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45
245화
“하나만 묻자.”
―너 정말 나를 질문 기계로 생각하는구나? 좋아. 뭔데?
“어디서부터 거짓말인 거지?”
―거짓말이라니? 이상하다. 나는 거짓말을 했던 기억이 없는데.
“전부 꿈이었잖아. 소생시키기 위해 집어넣었던 몬스터도. 내가 다친 것도 전부.”
―난. 꿈이라고 한 적 없는걸?
“하지만 꿈은 맞았잖아.”
―그건 맞지만. 난 배경만 바꾼 거야. 처음부터 여기였는걸? 왜 이곳이 엉망진창이 됐겠어? 전부 너희가 이렇게 한 거야.
“그런 거라면 이상한데. 난 네 녀석 능력은 안 통하거든. 뭘 한 거지?”
―어머. 정말 그렇게 생각해?
“뭐?”
―정말 내 능력이 너에게 안 통한다고 생각하냐고.
“…바뀐 네 능력이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꿈의 능력이 주를 이룬 지금의 너는 나를 헤칠 수 없어.”
―글쎄?
딱. 꿈의 군주가 손가락을 튕기자, 몸이 균형을 잃었다. 목을 잡고 있는 손과, 한쪽 다리로 몸을 지탱하며 몸 아래를 내려다보자, 반대쪽 다리가 추욱 늘어져 있었다.
“뭘 어떻게…….”
―하하! 안 통하는데 이게 왜 이러지? 아까 다친 다리가 어째서 여기서도 절뚝거리는 거지? 왜인 줄 알아? 내가 거짓말 한 건 없어! 꿈도 아니었거든. 정확히는 네가 아니라 이 공간을 변경한 거니까!
“그럴 리가 없어. 이 공간만 변한 거라면, 그만큼의 크기가 나올 수가 없다고.”
―왜 못나와? 제자리걸음으로 걸었을 수도. 아니면 같은 자리를 뱅뱅 돌았을지는 모르는 일이지?
“…잠깐만. 그렇다는 건.”
고개를 휙 돌려 지붕 아래 마당을 확인하는 순간. 무언가 휙! 빠르게 지나가며 뜨거운 열기에 뺨이 홧홧해졌다.
유아한 씨가 늑대로 변해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유아한 씨‘만’ 변해있다는 거겠지. 저 인원이라면 막을 수는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자.
―한눈팔면 안 되지.
무언가 뒤에서 단숨에 날 붙잡아, 그대로 허공에 고정했다.
‘천?’
끝이 화살표 모양의 천. 분명, 악몽 사냥꾼이 이전에 사용하던 무기.
―꿈이기 이전에. 사냥꾼인 걸 벌써 잊은 거야?
예전 모습으로 다시 변한 꿈의 군주가 꼬리를 살랑이듯 옷자락에 늘어진 천자락이 흔들렸다. 서서히 내게 다가오며 뱀이 몸을 타고 올라오듯, 시선이 나를 찬찬히 살폈다.
―네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 이미 추리한 거였지? 그래서 내가 질문에 술술 불었고. 그런데 말이야. 이상하지 않았어? 초반엔 분명 피도 토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멀쩡한 거.
“…….”
―물론 아직까진 연결되어 있어. 하지만. 내가 그런 거에 대책 하나 없이 넘어온 건 줄 알아?
꿈의 군주가 내 목을 부여잡고 바짝 끌어당겼다.
―내가 너 하나 산 채로 삼키는 건 일도 아니거든.
손을 꿈틀거리고 온몸을 뒤틀려 해봐도 몸은 돌처럼 굳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산 채로 삼켜 평생을 잠으로 보내게 해, 내가 이곳을 돌아다녀도 아무런 지장이 없어. 그러니까 이 몸을 택했지.
“…내 몸이 더 건강할 텐데 굳이?”
―뭐. 이쪽이 더 재밌잖아? 내 이름이 왜 악몽 사냥꾼인 줄 알아? 내 이름은 있잖아? 꿈 님이 지어주셨던 것도 아니고 자연히 붙은 이름이야. 그럼 생명의 입을 타고, 타고, 타면서 붙은 이름이겠지. 모두가 나에 대해 지칭할 때. 모두가 한마음으로 붙인 이름이야.
“그게 뭐 어쨌다고.”
―이상하지 않아? 악몽만 먹어준다면 꿈의 정령이나 꿈 보호자 따위로 붙여졌을 텐데. 왜 악몽 사냥꾼 같은 험악한 이름이 붙었는지.
“별로 안 험악한데. 우리도 헌터라고 부르는 마당에.”
―앗. 그건 그렇네. 아무튼! 그 이유는 저번에도 봤으니 알겠지만. 악몽. 즉 그 생명이 가진 두려움까지 먹어버려서 빼앗아 가는 의미로 사냥꾼이 되었지. 뭐. 밀렵꾼이나 도둑 이런 게 안 붙었으니 그건 다행이야.
“그래서. 지금 내 몸에 있는 두려움을 빼내고 달려들게 해 산 채로 먹겠다?”
―으응. 아니?
“그럼 왜 말한 건데. 자기과시야?”
―에이. 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지금 이런 내 능력과 꿈 님의 능력이 합쳐져 새로운 능력이 탄생했잖아?
목을 쥐던 손이 쫙 펴지며, 꿈의 군주의 손톱이 검어지고 길어진 채 내 뺨을 더듬었다.
―그럼 이제 이 능력은 어떻게 작용할까?
“똑같겠지.”
―아직 안 써봤거든. 쓸 일이 없어서. 그런데 이렇게 딱 좋은 실험체도 있으니… 한번 해봐도 나쁘진 않을 것 같지 않아?
“거짓말을 숨 쉬듯 하는 거 아니야?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말하는 것 같은데.”
―으음. 맞아. 사실 어떻게 되는 건 아닌데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 하물며 본래 내 능력이 안 통했던 존재에게 말이야.
“똑같이 안 통하겠지.”
―이걸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너 생각 이상으로 앞만 보는구나?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지.”
―해보면 알지 않을까.
꾸드득. 검은 손톱이 뺨을 베고, 그 아래로 지나며 살갗을 깊이 파고들었다. 꿈틀거리던 손을 콱 쥐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내가 가만히 당해줄 줄 아나.”
쾅! 저 하늘 높이에서 들키지 않기 위해 살금살금 능력으로 만든 창을, 단숨에 낙하시켜 꿈의 군주에게 관통했다. 쿨럭이며 몸에서 피를 내뿜는 걸로 보아 성공일 터.
‘풀렸다.’
몸을 묶은 천들이 느슨해진 틈을 통해 몸을 빼내 뒤로 물러났다. 튄 피를 거칠게 닦으며 비틀거리며 창에 꽂힌 꿈의 군주를 노려봤다.
―흐. 흐흐흐.
미쳤나.
꿈의 군주가 추욱 쳐진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고개를 들었다. 곧이어 올려진 고개가 나와 눈을 마주친 순간. 사람의 웃음이라곤 안 느껴질 정도의 괴이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너. 내 피 흡수했다?
“뭐?”
―검은 액체 말이야! 그동안 그게 뭐였는지 몰랐지? 그냥 내 능력인 줄 알았지? 악몽인 줄 알았지? 하하하! 아냐! 그거 전부 내 피야! 내 능력은 오롯이 내 피로 작용하거든!
그 말에 뒤늦게 뺨 쪽을 닦으려다가 말았다. 더 문질러봤자 저 녀석의 피만 들어가겠지.
‘아직 몸에는 별일 없어.’
그렇다는 건 저번과 똑같이. 안 통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
“별일 없는데. 공격당한 거 쪽팔려서 그러는 거 아니고?”
―내가 설마 이딴 거를 눈치 못 챘을 것 같아?
쑤우욱. 제 몸에 관통한 창을 기괴하게 뽑아내고는, 한 손으로 우지끈 부서뜨렸다. 퍼버벙 터지는 폭발에도 꼿꼿이 서서 나를 노려본 체. 웃기만을 반복했다.
―잡았다.
양손을 나를 향해 쭉 핀 꿈의 군주가, 나를 한 손에 붙잡은 듯 주먹을 쥐며 당겼다. 그러자 심장 부근에 알 수 없는 붉은 실이 뻗어 나와, 꿈의 군주에게 쥐어졌다.
“무슨……!”
―하하하! 그냥 악몽만 삼키는 능력 그대로일 줄 알았어? 내가 말했잖아! 새로운 능력이 탄생했다고!
“이딴 거. 그냥 자르면―”
손으로 끊어내려 했으나 잡히지도 않았다. 잡으려면 액체로 바뀌어 내 손을 피해갔다. 도구를 이용해서 끊으려 해도 마찬가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은…….’
망할. 승현 헌터마저 일행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이전과 같이 또다시 잠식당한 것일 터.
‘그래도 유주한은 빼냈고. 류천화 씨는… 애초에 꿈의 군주였을 거고. 지화연 씨는 우호적… 이었으니까.’
아직은 괜찮을 거다. 문제는 나지.
쭈욱! 꿈의 군주가 쥐어 잡은 줄을 당기자 내 몸이 속수무책으로 잡아당겨졌다. 분명 발에 힘을 줬음에도, 다리에 힘을 주었음에도. 끌려가는 상황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콱! 앞으로 벅차 나가 꿈의 군주에게 단숨에 가까워졌다. 곧이어 손에 쥔 낫을 휘두르려던 차.
쾅! 몸의 무게가 비현실적으로 무거워져 내 움직임을 방해했다.
―하하. 소용없어. 내 능력은 악몽을 소유하는 거니까.
“…악몽 같은 거 안 통했었는데.”
나도 한물갔나 보다.
―너희들에겐 결국. 생명에겐 결국 두려워하는 게 있어. 나는 그걸 찾아 증폭시키고, 속죄해, 주인이 되는 거지.
이렇게 내가 당할 것 같냐고 말하고 싶지만, 끊는 방법을 모르겠다. 아니. 끊어야 하나? 몸을 움직이는 것도 귀찮다. 아니, 왜 갑자기? 아니. 어차피 이기지 못하니까 당연하게 숙이고 들어가는 거지.
“…….”
무력감이 몰려온다.
내가 이상하다는 건 잘 알지만, 뭐 어떤가. 다 맞는 말인데.
―그래. 그렇지. 속 깊이 있던 것도 전부 내뱉는 거야.
까마득하고 가시 투성이었던 어둠이 편안한 어둠으로 변해갔다. 눈에 피로가 쌓이며 점차 감겨. 몸은 이대로 잠들기를 요청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멀쩡하게 잤던 적이 있던가.’
더 이상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잠들어. 주변 소음이 신경도 안 들렸다.
쾅!
큰 굉음에 반사적으로 눈을 번쩍 떴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무슨 일인지 판단하려 했으나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눈앞에 옷자락을 펄럭이는 사내가 내 이름을 불렀다.
“지언아. 괜찮아?”
형이었다.
그 옆으로 처음 보는 외국인이 걸어오며 나를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곤 외국어로 무어라 말하더니, 형이 귀를 몇 번 치고는 외국인과 대화했다. 외국인의 말을 들은 형이 고개를 휙 돌려 나를 쳐다보곤, 성큼 다가와 물었다.
“괜찮은 거 맞아?”
“괜찮고 자시고…….”
나는 눈을 이리저리 굴려 주변을 몇 번이고 돌아봤다. 무너지고 불타고 난리 난 상황에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다.
“여긴 어디고. 뭔 일이 난 거야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