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뒤이어 파도가 계속 우리를 덮치려 들었다. 승현 헌터의 능력 덕에 내 말의 힘이 더욱 커졌다.
“X발! 계속 공격하네! 야! 적은 저쪽이야! 괜한 힘 쓰지 마!”
“아 씨, 쪽팔리게 속았네!”
헌터들이 거대한 배를 향해 공격을 돌렸다. 그 모습에 탑주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었는데… 서로 물고 뜯어야 재미있는데… 재미없게 됐네. 뭐, 너희들이 죽음을 그리 원한다니 어쩔 수 없지.
텅! 텅! 수면 위로 수없이 많은 몬스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손보다 작은 몬스터부터, 배보다 거대한 몬스터 까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닐 정도로 빽빽했다.
그 모습에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이 났다.
“저거 다 끓이면 온 세상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해물탕이 만들어지겠네요.”
마허윤이 옆에서 작게 웃고, 신서하가 지금 그런 소리가 나오냐며 물었다.
“아니, 지금 바다째로 끓이면 해물탕 맞잖아요.”
“몬스터나 잡아요!”
“그래, 그래.”
강희민의 말에 설렁 대답한 나는 하늘 위로 손을 뻗었다. 곧이어 하늘이 어두워지며, 반짝이는 별들이 생겨났다.
‘바다에선 사용하기 까다로워서 못 사용했지만, 육지면 말이 다르지.’
나는 주먹을 쥐고, 그대로 팔을 아래로 내렸다. 곧이어 하늘에 떴던 별들이 추락해 몬스터들을 공격했다.
“목표는 저 파란 머리다!”
누군가가 외치며 바다로 뛰어들었다. 보아하니 물 능력자인 듯했다. 그러나 몬스터들로 인해 길이 쉽게 뚫리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윤시아는?’
고개를 돌려 윤시아를 바라보니, 윤시아는 고개를 숙인 채 칼을 제대로 들고 있지 않았다. 혹시 모르는 새에 공격이라도 받았나 싶어 근처로 다가가자 무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을 위해… 어린… 억지로…….”
화악! 윤시아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 덕에 표정이 보였는데, 명백한 분노가 느껴졌다.
“죽여 버릴 거야. 크라폰……!”
칼을 쥔 윤시아가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곧이어 다른 헌터들을 제치고, 수면 위로 올라온 몬스터를 밟아 탑주에게 향했다. 중간중간 길을 막는 몬스터는 다른 헌터의 능력을 끌어들여 와 죽이거나 칼로 베어 버렸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가끔 위험에 처하기도 해 나도 살짝 도왔다.
터엉! 윤시아가 뛰어올라 갑판 위에 올랐다. 곧이어 그녀는 탑주에게 칼을 겨누었다.
카가강. 칼과 문어의 다리가 맞닿았다. 윤시아가 탑주에게 물었다.
“육지의 아이에게 힘을 준 것. 너지?”
―뭘 말하는 거지?
“모른 체하지 마! 일부러 힘을 뿌려 멸의 길을 걷게 했잖아!”
―아아, 그거? 그게 뭐가 잘못됐지? 힘을 원해서 준 것뿐인데. 오히려 왕으로서의 일을 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왜!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뭘 말하는 거지?
“왜 이렇게 육지를 망가뜨린 거냐고! 평화롭게 살던 아이들에게 왜 재앙을 뿌리느냐고! 왜 일부러 괴롭혔어! 네가 육지를 집어삼키지 않았더라면 언젠가 더 행복해졌을 아이들이, 너 하나 때문에 모두 망가져 버렸잖아!”
―…당신이 바다의 군주라는 이름을 가졌었다는 게 어이없어.
“뭐?”
터엉! 윤시아의 검이 튕겨 나가 바다로 빠졌다. 곧이어, 윤시아의 목이 탑주의 손에 붙들렸다.
―이렇게 힘을 사용해서 모든 걸 아래에다 두고 지배하면 되는데, 왜 굳이 귀찮고 쓸데없이 화합 같은 걸 했던 거지? 난 그게 이해가 안 됐어. 강한 힘을 가져 놓고, 왜 약한 것들이 설치게 내버려 두는 건지. 그래서, 왕이 당신을 버린 이후, 그리 생각했어. 역시, 욕심이 없는 자는 왕이 될 수 없다고.
그 말에 윤시아가 비웃음을 내뱉으며 반박했다.
“내가 살면서 들었던 것 중 가장 바보 같은 말이네. 지배? 그건 결국, 배반을 불러일으키고, 화를 일으키고, 불행을 일으켜! 그리고 욕심? 나 역시 욕심은 있었다. 모두의 평화. 모두의 웃음. 그게 내 욕심이었어.”
탑주의 눈에 윤시아의 선명한 붉은 눈이 담겼다.
―이해가 안 되는군.
“그렇겠지. 지금 네 주변을 둘러봐라. 네 편은 아무도 없어. 지금 헌터들과 싸우고 있는 몬스터들도 전부, 강제적으로 지배해 억지로 네 편으로 쥐고 있잖아! 그러니 이해를 할 리가 없―”
푸욱.
탑주의 반대 손이 윤시아의 배를 꿰뚫었다.
―힘을 잃으니 입만 살아 움직이는군. 결국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나. 참으로 같잖군.
배를 꿰뚫은 손이 빠져나가고, 탑주는 윤시아의 목을 쥐었던 손을 그대로 움직여 윤시아를 바다에 던졌다.
“승현 헌터!”
승현 헌터가 저 자신을 공격하려는 몬스터를 밀어 버리고 바다 위를 뛰어 떨어지던 윤시아를 붙잡고는 곧장 돌아왔다. 직후, 다친 사람들을 보호하던 신서하에게 윤시아를 맡긴 뒤 다시 바다로 향했다.
몬스터들이 더욱 거세게 움직여 육지까지 기어올랐다. 육지에 있는 팀원들이 뭍으로 올라오려는 몬스터들을 악착같이 밀어내고 처리했다.
―…뭘 믿고 그리 자만하는 걸까. 마음만 믿고 움직이는 편은 진정한 자신의 편이 아닐 텐데. 언제 배신할지 모르는 것들을 제 편으로 두는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어. 흠…….
순간 몸이 섬찟했다. 탁한 시선이 느껴져 탑주를 올려다보자, 아니나 다를까 그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확인해 보면 되겠군.
곧이어 탑주의 입꼬리가 찢어질 듯 올라갔다. 이윽고 팔이 움직였다.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곧장 승현 헌터를 부르려 했으나.
―윤시아로서 당신이 만든 편이, 얼마나 강한지. 한번 시험해 보지.
“뭐야, 몸이―”
팟. 헌터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헌터들이 사라진 가운데, 남은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사라진 주변 사람들에 마허윤이 소리쳤다.
“이게 뭔 일이야! 방금 있던 사람들을 가지고도 부족한데!”
사람들이 사라져 신경 써야 할 몬스터가 늘어났다.
‘어디까지 있는 거야.’
바다 밑을 슬쩍 보자 몬스터들이 끝없이 보였다.
“한지언 헌터!”
“예?”
승현 헌터의 다급한 부름을 듣고 뒤로 돌자, 거대한 몬스터가 입을 쩌억 벌리고 나를 먹어 치우려 들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곧장 낫을 휘둘러 거대한 몬스터를 반으로 갈랐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라는 듯, 옆에서 무언가가 팔을 물었다. 긴 몸에 점이 가득한 물고기였다. 곧장 다른 팔을 이용해 떨어뜨리자 몬스터들이 줄줄이 틈을 노리고 공격하려 달려들었다.
‘누굴 얕보나.’
콰앙! 능력을 이용해 순식간에 주변 몬스터를 초토화했다. 문제는 수면 아래에 몬스터가 끝이 없다는 점.
게다가 아까 물린 팔이 마비되는 것 같아 우선 육지로 돌아갔다. 그 후 해독제를 삼키고 있으려니 회복이 끝난 윤시아가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피다 소리쳤다.
“크라폰의 목에 목걸이가 있어요! 그 목걸이가 마지막 조각이에요!”
“예?”
“그걸 가지면, 제 힘이 돌아올 거예요! 지금까지 얻었던 마석엔 힘이 미미해서 미처 몰랐는데, 저 목걸이! 저 목걸이에 제 힘이 거의 다 들어 있어요! 조각을 맞춰야 하는 형식은, 전부 혼란을 주기 위한 거였어요! 저 조각에 모든 힘이 있어요! 저걸 빼앗으면―”
―어림없다.
터엉! 몸이 어디론가 날아가 우리까지 흩어졌다.
♧♣♧
“시아야, 괜찮아?”
“네! 언니는요?”
“나는 멀쩡해. 후방에서 가장 안전하게 있었으니까. 문제는…….”
사방이 몬스터밭이었다. 바다에서 나오는 몬스터들 물론이요, 같이 날아온 몬스터도 한가득했다. 다 처리하고 가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듯 보였다.
신서하가 물었다.
“시아야, 네 힘이 돌아오면, 탑주를 죽일 수 있어?”
“당연하죠.”
“그럼 먼저 가. 더는 지체할 수 없으니까.”
“네? 그게 말이에요? 이런 곳에 언니를 두고 어떻게 가요!”
“나 못 믿어?”
“아니, 못 믿는 건 아닌데……!”
윤시아는 이 많은 몬스터들 가운데 신서하를 홀로 둘 수 없었다. 신서하 역시 A급이었지만, 공격에 특화되지 않았으니. 지금도 겨우 완드로 몬스터를 때리고 있지 않나.
윤시아의 속마음을 읽은 듯, 신서하는 작게 웃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거 알아? 우리 아버지는 목공사셔.”
“예?”
뜬금없는 말에 윤시아가 의아해했으나, 신서하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나 역시 그 일을 좋아했어. 재능이 있다는 말도 들었지. 그래서 가업을 이으려 했었고. 하지만 세상이 뒤바뀌던 날, 아버지의 한쪽 팔이 잘려 나갔어. 다행히 내가 문양을 발현해 죽음은 면하셨지만, 그 당시엔 포션도, 상급 힐러도 없어서 결국 그 상태로 살아가실 수밖에 없게 되셨지. 그렇게 아버지는 하던 일을 그만두실 수밖에 없었어.”
“…언니, 초창기 헌터셨어요?”
“응. 그렇게 어영부영 헌터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날, 한국에 최초의 스프레드 게이트가 나타났지.”
그때 윤시아는 이 세계에 없었다. 그러나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너무나 유명해 윤시아도 잘 알고 있었다.
“그 게이트에, 나도 들어갔었어.”
“…….”
“던전은 끔찍했었어. 몬스터들이 피와 살에 미쳐 헌터들을 공격하고, 잡히면 바로 먹이행이었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헌터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난 던전 안에서 보스가 있는 곳까지 홀로 가야 했어. 나를 씹고 뜯어 삼키려는 것들의 영역에서 말이야. 그 탓에 A급 헌터들은 대부분 죽어 네 명만 나왔지. 들어갈 땐 A급 헌터가 열한 명이었는데 말이야. 그때 내가 어떻게 살아남은 줄 알아?”
“네?”
신서하의 물음에 윤시아가 고개를 돌려 신서하를 바라보았다. 곧이어 신서하가 머리를 묶더니, 한쪽 손에 사람의 얼굴만 한 망치를 꺼내 들었다.
“내가 가장 잘하는 걸로 살아남았어.”
“무슨―”
몬스터 한 마리가 신서하에게 달려들었다. 몬스터가 거대한 입을 벌려 신서하를 먹어 치우려던 순간, 몬스터의 미간에 완드의 밑바닥이 닿았다.
꽈아앙! 완드 위로 망치가 닿아, 몬스터가 완드에 꿰뚫렸다. 신서하는 그에 그치지 않고 죽인 몬스터를 밟은 후 제 손에 다시 완드를 만들어 내 다가오는 몬스터를 또다시 같은 방법으로 처리했다.
그렇다고 망치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떨 때는 톱을 꺼내 들어 잘라 내기도 하고, 어떨 때는 태커를 꺼내 몬스터를 꿰뚫기도 했다.
신서하가 몬스터의 사체를 밟으며 말했다.
“보조 헌터라고 약한 건 아니야. 공격 능력은 없지만, 본인에게 버프를 못 거는 게 아니잖아. 종합 능력치가 조금 낮긴 해도, 약한 건 아니야. 오히려 버프를 걸어 너보다 강해질 수도 있어. 난, 그렇게 살아남았어.”
신서하가 길을 뚫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난 남아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게. 넌 네가 할 수 있는 걸 해.”
“…….”
“어서 가. 난 이것들이 널 따라가지 못하도록 막을 테니까.”
신서하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윤시아가 신서하가 터 놓은 길을 통해 몬스터 무리에서 빠져나갔다.
몬스터가 탑주를 향해 달려가는 윤시아를 따라가려던 순간, 그 뒤에서 신서하가 몬스터를 붙잡아 바닥에 내던졌다. 신서하가 몬스터의 위에 완드를 두며 말했다.
“너희는, 이곳에서 단 한 발자국도 못 빠져나가.”
쾅! 몬스터가 완드에 꿰뚫렸다. 이어 마치 신서하의 말을 이해하기라도 한 듯 몬스터들이 전부 신서하에게 달려들었다.
신서하는 제 손에 쥔 무기를 놓치지 않도록 꽉 쥐었다. 그녀는 제게 달려드는 몬스터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다가, 옅은 숨을 내쉬고는 곧장 한 발자국을 앞으로 내디뎠다.
신서하는 작게 중얼거렸다.
“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