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he 21st century, the Sword Master, the Demon Lord, and the Aliens RAW novel - Chapter 72
72
지금은 21세기, 소드 마스터와 마왕과 외계인 3권(22화)
6. 벌어지는 상처(4)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복부를 바라보는 밤딸기가 있었다. 하지만 진짜 밤딸기는 아니었다. 검을 무기로 삼는, 마왕과 베베를 몰아붙이던 영웅 등급의 가르몬 행성인이었다.
훗.
천일은 오색무상 빛살검이 전해 주는 감촉을 느끼며 영혼의 힘을 실었다. 출력이 100퍼센트에서 150퍼센트로 상승되었다.
콰아아.
검붉은 검기가 오색무상 빛살검에 더해져 쏘아졌다.
서걱.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이 잘라졌다. 밤딸기의 모습을 한 가르몬 행성인의 전투 능력은 2,200만 갤런. 수치상으로는 천일보다 강했다. 하지만 그의 진짜 능력은 언제나 봉인되어 있는 상태였다. 한정 해제라는 절차를 거쳐야 10분 정도 전력으로 싸울 수 있을 뿐이었다.
‘어리석은.’
천일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을 잘라 냈다는 것이 의미하는 사실은 아무래도 좋았다. 초감각, 초지각 레이더를 통해 어느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영웅 등급의 적이며 자신보다 훨씬 강한 전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그럼에도 어리석다 생각한 것에는 그가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을 잘라 내었기 때문이었다.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은 1,300만 갤런에 해당하는 전투 능력이 형상화된 것으로, 천일의 의지가 에너지 덩어리를 묶어 두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을 잘라 낸다는 것은 폭발을 의미했다.
콰콰쾅.
폭발이 일어나며 지면이 기울어졌다. 영웅 등급 기술로 등록된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이 파훼되며 발생한 폭발은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필드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큭.”
폭발에 휘말린 가르몬 행성인은 변신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상체의 절반 정도가 날아가 버린 상태였다.
부웅.
천일은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이 만들어 낸 길에 발을 들여 놓았다.
필드 내부의 블록들과 통로 등을 가로지르며 생긴 직선.
전력 질주.
가르몬 행성인은 한정을 해제하여 영웅 등급의 강함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상체가 절반쯤 날아가 버린 관계로 평정심을 잃었다. 하지만 길지는 않았다. 1초? 2초? 그 정도의 시간.
천일은 가르몬 행성인으로부터 5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공격에 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자폭이었다. 전투 능력을 한껏 끌어 올려 가르몬 행성인이 쌓은 기술을 사용하였다.
같이 죽자, 지구 놈아!
대충 이런 이야기.
나이트 차지, 랜스의 형태로.
팟.
천일은 빛이 되었다. 목표물의 전투 능력이 이상한 형태로 증폭하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었다.
슈―캉.
대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자폭을 준비하던 영웅 등급의 가르몬 행성인이 완전히 분쇄되며 폭발을 일으켰다.
물론 천일은 가르몬 행성인으로부터 3km 떨어진 곳으로 이동을 마친 상태였다.
‘이제 하나 남았다.’
천일은 뒤돌아보는 일 없이 초감각, 초지각을 사용한 레이더를 활용하여 발을 옮겼다.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필드에 투입된 가르몬 행성인 삼형제 중 둘째는 참모 타입의 인물이었다.
3등급 우주인.
노바 스페이스 연맹은 그들에 속한 자들, 그러니까 지구식으로 말하면 C(탄소), H(수소), O(산소), N(질소), S(황), P(인)로 구성된 지적 생명체가 중심이 되어 구축된 연합은 CHONSP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모든 사태, 사건, 적을 말소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등급이라는 것을 두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 같은 것을 제시하며, 자격이 없다고 판단되면 절대 봐주는 일이 없었다. 그들은 CHONSP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번영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가르몬 행성인 역시 CHONSP를 기반으로 하는 지적 생명체였다. 그들의 선조가 여러 가지 잘못을 하였고, 시험에도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지구 기준으로 10만 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험 도전 자격을 박탈하고 3등급 우주인이라고 못 박아 버린 것은 억울한 일이었다.
지은 죄가 너무 무겁고, 질이 나쁘니 3등급 우주인으로 10만 년 동안 봉사하란 판결이 내려졌다.
그 증거로 그들의 뇌에는 노바 스페이스 연맹의 기술로 만들어진 칩이 박혀 있었다.
물론.
모든 가르몬 행성인이 그런 칩을 머리에 박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노바 스페이스 연맹은 그들의 모행성을 벗어나는 자에게만 그러한 칩을 머리에 심었다. 우주로 나오고 싶으면 통제받으라는 뜻이다.
우주로 나오는 순간 노예가 된다는 의미였기도 했다.
과거의 죄.
가르몬 행성인은 스스로의 힘으로 우주로 나와 몇 개의 항성계를 지배하는 대제국을 세웠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의 생각이지만, 녀석들은 거만하게도 행성을 벗어날 기술이 없거나, 막 벗어난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행성들을 공격하여 노예로 삼았다. 생체 실험 같은 것도 했다.
선조들은 우주를 항해할 수 있는 가르몬 행성인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바 스페이스 연맹 함대가 등장했다. 그들은 가르몬 행성인에게 충고를 했다. 더 이상의 침략 행위를 중지하고 어쩌고저쩌고.
가르몬 행성인은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적대 행위를 했다.
영웅, 항성 만드는 네아.
기록에 의하면 가르몬 행성인의 전 병력을 없애버린 것은 그녀 혼자였다. ‘항성 만드는’이라는 명칭이 의미하는 것은 말 그대로 항성 크기의 불덩이를 만들어 던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상당한 양의 거품이 있긴 하지만.
이후, 노바 스페이스 연맹은 가르몬 행성에 시험을 내렸다. 내용은 아틀란티스 월드 같은 것이 아니었다.
자기들 멋대로 편을 갈라놓고, 싸워서 이기는 세력에게 가르몬 행성의 통치권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것이 시험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함정이었다.
가르몬 행성인이 노바 스페이스 연맹이 나누어 둔 세력 구도를 바탕으로 전쟁을 거듭하여 승자를 낸 결과.
불합격 통지서와 함께 우주를 자유롭게 항해할 권리를 박탈하였다. 이에 가르몬 행성인들은 무기를 들고 전쟁을 선포하였지만, 상대가 될 리 없었다.
가르몬 행성 영웅 등급 3형제 중 둘째, 데이노가르방은 물론이고 형과 아우를 포함한 많은 가르몬 행성인들은 그러한 노바 스페이스 연맹의 태도가 나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힘이 없었다.
힘이 없는 것이 죄.
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노바 스페이스 연맹의 수뇌들 그러니까 PDC와 영웅, 종족 대표단으로 구성된 최고 의회가 원한 답이 무엇인지 헤아리려고 하지 않았다. 얕잡아 보고 있다고 할까.
대충 그러한 이유로 그들은 노바 스페이스 연맹 휘하에서 3등급 우주인 생활을 하며 많은 일들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들이 보기에는 대부분 바보 같은 이야기였다.
특히.
지구에 관련된 사안은 하나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르몬 행성인이 보기에는 노바 스페이스 연맹이 지구와 지구인에 대해 특혜를 베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구인은 자신들의 항성계조차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갓난아이도 되지 못했다. 게다가 자기들끼리 빛이니 어둠이니 갈려서 싸움질을 하고 있었고, 국가 간 갈등과 분쟁도 많은 편이었다. 어디를 보아도 특별할 것 없는 행성이었다.
그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노바 스페이스 연맹 상층부가 결정하는 일의 대부분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으니, 그러려니 했다. 영웅 가이르디슈가 불쑥 튀어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영웅 가이르디슈.
연인의 죽음을 발단으로 해서 오래전 연맹을 떠난 영웅이었다. 멋대로 돌아와서는 일방적으로 지구 편만 들었다.
불쾌했다.
자신들에게도 그런 존재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런 불합리한 내용의 시험은 받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라고 하는 생각.
그들은 아틀란티스 월드와 영웅 가이르디슈의 실험으로 인해 생긴 지구의 특수함을 영웅 가이르디슈가 베푼 특혜라고 생각했다.
어둠에 속해 있었던 자들은 어떻게 대답할지 모르지만 빛에 속해 있었던 자들은 주저앉고 감자바위로 반응할 터였다.
그리고.
그러한 가르몬 행성인들의 생각에 동의를 표하는 영웅이 있었다.
넬튼 제독. 전투 능력 8,700만으로 12명의 영웅들 중 11번째로 강한 자로, 파모 행성 출신이었다. 그는 가이르디슈 때문에 지구인에게 진짜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접근을 해 왔다.
3등급 우주인은 노예처럼 부림당하는 위치라고는 해도 노바 스페이스 연맹의 일원이었다. 정식 명령이 아닌 것에 따를 필요는 없었다. 거절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가르몬 행성의 영웅 3형제는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일이 잘만 풀리면 가르몬 행성인을 3등급 우주인에서 2등급 우주인으로 격상하는 데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아틀란티스 월드에 응시한 지구인들을 노예로 붙여 주겠다는 말도 했다.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너무나 거창한 내용.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가르몬 행성인들은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필드의 지구인들을 죽이면 지구는 시험에 통과하지 못할 거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조금 전.
데이노가르방은 차원 결계 발생 장치를 사용하여 불청객들이 있다고 예상되는 구역 전체를 차원 결계로 덮는 데 성공하였다. 간이 전투 능력 측정기로 측정한 대상의 전투 능력은 둘 다 100만 갤런 근처였기에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에게 내려진 표면적인 임무는 불청객을 사로잡아 넬튼에게 데려가는 것이었기에.
실질적인 임무.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필드에 속해 있는 모든 지구인의 말살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청객과 만나지 않은 상태로 지구인과 만나 전투가 벌어져야 했기 때문이었다.
죽이려고 해서 죽인 것이 아니라, 싸우다 보니 죽일 수밖에 없었고, 싸우려고 해서 싸운 것이 아니라, 지구인들이 불청객을 숨기려고 해서 싸우게 되었다.
대충 그런 이야기.
되도 않는 억지.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들이 억지를 피워도 임무를 달성하기만 하면 뒤는 영웅 넬튼이 처리해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데이노가르방과 그 부하들은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들이 향한 곳에 위치한 지구인들의 저항이 예상 밖이었기 때문이었다.
먼저 병원을 등 뒤에 두고 팀 불사조가 힘을 합쳐 레인보우 어택을 사용했다.
통로를 가득 메우는 일곱 빛깔의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
데이노가르방이 한정 해제를 하지 않으면 막아 낼 수 없는 위력이었다. 그래서 데이노가르방은 일단 물러난 뒤 부근의 블록들을 전부 없애버렸다.
직선이라고 하는 특수한 구조의 통로를 없애버리면 지형적 이점은 사라질 터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웬걸.
그들 전용의 서포트 시스템 기능이 마비되고, 공간계 결계가 펼쳐져 앞을 가로막았다. 영웅 등급에게 있어서는 애들 장난과 같은 일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결계를 찢어버렸다. 그랬더니 어비스를 강철기갑 병기 형태로 진화시킨 녀석들이 하나로 합체해서는 방패 모양의 장애물이 되었다.
직후 날아오는 일곱 빛깔의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
자,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정 해제 기능을 사용하면 간단한 이야기였지만, 한정 해제를 돕는 그들 전용의 서포트 시스템이 기능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