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00
100화
“안 궁금해!”
“그러기엔 귀가 쫑긋거리는데.”
“아니, 이건……! 그러니까…….”
“그냥 들어 보는 건 어때. 공격은 일단 걷고. 동화 좀 듣고 공격해도 안 늦잖아?”
“…….”
아이가 설득됐는지, 몬스터들을 뒤로 물렸다.
“그래서, 뭔데?”
세상 삐딱한 말투로 얘기했지만 아이는 아이였다.
“…옛날에 한 소년이, 머지않은 미래에 자기 세상이 멸망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글쎄. 그건 잘 모르겠네.”
“뭐야……. 그걸 왜 몰라?”
“모를 수도 있지.”
“그래서?”
“소년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어. 그중에는 악당이 돼서 세상 사람들의 단결력을 키우는 노력도 있었지.”
“세상을 구하는데 왜 악당이 된 거야? 멸망한다는 걸 알고 있다면 직접 막으면 되는 거 아니야? 그리고 단결력이 뭔데?”
“소년에겐 그만한 힘이 없었어. 그리고 단결력은, 여러 사람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는 거야.”
“소년이 악당이 되면 사람들한테 그게 키워져?”
…아니. 물론 악당이 없을 때보단 단결력이 생기긴 했다만.
“그래. 그렇기에 소년이 악당이 된 거야. 사람들이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하게 하도록.”
“그러면 소년을 아는 사람들은? 가족은?”
“가족은… 슬피 울었을걸.”
“친구는?”
“친구들은 믿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배신당했다는 듯 소년과 멀어졌지.”
“소년 곁에는 아무도 없어?”
“그래. 소년은 악당을 자처했기에,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어.”
“그래서, 결국 세상을 구했어?”
“…….”
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의 표정이 밝아졌다.
“세상을 구했으니까 소년이 악당이 아니라는 것도 밝혀졌지?”
“아니.”
“왜? 세상이 평화로워졌잖아! 근데 왜 안 밝혀졌어?”
“평화로운 세상이 되려면, 악당을 반드시 무찔러야 했거든.”
“하지만 소년은 사실 악당이 아니잖아.”
“실제로 악당이 맞건 아니건 악당의 역할을 자처하고 악당처럼 행동했으니, 결국 세상 사람들 눈에는 악당으로 보였을 거야.”
“그럼… 소년은? 평화로워진 세상에서 소년은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됐을 거 같아?”
“…잘 모르겠어. 소년이 악당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지 않았다면, 가족의 곁에도 못 갔을 거잖아. 많이 많이 슬프지 않았을까?”
“그치. 소년은 아주 슬펐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했지.”
“왜? 슬픈데 왜 안심해?”
“아까 말했지? 소년은 악당처럼 행동했다고. 그 과정에서 악당의 짓을 했으니, 실제로는 악당이 아니라도 그 잘못이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 소년은 그런 잘못을 두고 자신은 악당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걸 불편하게 생각했어.”
“잘못은 사과하면 되는 거잖아.”
“…사과해도 씻겨 나가지 않는 큰 잘못이었어.”
“…너무 어려워. 다른 동화는 없어?”
“아쉽게도 이게 끝이야.”
하얀 토끼 귀가 축 처졌다.
“…소년이 저지른 잘못이라는 게 뭐야?”
“네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잘못은 뭔데?”
“으음……. 형 말 안 듣는 거.”
“말고는?”
“음, 아! 왕님이 말씀하신 걸 제대로 못 하는 거!”
“그게 큰 잘못이야?”
“응. 그야 내가 잘못하면 형이 많이 아프거든.”
“아프다니?”
“내가 잘못하면, 형이 대신 혼나. …그러니까.”
아까보다는 적어진 게이트가 다시 열렸다. 게이트 너머에서 아까와 같은 것들이 튀어나왔다.
“잘못을 해치워야 해.”
“…그럼, 그 전에 하나만 더 말할게.”
아이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었다.
“만약에 그 소년이 나라면, 너는, 소년이 악당이 아니라는 걸 아는 너는, 나를 죽일 거야?”
“무슨 소리야? 너는 악당이 아니잖아.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그런 거짓말 안 통하거든! 나도 다 컸다고!”
쿵! 몸을 옆으로 틀어 움직이자, 무수히 많은 것들이 내가 서 있던 자리에 박혀 들어갔다.
“거짓말은 아닌데.”
회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안 통하네. 왕의 교육 방식이 머리 안쪽까지 심어진 모양이지.
‘까다롭네.’
우선 여기가 어딘지 확인해야 하니…….
말하면서 쉬어서인지 기력이 꽤 회복됐다. 일부러 천천히 말한 보람이 있었다.
나는 천장을 향해 손을 뻗었다. 뒤이어 수많은 별이 천장 아래 뜨며, 아이의 시선이 별에 잠시 닿은 순간.
퍼버벙! 거대한 파괴가 일어나며 천장이 뻥 뚫렸다. 다음 층, 그다음 층까지 부서진 천장 너머, 하늘이 보였다.
‘검은 걸 보니 미래 도시인가 보네.’
나는 곧장 부서진 건물을 타고 위로 올랐다.
“안 돼! 잡아!”
툭. 맨 위층의 천장 끝까지 다다르고, 주변의 풍경이 시야에 드러난 순간.
“어디를 가려고.”
쿠웅! 누군가의 다리에 얻어맞아 그대로 층별로 바닥까지 부서뜨리며 기어코 1층까지 추락했다. 입에서 앓는 소리가 절로 났다.
“또 너냐…….”
남색 토끼 귀였다. 귀는 재생했는지 멀끔하게 달랑거렸다.
“너, 어떻게 여기에 온 거지?”
“네가 아끼고 아끼는 동생이 게이트를 잘못 열었거든.”
“…….”
“형, 미안해! 잘못했어!”
“아냐, 괜찮아.”
“…우와.”
누구는 땅에 처박혀서 차가운 말만 듣는데, 동생은 직접 다가가서 보듬고 따듯한 말도 해 주네.
“괜찮아. 내가 처리하면 되니까.”
“앗, 가능하겠어?”
“힘도 없는 주제에 말이 많군.”
“아니, 내가 너를 막는다고 한 적은 없는데.”
나는 시선을 옮겼다. 뚫린 천장,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천장에 작게 서린 조명 아래, 그림자가 재빠르게 움직이며 날아들었다. 뒤늦게 그를 눈치챈 남색 토끼가 겨우 공격을 막아 냈다.
“한지언 헌터, 뻗어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닌데요.”
아까 천장을 올라 주변 풍경을 살폈을 때, 류천화 씨가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까지 마주쳤으니 류천화 씨가 여기로 온 것은 당연한 일.
…아니다. 난데없이 건물 천장이 부서졌으니 류천화 씨라면 날 못 봤어도 왔겠구나. 아니,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려나.
“류천화 씨는 실컷 주무셨으니까 기력이 회복되셨을 거 아니에요. 저는 쉬지도 못했어요.”
“주무……. 그래. 그렇긴 하군.”
“다른 사람들은 못 보셨어요?”
“유아한 헌터와 만났었지.”
“만났는데 왜 같이 안 계세요?”
“우리 둘은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각자 찢어져서 다른 사람들을 찾기로 했다만.”
“…결론은 지금은 안 계신다는 거잖아요.”
“어느 정도 돌아보면 돌아오기로 했으니… 곧이군.”
“예?”
어느새 다시 많아진 게이트 너머에서 몬스터들이 잔뜩 뿜어져 나왔다. 다리나 손만 뻗던 몬스터들이 이제는 아예 튀어나오기 직전이었다.
그렇게 튀어나온 몬스터 한 마리가 류천화 씨에게 닿기 직전.
“멋지게 등장!”
윤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유아한 씨의 발이 몬스터를 가격했다. 몬스터가 무참히 터져 나갔다.
“어? 여기에 다 계시……. 우와! 몬스터가 엄청 많네!”
“뭐야. 류천화 길드장님, 아무도 못 찾으셨어요?”
“한지언 헌터를 찾았지 않나.”
“소음 때문에 찾으신 거잖아요.”
“어쨌거나 찾은 건 맞지.”
“S급분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닌데요?! 몬스터가 수도관 터진 것마냥 줄줄 새어 나온다고요!”
윤시아가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를 향해 닥치는 대로 칼을 휘두르며 외쳤다.
“게다가 뭔 몬스터가 하나하나 다 A급, S급이야!”
“그야 여긴 스프레드 던전의 틀이니까요.”
“스프레드 던전이요?!”
“정확히는 던전이었지.”
“뭔데요! 왜 나만 몰라!”
“윤시아 씨, 애초에 여긴 탑이에요.”
“아, 그렇네.”
아이가 남색 토끼에게 안겼다. 둘의 대화가 귓가에 들려왔다.
“□□□, 봐주지 않아도 돼.”
“하지만… 동화가… 계속 생각나서.”
“동화? □□□, 말했잖아. 동화는 너를 아이로 남겨 두려는 함정이라고.”
“으응…….”
마찬가지로 대화를 들은 유아한 씨가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
“저는 주한이 키울 때 저러진 않았어요.”
“그러신가요.”
“동화를 안 보여 줬지.”
“…그럴 수 있죠.”
“…몬스터가 좀 많군.”
그 말을 중얼거린 류천화 씨가 몬스터 한 마리를 붙잡더니 그대로 몰려 있는 몬스터들을 향해 던지자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밖으로 나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그럼 한지언 씨 먼저 내보내요.”
“내보내다뇨? 제가 알아서 갈 수 있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 류천화 씨가 나를 붙잡고 그대로 위로 던졌다. 뚫린 천장보다 높게 띄워진 몸에도 나는 당황은 하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싶었지.
‘바깥엔 아무도 없고.’
바깥이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후, 나는 뻥 뚫린 건물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이어 시야에 들어온 건, 꽤 당황스러운 모습이었다.
“아니, 뭔…….”
지독하게 검은 구가, 사람들이 있던 곳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류천화 씨! 유아―”
쿵! 묵직한 공격에 옆 건물로 날아가 부딪쳤다. 상황을 파악할 겨를도 없이 다음 공격이 날아들었다.
“이제 혼자네?!”
아까 전 윤시아에게 패배한 폰이, 아까의 복수라도 하려는 건지 매섭게 공격을 가했다.
“못 물러나지? 못 물러나지? 그렇겠지! 지금 곁에 아무도 없으니까!”
“입 좀 다물어 봐. 머리 울린다.”
폰의 가면에 손을 얹자, 꽃들이 피어올랐다.
‘생명을 제외한 어디든 가능한 건가.’
폰이 제 얼굴에 피어난 꽃들에 당황한 틈을 타 나는 폰에게 거센 공격을 가했다.
“진짜 잔재주는 많아!”
그러나 폰은 예전처럼 당하지 않았다. 되레 즐겁다는 듯 가면에 자라난 꽃을 뜯어내며 내게 달려들었다.
‘다른 사람들 상태도 확인해야 하는데. 그 검은 덩어리는 도대체 뭐였지?’
폰의 능력…이라기에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누군가 아이템을 쓴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류천화 씨가 나를 던진 건가.’
그 인간은 시야가 넓으니까.
‘우선 확인을 해야 한다.’
공격하려 달려드는 폰을 이끌고, 나는 겨우 아까 그 건물로 이동했다. 뚫린 곳을 내려다보니 조금 전과 다를 바 없이 검은 구가 저 아래 위치해 있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부숴야겠지.’
곧장 능력을 사용하려 손을 뻗은 찰나, 휙! 누군가가 내 몸을 낚아챘다.
“무슨…….”
“저게 뭔 줄 알고 건드리려고?”
한참 안 보이던 형이 폰의 공격을 맞받아 쳐 냈다.
“저게 뭔데?”
생전 처음 보는 건데.
“몬스터의 일종이야.”
“저게 몬스터라고? 그냥 공인데?”
“그렇게 생긴 거지. 저기에 누구 있었어?”
“류천화 씨랑 유아한 씨랑 윤시아 헌터.”
“…꽤 많네.”
“그래서, 저게 뭐냐니까!”
“설명은 구출 먼저 하고.”
그러며 건물 안쪽으로 돌진하는 형의 손에 마석 세 개가 쥐어졌다. 단숨에 검은 구에 도달한 형이 마석 세 개를 그대로 검은 구에 꽂자 드라이아이스가 녹는 것처럼 연기가 피어오르며 안쪽에서 사람들이 나타났다.
“뭐야, 어떻게……. 아, 한지운 헌터였나.”
무슨, 형이면 다 수긍하냐.
나는 게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몬스터들을 보며 말했다.
“우선 몬스터가 나오는 것부터 막아야 해요! 아이를―”
그러며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남색 토끼 역시 보이지 않았다.
‘도망쳤나.’
몬스터가 나오는 게이트가 안 닫힌 걸 보면 어디서 지켜보고 있을 확률이 높은데… 게이트가 많으니 그걸 찾는 건 힘들겠지.
‘그러고 보니 폰도 안 나타나네.’
사람이 몰리니 도망친 건가.
“끝이 없네!”
윤시아가 화난 듯 검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화날 만했다. 그야 끝이 없었으니까.
‘이걸 끝내기 위해선…….’
겔탄을 찾아야 했다. 다음 층으로 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그 자식을 말이다.
『형이 소설에 소설에 빙의했다고 한다』
와온 현대판타지 소설
(주)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