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really good RAW novel - Chapter 180
180
제180화: 치고 박고(1)
조태수의 몸도 완전하지 않았다.
그래도 움직여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좀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병실 문이 열리고 40대 중반 가량의 중년인이 나왔다.
넥타이까지 맨 단정한 차림에 중절모를 썼고 뿔테 안경을 끼었다.
사내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복도를 걸어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간호사 두 명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옆으로 섰지만 쳐다보지 않는다.
쨍!
엘리베이터가 열렸는데 사람이 적지 않다.
사내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갔고 문이 닫혔다.
흰색 승용차 한 대가 대신병원으로 들어섰다.
지하 주차장에 멈춘 차에서 중년 사내가 내렸다.
사내는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 올라갔다.
문병객으로 보이는 두 명의 여자가 왼쪽으로 섰다.
지극히 평범한 복장인 탓인지 우두커니 서 있는 사내를 흘끔 한번 보더니 다시 자신들 얘기에 집중했다.
한참을 기다려 내려온 엘리베이터는 텅 비었고 서서히 위로 올라갔다.
사내는 5층을 눌렀고 여자들은 6층을 눌렀다.
1층에서 세 명의 남자를 더 태우고 엘리베이터는 5층에서 멈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사내는 병원 지리에 익숙한 듯 곧장 왼쪽으로 꺾어져 걸어갔다.
차영준이 병원 내부를 핸드폰으로 찍어 보냈기 때문에 화장실을 비롯해 비상계단이 어디에 있는지도 다 알고, 특실 위치도 파악하고 있었다.
육종규는 특실에 누워 있었다.
6팀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칼에 맞아보기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단검에 이토록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칼은 허공에 매달아 놓은 실을 자를 만큼 예리했고 비검(飛劍)용으로 특수 제작된 것이었다.
칼날이 손잡이보다 무겁다는 것이 그 사실을 증명했다.
특수 공작원들이 갖고 다니는 칼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믿어지지 않는 건 자신의 머리를 맞춘 돌멩이였다.
비록 밤이라고 하지만 20여 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를,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의 볼처럼 날아온 돌은 머리를 때렸다.
의사의 말을 빌리면 사람이 던진 돌멩이에 맞았다고는 할 수 없을 만큼 상처가 깊고, 만약 정수리에 맞았다면 즉사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어이가 없군. 우리 6팀에서 넘버 1이라는 네가 당하다니. 그것도 비무장인 상대에게 말이야.”
면회객이자 신변 보호를 위해 출동한 동료 이종석이 마른 오징어를 씹으며 말했다.
“그만해.”
듣기 싫었다.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조태수에 대한 복수심에 육종규의 눈은 살벌하게 타올랐다.
문득 문 열리는 소리에 의자에 앉아 오징어를 씹고 있던 이종석이 고개를 돌렸다.
중년의 사내가 들어섰다.
“혹시 이곳이 김진오 사장님 병실 아닙니까? 천우제약 김진오 사장 말입니다.”
중년 사내는 입구에서 묻기만 한 것이 아니라 걸어 들어왔다.
그러면서 슬쩍 우측 벽 쪽으로 붙은 침대를 봤는데, 누워 있던 육종규가 낯선 목소리에 돌아눕자 딱 눈이 마주쳤다.
“잘못 들어온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 우린 모릅니다.”
“당연히 모르지.”
휘익!
사내의 오른손이 번개처럼 뻗었다.
이종석은 날아오는 흰색 광채를 보았다.
그리고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 목이 답답했다.
오징어를 뜯던 손으로 목을 감쌌다.
한 자루 칼이 목 깊이 박혀 숨을 쉴 수가 없다.
본능적으로 칼을 뽑았다.
촤아아!
그러자 구멍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고 침대에 누워 있던 육종규는 이종석의 손에 잡힌 칼을 보며 한 사내를 떠올렸다.
“넌 조태수!”
퍼억!
이종석의 숨이 끊어졌다.
조태수는 품에서 사시미 칼을 꺼냈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지. 미국에서도 어젯밤 같은 경우는 겪어보지 않았어. 내가 성치 않은 몸으로 이렇게 일찍 찾아온 것도 그것 때문이야. 짜증이 나서 말이야. 너 따위에게 하마터면 내 목숨이 날아갈 뻔했다고 생각하니 가만있을 수가 있나.”
침대에서 내려오려는 육종규를 왼팔로 거칠게 밀었다.
꽈당!
육종규는 침대 위로 벌렁 넘어졌다.
휙!
조태수의 칼이 허벅지에 박혔다.
푸푹!
조태수는 번개처럼 복부에 두 번을 더 찔러 넣더니 마지막으로 반쯤 일어난 육종규의 머리카락을 거머쥐더니 목에 칼을 박았다.
푸우욱!
조태수는 칼을 한 바퀴 돌려 완전히 목숨을 끊은 뒤 병실에 있는 거울 앞에 섰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양복에 핏방울이 몇 개 튀었다.
다행히 그럴 걸 계산해 진한 블루 계열의 양복을 걸쳤다.
색깔이 핏방울을 가려 버린다.
조태수는 이종석이 떨어뜨린 단검까지 회수하여, 화장실 물로 깨끗하게 씻어 품속에 챙겨 넣은 뒤 병실을 나왔다.
뉴스가 흘러나왔다.
청량리 대신병원에서 입원 환자와 문병을 온 면회객 두 명이 괴한의 피습을 받아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병원 내 CCTV를 통해 용의자를 쫓고 있다고 했다.
조태수는 병실에 누워 있었다.
급히 보고를 올릴 일이 있어 병원을 찾아온 박상황의 고개가 돌아갔다.
“왜 그런 눈으로 봅니까?”
조태수가 물었다.
“아…… 아닙니다. 회장님.”
“계속 보고해요.”
“네!”
하지만 머릿속은 보고서가 아닌, 대신병원에서 괴한에게 살해되었다는 두 명의 사내에 대한 것으로 가득 차버렸다.
살해된 사람들의 신원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평범한 환자들이라면 어느새 신원이 공개되었을 것이다.
결국 국정원 요원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조태수의 성격이라면 충분히 상대를 찾아갔을 것이다.
핸드폰이 울린다.
낯선 번호다.
조태수는 한참 동안 울리는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직감적으로 국정원 관계자의 번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들의 정보력이라면 자신의 번호 정도 알아내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것이었다.
“여보세요.”
조태수는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조태수 회장님이십니까?]표현은 정중했지만 목소리는 악이 받쳐 있었다.
“누구시죠?”
[국정원 대테러팀장 김국현입니다.]“국정원?”
[아시면서 시치미를 떼면 안 되죠?]곧바로 치고 들어온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입니까? 내가 뭘 안다는 건지?”
[회장님이 죽였잖아요?]“내가?”
[경찰이 수사 중이니 곧 드러나겠죠. 우리도 손을 쓰고 있습니다. 여긴 미국이 아닌 한국입니다.]“지금 이 통화 내역 언론에 그대로 실어 드리죠. 무슨 말을 하는지 난 모르겠습니다. 끊습니다.”
[잠깐만요!]상대는 흥분했다.
그래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다.
국정원 스스로가 민간인 암살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고백한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만약 언론에 알려지면 일은 커진다.
자칫 천삼억 원내대표에게까지 경찰의 칼날이 향할 수 있다.
더구나 두 명이 죽은 살인 사건이다.
아직 국민들은 죽은 두 사람이 국정원 특수요원이라는 걸 모른다.
‘빌어먹을.’
일이 꼬인 것이다.
김국현은 이를 악물었다.
두 명의 부하가 죽다 보니 지나치게 이성의 끈을 놓쳤다.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그것만으로도 치명타다.
국정원이 하는 일은 어둠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절대 밝은 세상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
소리 없이 정리하고 끝내야 한다.
이번 일은 절대 밖으로 흘러나가서는 안 된다.
“팀장님.”
부하 직원 김장수가 들어왔다.
“어떻게 됐어?”
“딱 그 시간만 녹화가 안 됐습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전후 20분.”
뉴스에서는 병원 CCTV를 통해 용의자를 쫓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그 시간에 녹화된 건 없었다.
사건을 전후한 20분 동안 CCTV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그건 범인이 5층 CCTV의 선을 끊었다는 뜻이다.
범행을 끝내고 나가면서 끊었던 5층의 CCTV선을 다시 연결했다.
그 20분 동안 누구도 5층 CCTV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특히 사건은 대낮에 일어났다.
허를 찌른 것이다.
밤이라면 CCTV에 대한 체크가 강화됐을 것이고 방범에 대한 대비가 철저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낮이라는 것이 모두를 방심하게 만든 것이다.
프로 중의 프로의 솜씨다.
1층 로비에 설치된 CCTV 속에는 수백 명의 출입자들이 찍혔다.
그들 속에서 범인을 찾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조태수를 잡아오죠.”
“어떻게?”
“그냥 끌고 오면 됩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였기에 김국현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내가 큰 실수를 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조태수에게 신분을 밝혀 버린 거야.”
“네?”
“그건 곧 국정원에서 그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 아니겠냐.”
“그러니까 이판사판으로 묻어 버리죠.”
“조태수가 사라지면 누군가 핸드폰에 저장된 통화 내용을 공개할 것이다.”
“그러니까 놈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기 전에 쳐버려야죠. 이대로 끝낼 수는 없잖아요.”
지금 상황에서 경찰은 절대 범인을 못 잡는다.
증거 하나 없다.
조태수는 이미 알리바이까지 완벽하게 만들어놨을 것이다.
최소한 병원 사람들이 보기에 그는 계속 병원에 누워 있었을 것이다.
가장 궁금한 건 총을 맞았는데 움직였다는 것이다.
부상당한 몸으로, 아무리 기습이었다고는 해도 정예요원 두 명을 잃었다.
그는 정녕 불사조인가.
마피아에서는 그를 불사조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딸칵!
김국현은 담배를 피워 문다.
반쯤 피우더니 김국현이 입을 열었다.
“지금 친다?”
“맞습니다. 아직 준비가 안 끝났을 때 덮치는 거죠. 한 명만 더 지원해 주세요. 깨끗하게 정리하고 오겠습니다.”
김장수는 눈을 빛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국내 파트를 맡고 있는 2차장 배칠도가 들어왔다.
두 사람은 자신들도 모르게 부동자세를 취했다.
“대책은 세웠나?”
배칠도가 소파에 주저앉아 물었다.
김국현은 긴장하여 대답했다.
“당장 조태수를 정리할까 합니다.”
“무슨 말이 그따위야? 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
“처리하겠습니다.”
“잘해, 대표님이 지켜보고 있어. 너나 나나 원장 한번 해봐야 할 것 아냐.”
자리를 차고 일어나 어깨를 툭 치고 나갔다.
격려이다.
***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고 있었다.
경찰 수사는 범인에 대한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고, 지금까지 나온 것은 단지 두 사람이 칼을 맞고 죽었다는 것이 전부였다.
퇴원을 한 조태수는 평소처럼 회사에 출근하여 서류를 결재하고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를 끝내고 난 조태수는 손목시계를 보더니 윗도리를 들고 나갔다.
점심 약속이 있다.
기사를 놔두고 자신이 직접 핸들을 잡았다.
약속 장소인 일식집 ‘지중해’까지는 20분이 조금 못 걸렸다.
차를 세우고 가게로 들어섰다.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허리를 구부리며 어서 오라고 인사를 했다.
조태수가 예약을 한 이왕식의 이름을 대자 주인이 안쪽으로 데려갔다.
주인은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다.
이왕식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태수가 방 안으로 들어가고 이왕식은 주인에게 대구탕을 주문했다.
여종업원이 들어와 물과 간단한 반찬을 놓고 나갔지만 둘 중 누구도 맛을 본다거나 하지 않았다.
“백산 주식이 좋더라.”
이왕식이 입을 열었다.
“그야말로 욱일승천의 기세더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벌써 두 달째 점핑이냐? 그중 일곱 번은 서킷브레이크를 당했고.”
서킷브레이크는 주식시장이나 선물시장에서 주식이나 선물 가격의 변동이 지나치게 심할 경우 시장 참여자들이 냉정한 투자 판단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매매 거래를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백산의 주식 거래가 왕성하다는 뜻이었다.
그 사이 조태수는 주머니에서 작은 기계 한 개를 꺼냈다.
도청 장치를 감지하는 검색기이다.
도청 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면 파란 불이 들어온다.
탁!
스위치를 켜자마자 파란 불이 들어오며 찌르르 하는 소리가 울린다.
그건 도청 장치가 설치되었다는 뜻이다.
조태수는 기계를 탁자 밑으로 가져갔고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작은 기기를 찾아냈다.
그러나 모른 체 놔둔다.
조태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문 쪽으로 가더니 방 안의 모든 그림을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를 설치했다.
자리로 돌아와 이왕식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왕식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백산그룹 주식에 대해 입을 열었다.
조태수는 간간이 말을 받아준다.
문이 열리고 여종업원이 펄펄 끓는 대구탕 두 그릇을 커다란 쟁반에 담아와 상 위에 올려놓고는 맛있게 드시라면서 나갔다.
여종업원이 나가는 순간 조태수가 전화를 걸었다.
“오세요.”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카메라를 든 남자와 여자 한 명이 들어섰다.
조태수가 부른 MBS 방송국 장미영 PD이다.
장미영은 대구탕을 바라보았는데 표정이 굳어 있었다.
“찍으세요.”
“찍어.”
카메라 기자가 대구탕을 찍었다.
“일단 우리 육안으로 독이 들어 있는지 아닌지 확인해보기 위해 제가 집에서 은 젓가락을 가져왔습니다.”
조태수가 품에서 깨끗한 은 젓가락 두 개를 꺼냈다.
“알다시피 은은 독과 상극입니다. 직접 담가 보시죠.”
젓가락을 장미영에게 건넸다.
장미영은 마른침을 삼켰고 카메라가 돌아간다.
장미영은 천천히 젓가락을 대구탕에 넣었다.
그러자 은 젓가락이 놀랍게도 변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까맣게 되었다.
“맙소사!”
장미영은 물론 이왕식까지도 놀랐다.
조태수가 오늘 벌어질 일을 미리 말했었지만, 그럼에도 설마 했던 것이다.
“너 핸드폰 좀 줘.”
이왕식이 내밀었다.
조태수는 배터리를 분리하고 능숙하게 핸드폰을 분해했다.
여러 가지 부속들이 들어 있는데 그중 지름이 3밀리미터 정도 되는 둥근 칩을 보여주었다.
조태수는 자신의 핸드폰도 똑같은 방식으로 해체했지만 그곳엔 칩이 없었다.
“핸드폰에 붙이는 정밀 감청 장치야. 네가 한 말은 이걸 설치한 사람들 귀에 들어가게 되어 있지.”
“언제 한 거야?”
“그건 나도 모르지. 다만 나와 가장 많은 전화를 주고받는 너의 핸드폰을 감청함으로써 내 움직임을 알 수 있지. 오늘 이집 대구탕에 독이 들어 있는 건 이 전화 때문이다. 내가 어제 오늘 점심을 이곳에 예약하자 그들이 미리 손을 쓴 거지.”
듣고 있던 장미영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이제 어떡하죠? 경찰을 불러야 하나요?”
“물론 부르세요. 단 경찰에 두 개의 대구탕을 모두 넘기지 말고, 한 그릇은 다른 기관에 넘겨야 할 겁니다. 경찰에 넘어갔다가는 조사 결과가 이상 없음으로 나올 수가 있으니까.”
“다른 기관?”
“국가 기관은 안 됩니다.”
“KH 연구소는 어떨까요? 경화대학교 한의학과에 딸린 연구소인데 독을 이용한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설립된 곳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독극물을 집중 연구하는 곳이에요.”
“신뢰할 만합니까?”
“소장님이신 김영철 박사님을 잘 알아요. 우리 회사에서 두 번 인터뷰를 했죠. 꼿꼿한 분이에요.”
“당장 부탁을 해보세요.”
장미영이 전화를 하는 사이 조태수는 112에 전화를 걸었다.
“경찰이죠? 여긴 지중해 일식집입니다. 누군가 우리가 먹을 대구탕에 독을 넣어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당장 와 주시죠.”
조태수는 몇 마디 더 설명을 하고 일단 출동해 보면 알 것이라면서 끊었다.
그리고 장미영을 보았는데 상황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박사님.”
전화를 끊었다.
“내가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될 말인데, 박사님 역시 장난치냐고 되묻네요. 그래도 오시겠대요. 내가 미쳤든 자신이 돌았든 둘 중 한 명이 오늘 이상해져 보자면서.”
장미영이 씨익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