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60
260화
왕의 계획.
그 한마디에 무어라 하려 했던 말들을 전부 집어넣어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이제야 대화가 되겠군요.
그러며 사서는 이전에 나와 대화했던 때처럼 테이블을 만들어내곤 우리보고 앉으라는 듯 손짓했다. 유아한 씨는 신뢰하나 들어있지 않은 눈초리로 사서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나 역시 옆에 앉아 가만히 사서를 바라보자, 사서는 징그럽게 많이 달린 눈으로 우리를 응시하다 눈을 접어 웃었다.
―역시 아무리 힘이 있더라도 압도적인 정보와 지식 앞에는 고개를 숙이는군요. 제가 이래서 제가 정보와 지식을 좋아합니다. 아는 만큼 힘이 되니까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알려준다며?”
―네 그쵸. 왕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왕의 힘을 사용해서 입구를 거대하게 만든다. 싸울 수 있는 모든 인원을 총동원하여 보낸다. 왕은 힘을 회복하고 전투에 합류한다.
“…….”
“……그게 끝이야?”
―네.
밝은 목소리로 답하는 사서의 모습에 아무런 생각도 안 들었다. 그저 이게 끝? 그뿐이었다. 이걸 말하려고 우릴 부른 거라고?
쾅! 어안이 벙벙해 아무런 조치도 안 하는 나와 반대로, 유아한 씨는 테이블을 내려치며 일어나 사서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주먹을 휘두르려던 차, 행동을 멈추곤 혀를 찼다. 사방에 수없이 많은 거미줄이 유아한 씨의 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었으니.
―이거 참. 아까 말했잖습니까. 적어도 동등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보를 건넬 것이라고. 지금의 힘으로 정보만 가지고 왕 님과 싸울 생각을 한 겁니까.
“……뭐. 그건 맞네.”
사서를 아니꼽게 생각했던 유아한 씨가 사서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곤 살기를 집어넣었다. 사서가 거미줄을 풀어주고 나서야 다시 제자리에 앉은 유아한 씨가 숨을 길게 내쉬며 화를 가라앉히곤 말했다.
“애초에 우리가 널 신뢰하지 못하는 건 그 정보의 정확성 때문이야. 이전에 한지언 헌터를 도와줬다고 치더라도 너는 이전 탑에서 한 층을 관리하던 존재였고. 그러니 하나 제안할게.”
―뭐. 그 말도 일리 있죠. 그래서 제안은 뭡니까?
“너희는 뭐야?”
―저희라고 함은?
“관리인. 아무리 한 공간을 관리하는 존재들이어도 결국 이 땅의 주인은 왕이잖아? 그런데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은 왕을 배반하는 행동이나 다름없고. 아무리 네가 강하더라도 왕보단 아닐 것 같은데, 이런 짓을 들키면 위험해질 너희가 뭘 믿고 우리를 도우려는 건지 궁금해서 말이지.”
―신기하군요.
“뭐가?”
―도와주는 관리인이 또 있나 보죠? 그리고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도 말이고요.
유아한 씨 말고 다른 이들에게 선생님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와 경고의 말을 전한 후다. 그렇기에 유아한 씨가 선생님을 포함해서 말하는 것 같은데.
‘선생님은 본인이 시간을 다루진 않는다고 했지, 관리인이라는 말에는 특별한 부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서와 다르게 나를 도울수록 피해를 입었지.
유아한 씨가 나에게 시선을 줬다. 말해도 되냐는 듯한 표정. 글쎄요, 선생님에 관한 건 나도 잘 모르는데. 선생님 얘한테 선생님을 말해도 될까요.
‘…사서라면 오히려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선생님의 정체도 뭣도 모르니 알려줘 봤자일 터고.’
선생님이 특별히 본인의 정체를 숨기라 한 적도 없다. 그러니 특별한 제약이 없는 내가 아는 정보라는 거다. 유아한 씨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넘긴 정보고. 그러니 애초에 내 허락을 받을 필요 없는데.
“…저에게 큰 도움을 준 존재가 있습니다. 도움을 줄수록 피해를 입었고 지금은 아주 큰 상처를 입었고요.”
―그것 참 흥미롭군요. 우선 저는 여러분을 그 정도로 도울 생각은 없습니다. 저희는 결국 당신들이 말하는 몬스터이고. 이쪽 세상의 생명체니까요.
흐음. 사서가 흥미로운 듯 무언갈 곰곰이 생각하더니 내게 물었다.
―혹시 그 관리인이 무엇을 관리하는지 아십니까?
“나도 몰라. 시간의 관리인인가 싶어서 물어봤는데, 아닌 것 같은데.”
―어이쿠. 제가 설명이 부족했나요? 저희는 공간을 관리하는 관리인입니다. 그런 장엄한 수식언이 붙지 않죠. 그저 공간을 관리하기 위해, 그에 따른 힘이 있을 뿐이지. 공간과 같은 힘이 있진 않죠. 이 도서관에는 많고 다양한 지식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비밀이나 살면서 알아야 할 지식. 혹은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의 진실이라든가, 증명되지 못한 수식의 풀이. 하지만 저는 이 모든 걸 그냥 말할 수 없습니다.
“…그냥 말할 수 없다는 건. 네가 말한 지식이 오간다는 말이 괜히 욕심이 아니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저는 공간을 위해 태어나고 존재하는 관리인. 공간이 제한하는 규칙을 지켜야 하죠. 그리고 그 규칙이 인생의 모든 것이고요. 더 정확히는, 야망들이 모여 만들어졌다고 하는 게 맞겠죠.
사서의 말에 유아한 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간을 위해 태어났다 해놓고, 야망이 모여 만들어졌다는 말은 좀 다르지 않아?”
―공간은 모든 이들이 갈망하는 공간. 그리고 저는 갈망하는 이들의 야망으로 만들어져, 대신 도달한 존재. 그렇기에 야망이 우선순위기에 싸움을 원치 않거나 하지 못하죠.
“그냥 대리랑 다를 바 없네.”
―뭐. 그렇죠. 어쨌든 저희 관리인은 이런 야망으로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선생님이랑 무슨 연관이 있다고…….”
―이 야망이 가장 우선순위인데. 그 선생님이라는 분은 당신을 도왔죠. 참 재밌지 않습니까? 야망이 뭐길래 당신을 돕고, 큰 피해를 본 건지.
“…….”
―당신이라면 알겠죠. 그 존재가 있던 공간이 무엇인지 말해보시죠. 뭐가 있었습니까? 무슨 공간을 관리하는 존재이기에 당신을 도운 겁니까?
“…맨입으로?”
―하하. 농담입니다. 조금 궁금하긴 하지만 굳이 듣고 싶은 얘기는 아니거든요.
그러냐. 나는 머리 터질 것 같은데.
선생님의 공간. 그리고 도와준 것. 나의 회귀를 기억하고 있는 것.
“…….”
―뭐 어찌 됐든 이곳의 관리인인 저는, 정보가 적어도 공평해야 하니 전달할 뿐. 편도 뭣도 아닙니다.
“뭐. 그래. 아부보다 낫네. 그래서 뭘 알려주려고 한 건데?”
―여러분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계십니까?
“알아. 문양에 있는 몬스터의 힘이잖아?”
―그 힘을 완벽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은 아십니까? 보아하니 이전 꿈의 군주로부터 간접적인 체험을 한 분들이 몇 계시는 듯한데. 그건 어디까지나 불완전했죠. 하지만 그런데도 탐나는 힘이었고요. 이 힘을 받아들이고, 여러분의 지식과 기술로 움직인다면. 적어도 싸움에서 밀리고만 있진 않겠죠.
“그게 가능했다면 진즉 됐겠지. 사람은 뜬금없이 알아내거나 우연히 알아내는 존재거든. 그런데 힘을 완벽히 받아들였다는 소식은 못 들었어.”
―죽었으니까요.
“뭐?”
꿈의 군주의 말과 엇비슷한 말에 조용히 경청했다.
사서가 턱을 괴며 말을 이었다.
―여러분 세상의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낮은 등급일수록 힘을 완벽히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기준이 낮은 몬스터가 들어갔으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의 몸과 정신이 받아들이는 그 순간을 버티지 못하고 터져버립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그걸 말하는 건. 방법이 있으니 말하는 거겠지?”
―당연하죠. 하물며 여러분은 이미 불안정하게 경험한 적이 있는 몸. 충분히 가능하죠. 다만 그만큼 강한 이들이기에 허락도 쉽지 않겠죠. 당신들에게 힘을 전부 허락한다는 것은, 그들의 소멸과 다를 바 없으니.
“그러면.”
나는 말을 한 번 멈췄다. 사서의 말을 들어보니, 꿈의 군주가 했던 일과 우리가 겪었던 일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경험해보지 못했고, 형처럼 나의 문양과 관련된 공간으로도 가본 적이 없다.
―당신은… 글쎄요. 문양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니, 정체도 힘도 전부 알 수 없더군요. 그러니 그건 스스로 찾으셔야겠습니다.
“뭐. 딱히 알 생각은 없어. 힘만 잘 사용할 수 있다면.”
다만 그 힘조차 사용하기 어렵게 한 존재를 한 번이라도 때리고 싶긴 하지만. 뭐 사정이 있겠지…….
가만히 말을 듣고 있던 유아한 씨가 물었다.
“그래서? 단순히 이것만으로 우리가 동등해졌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설마 이걸로 평등하다고 말할까요.
사서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쳤다. 그러자 검은 문 하나가 생겨났다.
―솔직히 말해서 여러분에게 어떤 정보를 주던. 평등하다 느끼지 못하실 가능성이 큽니다.
“보험 까는 거야?”
―보험… 이란 말을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됐건 최선을 다해 드리는 겁니다. 여러분의 적군임에도 이러는 것이니 넓은 아량으로 봐주시죠.
“그래서. 뭘 주려는 건데?”
―여길 들어가셔서 문제를 해결하시면. 당장 필요한 정보는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