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he 21st century, the Sword Master, the Demon Lord, and the Aliens RAW novel - Chapter 64
64
지금은 21세기, 소드 마스터와 마왕과 외계인 3권(14화)
4. 노바 스페이스 연맹 가라사대(5)
처음 며칠간.
그러니까 한 열흘 정도는 제갈비연에게 그들이 하는 공부의 기본을 배워야 했다. 하기 전에는 쓸데없는 짓이란 생각을 했지만, 하다 보니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무림, 자유 진영 일곱 신비 중 하나로 무예를 숭상하는 그들은 내공이라는 에너지를 개발하여 동력으로 삼았다. 그것은 마나와 영혼의 힘과는 다른 무언가였다. 다루는 법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제갈비연은 은근슬쩍 천일의 밑천을 알아보기 위해 도력이니 법력이니 하는 단어를 말했는데, 천일은 모르는 것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천일은 은근슬쩍 식사 및 기타 시간을 이동 시간에 포함시키고, 6시간 전부를 사용하여 제갈비연을 상대하였다. 제갈비연은 자신이 머리를 써서 이런 결과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지만, 천일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잃어버린 전함 크사크노사르 필드를 클리어하고 난 후, 해야 할 일 때문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강해져야 했다.
하지만 천일이 얻은 것보다 제갈비연이 얻은 것이 더 많았다. 내공의 존재와 단련법, 활용법에서는 천일이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검술과 깨달음, 이치에 대해서는 천일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제갈비연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천일은 아무렇지 않게 ‘아, 그거. 그게 뭐.’라며 간단히 풀어 버렸다.
그런 이유로 얼마 가지 않아 제갈비연은 제갈비연대로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다른 팀원들의 의문들에 관한 답도 들어서 전해 줘야 했기에 금붕어 똥마냥 천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의 중앙부.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은 북부에서 밀려나 남쪽을 향하고 있었다. 팀 나이트메어와 싸워서 패배한 탓이었다.
마침 남부를 벗어나 북부에 돌입한 천일과 제갈비연이 그들을 만났다.
“천일 님, 어떻게 하실 거예요?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은 상당히 강해요. 팀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요. 매우 유용한 어비스를 가지고 있죠. 싸움은 피할 수 없을 거예요. 천일 님이 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들에게 용건이 없으시다면 우회하는 길을 알아볼게요.”
제갈비연이 말했다.
“괜찮아. 나는 이곳에 들어온 팀 전부에게 볼일이 있어.”
천일이 답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통로의 입구이자 쉼터와 연결된 지점.
천일의 등장에 쉬고 있던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이 일어나 경계 태세를 보였다. 수는 모두 일곱. 팀 정파연맹과 마찬가지로 팀원을 전부 받은 팀이었다.
“싸우자. 덤벼.”
천일이 말했다. 이유는 필요 없다는 식이다.
“일대일?”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의 대장인 세훈이 질문을 해 왔다.
“귀찮아. 함께 덤벼. 나는 혼자니까, 저기 뒤쪽에 있는 여자는 건드리지 말고.”
천일이 슬쩍 단서를 붙였다.
“야, 어비스 꺼내. 사양할 것 없어!”
세훈의 그 말을 시작으로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에 속한 팀원들이 전부 어비스를 소환하였다.
신기하게 생긴 탱크, 오토로봇, 레이저 기관총, 그리고 재운의 어비스와 같은 형태인 로봇이 세 대.
‘골 때리네. 팀 정파연맹이 질만도 해.’
천일은 SF에나 등장할 법한 무기들로 치장한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을 보며 검을 뽑았다.
콰콰콰콰.
레이저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신기하게 생긴 탱크에서 변화가 일어나더니 로켓을 발사하기 시작했고, 로봇들이 들고 있던 기관총 같은 것도 불을 뿜었다.
소드 실드.
100만 갤런이나, 200만 갤런 정도라면 총이나 레이저 기관총 등에 상처를 입을지도 모르지만, 천일과 같이 아주 높아 버리면 그런 것들은 아무 의미 없는 장난감이었다.
“외계인 가라사대.”
천일이 그런 말을 하고는 영혼의 힘을 검에 공급했다.
우웅.
진(眞) 빛살검 발동.
“모든 전투 능력은 갤런으로 귀결된다!”
천일이 검을 한 번 휘둘렀다.
슈―앙.
문틈햇살이 시전되어 빛살로 만들어진 검기가 직선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로봇 형태의 어비스를 가진 녀석들 중 둘이 방패를 치켜들어 가로막은 것이다.
‘역시 이 정도에 쓰러질 정도는 아니려나. 그럼 그걸 시험해 보자.’
천일은 내공을 배운 참이다. 제갈비연은 그들의 집단에서 널리 퍼진 기본적인 것을 가르쳐 주었을 뿐이지만, 천일은 그것을 개량하여 마나 써클 단련법에 합친 후 영혼의 힘을 다루는 법과 연결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에너지 전환 시스템 가동.
영혼의 힘을 가공하여 내공으로,
내공을 마나 써클의 형태로 변환,
내공으로 만들어진 마나 써클의 성격을 변환,
체력과 영혼의 힘을 주입하여 장착.
고오오오.
천일의 검에 변화가 생겼다.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
단순히 마나의 힘을 빨아들여 사용하는 기본적인 형태와는 달리 크기와 위력의 조절이 가능했다.
나이트 차지, 랜스 형태로.
우웅.
오색으로 번뜩이는 기운이 천일의 검에서 솟구쳐 통로를 가득 메울 만큼의 거대한 랜스로 변했다.
“뭐야! 저거.”
“야! 방어. 방어!”
“원군 아직이야?”
“잠시만 기다려. 조종 중이야. 버텨!”
“에이이잇. 삼총사 플래티넘 모드다!”
“플래티넘 모드 전개!”
“오케이!”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 쪽이 소란스러워졌다. 천일은 공격 준비를 마친 상태라 공격해도 되었지만, 그들이 하려는 것을 지켜보기로 했다.
끼잉.
로봇 세 대가 한곳으로 모이더니 빛에 휩싸였다.
통로와 연결된 광장을 가득 메울 정도의 로봇이 등장했다. 그것은 곳 세 개의 블럭으로 구성된 방패 형태로 변화하였고, 거기에 탱크와 레이저 기관총이 합체했다.
‘이야, 신기하네. 어비스를 꺼낸 다음 합체라니. 무지막지하잖아. 초대받을 만해.’
천일은 그런 생각을 하며 툭 질문을 던졌다.
“받을 준비 끝났냐?”
라고.
“아직이다! 야, 돈기. 쉴드, 쉴드.”
목소리가 울리고.
“으, 응!”
대답과 함께 빛이 번뜩이며 전면을 둘러싸는 무언가가 생겨났다. 그도 모자라 중심에서 포신 하나가 나와서는 에너지 덩어리를 분출하기 시작했다.
‘근데, 시간 너무 끈다. 실전에서 소용이 있긴 할까?’
천일은 그런 생각을 하며 어쨌든 기다려 주었다.
쾅!
굉음이 울리고, 에너지 덩어리가 방패의 형태를 하더니 그 중앙에서 제법 강해 보이는 빔을 쏘았다.
고오오.
천일의 발치에서 오색빛깔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바람이 일어났다.
“막으면 칭찬해 주마.”
천일이 땅을 박찼다.
쾅.
섬광이 있고, 폭발음이 울렸다.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에 속한 6인이 만들어 낸 모든 것이 부서지며 6명 전부 빛이 되어 사라졌다.
‘추정 전투 능력은 500만? 600만? 모르겠다. 에너지 전환 시스템을 가동한 것은 처음이니. 적당히 하기는 했는데, 내 기술의 위력도 알 수가 없으니 원.’
천일은 여러 가지로 난감했다.
“괴, 괴물. 오, 오지 마. 다가오지 마! 레인보우 어택을 막기 위해 만들어 낸 기술인데. 그걸…… 그걸.”
남은 1명.
겉모습은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소녀였다. 하지만 실제 나이는 20대로 외모가 동안일 뿐이었다.
“레인보우 어택? 그건 또 뭐냐.”
천일이 물었다.
“팀 불사조의 필살기. 영웅 등급의 기술이라고 인정받은 거.”
“에? 영웅 등급의 기술?”
“뭐, 뭐야. 너 뭐야! 무서워! 오지 마. 오지 말라고 했잖아! 도와줘! 친구들!”
돌연 소리를 지르는 그녀.
팟팟팟팟팟.
갑자기 나타나는 오토로봇 일곱 대.
“마스터의 부름에 응합니다. 지금부터 적을 배제하겠습니다.”
철컥, 철컥.
일곱 대의 오토로봇들이 무기를 꺼냈다.
이에 천일은 Off 상태로 배치되어 있는 대기형 오토로봇을 떠올리며 ‘팀 정파연맹에는 해커가 있더니,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은 로봇 합체에 오토로봇 소환사냐? 기가 막히다, 기가 막혀. 에라이.’라고 중얼거렸다.
머릿속으로 아세란을 떠올린 후 샌드백으로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오오.
천일은 검기를 진(眞) 빛살검의 형태로 되돌렸다. 그러고는 나이트 소드, 스톰을 펼쳤다.
소녀의 부름에 응답하여 달려온 오토로봇 일곱 대, 가동 불능.
“마, 말도 안 돼.”
소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녀 나름대로의 비장의 카드였던 것이다. 천일은 조용히 걸어가 목에 검날을 드리우며.
“항복할 거지?”
라고 물었다.
끄덕끄덕.
소녀에게는 다른 수가 없었다.
“무지막지하세요. 이게 바로 영웅 등급의 실력이죠?”
멀리 뒤쪽에서 구경하던 제갈비연이 나타나며 물었다.
“그렇긴 한데, 달라.”
천일이 미묘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달라요? 무슨 대답이 그래요? 확실히 대답해 줘요. 알고 싶어서 그래요.”
제갈비연은 정말로 궁금했다.
“너, 노바 스페이스 연맹에서 영웅 행세하는 것들의 전투 능력이 갤런으로 측정하면 몇이나 되는 줄 알아?”
천일이 물었다.
“몰라요. 몇이죠?”
제갈비연은 천일의 의도대로 질문을 건넸다.
“억 단위야, 억 단위. 실제 전투 능력이 천만이 넘어도 녀석들에게는 햇병아리, 갓 태어난 아기 수준이라고. 더구나 나는 기계로 측정하면 어떻게 해도 1갤런으로 나온단 말이다. 그런 탓에 정말이지, 망할.”
천일이 불쾌하다는 투로 답했다.
“그래서 1갤런의 영웅이에요? 실제 전투 능력은 영웅 등급이지만 기계로 측정하면 1갤런이라서?”
제갈비연이 정답을 말했다.
“에휴. 진짜 바보 같은 이야기지.”
천일은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거두었다. 제갈비연의 질문은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이것저것 알고 있다고 해도 천일이 긍정하지 않으면 천일이 말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렇게 된 거로군요. 이제야, 그림이 보이네요. 내내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제갈비연이 뜬금없이 그런 말을 했다.
“뭘?”
천일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천일 님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의 보상이나 초대된 사람들의 특이성 같은 거요. 제 생각이 맞다면 이 필드는 분명…… 아니, 그 이상으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도.”
제갈비연은 멋대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했다.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둬. 녀석들은 어찌 되었든 아군이야. 머리를 굴리는 것은 좋지만, 녀석들이 원하는 것은 높은 전투 능력을 가진 병사들이지. 모든 것은 그게 문제야.”
천일이 알고 있는 것을 직접 말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 발언, 천일 님은 알고 계시는 것이 있으시죠? 딱 걸렸어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필드의 의미. 그것이 지구인을 노바 스페이스 연맹 병사로 쓰기 위한 시험이고,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틀림없이.”
제갈비연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천일의 눈치를 살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가 사실이라면 이쯤에서 천일이 제동을 걸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머리가 좋아도 고생이지. 쓸데없는 거 생각하느라 수고했다. 어휴.”
천일로써는 그저 한숨이었다.
“역시 마지막 조각은 천일 님이 쥐고 계시군요. 이제 알겠어요. 이 필드를 준비한 노바 스페이스 연맹의 진의를.”
제갈비연의 눈빛이 번뜩였다.
“진의? 진실한 의미라는 뜻?”
천일이 확인차 물었다.
“네. 천일 님께서 알고 계신 바를 전부 말씀해 주신다면 마지막 조각이 맞을 것 같아요. 그러니 말씀해 주실래요? 지구의 운명이 관계되어 있어요.”
지구의 운명 운운하며 제갈비연이 협박의 뜻을 비쳤다.
“떠보는 거지? 그만둬. 의미 없고, 통하지도 않아. 뭔가 짚이는 바가 있지만 확신은 없고, 때문에 나에게서 뭔가를 원한다면 네가 먼저 카드를 보여. 뭔가 있는 것 같은 발언으로 찔러보는 것은 통하지 않아. 전에도 말했겠지만, 네 그런 수작은 단순히 잔머리일 뿐이야. 신의 지혜는 무슨.”
아쉽게도 천일이 한 수 위였다.
“…….”
약간의 침묵.
무언가를 생각하던 제갈비연은 이리저리 서성이더니 졌다는 얼굴로 ‘알았어요. 제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죠. 하지만 천일 님이 솔직하게 대응해 주실지가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난 지구인이다. 너는 달나라에서 왔냐? 별나라에서 왔냐? 아니면 다른 우주?”
천일이 대꾸했다.
“호호호. 그건 확실히 그래요. 저도 천일 님도 지구인이죠.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에 초대된 사람들이 그렇듯. 그런데 천일 님 아직 미혼이죠?”
갑자기 화제의 전환.
“임자 있어. 헛생각하지 마.”
천일은 냉정했다.
“미혼이라는 대답으로 알아들을게요. 도전하는 것은 도전자의 마음.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천일 님은요?”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야.”
“천일 님은 여자를 모르시네요. 여자라는 생물은 허들이 높으면 높을수록 불타오르는 법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난 남자야. 여자의 생각이나 마음 따위 알게 뭐야. 그리고 섣부르게 일반화시키지 마.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너 똑똑하잖아. 잘 알지?”
“그럼 화제를 원점으로 돌리죠. 제 생각이 맞다면 천일 님도 속고 계실 확률이 있어요. 천일 님은 보통내기가 아니시니 제 이야기를 들으면 짚이는 바가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전에, 팀 세훈과 유쾌한 친구들을 기다리기로 해요. 제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아는 사람은 많을수록 좋아요. 어디까지나 제 이야기가 사실일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예요. 맞을 확률은 제가 판단하기에 9할 9푼. 99퍼센트네요.”
제갈비연은 자신감이 대단한 여자였다.
“틀리면 비웃을 거야.”
천일은 천일대로 냉소적이었다. 하지만 베베에게 슬쩍 호출을 넣어 두었다. 팀 영웅과 마왕 그리고 지구인의 꾀주머니는 베베였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