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he 21st century, the Sword Master, the Demon Lord, and the Aliens RAW novel - Chapter 69
69
지금은 21세기, 소드 마스터와 마왕과 외계인 3권(19화)
6. 벌어지는 상처(1)
빛과 어둠의 일곱 마녀.
위치 힐의 수장 대마녀 도로시의 명령을 받고 아틀란티스 월드에 온 만큼, 그녀들은 지구인치고는 굉장히 높은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노바 스페이스 연맹 기준 평균 전투 능력 100만 갤런.
일곱 명이 힙을 합치면 영웅 등급 공격 기술을 구사하는 것도 가능했다. 팀 불사조가 구사하는 것보다 강한 위력. 굉장한 이야기. 하지만 지금 그녀들은 죽어 가고 있었다.
정의와 탐식의 마녀 웰시아, 검에 복부를 관통당해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믿음과 인색의 마녀 로아, 왼쪽 다리가 잘렸고 등에는 길게 베인 상처가 있었다.
다른 마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남은 마녀는 단 하나.
사랑과 정욕의 마녀 러블.
빛과 어둠의 일곱 마녀들 중 가장 강했지만, 그녀의 앞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하나의 뿔, 보라색 머리칼, 10대 중반의 소녀 모습.
오음 문지기 밤딸기.
하지만 러블은 눈에 보이는 이 풍경이 가짜임을 알고 있었다. 밤딸기의 무기는 검이 아니다. 밤딸기와 같은 자들, 도깨비들의 무기는 언제나 방망이였다. 방망이라고 해도 생김새와 기능에 개인차가 있었지만, 방망이는 방망이다. 방망이처럼 생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방망이보다 더욱 깜짝 요술 상자라도 말이다.
척.
밤딸기의 모습을 한 누군가가 검을 치켜들었다.
“……!”
러블이 눈을 질끈 감았다. 상대는 언니들이 손가락 하나 까딱할 틈도 주지 않고 쓰러뜨린 누군가였다. 저항한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적이 아니었다.
“크크크.”
밤딸기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그 눈은 살의로 번들거렸다. 이상한 이야기. 하지만 상관없이 밤딸기가 검을 내리찍었다.
덥썩.
러블을 향하는 밤딸기의 검을 잡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만.”
천일이 등장했다. 미래를 본다는 여자가 천일에게 욕설을 뱉으면서까지 만들려고 했던 잠깐의 틈, 5초.
그 5초가 러블을 구했다.
“……!”
밤딸기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누구지? 대답에 따라서는.”
천일이 거기까지 말했을 때였다.
우웅.
천일이 쥐고 있던 푸른빛 검날이 모습을 감추었다. 광선검 같은 것인 모양이었다. 밤딸기의 모습을 한 그건, 손잡이만 남은 검을 쥐고는 스르륵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는 허깨비마냥 사라져 버렸다.
‘어쭈. 도망을 치겠다? 나 원.’
천일은 쓴웃음을 짓고는 가이르디슈에게 연락을 넣었다. 상황을 전하고는 도망치는 자를 쫓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고 했다.
덥썩.
“안 돼요. 가지 마요. 가면 죽어요!”
러블이 말했다.
“안 죽어.”
천일이 단정 지었다.
“아니요. 죽어요.”
러블도 단정 지었다.
“하아.”
터져 나오는 한숨.
천일은 자신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그것을 타인에게 납득시키는 일은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힘으로 뿌리치고 달리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누가 이런 거야?”
천일이 물었다.
“몰라요.”
“몰라? 하지만 방금 그건 도깨비처럼 보였는데, 본 적 있어. 그 모습.”
“아니에요. 그녀, 아니 그들의 무기는 도깨비 방망이지 검이 아니에요. 검을 쓸 이유가 없어요.”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 눈앞에 있는 녀석을 쫓아가면 알 수 있는 일.
“…….”
그렇기에 천일은 침묵으로 답했다.
“저기요.”
러블은 화제를 돌리고 싶었다.
“응?”
곤란하다, 이런 식으로는 곤란하다. 천일은 무시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반응을 보였다.
“누구세요?”
“이천일.”
“아.”
“아?”
“아니요.”
러블은 서둘러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
“뭐가 아니야?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숨기지 말고.”
“그게.”
“그게?”
“언니들 치료부터 할게요. 그전에 부탁이 있어요! 미안해요.”
러블은 멋대로 그런 말을 하더니 천일의 품에 뛰어들었다. 그에 천일은 놀라서 반보 물러났고, 러블의 얼굴이 허공에 머물렀다 뒤로 물러났다.
“…….”
가늘어지는 천일의 눈. 궤적으로 보아 입맞춤하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부탁드려요. 가만히 계셔 주세요. 나중에 다 설명해 드릴게요. 지금은…… 언니들을 구해야 해요!”
사랑과 정욕의 마녀 러블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그녀가 천일의 입술을 훔치려고 했던 것, 키스라는 행위를 통해 감정을 고조시키고, 그것으로 마력을 끌어 올려 언니들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이상한 이야기였다, 납득할 수 있을 리 없는 이야기였다.
“원하는 게 뭔데?”
천일이 물었다.
“키스요!”
“……!”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부탁해요. 더는…… 더는!”
러블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울면서 천일에게 달려들었다. 천일은 충분히 피할 수 있었지만 울면서 부탁하니 거절하기도 그래서 순순히 받아들였다.
팟.
러블의 혀가 천일의 입술을 통해 안쪽으로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지면에서 마법진 같은 것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황금색 기운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이걸로 됐어요.”
러블이 떨어져 나갔다.
천일은 그저 얼떨떨했다.
“능력 전개. 목표 고정, 출력 최대. 힐! 리커버리!”
러블이 그런 말을 외치며 뭐라고 떠들자 바닥에 널려 있던 그녀의 언니들, 빛과 어둠의 일곱 마녀들 중 여섯 명의 위에 빛으로 만들어진 요정 같은 것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30초도 지나지 않아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빛과 어둠의 일곱 마녀들이 몸을 일으켰다.
“크아. 죽을 뻔했네. 러블! 죽어 가는 언니들이 빤히 있는데, 수다만 떨고 있었겠다! 교육이 필요 하겠어.”
정의와 탐식의 마녀 웰시아가 말했다.
“음탕해지지 않으면 제 능력 발휘를 못하는 얼간이.”
믿음과 인색의 마녀 로아가 한마디 했다.
“러블!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마구 분노를 토하는 용기와 분노의 마녀 록시.
고오오.
록시의 발밑에서 붉은빛 마법진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
“적당히 해! 이제와 마력을 가득 채워서 어쩌겠다는 거야!”
정의와 탐식의 마녀 웰시아가 그런 말을 하며 록시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이들은.
그러니까 마녀들은 어떤 감정, 정확히 말하면 기분의 상태. 자기혐오, 자기 파괴 혹은 죄의식―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상황. 그것을 원동력으로 마력을 채우고, 최대 파워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마녀라는 명칭에 어울리는 이야기.
용기와 분노의 마녀 록시는 부정적인 감정을 토대로 분노하고, 그 분노를 용기라는 힘으로 승화시켜 그와 관련된 마법―주로 전투적인 방향으로 힘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삑.
천일의 반지가 울었다.
‘응?’
천일은 의문을 표하며 반지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난처해하는 가이르디슈가 나타났다. 그녀의 등장에 빛과 어둠의 일곱 마녀들의 안색도 굳어졌다.
“불청객이라고 해서 누군가 했더니, 당신들이었군요. 무슨 생각으로 초대받지도 않은 주제에 여길 온 건가요? 당신들 때문에, 당신들 때문에.”
가이르디슈는 분노를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불청객? 잠깐. 그게 뭐야. 불청객이라니.”
천일이 물었다.
“말 그대로예요. 저 아이들은 초대받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틀란티스 월드 규칙에 따라, 후우.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생략하기로 하죠.”
가이르디슈는 알아서 생각하라는 태도였다.
“이야기를 제대로 해. 그것만이 문제가 아니잖아. 이 녀석들은 불청객이고 하니, 노바 스페이스 연맹측에서 제거하려 들었다고 해도 이해가 가. 하지만 전의 녀석들은 아니잖아.”
천일이 의문을 표했다.
“노바 스페이스 연맹은 굉장히 많은 종족이 모여서 만들어진 집단입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공존해 있죠. 불청객의 등장으로 인해 거기에 파견된 자들은 가르몬 행성인이라는 존재들이에요. 노바 스페이스 연맹의 식민 행성 주민들이에요. 약간 사정이 있어 자세한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이것만은 확실해요.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필드에 있는 지구인 전부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 말이죠.”
가이르디슈가 질린다는 얼굴로 말했다.
“어이, 그게 뭐야.”
천일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플랑드 말론 방면 수비 함대 소속 영웅들 모두가 아틀란티스 월드를 찬성하지는 않아요. 반대하는 자들이 있죠.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트집을 잡으려고 노력 중이고, 불청객들의 난입으로 인해 트집을 잡혔어요. 그래서 필드 전체에 비상 체제가 발동 중이랍니다. 서포트 시스템 중 교신 기능만이 활성화되어 있네요.”
“……!”
“간결하게 통신을 끝내기로 하죠. 저는 외부에서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전체를 감싸는 결계를 운용하고 감시해야 해요. 게다가 상황이 이렇다고 직접 손을 쓸 수도 없어요. 아세란이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그때까지는 어떻게도 방법이 없어요. 당신은 그때까지 지구인들을 지키며 불청객들을 찾아서 저에게 연락을 주어야 합니다. 그들 모두를 퇴거시켜야 해요. 그리고 난 후에야 비상 체제를 풀 수 있어요. 그리고…… 파견된 자들에 대한 정보는 따로 보내 드릴게요. 다른 이야기는 그 후에 하죠. 그리고 그전에.”
가이르디슈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통신을 끊었다.
파파팟.
빛과 어둠의 일곱 마녀들이 사라졌다.
약 5분 후.
가이르디슈로부터 통신이 들어왔다. 굉장히 피곤한 얼굴로 ‘이야기를 바꿔야겠어요. 하필이면 불청객들이 도깨비들일 줄이야…… 후우. 그래서 영웅 등급 청소부가 파견되다니, 하아.’라는 말을 했다.
“영웅 등급 청소부? 야, 그게 뭐야!”
천일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높였다.
“당신이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확실하지는 않아요.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부적인 사항을 알아보는 것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제부터 급한 대로 파악된 상황에 관한 것을 말씀드리겠어요. 주의를 집중해 주세요.”
가이르디슈는 거기까지 말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주의를 집중이라.’
천일은 쓴웃음을 지으며 귀를 기울였다.
“지금 현재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필드는 살인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지구인들을 지키는 것과, 불청객들을 찾아서 저에게 연락을 주는 것, 그리고 필드 클리어 조건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인 줄을 압니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입니다. 대신 어비스의 사용을 허가하겠어요. 그리고 당신과 당신의 팀에 한해서만 살인을 허가하겠어요. 적이 노바 스페이스 연맹에 속해 있다고 해도 괜찮아요. 거기까지는 제가 어떻게든 무마시켜 드릴 수 있어요. 알아들었죠?”
“야, 그게 뭐야. 살인 허가라니. 죽이는 편이 좋다는 뜻이야?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경우에 한해서 죽이라는 소리야?”
천일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필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불청객은 두 명입니다. 밤딸기와 산달. 파견된 자들의 성격으로 봤을 때, 그들은 절대 무사할 겁니다. 문제는 그 외 지구인의 안전입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지구인을 구하고, 지구인의 적을 멸하는 것입니다. 그것만 생각하세요. 그럼 파견된 자들의 숫자와 특징에 관한 정보를 보내 드리죠.”
삑.
가이르디슈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