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he 21st century, the Sword Master, the Demon Lord, and the Aliens RAW novel - Chapter 33
33
지금은 21세기, 소드 마스터와 마왕과 외계인 2권(8화)
3. 마왕이 마왕이어도 외계인은 외계인(2)
내용물은…… 당연히 뉴클리어다.
“오색무상 빛살검!”
천일이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오색 빛깔의 검이…… 그야말로 길고 무거워 보이는 녀석으로 검신이 5m가 넘었다.
콰콰콰쾅.
99개의 미사일이 오색무상 빛살검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도 모자라 천일의 다음 공격은 로셀라를 향한 직접 공격이었다.
“쉴드! 어택 모드 체인지. 오델피 행성. 아크라이네의 사냥 모드.”
로셀라가 소리쳤다. 그러자 9개의 다연장 로켓포의 구멍이 막히면서 스피커 같은 것으로 변했고, 소리 없는 소리를 내뿜기 시작했다.
파직.
천일의 공격은 노바 스페이스 연맹 하이테크롤러지가 만들어 낸 보호막에 가로막히고, 그 틈을 타서 소리 없는 소리, 극저주파로 구성된 음파 공격이 시전되었다.
“……!”
지금의 천일은 극저주파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것을 인식할 수는 있었다. 그렇기에 즉시 달무리 지옥빛살을 사용했다.
얼마나 급했는지 기술명을 외쳐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빠각.
세계가 밤이 되고 둥실 떠오른 보름달이 미쳐 울자, 로셀라를 보호하고 있던 쉴드에 금이 갔다. 그 틈을 타고 로셀라의 배후로 나타난 천일이 오색무상 빛살검을 로셀라의 목에 겨누었다.
“그만하자. 너무 위험하잖아. 대체 뭐야.”
천일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테스트는 이쯤 하도록 하죠.”
로셀라가 대답했다.
결투는 종료.
천일은 정말로 지쳤는지 제자리에 풀썩 주저앉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로셀라 역시 자신의 어비스 그랑데 그랏슈를 돌려보냈다.
“그런데 그거 뭐야? 반칙이잖아. 결투에 그런 걸 사용하면.”
천일이 항의했다.
“어비스입니다. 지구인도 배틀 포인트를 모으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로셀라는 태연했다.
“어비스?”
천일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비슷한 말을 들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기 생명체 공학이 만들어 낸 전투 보조 장치입니다. DNA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성장하는 전투 시스템이죠. 보통의 지구인이라도 이것을 가지게 되면 전투 능력이 상승합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 형태와 강함, 가능성이 전부 다릅니다. 그렇기에 어떤 자들은 이것만을 성장시켜 영웅에 도달하게 되기도 합니다.”
로셀라가 설명을 했다.
“호, 그거 대단하네. 나에게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천일이 중얼거렸다.
“필요가 없다? 아닙니다. 이것은 필수입니다.”
로셀라는 단정 지었다.
“하하.”
천일은 웃고 말았다. 웃는 것 말고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행성에 거주하는 대개의 생명체는 단독으로 우주에 나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비스를 소유하게 되면 우주에 나갈 수 있습니다. 행성의 중력권을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영웅 등급이 되어야 하지만, 그건 차후의 일입니다.”
로셀라는 친절했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필요하겠네.”
천일은 납득했다.
“하나 구매하시겠습니까? SS+급 어비스의 경우 2천만 배틀 포인트면 구매할 수 있을 겁니다.”
“……!”
“놀랄 일입니까? 천일 님께는 어렵지 않은 일일 겁니다.”
“더 싼 건 없어?”
“싼 건 싸구려입니다. 어비스는 한 번 장착하면 두 번 다시 벗을 수 없고, 한 명당 하나씩밖에는 가질 수 없습니다. 천일 님 정도라면 무조건 SS+급이죠.”
“그, 그렇구나.”
“그래서 말입니다만 저희들의 실험에 잠깐 어울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무슨 실험?”
“지구인이 장착할 수 있는 SS+급 어비스의 기본 사양을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천일 님의 팀에는 모두 지급할 생각입니다.”
“…….”
“저희들은 지구인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인에 대해 잘 모릅니다. 가능성도, 그 한계도. 천일 님과 같은 형태의 강함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지구인들 가운데 천일 님과 같은 형태의 강함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자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S급 이상의 어비스를 제작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어떻게 성장할지, 그것이 강할지 약할지 저희로서는 이론과 데이터만 가지고 있을 뿐으로, 실험체가 필요합니다. 물론 실험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무상 제공됩니다. 그리고 천일 님이 이끄는 영웅과 마왕, 그리고 지구인 팀에만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100개의 팀을 골라 제안하는 것입니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로셀라가 부가 설명을 했다.
“너희들 참 한가하구나. 이것저것 잘도 하네. 지구를 노바 스페이스 연맹에 가입시키고 싶어서 안달 난 것처럼 보여.”
천일이 약간의 의문을 가지고 푹 하고 찔러 보았다.
“우리들은 자격이 있는, 자격을 가질 수 있는 모든 행성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지원합니다. 일부러 떨어뜨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적들은 실로 강대하여,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아군을 늘려야 합니다.”
로셀라는 그런 말을 하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대단한 적들이야? 프로페서라고 했던가? 걔네들하고 뭐…… 걔네들.”
천일은 정말로 궁급했다. 항성급 규모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자들, 그런 자들이 꽤 많이 있는 집단인데도 아군이 더 필요하다니 말이다.
“이건 기밀 사항에 속하는 이야기입니다. 듣고 잊어버리시길 바랍니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가 당신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동의합니까?”
로셀라가 물었다.
“응, 동의해.”
“그럼 믿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저희들은 두 패로 나뉘어서 한쪽은 지구에, 다른 한쪽은 프로페서의 선두 그룹과 싸우기 위해 나섰습니다. 본래 우리들의 전체가 그들과 싸워야 합니다만, 지구의 가능성에 희망을 걸었습니다. 우리들은 이기기 위해 파견된 것이 아니라 시간을 끌기 위해 파견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구인들이 지구를 포기하였다면, 우리들은 이 항성계 전체를 제물 삼아 그들과 함께 자폭했겠죠.”
“……!”
천일에게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운 이야기였다.
“제가 판단하기로 현재 천일 님의 행성 내 전투 수행 능력은 약 900만 갤런. 조금만 더하면 영웅 등급에 오르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천일 님 혼자 영웅이 된다고 우리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웅들도 등급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 이쪽은 등급이 더욱 높은 기밀인지라 말씀드리지 못함을 양해해 주십시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프로페서의 선두 그룹을 막아 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지구인이 참전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분명 그 선두에는 지구 출신의 영웅이 서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 노바 스페이스 연맹의 규칙입니다. 우리들은 우리들과 같은 선에 설 수 없는 행성의 생명체를 보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입니다.”
로셀라의 이야기는 암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전황이 좋지 않은 거야?”
천일이 슬쩍 물었다.
“아직 전투는 시작되지 않은 걸로 압니다. 아틀란티스 월드 시간으로 약 1년 후부터 전투가 시작됩니다.”
로셀라가 답했다.
“후우.”
천일은 어깨가 무거워졌다.
“아, 그리고 배틀 포인트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명목상 빚이라고 되어 있지만…… 핑계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런 포인트…… 실제적으로는 무슨 가치가 있을까요. 하지만 그냥 줄 수는 없습니다. 우리들의 힘과 기술은 악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지구의 가능성을 믿지만, 지구를 걷는 사람들의 양심까지 믿지는 않습니다. 지구에는 공동의 선을 위해 노력하는 자들이 많이 있지만,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네아 님과 아세란 님이 인정하셨을 정도니.”
로셀라의 입에서 예상 밖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잠깐, 아세란이라는 사람 말이야. 혹시나 해서 묻는데.”
천일은 정말로 혹시나,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아세란이 자신이 물리친 마룡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소울 이터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세란 님께서 언제 한번 다시 붙어 보자고 하시더군요. 그때는 신세가 많았다고.”
“크.”
“제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다시 붙어 보자는 말은 결투 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아세란 님은 영웅 등급이 되신지 무척 오래되신 분입니다. 네아 님과 맞먹을 정도의 강함을 소유하신 분이죠. 소문에는 신병 시절 어떤 원시 행성에 불시착하여 호되게 당하고 도망쳤다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로셀라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천일의 안색을 살폈다.
“옛날이야기야. 대체, 그때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거야. 나 원.”
천일이 투덜거렸다.
“행성 지구 기준으로 200만 년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로셀라가 답했고, 천일은 눈을 부릅떴다. 200만 년, 200만 년이란다. 그만한 시간을 살아 있는 아세란도 아세란이지만, 그만한 시간을 뛰어넘어 태어난 자신도 자신이었다.
“그럼, 더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없으시다면 제 거처로 돌아가겠습니다. 저는 저택 부속 건물 울란드 뱅크 사무실에 있습니다. 언제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찾아오십시오. 그리고 천일 님의 배틀 포인트에서 밀린 이자와 이번 달 이자를 가지고 가고 싶습니다. 반지를 내밀어 주시겠습니까?”
끝은 역시 이자 회수였다.
“배틀 포인트가 있으려나.”
천일은 슬쩍 반지를 건드려 소유 배틀 포인트를 보았다. 6만 2천…… 한 달 이자가 10만임을 생각하면 곤란한 이야기였다.
“…….”
로셀라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하하. 돌아가서 기다려. 팀원들하고 상의해서 모아서 가져갈게.”
천일은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났다. 로셀라도 더는 추궁하지 않고 알겠다며 물러났다. 그리고 천일은 체비트가 있는 연구소를 향했다. 재운을 찾아 배틀 포인트를 뜯어내기 위해서였다. 베베나 마왕에게 배틀 포인트 나누어 달라고 하는 것보다 재운의 것을 뜯어내는 편이 속 편한 일이었다.
“이거, 이거. 벌써 오시다니. 이야기는 잘 끝내고 오신 겁니까?”
체비트가 맞았다.
재운은 체비트 어깨 너머로 보이는 밀폐된 유리 어항 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뭐, 뭐야!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천일은 심장이 털컹 내려앉았다.
“왜 그런 얼굴을 하십니까? 다치기라도 하신 겁니까? 걱정하지 마십쇼. 천일 님도 저기에 들어가 잠깐만 놀고 계시면 금방 치료됩니다.”
체비트는 그런 말을 하며 재운이 헤엄치고 있는 유리 어항을 가리켰다.
“…….”
천일은 말문이 막혔다.
“자자, 이쪽으로 오시길.”
체비트는 한쪽에 위치한 원통형 전송 장치로 천일을 이끌었다. 목적지는 유리 어항 내부. 천일은 괜찮다며 애써 체비트를 만류하고는 재운에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재운을 꺼내 달라고 말했다.
“에이, 그러지 마시고. 들어가 보세요. 배틀 포인트 10만이나 지급되는 거라구요. 사양 마시고. 자자.”
배틀 포인트 10만!
천일은 순간적으로 저항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재운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인간은 물속에서 숨을 쉬지 못한단 말이다! 이 녹색 외계인아! 라고 말해 주지도 못한 채로.
‘어? 숨…… 괜찮아?’
하지만 문제없었다. 액체 속인데도 숨을 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역시 거대 우주선을 타고 빛의 속도를 뛰어넘는 자들다운 기술이었다.
베베는 마왕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다 놓았다. 하우스 메이드에게 마실 것을 주문한 뒤 조용히 머릿속을 정리했다.
마왕.
마(魔), 어둠에 속한 자들은 무엇보다 강함을 추구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도덕 기준에 맞지 않아도 강해질 수만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어둠에 속한 자들의 특징이었다. 그러다 마신을 초대했고, 마신은 어둠은 물론이고 인간, 빛의 진영에 속한 자들도 삼켜 버렸다.
역사는 절망의 시대라고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마왕 가문이었다. 어둠에 속한 자들이 가지는 폭주적인 면을 봉쇄하고, 통치하기 위한 행위였다. 그렇기에 그 본체는 그 시대의 희망이자 등불인 남자였다.
초대 마왕, 일반적인 역사에는 결코 등장하지 않는 산 제물.
아르바슈.
마왕 가문은 그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아르바슈를 성으로 삼았다. 그리고 현재 아르바슈를 시작으로 대대로 전해 오던 마의 지배권이 로얄블러드 가주에게로 넘어간 상태였다.
고로 마왕은 더 이상 마왕이 아니었다. 그 사실은 마왕에게 있어 무척이나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베베는 마왕이 충격 받는 모습을 천일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보기에 둘의 관점은 아직 아무것도 아닌 허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벌떡.
마왕이 일어났다.
“정신을 차렸느냐.”
베베가 물었다.
“…….”
마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선만 돌리다 굵은 물방울을 눈에서 방출했다. 소리 내어 우는 것은 아니다. 마왕의 정신은 마신에게 육체를 빼앗겼다고 해도 계속 거기에 있었다. 소울 이터가 마신을 전부 먹어 치우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