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he 21st century, the Sword Master, the Demon Lord, and the Aliens RAW novel - Chapter 78
78
지금은 21세기, 소드 마스터와 마왕과 외계인 4권(3화)
1. 어쨌든 가자, 그녀 같은 사람의 거짓말은 속아 주는 것이 남는 거야(3)
어쨌든 일행은 걸음을 옮겼다. 소대장을 맡은 천일은 영웅 네아를 찾는 레이더를 작동시켜 위치 파악을 시도했다. 화성 정도의 부피 내에서라면 영웅 네아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아직 무린가. 그렇겠지.’
천일은 그런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겼다.
“잠깐! 조금 쉬자. 죽을 것 같다.”
우는소리를 한 것은 빈센이었다. 여자의 몸으로 환생을 해 버린 탓인지, 그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도 그렇다.
현재 그들이 있는 공간에 적용되는 중력은 지구의 10배이고, 기압은 20배나 되었다. 도깨비, 진조, 신수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 무딘 편이었지만, 인간에게는 달랐다. 재운의 경우는 펠이라는 도우미가 있었고.
“그럼 일단 휴식.”
천일이 선언했다. 그러자 베베와 밤딸기가 결계를 구축하였다. 공간을 뒤튼다거나 세계를 재구상한다거나 하는 거창한 것이 아닌, 대기압과 중력을 줄이는 정도에 불과한 정도였다. 거창한 행동은 주시자의 감시망에 걸려들 터이기 때문이었다.
“살 것 같다.”
빈센이 중얼거렸다. 외모는 금발의 홍안, 아름다운 미녀의 것이 되었지만, 행동은 남자의 그것이었다.
“다리 좀 오므리거라. 보기 흉하구나.”
베베가 쓴소리를 했다.
“……!”
빈센이 얼굴을 붉히며 베베를 노려보았다.
“쉬―잇!”
갑자기 청애가 파닥파닥 돌아다니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청애의 초감각, 초지각 능력은 능력을 전부 개방한 천일 이상이었다. 때문에 경계를 맡고 있었다.
“싸움이구나!”
주책없는 재운의 외침.
빡!
마왕이 재운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인상을 구기며 따가운 눈총을 주었다. 조용히 하란 뜻이었다.
그리고.
울림 같은 것이 있었다. 무언가가 떼를 지어 달려오는 느낌. 천일은 검 손잡이에 손을 가져갔다.
‘전투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전투는 벌어지지 않았다. 해괴하게 생긴 괴물들, 더듬이 없는 개미 인간 같은 느낌의 것들이 천장에 다리를 대고 저쪽으로 지나쳐 갔기 때문이었다.
“…….”
모두는 말문이 막혔다.
‘이래서 노란색이라고 했던 건가.’
천일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가설을 세웠다. 천장과 벽, 지면의 색은 그 색대로의 칠드런이 지나다니는 길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
정답이었다.
프로페스 함선 내부의 길에는 여러 가지 색이 존재했는데, 그 색은 그 색에 해당하는 칠드런이 사용하는 길이었다. 해당하지 않는 존재가 발을 디딜 경우 경보가 울리고, 칠드런이 몰려든다.
천일이 색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지 않았다면 위험한 지경에 처했을지도 모르는 일.
어쨌든.
천일들은 휴식을 취하고는 계속 걸음을 옮겼다. 열흘, 그리고 또 열흘. 가도 가도 레이더는 영웅 네아의 위치를 잡아내지 못했다. 프로페스 괴물들은 괴물들대로 색깔을 따라 움직였고, 천일들은 천일들대로 노란색만을 따라갔다.
그러는 가운데 알게 된 몇 가지 사실.
중력과 기압은 4면 모두에 존재하고, 색깔에 따라 힘의 크기가 다르다라고 하는 것.
길은 직선이 아니라 때때로 천장으로 이어지거나 옆으로 휘어지기도 한다는 것.
진형이 바뀌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밤딸기와 베베가 앞에 섰고, 실질적 전력인 천일이 뒤에 섰고, 그 뒤를 빈센과 청애, 마지막에 재운과 마왕이 섰다.
들어와서 한 달 정도가 지나자, 모두의 몸이 프로페스 함선 내부 환경에 적응을 마쳤다. 그러자 움직이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들어와서 3달, 아틀란티스 월드로 치면 900일.
다시 3달, 그러니까 총 6개월.
노란색 길만을 따라 쭉 이동하던 천일들은 아직까지 영웅 네아의 위치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청애가 부들부들 떨며 저기 끝에 뭔가 엄청난 것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가벼운 퀴즈.
어째서 프로페스 칠드런들은 노란색 길을 사용하지 않는 걸까요? 주시자의 방으로 이어지는 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답이다.
주시자, 프로페스 머더의 사령탑. 앞뒤 설명을 자르고 말하자면 보스.
천일은 쓴웃음을 지었다. 시야 오른쪽 상단에 경고가 떠 있었다. 주시자의 존재가 감지되었습니다.
추정 전투 능력 1억 갤런 이상. 전투 시 승률은 3퍼센트.
100번 싸우면 3번 이긴다는 의미. 실제로 100번이나 싸울 수는 없을 것임으로 죽을 것이니 도망치라는 의미다.
“싸울 준비해. 마음 단단히 먹고.”
결정은 빨랐다. 완전 미래 예지 능력을 가진 소녀를 믿은 것이다. 성녀 로이나플레어와 그녀가 비슷한 인간일 거라는 가정.
끄덕.
팀 영웅과 마왕 그리고 지구인에 속한 자들이 준비되어 있던 매뉴얼대로 진형을 바꾸었다. 장비를 정비하고 도구를 챙겼다.
브리핑대로라면 프로페스 머더의 사령탑 주시자는 천일들이 이길 수 없는 것이 아니다. 1억 갤런 이상이라는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았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은 추정이었지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저벅.
천일이 걸음을 옮겼다. 빈센은 주시자와 싸우기를 결정한 천일의 판단에 의구심이 들었다. 영웅 네아를 구하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주시자가 죽으면 프로페스 기함―머더는 자멸을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그 후의 자료는 브리핑 받지 않았다. 주시자와 싸운다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없었다.
천일이 주시자와의 전투를 결정하게 된 원인.
완전 미래 예지 능력을 가진 소녀가 천일에게 해 주었던 조언.
그에 관해서 노바 스페이스 연맹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외부 간섭으로 인해 잃어버린 함선 크사크노사르 내부 감시망이 소홀해진 틈에 벌어진 이야기. 색깔에 대한 정보는 천일만이 알고 있었다는 소리다.
같은 도박이라면 확률이 높은 쪽에 걸어야 정상이다.
‘저건 미쳤다.’
빈센이 생각했다.
어쨌든.
주시자로 추정되는 무언가와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전면에 가던 천일은 초감각, 초지각을 전부 개방하였다.
그리고.
“……!”
천일의 안색이 굳어졌다.
콰아아아아!
실제적으로 돌진하는 무언가가 있거나, 장풍 같은 것이 날아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천일은 개방한 초감각, 초지각을 타고 들어오는 어떤 것을 느꼈다.
―인간? 아니군. 노블 크라운 멘토?―
정신적 교감 같은 것이 발생했다.
‘뭐라는 거지?’
천일이 의문을 품었다.
―적은 인간이다! 접근하게 놔두지 마라! 나의 아이들이여!―
두려움 섞인 외침.
이유는 모른다. 천일은 주시자의 것으로 판단되는 정신적 외침에 재빨리 주변의 마나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먼저 간다.”
그 말 한마디를 남겨 놓고 지면을 박찼다.
이곳 중력은 지구의 표면에 약 10배.
따라서 마나의 밀도도 높았다. 천일은 극히 빠르게 마나를 체내에 채운 뒤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을 펼쳤다.
부웅.
모드 변환, 양손에 진(眞) 오색무상 빛살검.
오른손에는 빛―햇무리 천하빛살.
왼손에는 어둠―달무리 지옥빛살.
빛과 어둠을 하나로.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 무엇이라도 삼켜 버리는 혼돈의 검.
검과 내가 하나가 된다, 검의 카오스 랜스 형성!
나이트 차지, 준비!
우주 끝까지, 행성이건 항성이건 모든 것을 꿰뚫어라!
콰콰콰콰.
천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강의 기술을 사용했다. 그 뒤를 다른 팀원들이 따라붙으려고 했지만,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때문에.
작은 틈을 타고 칠드런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사면의 벽에 다닥다닥 붙어서 떼로 몰려오는 괴물들. 녀석들에게는 눈도 없고, 코도 없고, 귀도 없다. 그런 것이 필요치 않았다. 모든 것은 주시자가 알려 준다.
“우리는 여기서 놈들을 막는다!”
마왕이 선언했다.
“빛이여, 나에게 힘을! 전력 개방!”
빈센이 소리쳤다.
우웅.
빛에 둘러싸인 빈센의 몸에서 옅은 금빛 기운이 흘러나와 일행들을 감쌌다. 상처와 독을 치료하고, 지치지 않는 활력이 일행들에게 공급되기 시작하였다.
번쩍.
선두에는 밤딸기와 베베가 섰다. 둘 다 화염을 다루는 데 능했다. 사용할 수 있는 대량 살상 공격을 연사하여 4면을 타고 몰려드는 칠드런들을 태워 버리기 시작했다.
한쪽 면의 너비는 약 100m.
넓었다. 베베와 밤딸기 둘 중 하나가 실수를 하거나 예상외의 상황이 발생하면 하나둘 정도는 화염을 뚫고 이쪽에 도달했다. 그걸 마왕이 날아다니면서 검으로 처단했다.
화려하게 피어난 4장의 검은 날개.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마왕의 전투 능력을 큰 폭으로 상승시켜 주는 매개체였다.
아직 천일은 모르는 마왕의 진 모습.
“가라! 천일을 부탁한다, 재운.”
마왕이 외쳤다.
“맡겨 둬!”
재운이 소리치며 발을 돌렸다.
모든 것은 작전대로.
청애만은 하는 일 없이 빈센의 곁에 서 있었다. 그녀가 부여받은 역할은 경계와 비상시 통로를 여는 것이었기에 힘을 비축해 두어야 했다.
주시자는 생각한다.
노블 크라운 멘토(Noble Crown Mento)!
아직 그런 것이 남아 있었단 말인가? CHONSP 유기생명체 중에? 그것들은 영웅이라고 불리는 조금 센 버러지들과는 다르다. 이길 수 없다.
공포.
달만큼이나 커다란 눈에 절망이 서린다. 노블 크라운 멘토가 무엇이기에 1억 갤런 이상의 전투 능력을 가졌다는 주시자가 두려움에 젖은 걸까?
노바 스페이스 연맹조차 전설로 치부하는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무한을 걷는 자들.
태어났을 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성장하면서 깨달음을 얻어 목적지에 도착하고, 그러한 과정을 반복하여 자신들만의 궁극에 도달하는 존재.
인간.
모든 인간이 노블 크라운 멘토라 불리는 것은 아니다. 인간들 가운데서도 극의를 얻어 궁극이라 불리기에 합당한 존재를 노블 크라운 멘토라고 불렀다.
이상한 이야기다. 영웅 네아의 전투 능력은 1억 갤런이 넘었고, 천일의 전투 능력은 1,300만 갤런에 불과했다. 그렇다. 노블 크라운 멘토라고 하는 것은 전투 능력의 크기를 따져서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프로페스의 우두머리들.
특징적으로 그들은 강력한 정신 지배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정신의 힘으로 물질을 조합하고 공간을 뒤틀며, 행성이나 항성의 궤도조차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특별함. 하지만 노블 크라운 멘토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프로페스와 정면으로 싸울 수 있는 존재를 말했다.
그랬기에 프로페스는 지금의 기술, 항성을 모함으로 삼는다는 전술을 무기로 삼아야 했다. 항성, 그 존재 자체의 힘으로 행성계 질서를 파탄 내고, 그런 뒤 칠드런을 투입하여 행성을 점령한다는 방법.
항성 하나에 주시자가 하나. 행성은 파더를 만들어 내는 학교 같은 것.
주시자나 파더가 단 하나라도 있으면 프로페스 무리는 멸망하지 않는다. 항성 하나만 있으면 그것을 기반으로 얼마든지 재건이 가능했다.
콰콰콰콰.
대기를 찢으며 날아오는 것이 있었다. 주시자는 재빨리 정신력을 사용하여 쉴드를 전개했다.
평소의 주시자는 가진 힘의 90퍼센트 이상을 칠드런을 부리고, 모함을 정비하고, 영역을 넓히는 데 사용하였다.
최종적으로는 항성 전체의 요새화.
요새화가 끝난 항성은 둥지라 불렸다.
실드에 50퍼센트 에너지 주입.
주시자는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손도 없고, 다리도 없다. 대신 촉수같이 생긴 기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통해 기함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것이 없으면 프로페스의 생활 영역은 항성의 힘에 의해 소멸한다. 그러니 뗄 수는 없는 노릇. 때문에 공격을 받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패인은 얕잡아 보고 있었다는 것.
이물질 같은 것들이 노란색 길을 통해 다가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대비하지 않았다. 노란색 길의 끝은 주시자의 방이고, 주시자는 강력한 정신 지배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온다고 해도 정신을 지배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으랴으랴! 하라차― 압!”
이번에는 로봇 같은 것이 나타났다. 보기에는 노바 스페이스 연맹 놈들이 사용하는 강철 기갑병이었지만, 알맹이가 달랐다.
노블 나이트 멘토.
노블 크라운 멘토에 비해 격은 떨어지나,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상황.
실드에 20퍼센트 에너지 추가.
불길하다.
주시자는 자신의 힘이 통하지 않는 자들의 공격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러면서 칠드런들에게 소집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