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an Academic Fact That Rankers Are Model Students RAW novel - Chapter (3)
제 3화
3화: 공부할 시간만 있었더라면(2)
“그러니까 여기서 레이퍼드의 마력 입자 산란 실험이 나오는 거예요. 여기까진 이해했죠?”
“네, 이해했어요.”
“좋아요.”
시작의 마을 도서관 사서 리브라.
그녀는 사서로서의 본분을 잃고 경준의 설명에 매우 집중하고 있었다.
경준은 숨을 고르고 설명을 계속했다.
“다시 설명하자면 즉 ……(중략)…… 때문에 토마슨이 주장했던 것처럼 푸딩 모형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는 거죠.”
“아아……! 이해했어요!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딱 한 번 봤는데 이렇게 잘 알 수 있어요?”
[리브라와의 친밀도가 2 상승하였습니다.]“그냥 뭐 우연찮게 겹치던 내용이었던지라. 우연이에요, 우연.”
“전 그냥 당신이 미친 한국인인 줄로만 알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 겸손까지 갖춘 대단한 사람이었네요!”
“아니, 뭐 겸손까지야. 근데 한국인인 건 맞지만 이상한 한국인은 아닙니다.”
리브라는 경준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속으로 역시나를 외쳤다.
‘역시 한국인이 맞았어! 지금도 막 옆에 보고 혼자 대화하고 있고. 역시 그도 다른 한국인처럼 정신이…….’
……미쳤다고 하기에는 이미 리브라의 친밀도는 너무 높았다.
‘아니, 아마 이건 그만의 공부법인 거야……! 남을 가르쳐 줄 수 있어야 진정으로 이해한 거라고들 하잖아? 그래서 허공에 대고 대화하는 척하면서 말로 공부하는 거지! 지금까지 중얼거렸던 것도 설마……!’
그래서 그녀는 이상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데.
“저 깨달았어요! 고마워요, 경준! 저도 이제부터 당신처럼 공부할 거예요!”
“예? 저처럼 한다는 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뭐 내키신다면 마음대로. 그럼 전 출입증 가져갑니다.”
“네! 오늘 가르쳐 준 거 정말 고마웠어요!”
[리브라와의 친밀도가 1 상승하였습니다.]‘이전까진 한 번도 오르지도 않던 게 갑자기 오르네? 뭐야, 이 괴상한 NPC는?’
경준은 조금 의문스러워했으나 곧 신경을 끄고 도서관 밖으로 나섰다.
그때부터라고 한다.
시작의 마을 도서관 사서가 허공에 대고 대화한다며 미쳤다는 소문이 돈 건.
* * *
경준이 도서관 밖으로 나와서 빵집에 들르기 전이었다.
[주인님, 새로 개방된 스킬들을 확인해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아, 그러네. 그냥 신경 끄고 있었어. 일단 바로 확인.”
[차원 공부방]▶선대 무한한 지식의 탐구자가 끊임없이 공부하기를 원해 만든 차원 스킬. 자신이 느끼는 시간의 흐름을 조종할 수 있다.
▶오로지 무한한 지식의 탐구자만이 사용 가능하다.
▶시간 배율: 2.0배
▶적립된 시간: 2시간
▶스킬 레벨: Lv.1
▶스킬 종류: 액티브(ON/OFF)
▶스킬 등급: 신화
시간의 흐름을 조종한다!
이것이 바로 차원 공부방의 정리!
“아니, 이게 진짜일 리가 없지. 이거 설명대로만 보자면 나 혼자 2시간 흐를 때 남들은 1시간밖에 안 흘러 있는, 그런 거 아니야?”
[d(-_☆)> [정확한 이해이십니다, 주인님.>“거짓말이지……?”
경준은 티모의 덧붙인 확인에도 눈앞의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자기 혼자만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가게 할 수 있다니!
남들 모두가 보내는 동일한 하루 24시간을 오로지 경준만이 48시간처럼 보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거 나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라고 돼 있는데, 넌 어떤 거야? 만약 내가 차원 공부방을 켜고 너를 소환하면 너는 적용 안 돼서 설명이 막 느리게 들릴 거 아니야.”
[놉_놉>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사실상 주인님의 일부. 주인님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면 저 역시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어느 때나 전 주인님께 최적의 설명을 드릴 수 있습니다.> [ᕙ( ᐛ )ᕗ>티모가 자신만 믿으라며 아자아자! 이모티콘을 내보였다.
그래서 다음 날.
오늘은 차원 공부방의 효과를 시험해 보는 날이다.
그런데…….
“쏼라쏼라~ 레이퍼드의 마력 입자 산란 실험~ 어쩌고저쩌고~”
“뭐지…… 미쳤나?”
하루가 지나 게임에 접속했더니 도서관 사서 NPC가 이상해져 있었다.
혼자 책을 보다가 갑자기 저렇게 허공에 대고 말한다.
그러면서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시늉을 냈다.
누가 봐도 미친 게 분명하다.
‘도서관 사서가 저래도 돼? 이대로 둘 순 없겠어. 시끄럽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한 경준은 다시 그녀를 정상으로 되돌리고자 했다.
물론 직접 가서 해결할 건 아니다.
이런 일에 전문인 사람은 따로 있었으니.
경준은 상태창을 켜 ‘고객센터’라고 적힌 칸을 클릭했다.
『제목: 시작의 마을 도서관 사서 NPC 리브라가 미쳤습니다.』
『내용: 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리브라가 1년 동안은 정상이더니 갑자기 오늘부터 허공에 대고 혼잣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유저인데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버그 발생한 거 같은데, 시급히 해결해 주십시오.
언제나 불철주야 고생이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고객 센터 문의가 완료되었습니다.]“좋아, 완벽하다.”
경준은 버그 하나 해결했다는 뿌듯한 마음을 안고 화학책을 폈다.
바로 공부하지는 않았다.
그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었으니.
[현재 시각: 18:03]지금부터 경준은 약 2시간 정도 공부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차원 공부방의 효과가 정말이라면, 실제 시간은 1시간밖에 흐르지 않아야 한다.
이건 경준에게 있어 하나의 실험이었다.
[신화 스킬 『차원 공부방(Lv.1)』] [시간 배율 2.0배가 적용됩니다.]잠깐 눈과 머리에 묘한 감각이 들면서, 곧 세상이 바뀌었다.
“쏴알라― 쏴알라― 토오마아스은의 푸우딩 모오혀엉…….”
도서관 사서의 혼잣말이 마치 2배 느리게 한 것처럼 재생됐다.
아니, ‘처럼’이 아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정말로 2배 느린 속도로 들리고 있었다.
목소리뿐만이 아니다.
손짓 발짓부터 얼굴 표정 움직임까지 전부!
눈에 잡히는 것 모두가 2배로 느려졌다.
단, 경준만 빼고 말이다.
[그냥 좀 많이 똑똑한 시스템]▶무한한 지식의 탐구자가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도와준다.
경준은 공부를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티모를 소환했다.
[오늘도 강하고 힘센 오후입니다, 주인님.> [ლ(>◡[ლ)>“저번에 설명하다 말았던 부분부터 다시 가능하지?”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2-4장 오비탈과 전자 배치부터 설명 들어가겠습니다.>그렇게 경준의 화학 공부가 시작되었고.
[지속적인 공부로 지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지속적인 공부로 지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지속적인 마력 소모로 마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지속적인 공부로 지력이 1상승하였습니다.].
.
.
경준이 옆에 치워 둔 상태창에는 무언가 올랐다는 문구만이 끊임없이 채워지고 있었다.
경준이 공부한 지 2시간이 지났다.
[현재 시각: 19:04]“진짜였네…….”
하지만 실제 시간으로는 1시간밖에 흐르지 않았다.
차원 공부방 스킬의 시간 배율이 2.0배였으니 경준에게 있어 1시간은 곧 2시간.
2시간 같은 1시간 공부가 정말로 가능했던 것이다.
[차원 공부방]▶적립된 시간: 59분
대신 적립된 시간은 1시간 정도가 감소해 있었다.
“티모, 이거 시간 다 쓰면 더 이용 못 하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완전 피시방 같네. 그럼 충전은 어떻게 해? 돈?”
[차원 공부방의 시간은 깨달음을 얻어야 충전됩니다. 단순히 돈이나 마력이 아니라 ‘지식’ 자체를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지요.>“단적으로 말하면?”
[공부해서 충전한다, 이것입니다.>공부해서 차원 공부방 시간을 충전하고, 다시 차원 공부방 시간을 써서 공부한다!
이 무한한 공부의 순환 고리!
이것이 바로 무한한 지식의 탐구자에서 ‘무한한’이라는 접두가 붙은 이유였다.
“공부하고 시간 채워서 또 공부하고…… 완전 공부 지옥이네. 뭐, 좋지만.”
안 그래도 최근에 아버지의 은퇴까지 다가오면서 집안 사정이 더 어려워질 예정인 경준네 집.
이대로 마냥 놀 수만은 없겠다 싶어 시작한 게 바로 공부였다.
물론 잘 되지는 않았다.
그야 자신은 천재가 아니었으니까.
노력하면 된다고?
이미 학계에서 공부=재능으로 판별난 지 오래다.
누구는 10분 공부해서 끝낼 거 누군가는 1시간 넘게 걸린다.
경준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공부를 하기는 했지만 그냥 평균만 맞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노력을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분야가 바로 공부였으니.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무한한 지식의 탐구자』의 능력이 경준의 공부를 도울 것이고 더욱 위를 노려볼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전처럼 그냥 낙제를 면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노려볼 수 있도록.
의사, 변호사, 판사, 검사 등등.
소위 이런 ‘사’ 자 직업들도 더 이상 불가능한 꿈이 아니었다.
경준은 진지해진 눈빛으로 티모에게 물었다.
“티모. 공부해서 시간 충전한다고 하니까 궁금한 게 두 개 생겼어.”
[얼마든지 물어보십시오.> [ㄱ_ㄱ!>“우선 차원 공부방을 켠 채로 공부하면 시간 충전 안 돼?”
[아닙니다. 어떤 상황이든 크고 작은 깨달음이나 이전에는 몰랐던 지식을 얻게 되면 곧바로 차원 공부방의 시간으로 치환됩니다.>“좋아. 그럼 아까 나 화학 공부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알게 됐는데, 왜 시간 충전이 안 됐지?”
[⊙.⊙!> [그러고 보니 감지하지 못했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경준의 날카로운 지적에 티모가 놀란 이모티콘을 띄우더니 곧바로 분석에 들어갔다.
결과는 금방 나왔는데.
[-_-a> [아마 이세계의 지식, 그러니까 여기 월드의 지식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존 선대가 짜 놓았던 지식↔시간 마법 변환식이 작동하지 않았고, 대신 공부했다는 사실 자체는 남아 『무한한 탐독』만이 발동되어 스탯만 오른 것 같습니다.>경준은 티모의 말을 듣고 턱을 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티모의 말은 간단했다.
결국 차원 공부방의 시간을 획득하려면…….
“……여기 월드의 지식을 공부해야 한다는 거네?”
차원 공부방으로 시간이 2배가 된 만큼, 공부할 것도 배로 늘어난 경준이었다.
* * *
모니터링 팀 제10지부.
그곳의 가장 말단을 맡고 있는 김부하가 그의 상사에게 소리쳤다.
“티, 팀장님! 경준 유저가 드디어 다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바로 영상 틀어 봐!”
팀장과 김부하만이 남은 모니터링실에서 홀로그램 영상 하나가 오롯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영상에서 경준은 책을 보고 있었다.
“뭐야, 무슨 책이야?”
“예! 보시다시피 『너도 될 수 있다, 대마법사! 마법 이론 기초편』입니다!”
“크! 역시 마법 공부부터 하는구만! 그래, 그래야 신화 직업 전직자답지.”
무한한 지식의 탐구자의 탄생에는 팀장도 어느 정도 가담했다.
게임 밸런스는 둘째 치고 일단 애착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오……! 드디어 책을 펼쳤습니다!”
“좋아, 좋아! 읽어! 읽으라고!”
“읽고 있습니다! 우선 쫙 훑어볼 생각인 것 같군요!”
영상 속의 경준은 목차부터 해서 빠르게 책을 훑었다.
아마도 마법 이론이라는 것이 대체 어떤 건지 먼저 맛보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이제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서 진득하게 마법 이론을 공부해야 한다.
팀장과 김부하 역시 경준이 그럴 줄로만 알았는데.
텁.
“어? 책을 아예 덮어 버렸는데요?”
“뭐야, 왜 훑어보기만 하고 덮어?”
“그리고 옆으로 치워 뒀습니다.”
“아니, 마법 공부하려던 거 아니었어?”
경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팀장과 김부하는 당황했다.
“다른 책을 꺼냈습니다!”
“이번엔 뭔데? 어디 보자…….”
팀장은 안경을 고쳐 잡으며 홀로그램 영상에 시선을 집중했다.
“……설하 출판사 물리1? 아니, 마법은 대체 어디 갔어?!”
“화학1이 아니군요. 왜 갑자기 화학1이 물리1로 바뀐 걸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선택 과목이 물리1하고 화학1인가 보지!”
팀장과 김부하는 여전히 경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었다.
마법을 공부하는 듯싶더니 왜 갑자기 물리1을 공부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이유는 약 30분, 경준의 시간으로는 1시간 뒤에 밝혀졌다.
경준, 그가 물리1 책을 덮고 다시 한번 더 『너도 될 수 있다, 대마법사! 마법 이론 기초편』을 훑었다.
그러더니 10초도 안 되어…….
[지속적인 공부로 경준 유저의 지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깨달음으로 경준 유저의 『기초 마법 마스터리』의 스킬 레벨이 2로 상승하였습니다.] [경준 유저의 『차원 공부방』에 1시간이 추가되었습니다.] [지속적인 마력 소모로 경준 유저의 마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깨달음으로 경준 유저의 『에너지 볼트』의 스킬 레벨이 2로 상승하였습니다.] [경준 유저의 『차원 공부방』에 1시간이 추가되었습니다.]“허억……! 뭐, 뭐야!”
팀장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