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33
133화
“윤시아 헌터!”
협력이라곤 보이지 않는 윤시아의 행동에 승현 헌터가 그녀를 불러 세웠지만, 윤시아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고개만 돌려 말했다.
“먹히지만 않음 되는 거잖아요! 먹히면 찢고 나오죠, 뭐!”
휘익! 윤시아가 칼을 매섭게 휘두르며 몬스터를 향해 뛰어들었다. 곧이어 몬스터의 눈 한쪽이 갈라졌다.
“이것 봐요. 닿지만 않으면―”
콰득! 윤시아의 몸이 단숨에 짧다고 느껴진 몬스터의 다리에 붙잡혔다. 이윽고 몬스터는 붙잡은 윤시아를 망토 같은 다리 안쪽으로 집어넣으려 했다.
누가 봐도 먹으려는 듯한 모습에 나는 한 손에 능력을 사용했다. 곧장 팔을 휘두르자 별들이 자취를 남기며 따라와 그대로 몬스터를 향해 쏘아졌다.
땅이 울릴 정도로 꽤 큰 진동과 소음이 일었다. 동시에 몬스터가 몸을 비틀거리며 윤시아를 쥔 다리의 힘이 서서히 풀리는 타이밍에 승현 헌터가 거대한 뱀을 만들어 냈다.
재빠르게 몬스터에게 다가간 뱀이 몬스터의 몸을 옥죄고 그대로 먹어 치웠다. 물론 윤시아는 빠져나왔다.
“물로 돼서 그런지는 몰라도 먹히는 문어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네요. 신기해요.”
그 와중에 신서하는 승현 헌터의 능력이 몬스터를 먹는 모습을 관찰했다.
뱀의 몸에 완벽히 들어간 몬스터는 이윽고 서서히 사라졌다. 아마 소화되는 모습이 표현된 듯싶었다.
몬스터의 형태가 사라짐과 동시에 뱀의 몸 안에 아이템들이 생겨났다. 툭. 투둑. 뱀이 아이템을 뱉어 내고 승현 헌터의 몸에 흡수되듯 사라졌다.
“지팡이랑… 검은 진주네요. 딱 다섯 개예요. 이게 다음 층으로 가는 새로운 열쇠인가 봐요.”
지팡이는 파도가 멈춘 것처럼 생긴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아이템의 속성은 외형을 따르니, 높은 확률로 물 속성일 터.
“지팡이는 승현 헌터가 가지고 계세요.”
“그래도 괜찮습니까?”
“어차피 저희 중에 물과 관련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승현 헌터밖에 없어요.”
“이게 물과 관련된 무기라는 건 확실한 게 아니잖습니까.”
“그럼 신서하 헌터가 감정해 주면 되죠.”
“네? 네!”
신서하가 눈을 반짝이며 조심스레 다가왔다. 그러곤 지팡이를 건네받아, 곧장 지팡이를 확인했다.
“느낌이나 생김새로 보아 어떤 능력이 부여된 거 같은데… 사용을 해야 능력을 알 수 있는 형태같아요. 조금 새로운 형태라 당장은 확신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다만 엄청나게 강하다는 건 알겠네요!”
“그럼 저보단 다른 분이 가지고 계시는 게―”
“어? 잠만요. 근데 일회용이예요. 힘을 담고있는 이 지팡이 엄청 낡았거든요. 한 번 쓰면 사용 불가예요.”
“…….”
“그럼 승현 헌터가 가지고 계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이제 올라가죠. 이미 상어랑 싸우고 있는 거 아닌지 몰라.”
“빨리 가도록 하죠.”
각자 검은 진주를 든 뒤, 그대로 입에 집어넣었다. 진주가 목구멍을 넘어가는 순간 몸이 가벼워지며 그대로 부유했다.
기분 탓인가 차가웠던 물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진주를 먹어 갈 수 있는 곳까지 부유하다 멈춰 섰을 땐, 궁전의 앞이었다. 상어가 있는 곳 말이다.
“하이패스네요!”
나는 곧장 상어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내 옆으로는 승현 헌터가 매섭게 달려 나갔다.
“멈추십시오!”
아니나 다를까, 우리를 기다리던 일행이 상어를 공격하려 하던 찰나였다. 그리고… 왠지 모르겠지만 겔탄은 나무에 묶여 있었다.
뜬금없는 곳에서 튀어나온 우리를 보며 형이 물었다.
“왜 거기서 오시는 거죠.”
“다른 입구를 발견했습니다.”
“다른 입구를 발견했다고 하기엔 뜬금없는 곳에서 튀어나오셨다는 생각은 안 하십니까.”
“…다른 입구로 들어가자 밖으로 나올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안쪽을 수색하던 와중 어느 문을 지키는 몬스터를 발견했고, 그 몬스터와 대치하다 패배해 심해로 떨어졌습니다.”
“…….”
형이 이리저리 시선을 굴리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이후 형이 승현 헌터에게 물었다.
“몬스터의 생김새와 능력에 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다른 인어와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상반신은 온통 갑옷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기는 검이었습니다. 별 특별한 능력은 없었지만 속도와 힘이 그동안 보아 온 몬스터와 달랐습니다. 아마… 첫 스프레드 게이트의 보스보다 조금 약한 정도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 더 강할 수도 있고요.”
“…그렇군요. 심해로 떨어졌다는 건요?”
“자격이 안 된다며 몬스터가 저희를 처음 들어온 심해로 떨구었습니다.”
“그 자격이 뭔지에 대해선 아십니까?”
승현 헌터가 고개를 저었다. 형 역시 자격이 무엇인지 가늠이 안 되어 잠시 고민하는 듯 보였다.
두 사람이 머리를 굴리고 있자, 묶여 있던 겔탄이 능청스럽게 말했다.
“상어를 죽이는 게 자격 아니야?”
모든 시선이 겔탄에게 꽂혔다. 겔탄은 아랑곳하지 않고 꼬리를 살랑이며 몸을 묶은 나무를 뜯고 내려왔다. 그러곤 말을 이었다.
“아니, 그렇잖아? 새로이 찾았다는 입구는 아무런 방해 없이 들어간 거잖아. 일종의 도둑과 같은 거지. 도둑에게 무슨 자격이 있겠어. 반면 저 상어, 문을 막고 있잖아. 그럼 문지기의 역할이겠지. 문지기를 처리하고 들어가는 건, 자격을 갖추고 당당히 도전하는 거 같지 않아?”
“…너…….”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이번 건 진짜 몰라. 다만 그럴 것 같다고 추측하는 거지. 믿든지 말든지는 네 자유야!”
“…….”
겔탄은 왕과 관련된 모든 것을 말할 수 없었다. 달리 생각하면 전부 알고 있는 정보였기에 말을 못 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추측을 내세우고 있는 지금은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을 터.
아니, 근데 왜 갑자기 심리전을 하고 난리야.
“그래. 네가 그렇게 추측한다는 건 잘 알겠다.”
“한지언 헌터. 불확실한 정보라는 뜻입니까?”
“네.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럴 확률이 높죠. 그래도 꽤 신빙성 있지 않아요?”
“하지만 상어를 처리한다 해도 그 몬스터를 상대할 힘이 생겨나는 게 아니니 소용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되레 상어를 죽이며 힘을 소진해 안쪽의 기사를 상대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것도 그렇네요.”
“그럼―”
차르릉. 돌연 들린 사슬 소리에 곧장 고개를 돌리자, 형이 어느새 상어에게 묶인 사슬을 풀어내고 있었다.
“한지운 헌터!”
“어찌 됐건 다른 문으로 들어가서 상대했을 땐 패배한 거 아닌가요. 그러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죠.”
철커덩! 마지막 사슬이 풀어지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문에 묶인 사슬이 풀리며 문이 열렸는데, 아쉽게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쇠창살이 쳐져 있었다.
“옵니다.”
형이 짧게 경고했다. 직후, 상어가 목을 긁는 듯한 짐승의 소리를 내며 형에게 달려들었다.
―쿠어어어어!
쿠우웅! 단순 충돌임에도 거대한 굉음과 함께 바닥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상어의 공격을 막아 낸 형의 발이 미세하게 뒤로 밀려났다. 상어가 고개를 살짝 들며 입을 벌리자 검으로 상어를 막고 있던 형의 몸이 순간 앞으로 기울어졌다 곧장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조금 늦게 피하기라도 한 건지, 형의 팔 쪽에서 피가 일렁였다.
그러나 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검을 뒤로 물려 냈다. 직후 검의 끝에 검은 안개가 일렁이다, 휘익! 검을 휘두르자 검은 안개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곧이어 안개가 그물처럼 연결되며 상어의 몸을 묶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쏘아져 나가 낫을 휘둘렀다.
캉! 상어의 몸이 단단해 낫날이 들어가지 않았다. 조금의 상처라도 낼 수 있으면 좋겠거늘, 소용이 없었다.
―쿠어어어!
상어의 몸부림에 상어를 묶어 둔 형의 능력이 풀어졌다. 상어가 곧장 사나운 이를 드러내며 내게 달려들려 하자, 뒤에서 겔탄이 다가와 꼬리로 상어를 내려찍었다.
뒤이어 승현 헌터가 얼음 창을 쏟아부었지만, 상어의 몸은 멀쩡했다. 강희민이 몸을 묶고 윤시아가 칼을 휘두르며 마허윤이 화살을 조종해 공격해도 소용없었으며, 박주완이 내려찍어도, 신서하가 버프를 부여해 주어도 소용없었다. 형의 공격이 그나마 통하는 듯싶었지만, 막상 보니 별 진전이 없었다.
그나마 합동해 상어의 이빨 몇 개를 부러뜨렸지만, 그뿐이었다. 상어의 이빨은 많으니 말이다.
‘저 드럽게 강한 상어를 이기는 방법은… 어쩌면…….’
집중해 상어를 공격하던 승현 헌터에게 다가가 말했다.
“승현 헌터. 아까 문어를 죽이며 얻은 무기를 사용해야 할 것 같아요.”
“지팡이 말입니까?”
“네. 지팡이를 얻은 타이밍이 뭔가 알맞아서요. 상어를 죽이지 않고 들어가니 자격이 없다며 쫓겨났고, 그곳에 문어가 있었고, 문어를 죽이니 마침 무기를 얻었잖아요 다른 문을 통해 들어가는 건 일종의 힌트를 얻는 길이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숨어서 들어왔기 때문에 상어를 죽일 능력이 못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준 거죠.”
일종의 밸런스 패치로 말이다.
“…사용하겠습니다.”
승현 헌터의 손에 지팡이가 쥐어졌다.
“한지운 헌터! 떨어지십시오!”
승현 헌터의 말에 형이 마지막 공격을 하며 상어에게서 떨어졌다. 직후 승현 헌터가 지팡이에 든 능력을 사용한 듯, 지팡이를 중심으로 사방을 뒤덮는 물거품이 일었다.
물거품이 사라졌다 생기기를 반복하다가 이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내듯 움직였다. 곧이어 물거품의 새하얀 색이 서서히 변하며, 파란색의 가까웠던 바닷물과 다른 청록색의 물로 뒤바뀌었다.
주변과 다른 청록색의 물은 이윽고 아까 우리가 상대했던 문어의 모습이 되어 상어에게 달려들었다. 조금 전 보았던 것과 달리 한참 큰 문어가 상어를 단숨에 뒤덮었다. 머리만 빼꼼 밖으로 나온 상어가 입을 뻐끔거리며 괴성을 질러 댔다.
“저게 뭐죠?”
“아까 심해에 떨어졌을 때 얻은 무기입니다.”
“저게요?”
강희민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뜬금없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신서하는 그 말을 듣고 뭔갈 깨달은 듯 중얼거렸다.
“확실히 괜히 떨어진 게 아니었네요. 어쩌면 둘로 나뉜 게 신의 한 수였는지도 몰라요. 애초에 다른 문으로 가는 게 먼저였던 거죠.”
“그렇구나!”
윤시아가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죽는 게 늦네.’
숨을 고르며 처리되는 상어의 모습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뚝, 하며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슬쩍 돌려 보니 승현 헌터가 쥔 지팡이가 반으로 부러져 있었다.
‘설마.’
다시 상어를 향해 고개를 돌린 순간, 상어를 처리하던 문어가 돌연 흩어지며 사라졌다. 거의 반밖에 안 남은 상어가 사방에 제 피를 뿌리며 꿈틀거렸다.
‘저 상태로 움직일 수는―’
그러나 애석하게도.
―쿠어어어어억!
망할.
상어가 나와 승현 헌터를 향해 달려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저 꼴로 저런 속도를 낼 수 있는 거지.
나서려는 내 몸을 승현 헌터가 팔로 막아 냈다. 그러곤 곧장 주로 쓰는 무기를 꺼내 들었다. 검은 줄 끝에 달린 굵은 쇠 다트. 로프 다트. 개방 무기가 없는 승현 헌터가 주로 사용하는 무기였다.
쉬이익! 로프가 승현 헌터의 몸을 감쌌다가 빠르게 상어를 향해 쏘아졌다. 끝에 달린 다트가 매섭게 상어의 입 속으로 들어가 머리 위쪽으로 빠져나왔다. 직후, 상어가 달려들다 말고 멈춰서 몸을 꿈틀거리다 이내,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진짜 끝이에요!”
그러며 양팔을 들어 올린 윤시아의 앞으로 새하얗게 빛나는 검이 생겨났다. 반사적으로 그것을 붙잡은 윤시아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윤시아뿐만이 아니었다. 강희민 역시 하얀 지팡이를 얻었고, 마허윤도 더욱 화려한 하얀 활을 얻었으며, 신서하는 완드를, 박주완은 방패를, 승현 헌터는 로프 다트를, 형은 검을 얻었다. 하다못해 겔탄도 양손에 하얀 너클이 끼워져 있었다.
“…….”
그러나 내 손에는, 아무것도 쥐어져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