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he 21st century, the Sword Master, the Demon Lord, and the Aliens RAW novel - Chapter 84
84
지금은 21세기, 소드 마스터와 마왕과 외계인 4권(9화)
2. 당신을 지구의 영웅으로 인정합니다(5)
영웅 아세란.
그녀는 복잡한 기분이었다. 완전 미래 예지 능력자가 말했던 ‘미래’에 관한 것들, 지구를 질투하는 자들에 관한 것들, 지구에게 기대를 거는 자들에 관한 것들.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서서 나름대로의 시나리오를 기획하였다.
플랑드 말론 방면 수비 함대 총책임자 데브의 묵인하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그러던 중.
영웅 가이르디슈가 찾아왔다. 그녀는 한껏 달아오른 쇠붙이마냥 열이 올라서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무슨 생각이지요? 모든 것을 망칠 생각인가요? 그 팀의 해체라니. 그 팀은 아직 할 일이 많이 있단 말입니다!”
가이르디슈는 영웅과 마왕 그리고 지구인 팀의 해체를 원하지 않았다. 나름대로의 ‘생각’이라는 것이 있었다.
삑.
아세란은 어떤 영상을 가이르디슈에게 보여 주었다.
“……!”
굳어지는 가이르디슈의 얼굴.
“지구를 생각한다면 조금 신중하게 움직여. 이걸 입수한 것이 나였기에 망정이지, 놈들이 입수했다면. 아니, 입수했을지도.”
아세란은 그렇게만 말했다.
“내 결계가 뚫었나요? 당신이?”
가이르디슈가 물었다.
아세란이 가이르디슈에게 보여 준 영상은 가이르디슈와 천일과의 대화로, ‘지구를 떠나라는 제안’에 관한 것이었다.
가이르디슈는 그 제안을 할 때, 결계를 사용하여 위장 영상을 만들어 두고 있었다. 진짜 있었던 일은 천일과 둘만 아는 비밀이었다.
“기술이다, 기술. 단순히 연락만 주고받는 것만으로 거기까지는 알 수 없었을 테지. 나는 지구를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아. 하지만 그놈들이 싫어. 그런 이야기. 그러니까 너무 열 내지 마.”
아세란의 말투는 매서웠다.
“밤딸기라는 아이를 부관으로 받아들인다죠?”
이번에는 가이르디슈의 반격.
“유능한 녀석을 부관으로 쓰겠다는 건데, 뭐가 잘못이지?”
새침한 아세란의 반응.
“그녀는 시간이 흐르면 영웅 등급의 전투 능력 보유자가 될 거예요.”
가이르디슈의 물음.
“‘갤런’ 측정 시스템에 손을 댄 흔적이 있던데.”
아세란은 그렇게 말했다.
“……!”
일그러지는 가이르디슈의 얼굴.
“우리들에게 있어 후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쪽도 알고, 나도 알아.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곤란해. 아틀란티스 월드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는 인간? 후우. 그들이 그러한 사안들에 대해 모를까? 연맹을 반으로 쪼갤 생각? 아니면 아직 그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아세란은 진지했다.
“당신은 누구의 편인가요?”
가이르디슈가 물었다. 얼굴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누구의 편? 너의 편이 아니라면 죽이기라도 할 기세네. 좋아, 상관없어. 원한다면 전력으로 상대할 뿐. 지구 따위 없어져도 내 알 바 아니고.”
아세란의 느긋한 이야기.
“죽여 버리겠어요.”
가이르디슈가 선언했다.
“하아, 머리야. 멋대로 해.”
아세란은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다.
삑.
반지를 통해 연락이 들어왔다. 아틀란티스 월드 모니터 요원들 중 하나로, 천일과 마왕에게서 뭔가 변화가 생겼다는 이야기였다.
“알았어. 끊어.”
아세란이 일방적으로 통신을 끊었다. 그러고는 가이르디슈를 바라보았다. 싸울 테냐? 라는 의미.
가이르디슈는 ‘운 좋은 줄 아세요. 하지만 그 변화, 나도 알아야겠어요.’라며 화제를 돌렸다.
아틀란티스 관리함선 특별 등급 모니터실.
아틀란티스 월드에 존재하는 지구인들 가운데 전투 능력 1위부터 10위까지 인사들을 감시하는 장소였다.
“무슨 일이냐!”
아세란이 들어가며 외쳤다.
“이것 보십시오. 영웅 이천일 님의 전투 능력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요원들 중 하나가 말했다.
“로즈 마이벨의 전투 능력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신체 구조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로즈 마이벨, 마왕을 뜻하는 단어였다.
“하아.”
아세란의 긴 한숨.
번뜩.
가이르디슈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보고만 있지 말고 어떻게 좀 하지? 이대로 두면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할 것 같은데.”
아세란이 가이르디슈에게 말했다.
끄덕.
가이르디슈가 긍정을 표하고는 사라졌다.
“정말이지, 이놈이고 저놈이고.”
아세란의 투덜거림.
“측정기가 고장 난 것일까요? 전투 능력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모니터 담당 요원들 중 하나가 물음을 건넸다.
“구식 프로그램이라 그래. 신경 쓰지 마.”
아세란이 말했다.
“구식?”
모니터 담당 요원이 물었다.
“그래, 구식. 이유는 묻지 마.”
아세란이 이를 깨물었다. 그러고는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 같은 것을 조작하였다. 그러자 천일과 마왕의 홀로그래픽과 함께 그래프가 나타났다.
이것이야말로 최신식 갤런 측정기였다.
[이천일, 생물 진화 레벨 5/5 최종 단계. 통상 에너지 보유량 2,650만 갤런, 최대 에너지 분출량 7,950만. 어비스 레벨 SSS, 특화 무기 유, 추정 영웅 등급 C+, 한계 전투 능력 6억 2,500만 갤런.로즈 마이벨, 생물 진화 레벨 2/4. 통상 에너지 보유량 350만 갤런, 최대 에너지 분출량 580만. 어비스 레벨 AA, 특화 무기 유, 추정 영웅 등급 없음, 한계 전투 능력 없음.]
모니터 요원들이 보고 있는 것보다 더욱 세밀한 정보를 쏟아 내고 있었다.
“역시.”
아세란이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10초 정도 지나자 변화가 생겼다. 로즈 마이벨의 생물 진화 레벨이 3/5로 변화해 버린 것이다. 다른 것들도 수치가 변화하였다.
생물 진화 레벨 3/5. 통상 에너지 보유량 620만 갤런, 최대 에너지 분출량 1,860만. 어비스 레벨 S+, 특화 무기 유, 추정 영웅 등급 F, 한계 전투 능력 6,200만, Lord 이천일.
‘정말, 깜짝 상자가 따로 없다. 이 노인네들이 지구에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가이르디슈는 그렇다 쳐도. 에이슈의 의지는 대체 무슨 짓을. 찾아서 물어봐야 하나.’
한숨.
아세란은 난처했다. 하지만 별수 없이, 지금은 일단 모든 의문을 한쪽에 놓아두기로 하고 천일에게 연락을 넣었다.
그리고.
천일이 마왕, 베베를 데리고 관리함선에 왔을 때, 아세란은 천일에게 귀걸이 두 개를 주었다.
통상 에너지 보유량 1천만 갤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사용할 수 없도록 묶어 두는 장치였다. 기존에 착용하고 있던 것과는 별개의 것으로, 천일은 총 3개의 봉인 도구를 착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두 명을 부관으로 삼겠다, 이거냐?”
아세란이 물었다.
“응.”
“뭐, 좋아. 그렇게 해.”
“그런데 뭐야? 마왕 영웅 등급 전투 능력을 보유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잖아.”
“아아,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어. 미래에는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
“오냐. 그럼 이거 받아. 본부에서 얻어 온 최신식 갤런 측정기다. 구식보다 다양한 정보가 주어질 거다.”
아세란은 그런 말을 하며 팔찌 형태 최신식 갤런 측정기 3대를 내놓았다. 천일, 마왕, 베베가 한 개씩 착용했다.
“서류 작업은 대신 처리해 두지. 묻고 싶은 말은?”
아세란이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
“지구인 가운데 부관으로 뽑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더 안 돼?”
천일이 물었다.
“한 명 정도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그 이상은 안 돼. 하지만 뭐, 다른 쪽이라면 괜찮으니까.”
다른 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아세란.
“다른 쪽?”
천일의 의문.
“함선을 건조하게 되면, 전투 요원도 뽑아야지. 돌격대장이나 유격대장 같은 것들 말이다. 일단 함선부터 건조해야겠지만. 어느 정도 숫자는 노바 스페이스 연맹에서 채워 줄 거야. 승무원 중 2/3는 타행성의 종족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 룰인 만큼, 어쩔 수가 없지. 남은 1/3은 네가 지구인들 가운데 뽑을 수 있다. 뽑아야 한다는 편이 맞지.”
2/3? 1/3? 천일은 의문이 생겼다.
“보통 함선의 총인원은 몇 명이나 돼?”
“최저 10만. 억 단위도 가능하고.”
“……!”
“왜 놀래? 놀랠 일이야?”
“아니, 그렇게 많은 수를 싣는다면 나라 같아서.”
“차라리 그렇게 생각해. 그게 편해.”
“……!”
“그러니까 아틀란티스 월드를 유지하게 해 준다고 하는 거다. 우주 전투가 가능한 인원을 최저 3만 5천명 뽑아야 해. 모두가 전투 능력이 높을 필요는 없어. 강철기갑병이나 그 뭐더라, 전투기? 그런 거 탑승하면 보통의 지구인도 우주에서 전투가 가능해. 문제는 없다. 어떻게 채우든 그건 너의 몫이지.”
“그 말은 패배하면.”
“영웅이 패배하면 전부 죽는다.”
“…….”
“어깨가 무겁지?”
아세란은 그런 말을 하고는 씨익 웃어 보였다.
“거참, 난감한 이야기네.”
천일의 답변.
“그건 그렇고 PDC가 왔다. 행성의 문명 수준을 가늠하는 감찰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돼. 잘 보이면 뭔가 건질 수 있는 것이 있을 수도 있고. 어떻게 할지는 네 재량이야. 자료를 지금 전송해 주마.”
아세란은 그렇게 말하며 반지를 조작했다.
삐― 빅.
천일의 반지에 불빛이 들어왔다.
다운로드 완료라는 뜻이다. 그에 천일이 반지를 조작했다. 그러자 모습, 출신 행성, 특기 사항 등이 나타났다.
[PDC 등급, 황금의 아드베리안.크로벤.
성별:수컷.
나이:지구 기준 대략 2,100살.
통상 에너지 보유량:1.2억 900백만.
교섭 능력:SS
특기 사항:암컷과 향정신성 물질을 좋아합니다. 수행원은 그 점을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
어딘가 이상한 느낌의 프로필.
“수컷? 암컷? 향정신성 물질? 뭐냐.”
천일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모습을 봐. 넌 그게 남자로 보이냐?”
아세란이 물었다.
“…….”
천일은 말문이 막혔다.
“황금의 아드베리아인은 남성이 아이를 기른다. 그래서 가슴을 가지고 있지. 이 녀석들은 알을 낳아. 여자가 알을 낳고, 남성은 거기에 씨앗을 뿌리지. 지구의 여자를 잉태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가능’인데. 실제로는 몰라. 그리고 향정신성 물질은 술, 담배 같은 것도 포함해서 아우르는 단어다. 마약 종류는…… 글쎄.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떤 결과를 보일지 전혀 모른다. 그러니까 감시를 철두철미하게 하란 소리지.”
아세란이 말했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천일이 화제를 바꾸었다.
“캡슐에서 자고 있어. 혼자 멋대로 가려고 하는 것을, 정말이지 멋대로. 아, 그리고 내가 개인적으로 그 인간을 알아서 하는 말이다만. 절대 방심하지 마라. 까불면 날려 버리도록 해. 그리고 절대 방심하지 마. 그 녀석은 PDC 중에서도 유능한 감찰원이야. 보이는 것에 넘어가지 마. 속으면 안 돼.”
아세란이 주의를 주었다.
“알았어. 주의하지.”
천일이 답했다.
“그럼, 지금 당장 인계하도록 하지. 따라와.”
아세란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