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62
262화
“위험하지 않을까요.”
“뭐. S급 둘인데요.”
“계속 진화하고 있고. 그 규칙이라는 것도 알아내지 못할 수도 있고요.”
“그땐 무작정 달려서 도망가면 되는 거죠. 뭐.”
“입구를 발견했을 때는 어떻게 알리시려고요?”
“아무것도 없던 쪽이 찾아가면 되는 거죠. 뭐 그리 걱정이 많아요.”
“…곧 큰 싸움이 일어날 텐데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죽으면 큰 전력이 소실되는 거잖아요. 특히 유아한 씨는.”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해요?”
툭. 유아한 씨가 내 어깨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그 손가락을 내 손바닥에 가져가 치료했다. 피로 흠뻑 젖은 손 사이사이 난 상처가 아물어 멀끔해졌다.
“저도 죽는 게 끝이긴 하지만. 그건 한지언 씨도 마찬가지잖아요? 오히려 그 회귀가 있으시니, 한지언 씨가 회귀하면 저희의 기억은 사라져 처음 겪는 일처럼 되겠지만. 한지언 씨는 있었던 기억이 없어지진 않으시잖아요.”
“그건… 그렇긴 하지만.”
“그러니까 서로 목숨 아끼면서 입구 찾고. 정보 얻고. 세상도 구하죠.”
유아한 씨가 그러곤 계단 위로 올라갔다.
“아껴봤자…….”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계단 아래를 바라봤다. 유아한 씨 말은 번지르르하고 괴생명체가 없는 위로 갔잖아.
탁. 탁. 알 수 없는 생명체가 계단을 왔다 갔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보고 한번 동강 내고 내려갈까? 아니. 뭔 줄 알고.
‘일단 몰래 보기라도 하자.’
껌뻑껌뻑. 전등이 거슬릴 정도로 껌뻑였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심해져 차라리 꺼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타다닥. 나를 제외한 다른 소리가 더욱 가까워져,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낮춰 숨겼다.
깜빡깜빡깜빡. 비이상적으로 깜빡이는 전등 아래. 잔뜩 젖은 것 같은 사람 피부를 가진 비이상적으로 팔다리가 긴 것이 네발로 기어 다녔다. 녀석을 파악한 후 곧장 난간을 넘고. 넘고. 넘어 난간으로만 계단을 내려가 곧바로 아래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진즉 이럴걸.’
뭔 층 사이가 이렇게 길어. 2층은 건너뛴 것 같다.
‘아무튼, 내려왔으니 이제 수색을…….’
문고리를 잡으려던 차. 끈적한 것이 묻어있어 벌써 느낌이 좋진 않았다.
‘그래도 가야지.’
다행히 별 이상 없는 문고리를 붙잡고 열자. 낡은 병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벌써 기분 더러운데.’
이 세상 것들이 이런 병원을 다닐 리가 없고. 역시 골탕 먹이려 이 공간을 만든 건가. 아니면 정말 여기에 뭐가 있기라도 한 건가.
천천히 공간 안에 들어가자, 전등이 환하게 켜졌다. 위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분위기에 정말 평범한 병원에 온 것 같기도 했다.
‘저것만 없다면 말이지.’
대기석에 줄줄이 앉은 검은 형체. 카운터를 보는 검은 형체.
건드려도 미동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닿지를 않았다. 만질 수도 없는 존재들을 공격할 수 있을 리는 만무하고. 그럼 역시 이곳은 꽝인가.
‘유아한 씨한테 돌아가야지.’
다시 문고리를 잡아 열었으나. 문은 굳게 잠겨 열리지 않았다. 부수려 들어도 문은 타격하나 없는 듯 멀쩡했다.
‘…들어가야겠네.’
병원이니 대충 의사 담당의 몬스터를 처리하면 되지 않을까.
‘진료실이, 저기인가?’
검은 형체들이 들어갔다가 나오길 반복하는 공간. 누가 봐도 저곳이 다음으로 가야 할 공간 같아 보였다.
‘라고 보통 생각하겠지.’
나는 그 옆. 그 어느 것도 일절 다니지 않는 통로를 바라봤다. 저런 공간이 괜히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 이쪽은 나중으로 하고 먼저 저기부터 가볼까.
발걸음을 돌려 빈 공간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카운터를 넘어선 순간. 섬뜩한 기분에 뒤를 돌았다.
“아.”
앉아있거나 서 있거나. 진료실로 들어가려 했던 형체나 카운터에 앉아있던 형체나. 전부 없던 눈을 번뜩 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그냥 보내진 않을 것 같았다.’
손을 번쩍 들고 아래로 세차게 내렸다. 동시에 퍼버벙! 능력이 사용되고 사방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틈에 무작정 빈 곳으로 가 아무 문이나 열고 들어갔다.
‘죽여도 안 죽고. 진화만 하니 굳이 부딪히는 건 안 좋은 선택이다.’
그나저나 무작정 들어왔는데. 여긴 뭐지.
병원과는 조금 안 어울리는 창고였다. 창고가 안 어울린다는 게 아니라. 그 내용이.
‘다 무슨 낡은 종이만 가득.’
종이 한 장을 펼쳐 보자 웬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이 맞긴 하나.’
종이에 물 자국이 보였다. 뭘 의미하는 건지도 알 수 없어 다른 걸 보자 마찬가지로 알 수 없는 자국이 나 있었다. 어떤 거는 아무것도 없기도 하고.
‘이거는 아까 거랑 비슷하… 어.’
문득 떠오른 생각에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 두 장을 이어 보자, 딱 들어맞았다.
‘이거 설마. 지도야?’
하물며 물 자국으로 생각할 정도면 거대한 지도다. 여기에 있는 종이론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았다. 여기서 몇십 백 장은 더 있어야 할 수준으로 말이다. 다만 지금까지 봤던 것 중에 가장 그럴싸한 자료 같은데.
“…이게 그 정보인가 보지.”
그럼 찾아야지. 별수 있나.
♧♣♧
이 공간에 한참 있었다. 찾기 어려웠다는 것도 있지만 무심코 죽인 몬스터들이 너무나 빠르게 진화해 강해졌다는 거다. 그래도 이 층에서 찾을 수 있는 종이는 다 찾았다고 생각한 순간.
휙! 있었던 곳이 변하며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유아한 씨.”
유아한 씨는 괜찮은가 싶어 곧장 고개를 돌리자, 흙으로 엉망인 유아한 씨가 부루퉁한 얼굴로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다 찾은 모양이네요.”
“제가 좀 늦었죠?”
“네? 아뇨. 제가 늦었죠?”
“네?”
―두 분 똑같이 끝났습니다. 생각보단 일찍 끝났군요.
이런 운이 다 있나. 설마 한 명이 덜 찾았으면 계속 그 공간에서 대기해야 했던 건가.
“애초에 거길 우리로 부른 이유는 뭐고. 학교 건물은 대체 왜 있던 건지.”
“네? 학교요? 전 병원이었는데.”
“병원이요? 학교 아녔어요? 전 그래서 화단 다 뒤져서 찾았어요.”
“바깥까지 이어져 있었나요?”
서로 다른 말에 의아해하던 와중. 사서가 웃으며 말했다.
―그곳은 무저갱의 상자입니다. 사실 더 늦었으면 위험하셨을 텐데 다행히 제시간에 맞춰 찾으셨군요.
“무저갱?”
―예. 무저갱의 상자. 들어가면 입구조차 존재하지 않아 영원히 헤매게 되는 곳이죠. 하물며 들어간 자의 기억을 토대로 이루어진 공간이기도 하고요.
“근데 왜 난 학교고, 한지언 씨는 병원이었던 거지? 보통은 특별한 기억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맞습니다. 정확히는 안식처가 아닌 곳에서 가장 처음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하죠.
“…이상하다.”
내가 병원에 오래 있던 적은 없을 텐데. 몬스터가 나타났을 때 말고 입원한 적도 없고.
“왜요 한지언 씨?”
“병원에서 오래 있던 적은 없어서요.”
“그래요? 가장 처음이라고 했으니까…. 엄청 오래전에 입원했던 게 아닐까요? 혹 모르시는 병이 있으셨다든가.”
“모르는 병… 아. 혹시 이건가.”
눈썹 위로 난 흉터를 매만지자, 유아한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흉터가 어릴 때 난 거면 꽤 큰 사고였었을 것 같은데요?”
“흉터에 관해선 기억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여러분은 왕이 버린 단서를 잘 가서 오셨으니. 이제 잘 활용하시면 됩니다.
“지도는 우리 세상에도 많은데.”
“한지언 씨도 지도가 맞나보네요. 저도예요. 제 거랑 한지언 씨 거를 합쳐야 하나 본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사서를 바라보자, 사서가 아쉽다는 듯 턱을 괴고 고개를 저었다.
―사담이나 조금 더 떠들고 싶었지만, 여러분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으니… 이제 보내드릴 때가 됐나 보군요.
나는 그런 사서를 가만히 보다 물었다.
“너는. 싸움에 참여하나?”
―설마요. 저는 싸움에 참여하지 않고 이 도서관에 있을 겁니다.
“그럼 너희는. 너희 존재들은 왕이 죽으면 완전히 사라지나?”
―…글쎄요. 그래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군요. 뭐. 만약 그렇다면 저는 이 도서관에서 운명을 받아들여야겠고요. 이제 정말 가실 땝니다.
딱. 사서가 징그럽게 많이 달린 손으로 핑거 스냅을 치자. 경쾌하게 울려 퍼지며 게이트가 나타났다. 유아한 씨가 양손에 종이 무더기를 쥔 채 먼저 나가고 내가 뒤이어 나가려 하자. 뒤에서 작게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당신의 길에 지혜와 지식이 따르길.
…쟤는 도대체 누구 편이래.
시간이 꽤 지난 후에야 던전에서 나온 우리는, 쉴 틈 없이 지도를 조합했다. 그리고 알게 된 건 두 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