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academy's narrow eye, but i'm not evil RAW novel - Chapter (251)
제251화
251화. 카르파티아 침공(7)
눈앞에서 갑자기 한 편의 뮤지컬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카데미에서 우연히 마주한 운명의 상대!”
사랑을 속삭이며 서로를 향한 마음이 하루하루 깊어져 가던 중.
갑자기 가게 된 파견, 그리고 예기치 못했던 악마와의 싸움!
치열한 싸움을 이어 나가던 와중 가련하고 연약한 귀여운 루나가 위기에 빠지게 되고.
“여기까지인가…… 아까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네.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 더 많은 사랑을 주는 건데.”
조금 더 많은 사랑을 줄 걸 그랬어. 내가 널 많이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어.
그랬다면 이렇게 아쉽지는 않았을 텐데.
저열한 악마의 공격에 죽음을 앞둔 바로 그 순간!
“크윽…….”
“제, 제로!?”
“후후, 루나 양. 당신이 무사해서 다…… 행…….”
풀썩-.
루나의 연인인 제로의 눈물겨운 희생!
“제로! 안 돼에에에에!”
연인의 죽음으로 인한 좌절! 절망!
“제로…… 영원히 너를 잊지 않을게. 난 항상 너와 함께할 거야. 네 아이도…….”
죽음을 초월한 사랑! 그리고 연인이 남긴 생명의 씨앗!
“그렇게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주연 : 유리디아
스토리 : 유리디아
나레이션 : 유리디아
그렇게 한 편의 뮤지컬이 끝났다.
별점 0.5점도 아까운 빌어먹을 뮤지컬이.
뭐? 죽음을 초월한 사랑?
지금 나보고 죽으라는 거니? 그리고 아이는 또 뭔데!?
뭐 이런 미친 새…… 아니, 아이가 다 있지?
“아아, 그런 안타까운 미래를 앞둔 지금, 사랑을 속삭일 때가 아니면 뭐겠어요!”
뭐할 때긴. 1구역으로 이동해야 할 때지.
하지만 유리디아는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점차 얼굴을 들이밀던 그녀가 내 얼굴에 침까지 튀겨가며 망상을 키워나갔다.
“그래요! 아이를! 아이를 만드는 거예요! 제로 군이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증거를 남기는 거예요!”
유리디아야, 그게 대체 무슨 소리니?
루나랑 내가 아이를 왜 만들어?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애초에 난 죽을 생각도 없고!
하지만 유리디아는 사랑에 미친 여자아이. 평범한 설득은 먹히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후후, 죄송하지만 불가능합니다.”
“어째서죠?”
“제게 고백은 마법과도 같은 일이니까요.”
“그게 무슨 뜻이죠?”
“전에 말씀드렸죠. 제게 마법은 살인이라고.”
제로의 고백 = 마법 = 살인.
기적의 공식이 탄생했다.
“…….”
유리디아의 눈이 양옆으로 쭉 찢어지더니, 나를 매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게 고백은 살인이다’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만약 내가 루나에게 고백한다면…….
‘루나가 나를 죽여버릴 테니까.’
우리 루나는 친구에 미친 아이다. 그런데 친구가 아닌 연인이 되어달라고 말한다?
곧바로 나를 물어뜯어 죽이고 말 거다.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서 아무 말이나 하시는 것 같은데, 걱정 마세요. 루나 양은 제로 군을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사랑이 아니라 우정이란다. 그것도 많이 삐뚤어진 우정.
“설사 제로 군이 죽는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예?”
“이러나저러나 죽는 건 마찬가지잖아요? 그럼 차라리 프러포즈를 하고 죽는 편이 낫죠.”
유리디아에게 사랑이란 건 대체 뭘까?
이제는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무튼, 이럴 시간이 없답니다. 당장 루나 양에게 가서 사랑을 속삭이세요! 오늘 제로 군은 죽는단 말이에요!”
죽으라는 저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퍼붓다니. 진짜 제정신이 아니다.
유리디아가 내 등을 계속해서 떠밀었고, 머지않아 루나가 있는 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괴상한 포즈와 함께 ‘화이팅!’이라는 입 모양을 한 유리디아가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러더니 수풀 뒤에 몸을 숨긴 채 이쪽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뒤에 수십 쌍의 눈동자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내 착각이겠지?
‘뭐, 아무려면 어때. 지금 중요한 건 이런 게 아니니까.’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은 2구역. 두 번째 악마가 나타나는 곳이다.
기다리면서 함정을 파두면 손쉽게 놈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4마리의 악마를 전부 잡을 수 없어.’
1구역부터 차례대로 한 마리씩. 6턴 간격으로 악마가 등장한다.
두 번째 악마는 6번째 턴에 2구역에서.
세 번째 악마는 12번째 턴에 3구역에서.
네 번째 악마이자, 최종 목표인 마벨가는 18번째 턴에 4구역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즉, 네 마리의 악마를 전부 잡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각 구역의 악마를 공략해야 한다.’
심지어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는 데 1턴이 소모된다.
‘몇 가지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마벨가를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어.’
고인물 계산기를 두들겨본 결과, 현재 마벨가 공략 확률은 약 44%.
원래는 36% 정도였지만, 드웨너의 버프로 인해 확률이 꽤 올라간 상태였다.
왜 이렇게 낮냐고? 아니, 이게 정상이다. 오히려 높은 편이다.
‘괜히 전 세계의 유저가 마벨가를 못 죽인 게 아니지…….’
솔직히 말해 레제의 크리티컬이 터지지 않는다면 실패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악마 세 마리를 잡은 이후 획득하는 스킬이 쓸만한 것이길 빌어야겠군.’
우선 루나, 레제와 함께 첫 번째 악마가 등장하는 1구역으로 이동하는 게 최우선 조건.
들판에서 바람을 맞고 있는 루나에게 말을 걸었다.
“후후, 루나 양. 뭐 하고 계십니까?”
“전황을 보고 있지. 우린 저 안으로 못 들어가려나?”
루나는 성으로 들어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싸우고 싶으신 겁니까?”
“아니, 강해지고 싶어.”
“후후, 아주 훌륭한 마음가짐입니다.”
“으드드드드드득!”
저 멀리서 유리디아가 이를 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지지부진한 전개에 답답해하는 시청자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유리디아는 하루에 한 번 지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지.’
내가 [데몬 슬레이브]를 썼었다는 걸 함구하기로 하고 내어준 조건이었다.
유리디아의 성격상 키스를 지시할지도 모른다.
루나와 키스라니.
그런 끔찍한 짓을 하고 싶지는 않다. 어쩔 수 없다.
‘먼저 선수를 치는 수밖에.’
루나를 향해 슬쩍 손을 내밀었다.
“루나 양, 자리를 옮기죠.”
“왜?”
“후후, 냄새가 납니다. 악마의 냄새가요.”
루나의 눈썹이 까딱 움직였다.
“흐응~ 그래. 넌 감이 좋으니까.”
“후후, 레이디.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래, 그래. 이 주인님을 제대로 모시라고.”
루나가 내 손에 손을 올리던 때였다.
루나의 옆에 있던 수풀. 수풀이 쩍 갈라지더니 그곳에서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자, 자리를 옮긴다니! 며, 명령 불복종이에요! 군법으로 처벌받을 거라고요!”
상자 애호가 레제…… 아니, 건방진 토끼였다.
“잠시 산책을 할 뿐입니다만?”
“이, 이런 상황에서 왜 산책을 해요? 그, 그것도 명령 불복종이에요! 바, 반대! 산책 절대 반대!”
레제가 상자까지 흔들면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평소 소심한 성격의 레제다. 그런데 이렇게 강한 반대 의사를 표하다니? 설마…….
레제의 머리 위에 반쯤 걸쳐 있던 상자 뚜껑을 치웠다. 그러자.
훙훙훙-!
레제의 정수리에 난 바보털이 미친 듯이 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 레제는 알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우리가 가는 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걸 말이다.
‘이 빌어먹을 토끼가?’
내가 스토리를 알고 있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악마를 놓칠 뻔하지 않았는가. ‘보상’을 가득 품고 있는 악마를!
‘종종 레제의 레이더…… 아니, 바보털을 살펴야겠군.’
어느새 ‘불법 이동 결사반대!’, ‘당근은 살고 싶다!’라는 나무 푯말까지 완성한 레제가 상자 안에서 거센 시위를 시작했다.
평소와 달리 사나운 토끼지만, 그런 레제를 제압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후후, 레제 양. 군법으로 처벌받으시겠습니까, 아니면…….”
레제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여기서 토끼 구이가 되시겠습니까?”
“히, 히이이이이이익!?”
상자에서 튀어나온 레제가 루나의 다리를 붙들었다. 하지만 이미 루나의 눈은 맛이 간 상황이었다.
“악마…… 죽인다.”
강해지는 것. 그게 루나의 목표니까 말이다.
“자자, 어서 갑시다. 맛있는 악마가 저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히, 히이이이익! 악마를 왜 먹어요? 식인종…… 아, 아니 식마종이야아아아아!”
그렇게 우리는 1구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한쪽 손은 루나와 깍지를.
한쪽 손에는 토끼를 붙든 채로.
* * *
1구역이 가까워졌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건 의자에 앉아 있는 테르온의 모습이었다.
고풍스러운 느낌이 가득 나는 고급 의자.
기숙사에서부터 아이들이 들고 온 모양이었다.
“음? 제로?”
테르온이 반겨주었다. 심지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우리를 향해 다가오기까지 했다.
“후후, 반갑습니다. 테르온 군.”
“네가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냐? 넌 2구역일 텐데?”
“이곳에서 요상한 기운이 느껴져서 말입니다.”
“요상한 기운?”
“그렇습니다. 그래서 군법을 어기면서까지 왔죠. ‘친구’를 돕기 위해서요.”
친구라는 단어가 듣기 좋았던 것일까. 테르온의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갔다 내려왔다.
“누가 네 친구라는 거냐?”
물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테르온의 사냥개이자 5성 기사, 다이크였다.
내 귀를 향해 입을 쩍 벌리던 루나가 쩝쩝거리며 입맛을 다셨다.
‘친구 아님!’을 선언한 다이크의 영향인 듯했다.
“다이크, 그러지 마라. 도움을 주기 위해 왔다는데 매몰차게 굴면 되겠느냐?”
“……죄송합니다.”
다이크가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루나가 앞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뭐가 죄송해? 맞는 말 했는데. 누가 네 친구라는 거야?”
“고양이는 뒤로 빠져라. 여긴 사람끼리 대화하는 곳이니.”
“뭐라고!?”
루나가 달려들었고, 내가 뒤에서 그런 루나를 양팔로 붙들었다.
허공에 뜬 루나가 테르온을 향해 마구 주먹을 내지르며 소리쳤다.
“일로 와! 물어 죽여줄 테니까!”
“그럴 일은 평생 없을 거다. 고양이에게 죽을 정도로 약하지는 않거든. 제로, 대화는 잠시 후에 하도록 하지. 요상한 기운이라…… 우리도 주변을 좀 살펴봐야겠어.”
테르온파가 지도를 펼친 채 회의에 들어갔다.
씩씩거리는 루나를 붙든 채 조금 떨어진 장소로 향했다.
“아오! 저거 진짜 언제 한번 손 봐줘야 하는데.”
“후후, 참으십시오. 곧 기회가 생길 테니까요.”
“응? 정말? 너 쟤네한테 호감 있는 거 아니었어?”
호감이라. 물론 있긴 하다.
수십 년 동안 봐온 게임 속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테르온은 나름대로 말이 잘 통했으니까.
하지만.
‘테르온은 2장 보스니까.’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는 있지만, 나도 사람이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을 편하게 죽일 수 있을 리 없다. 그래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거였다.
이건 실수하는 순간 바로 목숨이 날아가는.
그런 게임이니까.
덜덜덜-.
순간, 수풀이 덜덜 떨렸다.
정확히는 레제가 숨어 있는 상자가 덜덜 떨리고 있는 거였다.
“레제, 내가 지켜줄게. 걱정하지 마.”
“죄, 죄송해요. 저, 전…… 여기까지인 것 같아요.”
“레제…….”
무서우니까. 겁쟁이니까. 나약하니까.
숨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니까.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레제는 척 보기에도 유약한 아이니까.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레제 양, 그거 아십니까? 두려움이란 건, 나약함을 뜻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예?”
“무서운 감정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입니다. 레제 양만이 느끼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나도, 루나도, 심지어는 카론마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게 약점은 아니다. 오히려 ‘강점’에 속하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는 인생을 살 겁니다.”
공부, 연구, 저축, 수련 등. 미래에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는 그런 삶을 살 거다.
무서울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러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후회하며 죽음을 맞이할 거다.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면서.
“간단히 말해, ‘두려움’ 또한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경계, 주의, 최적화, 효율, 압도적인 힘, 거대한 마나, 우수한 기술력, 전설적인 무구, 상대보다 많은 병력 등.
사람들은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마련해 왔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세상을 발전시켜 온 거다.
“제가 봤을 때 레제 양은 누구보다 훌륭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강점을 잘 활용하십시오.”
“흠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그대로 하는군. 역시 내 부하다워!”
“…….”
루나와 달리, 레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두려움이 강점이라니.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뭐,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심리치료는 실패야. 아쉽지만…… 다음을 노려야겠군.’
지금은 괜찮지만, 4장에 진입했을 때도 크리티컬을 터뜨리지 못한다면 내칠 수밖에 없다.
우리를 위해서, 그리고.
레제를 위해서라도.
* *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히익!”
레제의 바보털이 쭈뼛 섬과 동시에.
콰아아앙-!
카르파티아 성벽 윗부분이 폭음과 함께 날아갔다.
“옵니다.”
“뭐가?”
당연히 악마지.
“성벽이…….”
“잠깐, 뭔가 날아오는 것 같은데?”
“검은 점?”
테르온파의 아이들이 쑥덕거리는 와중에도 검은 점은 점점 커졌다.
그리고 이내…….
투쾅!
“건방진 인간 놈들! 구역질이 날 정도로 많이 몰려왔구나!”
첫 번째 악마, ‘아몬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 악마!?”
“모두 당황하지 말고 진형을 구축해라!”
테르온이 신속하게 혼란을 수습할 때였다.
쿠드득-! 쿠득!
땅에서 1m쯤 되는 벌레 수십 마리가 튀어나왔다.
“으윽! 저게 뭐야!”
“포위당했다! 가까운 사람과 등을 맞대고 맞서라!”
수가 많지만, 걱정할 건 없었다.
게임 속 연출. 동시에 개연성을 위한 장치이기도 했다.
‘상대할 놈이 아몬가 하나뿐이라면 모두가 달려들어 몰매를 때릴 테니까.’
아몬가는 7계위에 불과한 악마다. 하급 악마가 수십 명의 아이를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으니, 그걸 막기 위한 장치였다.
실제로 플레이어가 상대해야 할 건 여섯 마리의 땅벌레, 그리고 아몬가 하나가 전부였다.
그리고 그를 상대하는 건…….
“제로! 이쪽으로 와라!”
“이 바보야! 멍때리지 마!”
테르온, 다이크, 루나, 그리고 나.
넷이 서로의 등을 맞대며 자세를 잡았다.
“하, 설마 이런 놈들하고 같이 싸우게 될 줄이야…….”
“그건 이쪽에서 할 말이다. 건방진 고양이.”
“누가 고양이라는 거야! 물어 죽인다!”
루나와 테르온이 티격태격 싸우기 시작했다.
이런, 이런. 그 대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
“후후, 어쩔 수 없군요. 임시동맹을 맺는 수밖에요.”
“저런 놈이랑 같이 싸우라고? 차라리 죽고 말지!”
“그건 이쪽에서 할 말이다! 빌어먹을 고양이 같으니!”
키에엑-!
빈틈을 발견했다고 생각한 걸까.
땅벌레 한 마리가 일어서며 공격을 가하려던 순간이었다.
“방해다!”
“방해야!”
테르온과 루나의 일격. 땅벌레 한 마리가 순식간에 저승길로 향했다.
음음, 보기 좋은 듀오다. 내 예상대로였다.
“후후, 이거 어쩌면…… 꽤나 위험한 조합이 탄생할 걸지도 모르겠군요.”
“닥치고 싸우기나 해!”
“흥! 방해만 하지 마라! 집중해라! 온다!”
그렇게 싸움의 서막이 올랐다.
아, 그런데.
……내 토끼는 어디 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