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he 21st century, the Sword Master, the Demon Lord, and the Aliens RAW novel - Chapter 112
112
지금은 21세기, 소드 마스터와 마왕과 외계인 5권(12화)
3. 마왕,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사다(3)
“그것보다 더욱 참혹하다. 아틀란티스 월드에 괴물로 출현하는 녀석들처럼 된다.”
“……!”
“지구의 인간들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그렇게 되어 본 적이 없으니. 하지만 묘하군.”
주작이 화제를 바꾸었다.
“뭐가?”
천일은 당연히 물었다.
“제물을 사용하여 녀석들을 끌어들이는 일은 연맹이 옛날부터 사용해 오던 수법이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는 것으로, 미끼를 써서 거짓된 항로로 녀석들을 유인하여 함정에 빠뜨리는 수법이라는 거지. 이건 오래된 전술이다. 프로페스 놈들은 바보가 아니다. 자기들끼리 정보도 교환하지. 함정이라고 판단되면 단 한 개의 함대도 미끼에 걸려들지 않는다. 미끼를 백, 천, 만을 뿌려도 의미가 없다. 그런데 2척을 꾀어냈다? 내 추측이 맞다면 놈들은 프로페스에도 끈이 있을 것이다. 여기는 버리는 구역이니 먹어도 된다는 신호를 건네준 거겠지. 그렇다면 말이 된다.”
주작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 그런. 말도 안 돼. 프로페스는 분명 연맹에게 있어서도 적이라고.”
천일은 당황하여 거기까지 말을 했지만, 곧 사태를 이해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논리. 프로페스에 줄을 대고 있는 자들이 연맹 내부에 존재한다면, 그들은 그들에게 있어 거슬리는 것들을 프로페스에게 내주는 것으로 처리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흔한 수법이다. 녀석들의 그런 짓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들 라스펠로스 행성인이 연맹을 싫어하는 것도 그래서다.”
주작은 천일의 생각에 도장을 찍었다.
‘참 잘했어요.’라는 느낌으로.
“썩을 자식들. 죽여 버리지 않으면.”
천일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놈들의 대부분은 연맹의 중추에 존재한다. 특히 로도니엘들은 얄밉게도 영웅들의 부관이나 함대의 사령관 등을 맡아서 정보의 흐름을 조작하고 있지. 연맹의 칼이라 불리는 영웅 등급은 연맹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정보의 흐름을 조작당하고 있기에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우리들이 지구에 왔다.”
“우리들?”
“안티 연맹 세력이라고 하면 될까? 우리는 표면적으로 연맹을 적대시하고 있지만, 연맹의 필요성이나 그 힘을 과소평가하진 않는다. 녀석들은 필요하고 강대하다. 우리가 가진 정보들은 연맹을 내부에서 무너뜨리기에 충분하지만 그 뒤에 있을 일이 문제다. 연맹이 책임지는 지역은 넓다. 그 넓은 지역의 치안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영웅 등급 전투 능력자가 필요하지. 그들이 하나로 묶여 활동하고 있는 이유는 연맹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연맹이 붕괴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주작은 주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 말이야. 새로운 조직을 하나 만들면 되는 거 아냐?”
천일의 의문.
“그렇다. 그걸 위해서 우리들은 가이르디슈를 끌어들였다. 그녀에게 우리가 말려들었다는 편이 적절하겠지만.”
주작은 그런 말을 하고는 천일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가이르디슈가 승천해서 안 돼?”
천일의 의문.
“만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들 전부가 힘을 합해서 목소리를 낸다면 연맹은 새로운 조직의 존재를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들이 가진 힘과 정보를 생각한다면 틀림없이 그렇다. 문제는 우리들에게는 PDC가 없다는 것이다. PDC는 CHONSP 유기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환경을 인위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존재다. 조직체를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더구나 그놈들이 보고만 있으리라는 법도 없다. 더러운 수작으로 우리들 조직의 근거지를 공격해 온다면 버티지 못할 것이다. 힘과 자원이 필요하다.”
설명하는 주작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런 거군.”
천일은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며 ‘뭐야, 귀족들 땅따먹기와 비슷하잖아.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지.’라고 생각했다.
“잘 생각해라. 네 판단에 지구의 운명이 달려 있다.”
주작이 선택권을 천일에게 던졌다.
“후후.”
천일은 기분 나쁜 얼굴로 쓴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머릿속은 팽팽 돌고 있었다.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하여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 있었다.
마왕들의 다음 목적지는 프뤼비 시티였다.
작전 리스타트에 의해 엔토니아 시티가 박살 나고, 엔토니아 시티에 있던 사람들은 근처 군소도시 병원에서 산발적으로 부활하였다.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병원으로 이송되었기 때문에 분산되고 말았다.
그들 중 몇몇은 엔토니아 시티 청사에서 일어난 폭발을 보았다.
어째서 엔토니아 시티가 박살 난 걸까? 진실을 아는 자들은 대부분 죽어 버렸고, 살아남은 밀론은 마왕들과 함께였다.
그런고로 엔토니아 시티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아는 바를 모아서 그림을 그려야 했다. 거기에 리스타트 작전과 관계있는 사람들이 슬쩍 살을 보탰다.
천일은 아틀란티스 월드에 없다는 것.
마왕, 도로시, 빈센이 함께 다니며 모종의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
모종의 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소수였다. 엔토니아 시장은 작전 리스타트 관계자였기에 진실을 살짝 숨겨 두었다.
그래서 마왕이 도로시와 빈센이라는 자의 도움을 받아 아틀란티스 월드를 손에 넣으려고 한다.
라고 하는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비약이 너무 심한 결론이어서 반대하는 사람이나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리스타트 작전 관계자들과 천일을 싫어하는 사람들, 마왕을 껄끄러워하는 사람들이 뜻을 하나로 모으자 밀어붙일 수 있는 숫자가 갖춰졌다. 여기에 반대파들의 생각, ‘천일이 오면 다 잘 해결되겠지.’라는 것도 몫을 톡톡히 했다.
타도! 반 마왕 결사대 결성.
그들은 프뤼비 시장에게 자신들의 의지를 전하는 한편, 도와줄 만한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그 수는 며칠 가지도 않아 백만이 넘었다.
프뤼비 시청 귀빈실.
마왕들이 프뤼비 시티로 온 이유는 엔토니아 시장의 말 때문이었다. 프뤼비 시티에서 제단을 파괴하고 관련자들을 모으는 일이 끝났다고.
이는 거짓말이다. 프뤼비 시장 역시 엔토니아 시장과 마찬가지로 리스타트 작전 관계자였다. 엔토니아 시장이 만약을 생각하여 들어 둔 보험이란 소리다. 그리고 프뤼비 시장은 밀론과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프뤼비 시장은 전후 사정을 파악하지도 않고 밀론에게 아는 척을 했다.
밀론은 곤란하여 마왕의 눈치를 보았고, 마왕 대신 빈센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라는 뜻을 비쳤다.
밀론과 프뤼비 시장의 대화.
빈센은 눈치로 프뤼비 시장이 리스타트 작전 관계자임을 알았다. 도로시의 경우 처음부터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마왕만이 눈치가 없었다.
어쨌든 밀론이 프뤼비 시장을 데리고 잠시 자리를 떴다. 밀론이 원해서가 아니라 프뤼비 시장이 원해서였다.
딱.
“이제 됐어. 편하게 대화해도 돼.”
도로시가 말했다. 밖으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뜻이었다.
“통해서 좋군. 마왕, 이제 어떻게 할 거지? 네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프뤼비 시장을 압박하여 배신하게 하거나 없애 버리는 것. 다른 하나는 프뤼비 시장이 개수작을 부릴 때까지 지켜보는 것. 선택을 맡기지.”
빈센이 마왕에게 말했다.
“프뤼비 시장을? 그가 관계자인가?”
마왕이 되물었다.
“보면 모르나? 노골적이었다.”
빈센은 ‘그런 눈치로 잘도 천일을 보좌하겠군.’이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었지만 참았다.
“몰랐다. 미안하군. 도로시의 의견은?”
마왕은 도로시에게 확인받고 싶어했다.
“관계자이지 않으려나. 세세한 내용까지는 잘 몰라서. 확인하지 못할 것은 없지만, 그럴 필요 없이 밀론을 조지면 돼.”
거침없이 비속어를 사용하는 도로시.
“그도 그렇군.”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마왕.
“천하의 내가 이런 얼간이들과 함께라니. 빌어먹을.”
빈센이 투덜거렸다.
침묵.
밀론이 돌아올 때까지 마왕, 빈센, 도로시 사이에는 말이 없었다.
“저, 저기요.”
밀론이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뭐지?”
마왕이 물었다.
“저, 프뤼비 시장도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회유를 좀 해 봤는데 넘어왔어요. 어쩌죠?”
밀론은 시키지도 않은 짓을 멋대로 추진하고 있었다.
“무엇을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지?”
마왕은 정확한 내역을 알고 싶다는 듯 밀론을 추궁했다.
“그게…… 사실 리스타트 작전에 대해.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자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주로 저와 같은 처지의 말단들의 의견이라 상층부에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어요. 엔토니아 시티 시장도 사실은 저와 비슷했고. 하지만 의미 없잖아요. 핵폭발에서도 살아남으신 분들이니. 같은 짓을 반복한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요.”
밀론이 조심스레 말을 늘어놓았다.
“제법 똘똘하네.”
도로시가 칭찬했다.
“본 것이 있는데 그것도 판단 못하면 죽어야지.”
빈센은 당연하다는 투였다.
“아시겠지만 사실 프뤼비 시장 그 친구, 마술사예요. 그래서 도로시 님과 빈센 님을 보고 한눈에 진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대요. 그래도 사실 그렇잖아요. 우리들에게 도로시 님이나 빈센 님은 구름 위의 용 같은 존재시니. 그게 어느 정도인지 감도 못 잡아요. 그래서 제가 핵폭발에서 옷깃도 그을리지 않았다고 말해 줬죠. 그랬더니…… 자신의 생각을 말하더라구요.”
“무슨 생각?”
“듣기에 영웅 등급은 행성을 두 동강 낼 수 있다면서요? 걔는 승천한 존재들과 교감하는 일도 있어서, 항성으로 변해 돌진하는 영웅 등급의 끝을 봤다고 하네요. 그게 진짜 있었던 일이예요?”
밀론은 알고 싶었다.
“그런 일이 아마 있었을 거다.”
마왕이 답했다.
“언제?”
빈센이 의문을 표했다.
“우리가 투입되었던 작전 말이다. 그 끝에…… 영웅 네아가 항성이 되어 프로페스 1개 함대와 자폭했다. 같은 자리에 있었으면서 몰랐다고 말하니 우습군.”
이번에는 마왕의 반격이었다.
“남자 잘 만나서 좋겠다.”
빈센이 시니컬하게 대꾸했다. 그녀가 마왕의 입장이었다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좋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마왕은 그렇게 말하며 빈센의 속을 긁었다.
빠직.
빈센이 마왕을 노려보았다. 그에 지지 않고 마왕도 빈센을 노려보았다. 눈빛만이라면 서로를 죽이고도 남을 기세였다.
“그쯤 해. 이런 꼴을 놈들이 보면 박수를 칠걸. 웃으면서 건배할지도 몰라.”
정곡을 찌르는 도로시의 말.
때문에 빈센과 마왕은 서로에게서 눈을 떼어 밀론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하고 말을 이어보라는 뜻이었다.
“흠흠. 그래서 말인데요. 프뤼비 시장이 정보를 하나 줬어요. 마왕님과 여러분들을 토벌하기 위해 군대가 조직되었다고 해요. 백만이 넘는대요. 내일 정오쯤, 프뤼비 시티에 와서 청사를 포위하고 공격을 시작할 거래요.”
밀론이 말했다.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어 버린 거지?”
도로시의 의문.
“정보 조작 같은 것은 저희들의 특기입니다. 엔토니아 시티의 실패로 우리들 중 많은 수가 사라졌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남겨 둔 자들도 많이 있어요. 그들의 작업이죠. 뻔해요.”
밀론의 대꾸.
“답은 하나다. 마왕, 너는 이자를 데리고 아틀란티스 월드를 떠나라. 천일과 함께 밖을 단속해. 남은 임무는 나와 도로시가 맡지. 우리 둘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동원해서 일을 추진한다면 아틀란티스 월드 내 제단을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빈센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마왕은 머리를 흔들었다. 빈센의 말이 현명한 선택임을 알고는 있지만 아틀란티스 월드 내 멍청이들을 처리하는 것은 천일이 맡긴 중요한 임무였다.
그런 것을 빈센과 도로시에게 떠넘길 수만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리스타트 작전 관계자들에게 휘둘리는 자들에게도 화가 났다.
천일은 지금까지 사람들을 위해 애를 썼다. 천일 자신은 딱히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마왕이 보기에는 그랬다. 지금 이 순간도 지구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을 터였다. 지구를 대표하는 영웅으로서의 책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구인들이…… 지구인 전부가 그런 것이 아니고 그들 중 일부가 수작을 부리는 것이라지만, 그 일부에게 놀아나는 사람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