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48
148화
나는 멀리 날아갔으나, 다행히도 같이 딸려 온 몬스터가 없다시피 했다. 따라오는 몇몇 몬스터들을 처리한 후 곧장 원래 있던 곳으로 달려 돌아가자 그곳엔 승현 헌터와 형밖에 없었다.
몬스터들이 붉은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죽이려 달려들었다. 몬스터들에게 최대한 신경을 덜 쓰고 탑주를 향해 가려 하자 물기둥이 사방에서 일어나며 우리가 다가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차라리 다행인가.’
만약 탑주가 바로 움직였으면 금방 전멸했을 테니까.
나는 뒤로 물러나며 형에게 물었다.
“뭐 좋은 생각 없어? 탑에 생각 없이 들어오진 않았을 거 아냐.”
“강한 힘이 아니면 죽이기 어려워.”
그러며 형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이렇게까지 강할 줄 몰랐어.”
형의 공격은 배까지 닿긴 했다. 그러나, 그뿐. 탑주에게는 닿지 못했다.
저걸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자니, 하나둘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윤시아 역시 마찬가지로 조급하게 달려왔다. 윤시아가 우리와 합류하자마자 말했다.
“목걸이를 빼앗아야 해요!”
“어떻게요?”
그냥 빼앗으라는 말 가지고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닿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빼앗으라는 말인가.
윤시아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승현 헌터. 아까 얻은 마석 두 개, 주세요.”
“마석… 말입니까?”
“네.”
승현 헌터가 고민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마석을 넘겼다. 윤시아는 건네받은 마석 두 개를 한 손에 꽉 쥐며 잠시 그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비장한 표정으로 낯을 바꾸며 말했다.
“갑판 위에만 오르게 도와주세요. 그 뒤론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장담하실 수 있으세요?”
“…솔직히 장담은 못 해요.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도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갑판에 올려 줄 수 있다고 장담은 못 드려요.”
“네?”
“오시기 전부터 계속 갑판 위에 오르려 노력했는데, 사방에 있는 몬스터들이랑 탑주가 방해해서 배에 가까이 가는 것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거든요.”
말을 이어 가며 낫을 바다를 향해 겨누었다.
“근데, 그래도 해 보죠, 뭐.”
낫이 하얀 빛을 냈다. 팔을 전력으로 휘두르자, 휘두른 궤적을 따라 별이 생겨나며 쏘아졌다. 별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몬스터들 사이로 잠깐의 틈을 만들어 냈다.
그 틈을 따라 윤시아가 움직이자, 거대한 파도가 일어나 윤시아의 앞을 막았다. 승현 헌터가 몰아치는 파도를 막으려 하였으나 파도는 미동도 없었다. 승현 헌터가 물러나며 말했다.
“제 능력으로 바다를 움직이는 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강희민이 대체 탑주는 얼마나 강한 거냐며 중얼거렸다.
“다 같이 움직이죠.”
형이 가장 앞에 서서 몬스터의 머리를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내가 곧장 뒤따라가니, 저 앞으로 몬스터 떼거리가 몰려들었다.
박주완이 곧장 주먹을 이용해 바다를 쓸듯 휘두르다 앞으로 강한 파동을 주었다. 몬스터들이 흩어지고, 흩어 놓은 몬스터에 마허윤의 화살이 박혔다.
승현 헌터가 로프 다트에 몬스터를 꿰더니 그대로 앞으로 휘둘러 일행을 향해 뛰어오르는 몬스터에게 내던졌다.
그렇게 절반쯤 다가갔을 무렵.
―겨우 그것밖에 안 되는 건가…….
쿠르릉. 사방에 물로 된 손이 만들어지며 우리를 둘러쌌다. 모두 온갖 공격을 해 가며 손이 다가오려는 것을 막았으나 소용없었다. 결국 곧장 위쪽으로 뛰어 회피를 시도했지만, 앞에 있던 손 하나가 거대해지며 그대로 우리를 쳐 냈다.
“아오…….”
“으으…….”
다시 육지로 돌아온 몸을 일으켰다.
“승현 헌터. 몬스터들을 얼리는 것도 불가능한가요?”
“제 힘으로 만든 물을 사용하더라도 곧장 바다에 먹혀 불가능합니다. 이곳에서 제 힘은 전부 상대에게 먹히는 것 같습니다. 도움이 못 되어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아요.”
“저기엘 도대체 어떻게 다가가? 철통 방어인데?”
“딜 하자고 할까요?”
“강희민, 넌 그걸 말이라고 내뱉냐?”
“그렇게라도 좀 닿고 싶어서 그렇죠. 토할 것 같아요, 지금.”
“저기 가서 해.”
모두 상태가 안 좋았다. 잠깐의 희망이라도 보인다면 찰나의 기대로 기력이라도 회복될 텐데, 그것마저 없으니 상황은 악화하여만 갔다. 압도적으로 밀리는 상황에 되레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피어나 더욱이.
윤시아가 얼굴에 흐르는 물을 닦으며 소리쳤다.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윤시아도 불안에 찬 표정이었다.
아니, 윤시아가 불안해하는 건 당연했다. 본인으로 인해 다른 헌터들이 사라져 힘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고, 아까는 분명 몬스터들의 사이를 뚫고 탑주에게 닿았으나 지금은 닿지도 못하는 상황이니.
“다들 괜찮으세요?”
그 순간 피로 얼룩진 신서하가 나타나 물었다.
“지금 무슨 상황인 건가요?”
신서하의 물음에는 내가 답해 줬다.
“저 갑판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중간 지점을 넘은 순간 밀려납니다. 하다못해 몬스터라도 방해 못 하게 얼려 버리고 싶지만, 승현 헌터의 능력이 무용지물이고요.”
“몬스터가 다가오지 못하게 막으면 되는 건가요?”
“그렇긴 한데… 신서하 헌터, 무슨 방법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하나 있어요.”
그 말에 윤시아가 곧장 물었다.
“뭔데요?!”
“배리어입니다. 저는 지름이 200m 되는 배리어를 벽으로 칠 수 있어요. 바닥에 깔 수도 있고요.”
“그럼 당장―!”
“다만, 물리적인 바닥을 만드는 게 아닌지라 몬스터와 능력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대로 통과해요. 간단히 말해서 그 위를 걸을 수는 없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지름이 200m라고는 하지만 저를 중심으로 단단해지는 거라 가장자리 부분은 많이 약해요. 시전하는 동안 저는 움직이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제가 육지에서 능력을 사용하면 배에 다가가기도 전에 배리어가 깨질 거예요.”
줄줄이 나오는 단점에 윤시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내게는 승산이 보였다.
“신서하 헌터. 신서하 헌터의 밑으로는 완벽히 방어가 가능한가요?”
“완벽하다고 장담은 못 해요. 하지만 다가오는 몬스터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거예요.”
“간단하네요.”
“네?”
“배리어 위로 걸을 수 없다면 강희민 헌터가 배리어를 따라 길을 만들면 되는 거고, 신서하 헌터에게서 멀어질수록 배리어가 약해지는 게 문제라면 신서하 헌터에게 바짝 붙어 움직이면 되고요.”
“한지언 헌터. 다시 말씀드리는 거지만 저는 움직이기 어려워요.”
“그럼 다른 사람이 신서하 헌터를 업고 가면 되죠.”
“…네?”
“박주완 헌터. 신서하 헌터를 들어서 안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희민이 너는 신서하 헌터의 바로 옆에 서서 배리어 위로 길을 만들어. 바다 밑바닥에서부터 자라나게 하든 어떻게 하든, 넌 길을 이을 생각만 해. 그리고 마허윤 너는 그 주변을 엄호해 주고.”
나는 고개를 돌려 승현 헌터와 형을 바라봤다.
“그리고 저희는, 뒤를 따라 움직이죠. 뒤가 가장 취약할 테니까요.”
승현 헌터와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번엔 박주완을 바라봤다. 시선이 마주치고 난 후 고개를 끄덕이자, 박주완이 따라 고개를 끄덕인 후 신서하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고개를 한 번 꾸벅이고 신서하의 무릎을 붙잡아 올렸다.
곧이어 모두 내가 말한 대로 움직여 섰다. 대열이 맞춰진 걸 슬쩍 본 신서하가 숨을 작게 내쉬었다. 그러곤 겨우 들릴 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작하겠습니다.”
신서하가 완드를 눈앞에 올려 무어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어 주변으로 완드를 휘두르자, 거대한 배리어가 바닥에 깔렸다.
“강희민!”
강희민의 나무가 자라나 길을 만들었다. 만들어진 길을 따라 우리는 곧장 달리기 시작했다.
쾅! 쾅! 뒤쪽으로 자라난 나무가 끊기며, 배리어가 무너졌다. 신서하가 기도하듯 완드를 붙잡았다.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됐다. 신서하의 말대로, 신서하의 바로 아래 배리어는 깨질 기미가 없었으니까. 아마 무리하고 있는 것일 터.
‘무리하고 있는 건 강희민도 마찬가지지만.’
육지와 연결된 나무는 끊긴 지 오래였다. 즉, 강희민은 내 말대로 바다 밑바닥에서 나무를 급속도로 자라나게 해 길을 연결하고 있는 것일 터. 마허윤도 평소보다 배로 노력하며 앞에서 나타나는 몬스터가 다가오지 못하게 처리했다.
S급 셋 전부 뒤쪽을 엄호하는 게 조금 애매했으나, 그 생각은 중간 지점쯤 도달했을 때 싹 지워졌다.
앞으로 향하며 새로 생기는 배리어와 달리, 뒤쪽의 배리어는 계속해서 무너졌다. 배리어를 뚫으려 온 몬스터들이 몰려들었고, 배리어가 뚫리면 그곳에서부터 몬스터들이 폭탄처럼 터져 나왔다.
몬스터들뿐만이 아니었다. 탑주의 공격도 있었다. S급 세 명의 힘으로도 넘치기는커녕 오히려 모자랄 지경이다.
그렇게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달리고 달려, 이윽고 우리는 배 가까이 도달했다. 동시에 뒤에서 달리던 셋의 밑으로 길이 뚝 끊겼다. 그것을 눈치챈 윤시아가 곧장 뒤를 돌아보고 무어라 말하려던 찰나, 내가 소리쳤다.
“그냥 계속 앞으로 달려요!”
그 말에 윤시아가 앞을 바라봤다.
발에 계속 무언가가 뒤엉켰다. 때로는 베이고, 뚫렸다.
위를 살짝 바라보니 탑주의 표정이 조금 어두웠다. 배에 거의 다가간 팀원들의 양옆으로 거대한 물 손이 나타났다. 그러곤 손쓸 틈도 없이 그들을 짓뭉개려 다가오는 찰나. 퍼버벙! 검은 안개가 터져 나가며 다가드는 물 손을 터뜨렸다.
흩날리는 검은 안개 속, 나무가 드디어 배에 닿았다. 곧이어 팀원들이 그 위로 뛰어올라 갑판 위에 섰다.
탑주가 무언갈 하기도 전, 윤시아가 마석 두 개를 손에 꽉 쥐며 소리쳤다.
“레비아탄!”
챙그랑.
윤시아의 손에 있던 마석 두 개가 부서졌다. 동시에 바다 아래,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무슨 잔꾀를―
퍼어엉!
거대한 그림자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솟아오른 물너울이 가라앉으며 올라온 것의 모습이 드러났다. 용의 모습을 한 것이 탑주의 위로 올라, 그대로 한입에 탑주를 먹어 치우려 달려들었다.
탑주의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탑주는 저를 먹어 치우려는 몬스터를 잠시 바라보다 손을 뻗었다. 그 틈을 노려 윤시아가 달려들었고, 탑주가 작게 중얼거렸다.
―팡.
콱. 탑주가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단숨에, 몬스터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어째서…….”
―어째서냐고?
탑주에게 달려들던 윤시아가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했다. 그런 윤시아를 향해, 탑주가 손을 뻗었다. 윤시아의 머리가 탑주의 손아귀에 쥐어지려던 찰나.
콰드득! 신서하의 팔이 탑주의 손에 대신 쥐였다.
“……!”
뚜둑. 신서하의 오른쪽 팔이 종잇장처럼 떨어져 나가 바다에 던져졌다.
“언니!”
신서하가 윤시아를 뒤로 밀쳤다. 곧이어 탑주가 신서하의 머리를 가격해 신서하가 나가떨어졌다.
뒤이어 박주완이 주먹을 휘두르며 탑주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탑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의 공격을 받아 내고, 다리를 휘둘러 박주완의 다리를 공격했다. 박주완의 왼쪽 다리가 잘려 나갔다. 탑주의 신발 굽이 칼날로 되어 있었다.
강희민이 박주완을 붙잡아 뒤로 보내고 탑주를 공격했다. 곧이어 마허윤도가세했으나, 두 사람은 순식간에 머리통을 붙잡혀 바닥에 내리꽂혔다.
“…….”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윤시아는 정신을 놓았다, 이내 눈물을 참으며 칼을 쥐고 일어났다.
―당연한 거 아닌가? 이건 전부 당신의 힘인데.
콱! 윤시아가 손쓸 틈도 없이 탑주가 윤시아의 목을 붙잡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목을 서서히 짓눌렀다. 이번에야말로 끝을 내려는 듯.
―아니, 아니지. 그냥 죽이면 재미없지.
문어의 다리가 움직여 시체처럼 늘어진 팀원들을 끌어왔다.
“뭐 하려는 거야!”
―그냥 죽으면 너무 재미없잖아. 당신은, 당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바다에서, 사랑해 마지않는 당신의 편들과 죽어 줬으면 좋겠거든.
“…뭐?”
툭.
윤시아의 목을 쥐고 있던 손이 놓이며, 윤시아가 배 밑으로 떨어졌다. 정신을 잃은 강희민과 박주완, 마허윤, 신서하도 함께였다.
쿠르릉. 그들이 떨어지는 아래, 거대한 구멍이 생겨났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아득하고 검은 그 구멍으로 들어가면 정말 죽음밖에는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없을 것만 같았다.
떨어지는 팀원들을 보자마자, 몸이 먼저 움직였다. 나는 발을 묶고 있는 것들을 곧장 털어 내고 손에 비행 마석을 쥔 채 날아올랐다. 그리고 온 기력을 다해 날아, 떨어지는 팀원들을 받아 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챙그랑. 손에 쥐었던 비행 마석이 힘을 다해 깨지며, 하얀 깃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