길 생각을 하셨습니까?”
그러자 아버지께서 손사래를 치며 답했다.
“평안아, 남의 집에 더부살이가 좋겠느냐? 우리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마방을 꾸릴 장소를 찾아다녔지. 그러다가 찾은 곳이 이곳이다.”
아버지의 말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역사를 바꾸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농서에서 변장에게 당했다면.
마방의 군마는 빼앗기고 장원이 불탔다면?
숙부께 몸을 의탁했겠지.
자금도 없는 빈털터리가 되어서 군식구처럼 살아야겠지.
그게 원 역사의 마대의 삶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기적처럼 벗어났다.
역사의 굴레에서 어렵게 빠져나왔다.
나와 부하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기적.
돈과 명성, 군병은 꼭 필요하다.
거친 서량에서 살아남으려면 자립할 수 있어야 해.
더부살이로 살기도 싫었고, 군벌에게 먹히기도 싫었다. 거기다가 조조와 일전을 생각하면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단단한 기반을 가져야 해.
나는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화웅을 비롯해 함께온 자들을 바라보다가 다른 자를 찾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주창을 비롯해 변희, 하의, 파재까지.
그것에 눈을 크게 뜨고 아버지께 물었다.
“아버지, 태평도 일행은 어디에 있습니까?”
“태평도? 아, 파재 일행. 그들이라면 작은 숙부가 데려갔다.”
“어째서요?!”
“내가 추천했다. 이민족과 전투가 눈앞이라, 보병 지휘관이 필요하기도 하고. 내가 변장과 전투를 직접 보지 않았더냐.”
“아버지가 보냈다고요?”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야지. 그런데 수성(마등의 자)이 조건을 걸더구나. 대련을 통해 이겨내야 수하로 들인다고.”
“대련이요?”
기가 찼다. 내 계획의 일환 중 파재 일행도 들어가 있었는데, 그걸 내줘버렸다. 하지만 아버지의 입장도 이해했다.
아버지는 작은 마방의 주인이었을 뿐. 군인이 아니다. 거기다가 한 지역을 좌지우지할 호족도 아니다. 또한, 파재, 하의는 마방의(번식) 일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군인. 그런 자들을 마가장에 붙잡아 두기가 버거웠을 것이다.
그리고 숙부님은 더 이상했다.
대련이라니?
능력 있는 지휘관을 붙잡고 대련으로 결정한다니?
웃음밖에 안 나왔다.
그런 내 웃음을 오해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대련 장수로 방덕이 나왔다.”
“방덕이요.”
“그래. 10합 이상을 버티는 자가 없었지. 그나마 파재, 변희 정도가 버티기는 했다. 하지만 나머지는 민망하게 깨졌지. 그럼에도 파재의 능력은 인정받아 천인장급 군관으로 임관이 결정되었다.”
“천인장이요.”
“파재는 물론 그의 부관으로 하의, 변희가 복무 중이다.”
“주창은요?”
“주창은 나이가 어리지. 그 아이는 마가장에 남았다. 그리고 평안이 네 수고가 많다. 네 노력으로 횡액에서 벗어났어.”
“당연한 일을요. 그리고 낙양에서 보낸 서신을 읽어보셨지요.”
“건석 말이지.”
“네. 저희에게 주어진 사면령 말입니다.”
“허허허. 평안아. 너는 그 말을 믿느냐? 십상시가 약속한 걸 믿느냐 말이다.”
아버지는 고개를 내젓고 있었다. 분명 서신을 통해 건석과 나의 관계를 말씀드렸는데, 아버지는 믿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숙부께 하지도 않았다.
숙부와 한수는 의형제.
그 의형제의 동료가 변장이니, 그가 마가장에 억류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나올지 몰라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음을 알았다.
변장은 풍류대가 붙잡은 것.
숙부의 전공도 아니고 아버지가 이룬 것도 아니었다. 다 내 손으로 이뤄진 전공이니 내게 양보했고, 그의 처리를 알아서 했다.
그런데 그를 낙양으로 보낸 게 잘한 일인지? 묻고 계신 것이다.
“역적의 낙인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분명 사면령을 내준다고 했으니 믿습니다. 그리고 잘하면 금성까지 얻어낼 수 있어요.”
“금성을?”
“군병을 모으고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금성이 누구의 수중에 있는지 알고 있지? 그는 수성과(마등의 자) 의형제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의형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겁박을 통해 이뤄진 맹약이 소용 있겠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반란군과 관계도 끊어야 합니다.”
“끊으면 대번에 공격받을 것이다.”
“싸워야지요. 반란군을 토벌해서 전공을 세워야합니다.”
“그게 가능하겠냐? 우리가 가진 6천 병력으로 말이지.”
“더 모아야지요.”
“재물은 있고? 마가장의 재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번에 제가 가져왔습니다. 충분히 3만 이상의 군졸을 모을 수 있습니다.”
“허어! 전쟁은 입으로 하는 게 아니야. 금성에 얼마나 많은 이민족이 있다고.”
“압니다. 그리고 저 혼자 싸울 생각도 없습니다.”
“수성이 허락하겠더냐?!”
“허락하게 만들어야지요. 그리고 숙부와 더불어 황보숭 장군도 함께할 겁니다.”
“그것도 건석이 이야기한 것이냐??”
“그렇습니다. 언질을 준다고 했으니 내용 전달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니 얼마의 시간이면 사면령이 떨어질 겁니다.”
“건석의 약속으로 말이지?”
“분명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 사면령과 더불어 숙부는 무위 태수가 될 겁니다.”
“하하하. 그 말을 믿다니.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기다려보면 알겠지. 그때까지 기다리는 건 어떻겠느냐?”
“아니요. 준비해야지요. 제가 가진 금액으로 군병을 모을 생각입니다.”
“알았다. 네가 벌어온 자금이니 이해한다. 하지만 한 가지만 부탁하마. 마가장의 재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것부터 해결하고 군병을 모으는 게 어떻겠느냐?”
“……”
아버지의 한숨소리를 들었다. 생각보다 재정이 심각했다. 마방을 크게 키웠고, 장원을 건립하고 있으며, 함께한 식구가 많았다.
호위병 5천(보병)
풍류대 1천(기병)
금성 상단의 상인들
마가장의 마방 사람들
이들의 생계는 전정으로 아버지의 손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오랜 시간 성공영이 떠나있어 재정이 흔들린 이유이기도 하고
그 과정도 모른 채 전쟁만 고집한 내게 한숨을 내쉬는 것이고.
이해했다. 그리고 미안했다. 아버지의 고충을 몰랐다. 많이 성장한 나라고 여겼지만, 아직 배울 게 많았다.
아버지와 대화 후에 성공영, 큰누이, 마가장의 총관을 불러 재정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지금 당장 필요한 금액을 융통하고, 마방의 복구와 다음 상행을 떠날 재원을 뺀 나머지를 할당받았다.
그렇게 남은 자금으로 1만 이상의 군병을 모집. 다른 말로 기존 군병을 포함 1만 6천 병력으로 금성을 공격할 수 있었다.
거기다가 모집만 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지. 훈련도 필요했고 이들을 먹이고 입힐 재원도 있어야 하고.
4개월이 흘렀다.
나는 군병을 준비했고, 화웅, 성의가 훈련했다.
그 과정 중 장원이 완성되었다.
또한, 무위 밖 토벌전은 치열.
반란군 대장 왕국(한수가 내세운 허수아비)과 황보숭의 전투.
남안과 서평을 중심으로 이뤄진 일진일퇴.
명성 높은 황보숭도 쉽지 않은 전투가 지금이었다. 아직 반란군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고 내가 가진 군병으론 어림도 없었다.
그래도 기회를 살피며 시간을 보냈다.
또한, 상행을 시작했기에 자금에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한 달이 더 지나 집안 경사도 겹쳤다.
장원 건립과 큰 누이 마옥의 혼인식.
화웅과 큰 누이가 결혼하기로 했다.
가주인 아버지는 무위의 주요 인사를 불렀다. 장원에서 벌어진 혼약에 수많은 자가 몰렸다.
잔치는 3일이나 이어졌다. 그 잔치에 모든 마씨 가문의 사람이 모였고, 숙부께 임관한 태평도 사람도 보였다.
“형님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큰 아이를 시집보내시는군요.”
숙부의 인사에 아버지가 답하셨다.
“보내야지. 혼기가 가득 찬 아이를 붙잡고 있으면, 원망받게 더 받겠나?!”
“하하하. 그것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화웅처럼 든든한 사위를 얻었으니 복이지요.”
“아암, 든든하지. 아무튼, 고맙네. 관청 일이 바쁠 텐데 시간도 내주고.”
“아닙니다. 당연히 와야지요. 반군이 연일 시끄럽게 굴어도 꼭 와야지요. 그리고 한수와 불가침조약으로 그리 불안하지도 않습니다.”
“불가침조약을 맺었어?”
“반란군 사정도 쉽지 않은지 먼저 제안하더군요.”
“그렇지. 황보숭과 전쟁이 고되긴 할 테야.”
“맞습니다. 저들의 사정이 원활했다면 조약 따위를 내밀지 않았겠지요.”
“너무 믿지는 말게. 태생이 도적인데 어떻게 나올지 알 수가 없어?”
“물론이지요. 제가 믿는 건 가족뿐입니다. 그리고 무위를 지키는 병졸이 꽤 됩니다. 수비병 1만에 항병 2만, 농서에서 올라온 농민까지. 그들로 지키고 있습니다.”
“4만 병력이면 충분하지. 도적 떼가 무위를 침범하지는 못할 테야.”
“그래서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뭘 말인가?”
“형님도 알다시피 지금 무위는, 세금을 걷지 못합니다.”
“알지. 자네가 태수도 아니고 군사마가 아닌가. 거기다가 반란군의 멍에도 있으니 더 그렇겠지.”
“안타깝지만 어쩌겠습니까?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릴 생각입니다. 그 이후에 표문을 올려 사정할 생각입니다.”
“반란군이 사면받을 때 함께하려고?”
“그래야지. 이번 토벌전은 접전만 벌이다가 끝날 경우가 큽니다.”
“치열하게 싸우지만, 결판이 안 난단 말이지.”
“맞습니다. 이번 전쟁은 그렇게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그게 자네 생각인가? 아니면 반란군의 군략인가?”
“한수가 보내온 군략이 그것입니다.”
“한수가 책사 역할을 한다더니 딱 그 짝이군. 놈은 교활한 자야. 믿지 말게 절대 믿지마.”
“물론입니다. 그래서 부탁드리려고 하는 것이고요.”
“말해보게. 사설이 길었어.”
“무위 재정이 바닥입니다. 군량을 되기도 힘겹습니다.”
“그 정도인가?”
“무리해서 4만 군병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무위의 재정으로 버겁지요.”
“그렇지. 무위가 상업이 번성한 곳도 아니고 고작 한다는 건 목축이 전부일 테니.”
“형님, 상행이 대성공을 거뒀단 말을 들었습니다.”
“돈을 빌려달라고?”
“군량이 부족합니다. 먹이지 못하면 군대는 해산하기 마련입니다.”
“얼마나?”
“4만 중 2만이 사라집니다. 어렵게 훈련했는데 그대로 버린다면 아깝지 않겠습니까? 거기다 반란군이 덤벼들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제가 4만 군졸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형님께서 도움을 주시면…”
숙부의 말. 그 말에 아버지는 곤란한 얼굴을 하셨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가 다시금 성공영에게 눈길을 주었다.
성공영은 아버지의 부름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마가장이 가진 재정을 보고했다.
그 이야기를 심각하게 듣는 아버지와 미안한 표정의 숙부.
그리고 결정을 내리기 전 나를 불렀다.
지금껏 마가장의 재원을 마련한 게 나였기에 최종 결정을 묻고자 하셨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