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42
242화
나는 단숨에 하늘로 솟아올라 늑대의 몸 위에 안착했다. 두 번 다시 안 쓴다고 다짐했지만, 솔직히 비행 능력을 누가 안 쓰고 싶겠어. 기력 소비 대비 효율이 좋지 않으니 안 쓰는 것뿐이지, 가능하다면 쓰는 게 좋다. 음.
‘아까는 사용한 기력에 비해 능력이 강하다 싶었는데…….’
날개 사용에 사용되는 기력은 변함없는 거 보니 아마도 착각이 아니었나 싶다. 아니면 몸 상태가 내 생각보다 많이 안 좋은 거일 수도 있고.
나는 날개를 없애자 곧바로 풀리려는 다리에 겨우 힘을 주고 늑대의 몸통 위에 내 몸을 고정시켰다.
어디로 향하는 건지 광활한 하늘밖에 보이지 않아 유추하기 힘들었다. 몸통을 타고 살금살금 올라감에도 나를 눈치채지 못한 건지 신경을 안 쓰는 건지 늑대는 앞만 보고 쌩 달렸다. 아까 노려본 건 우연이었나?
“주한아!”
유주한은 토할 것같이 입을 틀어막고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입에 물린 것치곤 별다른 상처 하나 없어 다행이었다.
‘도대체 어디로 데려가는 거지?’
여기서 공격해 봤자 떨어지는 건 우리다. 날개를 다시 만들어 내어 왔던 길을 돌아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고. 유주한을 혼자 보내지 않은 걸로 우선 미션 클리어였다. 문제는 이다음이지.
유주한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데려가는 걸 보면, 적어도 이전이랑은 다르다는 건데. 유주한이랑 뭐가 다르기에 늑대로까지 변한 거지? 그러고 보니 지화연 씨도 거대하게 변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거… 드래곤 아니었나.’
가까이서 보질 않아 확실치는 않았다. 멀리서 봤을 때에는 하얗고 붉은 무언가로밖에 안 보였으니까. 가까이서 본 건 눈뿐이고.
‘드래곤이면 잘 어울리긴 하……. 억.’
갑자기 아래로 낙하하는 늑대의 몸을 고쳐 잡아 떨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거센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려 앞을 가렸다가 이내 바람이 멈추며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긴 또 뭐야.’
아까와 같은 숲은 분명하다. 아마 이어지지 않은 하늘 섬 중 하나겠지. 다만 아까와 달리, 중앙에 큰 호수가 하나 있었다. 그 어느 생명 하나 살지 않는 호수 말이다.
늑대가 신경을 쓰든 말든 바닥으로 내려와 호수로 다가가자,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호수라기에는…….’
묘하게 다르다. 그런데 그 차이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나는 주변에 굴러다니는 돌 하나를 집어 그대로 호수로 던졌다. 퐁! 작은 소리를 내며 호수로 빠진 돌은… 산산조각 나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
호수의 정체를 깨닫자마자 유주한을 바라보니, 막 늑대의 입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호수를 바로 밑에 두고.
툭. 유주한이 늑대의 입에서 완전히 떨어져 허공으로 던져진 걸 보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뛰어 유주한을 낚아챘다.
“유주한.”
“형… 저 잠깐…….”
속이 울렁거리기라도 하는 듯 유주한이 입을 부여잡았다. 그 모습에 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멀미해?”
“그런 것 같은데요…….”
“이상하네.”
문양 발현자가. 심지어 S급이 멀미를 할 리가 없고, 지금까지 한 번도 한 적 없었는데, 겨우 늑대에게 잡혀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고 없던 멀미가 생긴다고?
내가 의아함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던 차, 유주한이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형! 형! 뒤에!”
뒤로 도는 순간, 쾅! 무언가가 강하게 휘둘러지며 우리를 공격했다. 한발 늦게 피해 왼쪽 다리가 엉망이었다.
“유주한, 멀리 떨어져.”
“예? 저 멀쩡해요!”
“아니. 지금 다 이상하니까 멀리 떨어져 있어.”
내 능력도 이상한데, 유주한의 몸도 이상하다? 분명 이 장소와 연관이 있을 터였다. 다만 단순하게 이 장소 한정으로 이상한 건지, 유아한 씨 때문에 이상한 것인지는 미지수이니 함부로 움직이기도 애매했다.
‘포션을…….’
찰랑. 포션을 꺼내 들어 다리에 대고 부은 순간 병 밖으로 흘러내리는 포션을 보고 나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틀어 포션을 피했다.
“형? 치료 안 하고 뭐 하세요?!”
“포션 쓰지 마. 액체류는 그냥 다 쓰지 마.”
“네? 왜요? 그럼 형 다리는 어떡해요!”
“내버려 두는 게 더 나을걸. 포션을 사용했다간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거든.”
나는 포션을 닫아 남은 것을 인벤토리에 다시 집어넣었다. 그리고 살벌하게 파인 땅을 한 번 쳐다봤다. 포션이 떨어진 자리였다.
땅이 유난히 연약해서 파인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포션이 닿지도 않았는데 이대로는 다리가 녹아 버리고 말 리라는 살벌한 기운이 느껴졌던지라 그건 아니라고 단박에 확신할 수 있었다.
한 발로 겨우 몸을 일으켜 일어난 순간 다시 한번 쾅! 이번에는 피하긴 하였으나 한 발로 껑충 뛰니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부러진 나무를 목발로 이용할까 잠깐 생각했으나 금방 부서질 게 뻔했기에 패스. 유주한에게 맡기고 틈을 노리는 건 유주한도 몸 상태가 안 좋기에 패스.
나는 낫을 목발로 이용하며 이리저리 피하다가 한숨을 푹 내쉬며 능력을 사용했다. 아까처럼 강한 힘이 나오진 않을까 기대했으나, 역시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약해졌다. 이런 망할!
“형, 비켜 봐요!”
유주한이 어느새 만든 거대한 불덩이를 내 바로 뒤에서 쏘아 유아한 씨에게 직격시켰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며 흙이 흩날리는 그 사이, 유아한 씨는 아무런 피해도 없이 몸을 털며 다시 우리를 노려봤다. 솔직히 저건 유아한 씨라고 하기도 죄송스럽다. 우리 눈앞에 있는 건 순 짐승이었으니까.
“헐.”
유주한이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놀랐다가 폴짝폴짝 공격을 피하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내 공격은 통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 보니 또 안 통하고. 뭐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주변에 다른 핵이 있나? 아니면 이 공간 자체에?
‘공간?’
하늘 섬인 것은 같았다. 숲인 것도 같고. 하지만 다른 것이 딱 하나 있지 않은가.
시선을 돌려, 나는 호수를 쳐다봤다. 좋아.
나는 앞에서 오는 공격을 피하며 덩굴을 하나 집었다. 그러곤 반대쪽을 유주한에게 던져 붙잡게 하고, 내 몸에 빙 둘러 묶은 다음 섬 아래로 몸을 날렸다.
나를 한참 따라오던 유아한 씨가 황급히 멈춘 순간, 나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늘이 먹에 물들듯 검어지고, 수없이 많은 별들이 그 위에 새겨진 직후, 마치 별똥별처럼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나는 곧바로 덩굴만을 의지한 채 옆으로 움직였다. 뒤에서 큰 굉음이 수차례 들려왔다. 흙무더기와 돌 부스러기들이 구름 아래로 떨어지고, 곧이어 그 위로 투명한 액체가 쏟아져 내렸다.
“능력은 별 차이는 없는데.”
다만 유아한 씨가 유주한을 호수에 빠뜨리려 했던 것을 감안하면, 괜한 짓을 한 건 아닐 터.
나는 덩굴을 손으로 잡고 위로 올라갔다. 그리 높지는 않아, 금방 땅 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혹시나 싶어 포션을 꺼내 바닥에 부어 보니, 포션은 딱히 달라진 게 없었다. 아까와 같이 닿는 순간 몸이 부식할 듯했다.
“형! 뭐 한 거예요? 누나가 완전 잠잠해졌는데.”
“그냥 혹시나 싶어서.”
다만 유주한의 말대로 길길이 날뛰던 유아한 씨가 잠잠해졌다. 그래도 혹시나라는 것이 있으니 살금살금 다가갔으나 역시나 잠잠했다. 역시 호수가 문제였던 건가.
‘그렇다기에는 포션이 아직도 이런데.’
뚝. 뚝. 물 흐르는 소리에 나는 호수 쪽을 바라봤다. 그러나 문득, 하늘 섬 아래. 텅 빈 하늘로 물이 떨어져 물소리가 들릴 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돌려 늑대 쪽을 살펴보았다.
늑대의 거대한 입에서 침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침이 떨어진 바닥이 포션을 땅에 부었을 때처럼 깊이 파여, 웅덩이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저 저런 입에 붙잡혔던 거예요……?”
그러게나 말이다.
희번덕 돌아간 눈이 다시 우리에게 고정되며, 유아한 씨가 천천히 우리에게 다가오는가 싶던 차.
―크우어어어억!
유아한 씨가 사나운 짐승 소리를 내며 재빠른 속도로 우리의 코앞까지 다다랐다.
퉁! 거대하게 벌린 입을 낫으로 막아 냈으나 한 발로 지탱하고 있었기에 당연하게도 뒤로 밀려났다. 유주한이 뒤에서 악착같이 붙잡고 있긴 하였으나, 늑대의 입 안에서 흐르는 침에 내 손과 낫에 보기도 꺼려지는 상처가 났다.
“형, 그냥 손 놔요!”
유주한에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낫을 놓자마자, 날 뒤에서 붙잡고 있던 유주한이 옆으로 뛰었다.
“제가 최대한 막아 볼 테니까! 형은 다리부터 어떻게 해 봐요!”
글쎄다. 유아한 씨가 저 꼴인 마당에 포션도 사용 못 하니 딱히 치료할 방법이 없다만.
나는 우선 뒤로 물러나, 유주한이 능력 없이 힘으로만 싸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틈이 보이면 바로 공격하기 위해.
‘지금.’
거대한 돌덩이에 한 손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 낫을 휘두르려던 순간, 첨벙! 맑은 물이 우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솨아아. 끝없이 내리는 물에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보니 늑대의 머리 위로 사람의 형상이 눈에 띄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소리쳤다.
“승현 헌―!”
그러다 우뚝, 외침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모습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승현 헌터였지만, 승현 헌터가 얼음으로 만든 검을 유아한 씨의 몸통에 꽂아 넣은 모습에, 저것이 승현 헌터가 아니라고 단번에 눈치챘으니까.
승현 헌터의 어깨에 들러붙은 물로 된 뱀이, 평소에는 아무런 감정 표현도 없던 것이, 나를 보며 눈을 휘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