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academy's narrow eye, but i'm not evil RAW novel - Chapter (148)
제148화
148화. 비기는 일류지만 검술은 삼류예요오옷!(9)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여자를 냉정하게 쫓아낸 스칼렛. 그가 우리 쪽으로 몸을 돌렸다.
“헤헤, 시끄러웠죠? 죄송합니다, 손님.”
냉정했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었다. 더없이 따스하고 다정한 미소, 여기에 비굴한 태도까지.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놀라운 변화다.
“저렇게 내쫓아도 괜찮은가?”
“잡상인에 불과한 놈이었습니다.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예약 손님만 받는 날이기도 하고요.”
“흠…… 그건 주인장의 권한이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다음부터는 언행에 주의하게. 아카데미 학생들은 아직 어려. 그런 말투를 사용하면 상처를 받을 수도 있네.”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허리를 굽신거린 카론이 주방으로 향했다.
접시를 수직으로 세우며 또다시 시작될 공방전에 대비하던 때였다.
훙훙훙-!
레제의 정수리에 난 바보털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평소보다도 더 강렬한 움직임이다. 동시에 레제가 몸을 움찔 떨었다.
“후후, 레제 양. 무슨 일이십니까?”
“뭐, 뭔가…… 큰 위험이 다, 다가오고 있어요!”
“큰 위험이요?”
“가, 강한 사람이요. 이, 일단 적은 아닌 것 같은데…….”
레제가 바닥에 놓인 상자를 힐끔거렸다.
상자에 숨을지 말지를 고민하는 듯했다.
‘신기하네. 이제는 피아 식별까지 가능하다는 건가?’
위험을 감지하는 레제의 특출난 감각. 하지만 지금까지는 무작정 숨을 수밖에 없었다.
상대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루시아와 따로 진행하는 훈련 덕분인가? 아직 새 스킬은 생기지 않았지만…… 느낌이 좋네.’
루시아가 떠날 때쯤에는 새로운 스킬이 생길 듯했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웅 루시아에게 가르침을 받는 중이니 엄청난 스킬을 얻게 될 거라는 것.
그거 하나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끼익-.
이내 술집의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이 들어섰다.
레제가 말한 강한 사람이 분명할 터.
얼굴을 확인한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루시아 님?”
네가 왜 거기서 나와?
하지만 놀란 건 루시아 쪽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어라?”
“……큰언니?”
“어머? 우리 델린이도 있네?”
“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제가 몇 번이나 주의를 드렸는데……!”
“히잉! 화내는 델린이는 무섭단 말이야. 무서우니 꽉 안아 버려야겠다!”
루시아가 달려오는 속도 그대로 로델린을 와락 끌어안았다.
의자가 뒤로 넘어갈 정도로 격렬한 포옹.
하지만 넘어가지는 않았다. 루시아가 적절히 무게중심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무, 무섭다고 끌어안는다니! 앞뒤가 다르지 않습니까!”
“화내는 델린이는 무서워잉. 계속 화내면 이렇게 꽉 끌어안고 있는 수밖에 없지 않겠니~?”
“떠, 떨어지세요! 후배들 앞에서 이 무슨 추태입니까!”
로델린이 최선을 다해 반항했지만, 소용없었다. 상대는 그 루시아니까.
우리도 감히 끼어들 수 없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딱 하나뿐이다.
‘감상.’
음, 자매가 몸을 겹치다니(?).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행복해지는 광경이다.
물론, 자매간의 우애(友愛)를 말하는 거다.
불순한 눈으로 바라보는 게 절대! 아니라는 뜻이다.
자매의 깊은 우애를 감상하는 게 잘못일 리 없으니,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내 모습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거야.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는 걸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감상에 몰두하던 때였다.
로델린의 저항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우애가 넘치는 광경도 여러모로 엄청나졌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거친 포옹 때문일까. 로델린의 얼굴이 달아오르고, 입에서 신음이 살짝 흘러나왔다.
“하앙…… 아, 안 돼…….”
돼!
대체 뭐가 안 된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진행 시켜!’를 속으로 외치던 때.
반항하던 로델린의 상의가 살짝 들쳐졌다. 동시에 내 눈을 무언가가 가렸다.
루나의 손이었다.
“후후, 루나 양. 왜 그러십니까?”
“변태 같은 너에게 선사하는 선물.”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묘하군요.”
“그래서 네가 변태라는 거야. 상황이 끝날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시지.”
난데없이 안대 플레이라니.
모든 사람들의 열망을 구속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후후, 만약 거절한다면요?”
“그럼 너도 저렇게 되고 말겠지. 물론, 상대는 나야.”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다.
모든 사람들의 열망 따위 알 게 뭐냐.
당장 내 목숨이 더 중요하지.
“흐읏…….”
어디선가 이상야릇한 신음이 들려왔다.
로델린은 아프다고 해서 신음을 흘리는 캐릭터가 아니다. 게임에서도 굉장히 희귀한 편에 속해 따로 수집하는 고인물이 있을 정도.
그런데 이런 정체를 모를 신음이라니.
고인물로서의 궁금증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절대 변태로서의 궁금증이 고개를 치켜든 게 아니다.
옆으로 슬쩍 고개를 움직이며 루나의 손에서 벗어났다.
오, 뭔가 새하얀 게…….
우두둑-.
……내 목이 옆으로 돌아갔다. 물론, 루나의 손에 의해서였다.
“후후, 루나 양? 제 목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만?”
“잘못됐으니까 당연하지.”
아하, 그렇구나. 왠지 아프더라.
그런데 그걸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거 아니니?
“그 정도로 끝난 걸 다행으로 알아. 곁눈질하기만 해 봐. 그쪽 방향으로 한 번 더 돌려 버릴 테니까.”
그럼 내 목이 180도로 돌아가는 건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데.
하지만 우리 루나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건 얌전히 기다리는 거였다.
“으, 읏!”
옆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게임을 클리어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군.’
게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일러스트도 한 장 정도는 있을지 모른다. 아니, 있어야만 한다!
모든 사람의 염원을 위해서!
아무튼, 현재 내 눈에 보이는 거라곤 술집의 문뿐.
그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때였다.
끼익-.
누군가가 들어왔다.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정체불명의 여자.
그녀가 우리가 있는 쪽을 한번 쓱 훑었다. 그러더니…….
푸웃-!!
코피를 터트렸다.
엄청난 리액션이다. 당장 고개를 돌려 로델린이 있는 곳을 보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등 뒤쪽에서 루나의 매서운 눈빛이 느껴졌기에, 꾹 참아 냈다.
정체불명의 여자가 비틀거리더니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안착했다.
모르는 사람이 들어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눈 뜨고 볼 수 없는 추태를 보였기 때문일까.
“이, 이이이……! 불건전 퇴치 펀치!”
퍼억!
“흐엑!”
루시아가 내 쪽으로 데굴데굴 굴러왔다.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은 건 나만의 착각일까?
잠시 후.
뚜둑-.
루나가 내 고개를 원상태로 돌려 주었다. 로델린은 이미 완벽하게 옷매무새를 다듬은 상태였다.
그 모습을 바라본 루시아가 헤실헤실 웃었다.
“아유…… 아파라.”
“상스러운 행위를 하는 것도 모자라 농땡이를 부리시다니! 맞아도 쌉니다! 앤우드 아카데미의 특별 강사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자각하지 못하시는 겁니까?”
“델린아, 오늘은 휴일이란다.”
로델린이 뻣뻣하게 굳었다.
오늘은 주말. 제국이 공인하는 휴일이다. 그런 날 일을 강요하다니.
로델린 입장에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농땡이를 부리고 있는 건 델린이, 너도 마찬가지잖니?”
“지, 직무 수행 중입니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인가 확인을 하는 과정…….”
“그게 바로 농땡이란 거란다.”
“우, 우우……!”
로델린의 얼굴이 선홍빛으로 물들었다.
화는 내야 하는데 논리에서 밀리니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
‘하여튼 귀엽다니깐.’
루나 못지않은 귀여움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루시아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여기가 레스토랑이란 말이야? 누가 봐도 술집 아닌가?”
“후후, 그런 콘셉트의 술집이라더군요.”
“흐응~ 독특하긴 하네. 하여튼 요즘은 시대가 너무 변했다니깐? 나 때는 말이야…….”
“잠시만요.”
로델린이 루시아의 말을 끊었다.
모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루시아의 꼰대 기질로 가득한 일장 연설은 고문이나 다름없었으니까.
“보아하니 이곳은 레스토랑 티켓이 있어야만 이용 가능한 것 같던데…… 큰언니는 안 갖고 계시지 않나요?”
“델린이 너어……! 얄팍한 술수를!”
“주인장! 여기 손님이 나가신다는군! 배웅해 드리게! 궁둥짝을 뻥 차 버려도 무방할 것으로 보이는군!”
루시아가 무어라 말하려고 했지만, 스칼렛의 행동이 더 빨랐다.
어느새 옆에 나타난 그가 허리를 반으로 접은 거다.
물론, 그 자신의 허리였다.
“아, 아닙니다! 얼마든지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어, 어서 앉으시죠. 테이블을 하나 붙이면 넓게 앉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 하지만 아까는 분명 티켓이 없다면 이용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재료가 없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지 뭡니까. 저기 앉아 계신 분께도 식사를 대접할 생각입니다.”
스칼렛의 손가락이 향한 곳은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여자가 앉아 있는 곳이었다.
정체불명의 여자가 떠듬떠듬 말했다.
“크, 크흠흠! 저, 저쪽과 같은 메뉴로 부탁하지.”
“예, 알겠습니다!”
스칼렛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영웅 루시아 님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건 가문의 영광이지요. 제게 크나큰 영예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뭐, 그러도록 하지.”
“테이블을 하나 붙이시면 더욱 편하게 식사를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스칼렛의 행동은 엄청나게 빨랐다.
로델린이 채 반발하기도 전에 테이블을 붙여 버린 거다.
“편히 즐겨 주십시오! 애피타이저부터 내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고생하도록.”
루시아가 거만하게 고개를 까딱하자, 스칼렛이 재빨리 주방으로 돌아갔다. 그것도 뒷걸음질로.
그렇게 스칼렛이 사라짐과 동시에.
쾅!
분노를 참을 수 없다는 듯, 로델린이 주먹을 내리쳤다.
“이건 권위로 찍어 누른 거잖습니까! 이런 불합리한 짓을 저지르다니!”
“캬캬캭! 영웅으로서 이 정도 대접은 받는 게 당연하거든? 내가 없었다면 제국은 이미 반쯤 박살 났을 테니까 말이야.”
“어떻게 그런 망발을……!”
“그럼 아니라고 할 수 있니? 전쟁에서 제국을 구하고, 제도를 습격한 2계위 악마를 쳐 죽이고, 성국을 위기에서 구해 낸 거. 당장 이것만 따져도 제국을 구해 낸 건 맞지 않나?”
“…….”
로델린이 입을 꾹 다물었다.
루시아의 활약을, 그녀가 없었다면 제국이 크게 망가졌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집은 엄청 유명한 집이 될 거라고. 내가 들렀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행운을 선사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달까? 돈은 당연히 따라오는 거고.”
로델린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경거망동한 루시아의 태도에 속이 뒤틀리는 거다.
결국, 속이 뒤틀리다 못한 로델린이 제 몸을 스스로 뒤틀고 있을 때.
루나가 물었다.
“그런데 여기까진 어떻게 오신 거죠? 굉장히 외진 곳인데.”
“응? 그야 여기 옆에 있는 유모가…….”
옆으로 돌아간 루시아의 시선.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다.
문이 열린 후 들어온 건 루시아와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여성.
저 둘이 유일했다.
“뭐, 뭐야! 그새 어디로 사라진 거야?”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것일까.
로델린의 눈이 빛났다.
“처음부터 언니 혼자였습니다만? 어설픈 연기는 그만두십시오. 스토킹은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행위라는 것. 알고 계신가요?”
“아, 진짜! 억울하다고!”
“다음 진술은 감옥에서 하시면 되겠군요. 맛있게 드세요. 밖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가 되실 것 같으니.”
“사랑하는 언니를 체포하겠다는 말이니? 델린아!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권위로 상대를 농락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언니도 아니고! 전 델린이도 아닙니다! 로델린이라고요! 로! 델! 린!”
“델린이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그런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루시아가 또다시 로델린을 껴안기 위해 달려들었다.
콰당탕!
우두둑-!
의자가 엎어지고, 루나에 의해 내 목이 또다시 꺾이고.
코 밑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생각했다.
하하.
개판이네.
* * *
루시아가 오기 약 3분 전.
“오, 제법 맛이 좋은데?”
아이들의 감탄사를 듣던 스칼렛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야 당연하지. 누가 만든 건데.’
스칼렛은 한 기억을 떠올렸다.
최고급 요리로 준비해 놓으라는 카론의 엄명.
그는 농담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앤우드 아카데미에서 일하는 전직 황궁 출신 셰프를 소개해 준 거다.
“네가 그 시궁쥐냐? 카론 경의 부탁이니 특별히 받아 주지. 하지만 시궁쥐라 하여 봐주지는 않을 거다. 자네들이 하는 일은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아. 요리를 우습게 보지 말란 말이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따악!
스칼렛은 저도 모르게 머리를 감쌌다.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문을 버티는 훈련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자신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프다니?
스칼렛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셰프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는 반짝이는 작은 국자가 들려져 있었다.
“앞으로 모든 대답은 ‘예스, 솁!’으로 통일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따악!
그날부터 고행이 시작되었다.
아침에는 요리 수업, 점심에는 술집을 레스토랑처럼 꾸미기, 저녁과 새벽에는 술장사를 하며 정보 수집.
잠을 자는 시간이 줄었지만, 그 정도는 견딜 만했다.
스칼렛이 가장 참기 힘들었던 건.
“네 눈에는 이게 웰던이냐? 덜 익었잖아! 당장 수풀에 풀어 줘라. 네 발로 초원을 뛰어다닐 테니!”
“죄송합니다, 솁!”
따악!
“이 세상에 그런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건 ‘예스, 솁’뿐이다!”
“예스, 솁!”
따악!
“이건 뭐냐? 기름이 너무 많아서 빌어먹을 제국이 네 프라이팬을 침공하겠구나! 다른 왕국을 정복할 필요가 없겠어!”
“예스, 솁!”
“흥! 대답은 봐 줄 만하군. 요리 실력이 그 반만 따라가면 참 좋을 텐데 말이다.”
따악! 따악!
국자로 뒤통수를 얻어맞으며 3주 동안 그야말로 피나는 수련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흥, 그래도 사람이 먹을 수는 있겠구나.”
합격점이 떨어졌다. 요리 수업을 졸업하게 된 거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스칼렛이 고개를 숙일 때였다.
따악!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예?”
“우리 사이에는 그런 말이 필요 없다는 걸 아직도 모르겠느냐? 우리 사이에는 신뢰를 상징하는 문장이 있지 않느냐.”
“…….”
잠시 생각하던 스칼렛이 크게 외쳤다. 존경을 가득 담아.
“예스, 솁!”
“……그동안 고생 많았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기를 기원하지. 잘리면 연락해라. 밥 정도는 무료로 내어 줄 테니.”
“예스, 솁!”
그렇게 눈물의 이별을 한 게 바로 어제의 일이다.
셰프의 명예를 걸고 최고의 요리를 선사하리라 다짐했는데.
그런데…….
콰장창!
개판 5분 전…… 아니, 이미 개판이 된 술집 홀을 보며 생각했다.
카론, 이 개자식아! 이건 좀 심한 거 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