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18
118화
【네가 왜 나와】
다음 날 새로이 던전을 돌려 팀원들과 모였다. 던전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협회 사람들을 뒤로하고 팀원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윤시아가 신서하에게 말했다.
“신서하 헌터, 저 오늘 속도 버프 많이 해 주시면 안 돼요?”
“속도 버프? 상관은 없는데 왜?”
“빠른 거 좋잖아요!”
윤시아뿐만 아니라 강희민과 마허윤, 박주완까지 신서하에게 속도 버프를 해 달라 모여들었다. 어제 훈련을 하며 한 명씩 속도 버프를 받아 보더니 그것에 맛을 들인 모양이었다.
나는 알겠다고 답하는 신서하의 뒤에서 말했다.
“버프는 상황에 맞게 걸어 주세요, 신서하 헌터.”
“네? 네! 알겠습니다!”
“한지언 헌터! 방해하지 마요!”
“…방해라뇨.”
내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자 옆에서 유주한이 속삭이듯 말했다.
“윤시아 헌터 있잖아요.”
“윤시아 헌터가 왜?”
유주한이 다른 사람에 대한 얘기를 꺼내다니 무슨 일인가 싶었다. 조용히 귀를 기울이는 내게 유주한이 말했다.
“예전에 영상에서 보면 되게 멋지고 차갑다 느꼈거든요?”
“…윤시아 헌터가 차갑다고?”
“아, 윤시아 헌터에 관한 영상 안 보셨어요? 보시면 딱 아실걸요? 제가 말하는 게 무슨 말인지.”
“딱히 관심이 없어서 안 봤는데……. 윤시아 헌터가 뭔가 말하는 영상은 얼핏 본 것도 같은데, 그때도 딱히 차갑다고 느끼진 않았을걸.”
“얼핏 봤는데도 모르시겠다고요? 윤시아 헌터 방송에선 되게 얌전해서 바로 알 텐데?”
“…얌전하다니?”
처음 만났을 때도 활발하게 문을 열지 않았나. 암만 기억을 되돌려 봐도 윤시아와 얌전하다는 단어는 통 연결이 되지 않았다. 말할 때는 물론이요, 싸울 때도 통통 튀며 화려하게 싸우는 타입인지라.
유주한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이내 어떤 영상을 보여 줬다. 아까 내가 말한 윤시아의 브리핑 방송이었다
영상 속 윤시아는, 어떤 던전을 설명하고 있었다.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흡사 승현 헌터 같은 모습이었다. 높은 톤이 아닌 낮은 톤의 목소리에, 웃는 표정이 아닌 진지한 표정. 그 모습을 보자니 참…….
“안 어울리네.”
“그쵸. 저도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요. 윤시아 헌터는 어느 정도 친숙한 사람들 앞에서만 저렇게 지내나 봐요. 지금도 기자들이 없으니까 저렇지, 기자들 앞이면 엄청 얌전할걸요?”
“그런가? 잘 모르겠네.”
“나중에 한번 봐요. 제가 말한 대로―”
“한지언 헌터!”
불쑥. 던전을 확인하던 협회 사람이 나를 불렀다. 던전 확인이 끝나서 부르는 게 아닌 듯한 다급한 목소리에 나는 급히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입니까. 던전에 이상이라도 있나요?”
“아뇨, 그게 아니라 근처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꾸르르륵.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건물 너머, 거대한 무언가가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거대한 무언가가 걸어가자 도로가 뒤집히고, 손을 얹은 건물은 과자처럼 무너져 내렸다.
‘…던전 공략 하려면 시간 좀 걸리겠는데.’
거대한 몬스터의 너머로, 같은 외형의 몬스터가 줄줄이 등장했다.
‘저놈의 시체를 치우려면 꽤나 고생하겠네.’
손아귀에 낫이 쥐어졌다. 나는 뒤에 있는 팀원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가죠.”
“예엡.”
윤시아가 설렁거리며 먼저 나섰다. 윤시아의 뒤에 있던 박주완이 물었다.
“몬스터 처리 후, 던전 공략 진행합니까?”
“음……. S급 던전이니까……. 아니다. 그냥 공략하죠.”
“네, 알겠습니다.”
박주완이 윤시아를 뒤따랐다.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이 나서는 걸 잠시 지켜보다, 나는 옆에서 안절부절못하는 협회 사람에게 물었다.
“일반인은 다 대피했나요?”
“아, 네! 아무래도 몬스터가 컸던지라, 멀리서 몬스터를 보고 전부 대피했습니다!”
“…아닌 거 같은데.”
“네?”
나는 뒤에서 어느새 또 자고 있는 신서하를 깨우던 유주한에게 말했다.
“주한아. 몬스터 주변 건물에서 대피 못 한 사람들 좀 대피시켜 줘.”
“네? 제가요……? 박주완 헌터나 강희민 헌터가 하는 게 좀 더 안전하지 않아요?”
“네가 제일 빠르잖아.”
“…아! 그럴게요!”
“그래.”
유주한에게 말을 끝낸 후, 나는 단숨에 뛰어올라 앞에 보이는 건물 옆 몬스터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직후 건물 안 창문에 붙어 있던 사람을 꺼내 와 협회 사람에게 보호를 맡겼다.
말없이 다시 몬스터에게 돌아간 나는 몬스터 근처에 있던 신서하에게 물었다.
“신서하 헌터. 분석은 끝나셨나요.”
“네. 거대한 몸과 달리 그렇게 단단하지 않고, 커다란 손이 주 무기입니다. 크다는 거 말곤 별다른 특징이 없어요. 아, 마석이 많이 떨어진다는 특성이 있네요.”
“다들 들으셨죠? 이제 처리하시면 됩니다.”
견제하던 사람들이 곧장 태세를 바꾸었다.
강희민이 몬스터 앞으로 나서 능력을 사용했다. 몬스터의 다리 밑으로 나무가 자라나며 몬스터의 앞을 가로막았다.
몬스터의 거대한 손이 강희민의 나무를 무너뜨리는 순간, 몬스터의 뒤로 윤시아가 날아들다시피 하며 검을 휘둘렀다.
몬스터의 목부터 바닥까지를 화려하게 검으로 그으며 내려온 윤시아의 뒤로 이번엔 박주완이 나타나 방패로 몬스터를 밀어뜨렸다.
균형을 잃으며 바닥으로 넘어지는 몬스터의 아래, 마허윤이 몬스터를 겨냥해 화살을 쏘았다. 몬스터의 얼굴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고, 이어진 마허윤의 공격에 몬스터의 사체가 떨어진 충격이 줄어들었다.
그렇게 하나둘, 팀원들이 몬스터들을 재빠르게 처리해 나갔다.
‘굳이 안 도와줘도 될 거 같네.’
그렇다고 내가 가만히 구경만 한 건 아니었다. S급값은 해야지.
후웅! 허공에 낫을 휘두르자 낫에 묻은 몬스터의 살점과 혈흔이 주변으로 튀었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몬스터를 향해 한 번 더 낫을 휘두르자, 쇄애액! 하얀 기가 뻗어 나가 그대로 몬스터를 갈라냈다.
‘…그런데 왜… 끽해야 B급인 것 같은데, 왜 같이 합동하면서 처리하는 거지.’
합동하는 모습은 만족스러우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몬스터가 약한 줄 몰라서 그러는 건 아닐 테고…….’
의문스러워 고개를 기울이고 있는데, 어느샌가 옆에 다가온 유주한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다들 되게 합이 잘 맞네요.”
“응? 아……. 열심히들 훈련했으니까.”
“그렇구나…….”
“사람들은 다 대피시켰어?”
“네? 아! 네! 몬스터 주변의 건물은 안 다 확인하고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 모두 대피시켰어요.”
“잘했어.”
“…….”
나는 어딘가 어두운 것 같은 유주한의 모습에 물었다.
“무슨 일 있어?”
“네? 아뇨, 그게… 다들 되게 합이 잘 맞는구나 싶어서요…….”
“합이? 그야 훈련을 했으니까……. 아.”
설마, 혼자 훈련을 못 해서 그런가?
“형, 제가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 대피시키게 한 거 아니죠?”
“맞는데?”
“형, 저는 못 속여요. 사람들 훈련 성과 보려고 그런 거잖아요.”
“…….”
아니, 진짜 맞는데.
“…형 팀에 들어오지 말 걸 그랬어요. 괜히 끼어든 기분이에요.”
“끼어들긴 뭘 끼어들어. 다들 너 좋아해.”
“근데 아직도 저만 싸우는 게 미숙하잖아요.”
“그야 헌터가 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그렇지. 그리고 탑에 갔다 온 뒤에 보니까 엄청나게 늘었던데.”
“그야 그사이에 열심히 던전을 공략했으니까요……. 저도 탑에 들어가게 됐다면 같이 훈련했겠죠?”
“…아마?”
“으아아! 하필 나이가 열일곱 살이라!”
그러며 유주한이 죽은 몬스터의 사체를 향해 불을 쏘았다.
유주한에게 탑에 갈 것인지 묻지 않은 이유. 그건 나이 때문이었다. 미성년자와 관련된 법 중 하나인, 미성년 헌터는 자신의 등급보다 높은 등급의 던전엔 들어갈 수 없다는 조항이 탑에도 적용되어 자연스레 유주한은 탑에 들어갈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된 게 이유였다. 탑은 S급 A급 이런 등급을 짓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강했으니.
그리고 유주한은, 평소에도 자신을 걸림돌이라 생각해 오던 차에 이번 훈련을 계기로 더욱 겉돌며 자신이 걸림돌이 된 것 같다고 느끼는 것 같고…….
‘누가 S급을 걸림돌이라 생각하겠냐고.’
유주한과 대화를 많이 하지 않은 내 죄였다.
‘유주한이 팀에서 빠지는 건 곤란한―’
“우와아아악!”
허공을 응시하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 유주한의 비명이 들려왔다.
“무슨 일―!”
“형! 저게 뭐예요! 몬스터 안에서 게이트가 튀어나왔어요!”
“몬스터 안에서?”
유주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 곳을 가리켰다. 이미 죽은 몬스터의 사체 위로, 유주한의 말대로 게이트가 생겨나 있었다. 다만 우연히 그 자리에 게이트가 생겨난 것일 수 있었기에 나는 한 번 더 물었다.
“정말 몬스터 안에서 게이트가 나왔어?”
“네!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사체가 불타면서 갈라지는데, 그 안에서 게이트가 확 튀어나왔어요!”
“…….”
나는 재가 되어 버린 몬스터 사체의 주변을 훑었다. 아무것도 없어 휑한 모습에, 별다른 장치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몬스터의 몸 안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애초에 뭐가 있었다 해도 이미 재가 되어 다 타 버렸겠지만.
“…잠만.”
“네?”
“너 혹시 몬스터 근처에 떨어진 아이템 주웠어?”
“예? 아뇨? 던전 브레이크로 생긴 아이템은 협회 거잖아요. 제가 그걸 왜 주워요!”
“…그렇지.”
나는 주변의 죽은 몬스터들을 살폈다. 분명 다른 몬스터들에게서는 아이템이 떨어졌는데, 왜 이 몬스터에게서만, 게이트가 튀어나온 이 몬스터에게서만 아이템이 떨어지지 않은 걸까.
게이트는 아무런 특이점이 없는 평범한 모습이었다. 나는 일단 게이트를 확인해야겠다 싶어 걸음을 옮겼다.
“형! 위험한데 함부로 다가가지 말아요!”
“내가 확인 안 하면 협회 사람들이 확인할 거야. 차라리 조금 더 단단한 내가 확인하는 게 낫지.”
“그럼 차라리 제가……!”
“넌 일단 여기 있어. 혹시 뭐가 잘못되면 빨리 와서 빼 줘.”
“아니, 그럴 바엔 그냥 안 가면 되잖아요!”
나는 유주한의 말을 뒤로하고 게이트를 향해 다가갔다. 별다를 것 없는 게이트가 푸르게 빛났다. 겉보기엔 별거 없다고 생각하며 게이트를 향해 손을 뻗은 찰나.
턱. 게이트에서 나온 손에 의해 저지당했다.
“무스―”
“형!”
유주한이 다가오려 하는 것을 나는 서둘러 저지했다.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그것도 물론 맞았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내 팔을 붙잡은 손이, 지나치게 익숙하다는 것이었다.
내 팔을 붙잡은 손이 가까워지고, 팔이 튀어나오며, 곧이어 몸과 머리가 튀어나왔다.
회분홍의 머리와 검은 안대. 예상대로 겔탄이었다. 게이트에서 사뿐히 나온 겔탄이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딱 만나네! 운명인가 봐!”
“네가 일부러 그런 거겠지.”
“아, 티 났어?”
진짜였냐.
나는 겔탄의 손을 뿌리치고 뒤로 살짝 물러나며 물었다.
“여긴 왜 온 거지?”
“글쎄, 왜인 것 같아?”
“왕의 명령인가? 그렇다면 다른 것들도 같이 왔겠네.”
“으음, 둘 다 아니야! 애초에 나 하나 넘어오기도 힘들었는데 걔네까지 넘어오는 게 가능할 것 같아?”
“…그럼 왜 온 거지? 네 독자적인 행동이라면 그 왕이라는 작자가 그냥 두고 봤을 리 없을 거 같은데.”
“음, 아니? 왕은 의외로 나에게 큰 관심이 없거든.”
“…….”
겔탄은 아까부터 왜 왔냐는 질문은 회피했다.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게 분명했다. 혹은,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넘어왔거나. 둘 중 어느 쪽이건, 지금 당장 말할 생각은 없어 보이니…….
“돌아가.”
“싫어…라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은 돌아가고 싶어도 못 돌아가.”
“뭐?”
“말했잖아. 넘어오는 것도 힘들었다고.”
“그럼 다른 게이트를 통해서 돌아가.”
“그것도 불가능해. 날 인식하지 못하거든.”
“인식?”
“그런 게 있어. 어쨌거나 내가 다시 돌아가려면, 탑으로 가야 해.”
“…즉, 다음 탑에 함께 가겠다?”
“맞아! 잘 아네!”
“…돌아갈 거면 도대체 왜 넘어온 건데.”
겔탄이 말없이 웃어 보였다. 그 모습에 기가 차 반사적으로 표정이 썩어 들어가는 것은 나뿐이었다.
『형이 소설에 소설에 빙의했다고 한다』
와온 현대판타지 소설
(주)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