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oo easy to go to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10
10화
***
이계에서 살아남던 시절, 처음엔 한 도시에서 머물렀었다. 지금 생각하면 꽤 큰 곳이었던 것 같기도 했다.
물론 일 년만에 쫓겨났었지만, 꽤 많은 일을 겪었던 건 사실이었지.
거기서 내가 얻어간 것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룬 언어였고, 이 문장은 그중에서도 유독 특별했다.
『신에게 버림받은 황금의 왕국, 나는 그곳에 왕의 검을 묻었도다.』
『왕의 검을 손에 쥔 자.』
『영원한 왕좌에 앉으리라.』
이 문장을 땅에 새기고, 「시동」을 의미하는 룬 언어를 외치면 모래가 일렁이며 도시를 구성하며, 열두 개의 빛 구슬과 검 하나가 허공에 떠오른다.
유지시간은 30초에서 5분 정도. 그때그때 달랐다.
“이상한 일이지.”
룬 언어에 힘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무렇게나 외친다고 다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
그런데.
『신에게 버림받은 황금의 제국, 나는 그곳에 왕의 검을 묻었도다.』
이 문장에는 당장 불을 뜻하는 mohs나, 빛의 한 종류인 ludin 같은 단어가 포함되어있지 않는데도 형형색색의 빛을 만들어냈다.
그저 누군가의 일기장에 쓰여 있을 법한 한 줄의 문장임에도,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내는 룬 문장보다도 다채로운 효과를 발하고 있는 거다.
게다가, 내 왼쪽 손등에서 주홍빛으로 빛나고 있는 송곳니 형태의 문신은 이 룬 언어가 발동되었을 때만 일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다가 사라졌다.
나는 태어나서 문신이란 걸 해본 기억이 없었다.
이 보이지 않는 문신은 언제부터 내 손등에 있었던 걸까?
이 모든 문제의 답은 간단하다.
“차근차근 알아내다 보면 실마리가 보일 거야.”
이계에서 살던 시절에도 이 로망을 떠올릴 때마다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지금, 더 이상 생존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고 보물에 대한 열망은 망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목표가 되었다.
어느새 해가 졌고, 어두운 하늘이 드리웠다. 지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나는 별 아래에서 텐트를 바라보았다.
“룬 언어를 연구하고, 이계를 탐험해서 이 문장의 비밀을 풀어낸다.”
그리고, 왕의 검을 찾아낸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었으나, 생각만으로도 얼굴에 미소가 서렸다,
감상에 젖는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
고개를 돌리자 마을의 불빛이 보였다.
중요한 건, 저기에서 불어온 바람에 피 냄새가 실렸다는 사실이었다.
“······.”
단순한 피 냄새는 아니었다.
예전에, 언젠가 맡아본 적이 있는 냄새였다. 도시에서 살던 시절이었지.
“이게 왜 여기에?”
이거 뱀파이어 냄새인데.
***
경비대장이 텐트를 올려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손님은 좀 있던가요?”
“손님이요? 야! 차소희!”
“왜!”
텐트 뒤편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기 손님 좀 있었냐?”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또라이야!”
경비대장은 멋쩍게 웃었다.
“애초에 선후 씨는 별로 장사에 큰 뜻이 있어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냥 먹고 살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긴 해요. 귀농해서 작은 카페 하나 차리는 감성이죠.”
경비대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오늘 아침 건축 허가 나왔습니다. 이제 건물 지으셔도 됩니다.”
“자재는 이계에서 나온 나무로만 가능한 거죠?”
“그렇습니다. 2층까지만 허용되는 것도 기억해주세요.”
전부 이계인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규칙들이었다.
이쯤 되니 의문이 생겼다.
“이계인들이 여기로 자주 오나요?”
경비대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2년 동안 두 차례뿐이었습니다. 제가 내쫓았죠.”
“오···.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건가요?”
“국제 협약으로 정한 방침이라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아무래도 이계인이 지구의 존재를 알게 되면 상황이 복잡해질 테니까요.”
그렇긴 하다. 상대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상대가 우리를 아예 모르게 하는 쪽이 유리하다.
다시 의자에 누웠다. 볕이 따시니 자꾸 잠이 오네.
그러는데, 어느새 생각이 깊어진 듯한 경비대장이 입을 열었다.
“혹시 지금도 손님 받으십니까?”
“받죠? 소개해줄 사람이 있으세요?”
수비대장이 턱을 긁으며 멋쩍게 웃었다.
“제가 그럼 첫 손님 해보겠습니다.”
***
“베이스캠프 동쪽, 그러니까 버뮤다 숲 방향에 목장이 있습니다. 대단한 건 아니고, 이계의 가축이나 지구의 소 같은 걸 키워서 식량을 보급하는 곳입니다.”
“그런 게 있어요? 못 봤네.”
“그곳에서 최근에 가축이 실종되고 있더라고요.”
“스캐븐 울프들 소행 아닐까요?”
“중요한 건, 목격자가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경비까지 새웠는데도 감시를 피할 정도라면 그 짐승들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어요.”
스캐븐 울프가 약아빠지긴 했어도 저 정도로 지능적이진 않다. 그렇다면 전혀 다른 이유가 있겠지.
“사실 이미 목장주가 하운드를 둘이나 고용한 상황입니다.”
“그럼 왜 또 의뢰하시는 거예요?”
수비대장이 턱을 긁었다. 그 표정만 봐도 꽤 곤란한 상황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운드는 거의 달라는 대로 줘야 계약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악습이 있습니다.”
“···의뢰를 질질 끄나요?”
“눈치가 빠르시네요.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받을 게 늘어나니까요. 그래서 전 그 녀석들을 믿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물론 목장주가 사비로 고용한 거니 제 알 바 아니지만, 애초에 상황이 악화될 때까지 방치되는 걸 원치 않아요. 벌써 베이스캠프 분위기가 흉흉한데··· 사람들이 불안해할 겁니다.”
경비대장은 공직자가 아니었다. 그저 사기업에 고용되었을 뿐인데도 맡은 일에 신념이 느껴졌다.
그 눈빛이 꽤 마음을 동하게 만들었다.
“의뢰비는 어떻게 할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하는 거라서 많이는 힘듭니다. 이십 정도···.”
“나쁘지 않네요.”
큰일은 아닐 거 같으니깐.
“다른 제안을 얹어도 되겠습니까?”
“들어볼게요.”
“건물 짓는 걸 도와드리겠습니다. 자재 수급이 골치 아프실 테니까요.”
저 말 그대로다.
단순히 건축 업체에 맡겨서 될 일이 아니었다. 지구에 있는 자재를 사용해서는 안 되었으니까.
그러니,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사실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이미 짐을 꾸리고 있었다.
차소희가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첫 의뢰네?”
“처음은 너지.”
그 얘기를 듣고 미소를 짓더니, 손을 흔들었다.
“화이팅. 나는 짐 가지고 온 거 정리만 하고 있을게.”
요즘 시간 날 때마다 와서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본인은 취미라고는 하지만 직장 일 때문에 힘들 텐데.
내 사업에 자신의 로망을 투영하고 있는 듯싶었다.
그러려니 하고 가방을 메고 마을로 출발했다.
***
“해결하시기 전에, 제가 알고 있는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번에 저랑 있었던 여관 있습니까? 그분이······.”
“목장 주인이시죠?”
경비대장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알고 계셨습니까?”
“목장에서 사라진 가축들이 이동한 흔적은 단 한 개도 없었을 거고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이 좀 불가사의한 겁니다.”
“혹시, 쥐새끼 수십 마리가 기어 다니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이 없나요?”
“······.”
수비대장은 발걸음을 멈췄다.
“있었습니다. 이틀 전에···.”
“피 냄새를 맡았다는 증언은요?”
“···있었습니다.”
수비대장은 이전의 그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가 있었다.
“···벌써 감이 잡히는 게 있으신 겁니까?”
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가축이 모습을 감췄으면, 분명 어딘가로 갔겠죠?”
“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누가 가져간 흔적이 없는 건 이상하네요.”
“그렇···습니다.”
“왠지 알 거 같아요.”
어느새 마을 중앙에 도착한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경비대장도 내 뒤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가축은 어딜 간 게 아니니까.”
“그럼···.”
“여관 주인이 직접 가지고 간 거예요.”
“왜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본인이 가져갔다면 스토커를 둘이나 고용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놈들도 공범인 거죠.”
“공범 말입니까?”
“뱀파이어 혹시 아세요? 이계 종족 중 하나인데.”
“···압니다. 피를 먹는 이계 인종이죠.”
“뱀파이어는 위험에 처했을 때, 피냄새 비슷한 걸 주변에 흩뿌려 동족에게 SOS 신호를 보냅니다.”
수비대장은 내 의중을 눈치챘는지, 내가 빤히 바라보고 있는 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혹시.”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눈치가 빠르시네요.”
“여관 주인이 뱀파이어를 몰래 납치했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고개를 끄덕였다.
“뭐 때문에 그런 결론을 내리셨습니까?”
“피 냄새가 엄청 나네요. 이 여관 안에서.”
증거는 없다. 내가 그냥 느끼는 것뿐이니까.
하지만, 증거는 필요 없다. 이 안에 있을 게 뻔하니까.
“대장님, 여기에서 조금만 기다려주실래요?”
“······.”
“금방 해결하고 나오겠습니다.”
***
일주일간의 소문 탓일까? 여관 내의 손님은 확실히 이전보다 적었다. 드문드문 앉아있는 여행객들은 힐끗 강선후를 바라보고는 다시 저들의 대화로 돌아갔다.
강선후는 바로 카운터로 직행했다.
건장한 남자 둘이 카운터의 직원에게 치근덕대고 있었다.
“개쩔지 않아? 이번에 나하고 이 새끼가 스캐븐 울프의 둥지를 발견했다니까.”
“네, 하하··· 네네. 대단하시네요.”
“사실은 우리가 이번 분기 하운드 협회 실적 100위권 안쪽이거든.”
“우와···.”
점원의 대답은 실로 기계적이었다. 자신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는지, 하운드의 표정에 짜증이 서렸다.
“에이씨··· 손님한테 태도가 그게 뭐야 진짜.”
“마인드가 별로네.”
뒤에서 서 있는 대머리에 문신을 한 녀석이 한 마디씩 거들고 있었다.
“아가씨 직장 사장이랑 우리랑 일 같이하는 거 알죠? 술 상대만 해달라고요. 왜 그렇게 눈치가 없······.”
쾅—!
백팩을 카운터 위에 올리자 큰 소리가 났다.
“뭐야··· 시발. 놀래라.”
“븅신 쫄보새끼.”
민머리의 하운드는 팔짱을 낀 채 킥킥댔다.
강선후는 신경 쓰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저기요.”
“아, 네. 손님. 방이 필요하신가요?”
“여기 사장 있습니까?”
“네? 네···. 위층에 계시는데요.”
“불러와 주세요.”
갑작스러운 요구에 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저··· 실례가 안 된다면 용무를 알 수 있을까요?”
“가축이 사라지는 사건 의뢰 맡고 왔다고 하면 될 겁니다.”
“뭐?”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었던 하운드가 인상을 구겼다.
“저기요. 그쪽 뭐예요?”
존대할 뿐, 말투는 노골적으로 시비조였다. 강선후는 여전히 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었다.
“이 의뢰는 우리가 먼저 맡았는데, 누가 의뢰한 거야? 아니, 그쪽 하운드는 맞아? 협회 회원증은 있어?”
“경비대장이 맡겨서 온 거야.”
“···경비대장?”
“그 새끼···. 뒤에서 방해하는 건 여전하구만.”
“근데, 시발 왜 반말이세요?”
하운드의 손길이 다가오는 걸 느끼는 찰나.
주머니에 꽂혀 있었던 강선후의 손이 올라가려는 순간.
“자, 다들 진정하세요. 하하, 왜들 그러실까.”
계단에서 내려오는 여관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살집이 두툼한 광대를 잔뜩 돌출시키며 영업용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의뢰 때문에 왔습니다. 다··· 알고 계실 텐데.”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으나, 여관 주인의 얼굴에서 잠시동안 정색이 서리다가 사라지는 걸 강선후는 분명히 보았다.
“허허··· 무슨 의뢰인지는 당연히 알죠. 그럼요. 선생님. 근데, 이미 하운드를 고용해서 말입니다. 혹시 누구에게 의뢰를 받으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경비대장님이 개인적으로 요청해주셨습니다.”
“경비대장··· 님이군요. 하하하! 그분이 정말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주시죠.”
강선후의 시선은 흔들리지 않고 여관 주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제가 선생님을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저는 낮 동안에는 이 여관을 지켜야 하거든요.”
“이런 개방된 공간에서는 말 꺼내기가 좀 그렇고요. 적당히 이야기할 만한 방이 있습니까?”
“아··· 네. 그럼 이쪽으로.”
카운터 뒤쪽, 업무실로 사용하는 듯한 방으로 안내했다. 여관으로 쓰일 정도로 건물은 컸고, 업무실로 사용하는 방은 생각보다 깊은 곳에 있었다.
하운드들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었다.
강선후 양쪽에 나란히 서는 게 위압을 주려는 듯한 의도가 보이는 듯했다.
방으로 가까워질수록 피비린내는 점점 더 심해졌다.
***
여관과 목장을 운영하는, 통칭 ‘사장’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이 의문의 사내를 바라보며 연신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그 역시 강선후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이름은 몰랐으나, 스캐븐 울프 한 무리를 단신으로 상대했다는 입소문이 경비대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또.
‘맹수의 눈을 하고 있다.’
경비대원 중 일부는 이 남자를 묘사하며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정작 실제로 마주하니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좀 맹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별 개 같은 새끼가 끼어들었어.’
경비대장의 의뢰를 직접 받았다니 문전박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곳에서 장사하기 위해서는 경비대장과의 관계유지가 필수였으니.
적당히 받아주다가 가면 되겠지. 어차피 들킬 염려는 없으니.
그렇게 생각하며 방 안으로 들어가 뒤를 돌았다.
“자리에 앉으세요. 차라도 한 잔 갖다 드릴······.”
철컥—
순간적으로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강선후는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주변을 둘러볼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문을 잠갔으니까.
“······.”
하운드들이 정색을 하며 침을 삼켰다.
“저, 도통 영문을 모르겠는데, 왜 그러시는지 앉아서 설명부터······.”
“뱀파이어.”
남자가 던진 첫 마디는, 이들의 얼굴에서 핏기를 완전히 가시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왜 납치했지?”
하운드들은 저들끼리 눈빛을 교환하다가, 사장을 바라보았다.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뭔가 오해가 있었던 거 같은데, 우선 앉아서 설명부터······.”
“이 집 지하에서 피 냄새가 잔뜩 나네.”
피비린내? 그 말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사장은 코를 킁킁대었지만 아무런 냄새도 느낄 수 없었다.
···먹이를 준 다음 뒤처리는 철저하게 했을 텐데.
냄새가 남아 있을 리 없을 텐데.
“팔아먹으려고? 흡혈귀들이 유독 예쁘긴 한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 기분 나쁘잖아?”
턱—
날이 서 있는 말투와는 다르게, 태도에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강선후는 그렇게 말하면서 의자에 앉기까지 했다.
그 뒤에 서 있는 하운드와 사장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대머리에 문신을 한 녀석이 슬며시 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었다.
사장은 그에게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사악—
그 주머니에서 빠르게 뽑힌 손에는 예리한 나이프가 들려 있었다.
나이프는 그대로 강선후의 목으로 직행했고.
빠악—!
자리를 박차며 일어난 강선후는 허리를 돌리며 하운드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억······.”
민머리의 하운드는 비명마저 내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구겨지듯 쓰러졌고.
“이, 시발··· 으웁···? 으우우웁-!!”
빠각—
그대로 목을 조이기 위해 뒤에서 덮쳐진 또 다른 하운드의 팔을 반대로 꺾어버리며, 동시에 비명을 지르지 못하도록 입까지 틀어막았다.
차마 셀 수조차 없는 찰나의 시간 모든 일이 일어났다.
사장은 입술을 떨며, 강선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보여줬던 맹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었다.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듯한 얼굴, 눈동자는 미세한 진동조차 멈춘 채 또렷이 한 점에 집중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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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 포식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