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84
184화
쾅! 쾅! 알 수 없는 폭발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첫 폭발이 일어났을 때,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일어나 바깥으로 나섰다.
‘어떤 인간이 서울 협회를 공격해.’
서울 협회는 온갖 문양 발현자가 모여 있는 곳이다. 실력 있는 헌터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고.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오늘은 S급들도 모여 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습격할 날을 잘못 잡았다.
협회 입구로 나와 건물 상태를 확인하자 다행이게도 건물 외벽에 흠집이 난 걸 제외하곤 멀쩡했다. 하기야 돈을 얼마나 들이부었는데, 겨우 이 정도 폭발에 무너지면 너무하지.
류천화 씨가 근처에 서 있던 협회 직원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그러나 협회 사람은 상황을 파악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건물 벽에 흠집이 난 걸 보면 무언갈 던진 것 같은데.’
나는 눈을 부릅뜨고 흠집 난 건물 벽을 살폈다. 폭탄이라도 던졌나 싶어 바닥을 이리저리 살피니, 웬 플라스틱 파편이 뒹굴고 있었다. 다만 무엇인지는 파악하기 어려워 잔해들을 한곳으로 모아 두었다. 내버려 두면 협회 사람들이 알아서 조사할 거다.
‘문제는 누가 저질렀냐인데.’
주변에 수상한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 전부 협회 사람 아니면 헌터. 저 중에 범인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아니면 어딘가에 숨어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미리 폭탄 같은 것을 붙여 놓고 도망갔을 수도 있지.’
근데 그럴 확률은 적었다. 협회의 경비는 삼엄하니까. 설마 벽에 붙은 폭탄을 아무도 못 봤을까.
가만히 서서 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닥의 그림자가 거대해졌다. 곧장 고개를 돌리며 팔을 뻗으니 무언가가 붙잡혔다. 나는 그것을 바로 바닥에 꽂았다.
“뭐야, 갑자기…….”
―꾸엑!
몸통은 거대한데 머리는 무척 작고, 팔은 몸통만 한데 다리는 짧은 몬스터였다. 몬스터는 내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방에 깔려 헌터들에게 공격받고 있었다.
어디 던전이라도 터졌나 싶었으나 근처에 던전은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을 켜 재난 문자까지 확인했으나 역시나 들어온 소식은 아무것도 없었다.
협회 습격에 이어 몬스터라. 누가 봐도 던전의 소행처럼 보이는데. 막상 게이트 같은 건 없고.
‘탑이 생겼을 때랑은 다르게 넘어오나, 이번에는.’
이전에는 하얀 토끼 귀가 달린 괴인이 게이트를 열어 몬스터를 이곳으로 보냈으나, 이번에는 다른 모양이었다.
나는 우선 몬스터부터 처리하고 보자 싶어 근처에 있던 몬스터를 공격했다. 몬스터는 낮은 등급이었는지 아니면 헌터들이 바글바글해서인지는 몰라도 금세 처리됐다.
어느 순간 사라져 보이지 않았던 승현 헌터가 협회 건물 안에서 나왔다.
“안쪽에 특별히 위험해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어째서 여기에 몬스터가 있는 겁니까.”
승현 헌터의 말에 지화연 씨가 답했다.
“저희도 몰라요. 근처에 던전 브레이크도 안 터졌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공간이 깨지는 현상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방금 확인해봤는데, 서울 협회 쪽만 이래요.”
서울 협회를 노린 거면 더욱 강력한 아이템을 사용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마치 안에 있던 사람들이 나오도록 유도한 것같이 바깥쪽만 이러고……. 유도?
‘…설마 S급이 있어 망해 버린 습격이 아니라, 오히려 S급을 노린 습격인 건 아니겠지.’
게다가 몬스터까지 이용되었으니 그 생각에 더욱 힘이 실렸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듯 류천화 씨가 말했다.
“우리를 노린 거 같은데.”
“저희요? 어떤 멍청한 인간이?”
“사람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유아한 헌터.”
“아, 그러네요. 몬스터까지 동원됐으니. 검은 탑 때문에 이러는 걸 수도 있겠네요.”
그때 형이 옆으로 다가와 물었다.
“다친 데는?”
“없어.”
“문양 개방은 왜 안 해.”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몬스터도 약했고.”
그리고… 기분 탓일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예전과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혹시 모르잖아.”
“여기서 갑자기 군주가 나타나는 게 아닌 이상은 안 죽어.”
“뭔 말을 해도―”
마주치고 있던 형의 눈이 단숨에 매서워졌다. 이어, 검은 검이 내 뺨 옆을 날카롭게 찌르고 들어갔다. 뒤에서 누군가가 비명을 내질렀다. 형이 검을 옆으로 치우며 찌른 누군가를 그대로 검과 함께 땅에 꽂았다. 정체를 확인하니,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아니.’
그런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딘가 익숙한 것이 있었다.
‘갈색 망토…….’
어제 바닥에서 주웠던, 그 망토와 똑같은 걸 걸치고 있다.
나는 곧장 형의 손에 쥐어져 있던 망토를 낚아채 정밀히 확인했다. 예상했던 대로, 똑같았다. 형 역시 이를 눈치채고 말했다.
“똑같네. 어제 네가 느꼈던 시선이 단순히 예민해서는 아니었나 봐.”
“그러게.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할지.”
저 멀리 승현 헌터가 무슨 일이냐며 다가왔다. 그 순간 쾅! 옆에서 무언가가 재빠르게 날아와 승현 헌터를 공격했다. 유아한 씨가 말했다.
“이번엔 또 뭐예요?!”
승현 헌터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고 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저 자신을 공격한 것을 확인했다. 투명한 유리구슬. 그리고 그 안에서는 액체가 찰랑거렸다.
‘유리?’
승현 헌터에게 다가가 유리구슬을 확인하려 했으나, 이 건은 뒷전으로 밀렸다.
‘가지가지 한다.’
어디 숨어 있던 것인지 갈색 망토를 걸친 사람들이 순식간에 나타나 주변을 포위했다.
‘헌터…라기에는 특별히 느껴지는 게 없는데. 하지만 습격하는 속도를 보니 문양 발현자는 맞는 것 같고. 망토에 무슨 능력이라도 심겨 있나. 아니, 그러면 아까 감정을 했을 때 뭐라도 나와야 했을 터.’
의문점만 가득한 상황에서, 의문의 사람들이 우리를 공격하려 들었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혼잡하게 뒤섞여 들렸다.
“협회 건물을 지키세요!”
“최대한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게…….”
“포획을 최우선으로 하세요.”
“한지언.”
불쑥. 눈앞에 갈색 망토를 뒤집어쓴 사람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 사람의 손에는 나이프가 쥐어져 있었다.
쾅! 나는 갈색 망토를 뒤집어쓴 사람의 목을 부여잡고 그대로 땅에 넘어뜨렸다.
“날 왜 부르지?”
어제 느꼈던 시선. 그건 분명 나와 형을 향한 시선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명확히 나의 이름을 불렀다. 다른 헌터들의 이름은 단 한 글자도 내뱉지 않으면서.
밑에 깔린 사람이 컥컥거리며 내 팔을 공격했다. 그러나 손의 힘은 턱없이 약했고, 나이프도 형편없었다. 이런 약한 사람들을 데리고 정말로 협회를 습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S급 헌터들을 밖으로 유도한 것 같다고 생각했던 건 헛추리였나.’
이런 약한 사람들을 데리고, S급 헌터를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단순히 헌터나 협회를 싫어하는 조직인가?’
누군가 내 뒤를 노리려 들어, 목을 틀어쥐고 있던 사람을 들어 올려 서로 부딪치게 했다. 원래는 한쪽만 기절시키려 했으나 예상과 달리 양쪽 다 기절해 바닥에 버려두고 주변을 살폈다. 그러나 미처 뭘 살필 새도 없이, 곧바로 습격이 이어졌다.
‘이상하다.’
습격을 막아 내며 주변을 살필수록 이상하다는 생각은 더욱 커져 갔다.
‘왜… 나만 노리는 것 같지?’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향하는 갈색 망토의 사람들은 수가 적었다. 많아야 두 명 정도. 그런데 나만 지금 다섯 명째다. 전부 약해서 크게 신경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제의 기억이 계속 떠올라 머리가 뒤죽박죽 굴러갔다.
“습격은 더 이상 없는 듯합니다.”
승현 헌터가 갈색 망토를 걸친 사람들을 줄로 묶었다.
습격자들을 조용히 응시하던 지화연 씨가 그중 어느 한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망토를 훌렁 벗긴 후에 몸 이곳저곳을 수색했다. 그러다 바지를 걷어 올린 순간, 종아리에 있는 무언가를 보고 지화연 씨가 탄식했다.
“사이비네요.”
“사이비요?”
내 물음에 지화연 씨가 바지를 걷어 올린 종아리를 보여 주었다. 주황색 문양 위에 덧칠해진 검은색 문양.
“사이비들 특징이 본인의 문양 위에 사이비를 상징하는 문양을 달군 인두로 새기는 거거든요. 요즘 시대에는 보기 힘든 방식이죠. 뭔 짓을 했는지, 새긴 문양은 곧이어 검어져서 본래 있던 문양을 덮어 버리고요.”
나는 사이비를 상징한다는 문양을 바라봤다. 생전 처음 보는 문양이었다.
‘이전에 저런 게 있었나?’
나는 지화연 씨에게 물었다.
“사이비들은 언제부터 이런 문양을 새긴 거예요? 예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얼마 안 됐어요. 던전이 사라지고 난 후?”
“사라지고 난 후에요?”
“네. 그때는 던전이 있었을 때랑 달리 잠잠해서 잠깐 보이다 말겠거니 생각했는데, 던전이 다시 생겼다고 이렇게 본격적으로 움직일 줄은 몰랐네요.”
“…….”
던전이 생길 줄 알고 있었다…는 건 너무 간 생각이겠지. 하지만 던전이 사라진 이후에 이런 문양을 새기는 건, 어딘가 꺼림칙하다.
형이 옆에서 말을 보탰다.
“그러면 협회를 습격한 건 사이비들의 짓이겠군요.”
“확정이죠, 뭐. 여기는 여러분에게 맡길게요. 저는 할 일이 생겼네요. 겨우 하나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새로운 게 나타날 줄이야.”
할 일이 생겼다는 건, 아마 사이비와 관련해서 알아본다는 뜻일 거다. 이전에도 사이비와 관련한 일은 지화연 씨가 담당해 왔으니까.
‘의문인 건, 어째서 어제 나를 지켜보고 있었냐는 건데.’
하지만 형이 느끼지 못했으니, 아마 다른 사람들도 감시했는데 느끼지 못했을 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추측.
‘문제는, 내 이름을 불렀다는 거.’
그렇다면, 명확하게 나를 노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왜?
‘…검은 탑을 클리어했기 때문이라기엔 다른 사람들도 같이 클리어했어. 만약, 정말 만약에 이들이 내가 왕에게까지 닿았다는 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내가 왕을 죽인 것도 아니고. 아마 이들은 검은 탑에서 있었던 일도, 내가 왕에게 닿았다는 것도 모를 거야.’
류천화 씨가 형에게 다가가 물었다.
“한지운 헌터. 그 망토 회의하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지.”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지언이와 던전 공략을 끝내고 나왔을 때, 지언이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장소로 가 보니 있었던 겁니다.”
“…한지언 헌터만 이상함을 느꼈다는 말로 들리는데. 한지운 헌터는 아무것도 못 느꼈던 건가?”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류천화 씨가 나와 형을 번갈아 보다가 말했다.
“내가 그동안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네.”
“뭘 말입니까.”
“그동안 한지운 헌터한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고 느꼈는데, 한지언 헌터가 문양이 발현된 이후로는 한지언 헌터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 특히 몬스터들도 자주 꼬이고. 한지운 헌터는 생각해 보면 혼자서 이것저것 하는 것뿐이지, 특별히 이상한 일을 한 것 같지도 않아.”
“노망나신 겁니다.”
“…한지운 헌터. 말은 골라서 하는 것을 추천하지.”
“충분히 고른 말입니다.”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내 말에 류천화 씨가 작게 웃었다.
“그렇다는데.”
“문제는 왜 저냐는 거죠.”
“몬스터들에게 A급 종합 능력치의 S급 헌터가 색다르게 느껴진 모양이지.”
“등급은 저희에게나 있지, 몬스터들은 자기 자신들한테 등급을 매기지 않잖아요.”
“몬스터가 아니라 잘 모르겠군.”
승현 헌터가 불쑥 대화에 끼어들었다.
“대화는 나중으로 미뤄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현 상황을 안정시키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 제압했는데 이게 안정된 게 아니면 뭐지. 뒤집힌 보도는 기술자들이 수복할 테고. 애초에 협회 건물이니 우리가 그렇게 나서지 않아도 될 듯한데, 승현 헌터.”
“…S급들이 있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거 아니냐는 소문이 흘려지고 있습니다.”
“그건 좀 의외인데.”
“그렇기에 저희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다면 그러한 소문이 부풀려질 듯해서 그렇습니다.”
“…그런 거라면 별수 없군.”
그런 소문이 습격이 일어나자마자 삽시간에 퍼지는 건… 아무래도 이상한데.
‘뭐가 또 일어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