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oo easy to go to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201
201화
ep56. 몰락한 자들의 망치 – 발칸 셀루니아 (9)
리리는 눈을 떴다. 시각에 온 신경을 집중해 보았다.
“…….”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온통 새하얀 색깔뿐이었다.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해 보았다.
삐이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피부를 타고 오르내리는 뜨거운 공기, 그리고 무언가 불타는 매캐한 냄새뿐. 머리로 납득할 수 없는 파괴력이었다. 지고한 불멸자의 숨결과 감히 비교하더라도 절대로 밀리지 않을 것 같은 힘.
얼마나 오랜 시간을 쌓아 올렸는지 감조차 오지 않는 긴 시간에 걸친 집념의 결과였다.
“인간이 쌓아 올린 집념이 이 정도…….”
몸서리칠 수밖에 없었다. 뱀파이어의 영혼 깊숙한 곳에 각인되어 있던, 인간과 갈등하던 그 옛날 종족의 감정이 순간 고개를 들 정도였다.
감각은 천천히 돌아왔다. 맨 처음 구분할 수 있었던 건 전방의 풍경이었다. 다채롭게 울퉁불퉁했던 평지가 막대한 충격에 움푹 파인 모습과 숲의 아침 안개처럼 내려앉아 있는 짙은 모래 먼지.
두 번째로 볼 수 있던 풍경은…… 그대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망치에 내려 찍힌 대악마는 끔찍한 모습으로 단편적인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을 빼앗은 건 대악마의 최후가 아니었다.
리리와 바그너 모두, 시야를 잃기 직전 보았던 망치에서 솟아오른 찬란한 빛의 기둥과 얼기설기 얽히던 강렬한 번개를 보았다.
“굳었어.”
그 모든 게 굳어 있었다. 빛의 기둥은 그 모습 그대로 투명한 유리가 되어 하늘을 꿰뚫고 우뚝 서 있었다. 망치를 휘감던 전류도, 그 주변으로 퍼져 나가던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에너지조차도 전부 유리 같은 무언가가 되어 굳어 있었다.
시대를 뛰어넘으며 세상을 괴롭혀 온 대악마를 격퇴한 그 순간이 거대한 하나의 조형물로 박제되어 있었다.
“이게, 대체 뭐지?”
바그너는 그 모습을 보며 당황했다. 리리는 대마법사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다시 떠올렸다.
“……충분히 강한 에너지는 물질이 된다.”
지고한 불멸자의 숨결처럼 정순한 에너지는 아니었기에 물질이 되어 버렸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만들어 낸 힘의 미숙함을 의미하는 듯했지만, 덕분에 남겨진 모습은 너무나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리리의 앞에 은빛의 갑주가 와서 섰다. 리리는 그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천공의 기사일까? 아니면 강선후일까?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었다.
기사의 갑주는 여기저기가 찢겨 있었다. 그래서 강선후의 얼굴이 반쯤 노출되어 있었는데, 그 눈은 감겨 있었다.
천공의 기사 갑주가 빛을 발하는가 싶더니 분해되어 허공에서 조립되었다.
강선후는 그 자리에서 풀썩 쓰러졌다. 땅에 닿기 전 리리가 그를 부축하고 조심스럽게 눕혔다. 맥과 호흡이 정상이라는 걸 확인했기에 불안해하거나 놀라진 않았다.
그저 천공의 기사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천공의 기사는 말했다.
「인간이 만들어 낸 힘은 내가 보기에도 인상적이었다. 그런 무기를 제 손으로 다룬 데다가 눈앞에서 견뎌야만 했으니 부담이 갈 수밖에 없었겠지.」
“기사님이 대신 움직여 준 건가요?”
리리는 말했다. 강선후가 의식을 잃은 대신 기사가 나머지의 움직임을 대신해 준 것인가?
기사는 그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의지였다. 그는 정신을 놓는 그 순간까지도 몸의 힘을 풀지 않았다.」
“…….”
어떤 인간이 이런 의지를 가질 수 있는가? 리리는 강선후를 내려다보았다. 강선후는 자신이 평범한 인간 태생이라는 걸 항상 강조했다.
‘무언가 타고났다면 내가 그 고생을 했을 리가 없잖아.’
강선후는 항상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 의지력도, 능력도, 전부 후천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일 터.
인간의 몸으로 그게 가능한가?
거기까지 생각하던 리리는 고개를 들었다.
몰락한 자들의 망치를 보았다. 그리고 바그너를 보았다.
뒤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검은 태양 숭배자들을 보았다. 그들은 검은 태양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자 납득할 수 있었다.
“……인간이라서.”
어쩌면 그렇기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신들에게 버림받은 인간이라서, 아무리 기도해도 들어 주는 이가 없는 거짓된 신앙인이라서.
스스로를 신의 자손이라고 믿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홀로 서야만 했던 존재였기에.
그래도 지금만큼은 인간의 후광을 비춰 주는 빛이 있었다.
검은빛, 검은 태양. 리리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오의 위치에서 지상을 비추고 있는 검은 태양은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였다.
빛을 잃는다는 건 신성의 상실을 의미했다. 그렇기에 검은 태양은 신앙적 관점으로는 부정함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실을 안 리리는 그 어떤 빛보다 우리와 가까운 빛이라 느꼈다.
그게 비추는 종족이 인간이라는 사실에 질투마저 느껴졌다. 자신은 애초에 신의 가호를 받는 종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강선후는 눈을 뜨고 있었다.
“정신이 들어? 어디 다친 거 아니지?”
리리가 물었지만 강선후의 시선은 그녀가 아닌 하늘에 닿아 있었다.
강선후는 검은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고, 검은 태양 역시 강선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선후는 품속에서 검은 태양 렌즈를 꺼냈다. 렌즈를 통과한 태양의 빛은 아름다운 룬의 형태로 강선후의 얼굴에 내려앉았다. 강선후는 그 렌즈를 통해 검은 태양을 바라보다가는 미소를 지었다.
“피곤한 얼굴이네요. 검은 태양.”
강선후는 말했다.
“기분이 어때요?”
검은 태양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어쩌면 강선후는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검은 태양에서 빛줄기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검은 태양에서 시작된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환한 빛이었는데, 그 빛을 따라 무언가 천천히 내려왔다. 강선후는 리리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나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건 배럴이 두 개 달린 일종의 머스켓으로 보였다. 새까만 나무 재질의 몸통에 개머리판 없이 한 손으로 조작하는 형태였다. 강선후는 그 안에 담겨 있는 반영구적인 검은 태양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와.”
리리가 저도 모르게 탄성을 뱉었다. 그 아름다움이 병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리리의 눈에도 매우 인상 깊었기 때문이었다.
강선후의 눈빛이 반짝거린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었다.
강선후는 망치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머리에 달려 있는 복잡한 엔진들. 저런 형태가 되기 전의 함선을 떠올려 봤다.
“……아무래도 저건 검은 태양의 취향이었나 본데.”
아무튼 좋은 일이었다. 검은 태양은 자신의 힘이 담긴 성유물을, 자신의 챔피언에게 내렸다.
그러고는 그저 조용히 지평선 쪽으로 내려갔다. 아무런 전조도 없이, 신의 행동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조금은 초라해 보이게.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는 듯, 하지만 미련이 남았다는 듯 주저하고 있었다. 손주를 보내는 노인의 모습이었다.
작별의 시간이었다. 신과 필멸자가 말을 섞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최소한 리리와 강선후는 그렇게 생각했다. 검은 태양이 지상으로 직접 내려와 숭배자들과 함께 서 있었던 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어느새 저 멀리 있었던 숭배자 무리가 다가왔다. 상처투성이였지만 지금만큼은 눈동자에 생기가 가득했다.
그들은 한동안 바그너를 바라보았다.
“네 임무를 완수했구나. 바그너.”
강선후는 흑염룡이라고 불렀던 조금은 음침한 인상의 남자. 바그너.
현세에서 검은 태양의 화신을 찾아내라는 임무를 받은 남자.
“저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바그너는 강선후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이 남자가 알아서 온 겁니다. 자신의 의지로.”
“당신들을 위해서 온 건 아니지만.”
강선후는 천천히 지평선 너머로 향하는 검은 태양을 바라보며 말했다.
“결말이 좋으니 아무튼 상관없는 거 아닐까? 대충 완수한 걸로 치자고.”
강선후는 그렇게 말했다.
“뭘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어. 머리 아프게.”
바그너는 그 말에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정말 단순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하지만, 그렇기에 불가능한 일에 뛰어들고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사람.
검은 태양의 숭배자들이 생각하던 이상적인 인간의 표상에 걸맞은 자였다.
그때, 녹색으로 빛나는 구체 하나가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누구인지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옵시디오.”
함선과 발칸 셀루니아 프로토콜을 총괄하는 인공지능.
옵시디오는 강선후 앞에 내려온 채 희미하게 반짝였다.
“이제 너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대는 저를 정령이라고 불렀지요.」
강선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존재. 그 목적이 사라지면 방치되고 사라지는 존재입니다.」
“…….”
리리가 무어라 입을 열려다가 말았다. 정작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강선후가 잠자코 그 말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리는 옵시디오가 무언가를 잘못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장 셀피라는 반례가 있지 않은가? 운 좋게 포식자의 상을 만난 스프리건은 목적이 없었을 때도 여전히 세상에 존재하던 정령…….
‘잠깐.’
그 순간 리리는 생각했다.
사실 옵시디오의 말이 맞다면?
셀피를 비롯한 이 세상의 정령이 어떤 목적을 위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거라면?
그런 생각을 하던 사이, 셀피는 자신의 핵에 있는 어떤 물건을 꺼내서 강선후에게 내밀었다. 아주 작은 수백 마리의 나비에 둘러싸인 채 강선후의 눈앞으로 다가온 그 물건.
처음 보는 물건이었으나 묻지 않아도 뭔지 알 수 있었다
“황실의 인장.”
리리가 뒤에서 중얼거렸다. 날개를 활짝 편 독수리의 모양이 새겨져 있는 한 뼘 크기의 방패 모양 인장.
세상을 이끌 자를 위한 상징.
강선후는 이 상징의 진짜 이름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이 물건의 진짜 모습이 뭔지 알 것 같았다.
강선후가 황제의 인장에 손을 가져다 대자 그것은 광채를 발하더니 구불구불한 나무 지팡이가 되었다.
경전에 기록된 오래전, 신민을 구원하기 위해 대이주를 주도한 어떤 양치기가 썼을 것 같은 그런 지팡이.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서라면 바다마저 가를 수 있는 신성이 잠들어 있는 나무 지팡이.
“목자의 지팡이.”
「그 안에 있는 힘은 발칸 셀루니아 프로토콜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궁금한 게 있는데.”
강선후가 질문을 던졌다.
“오래전 황제가 이걸 일부러 너희들에게 가져다 줬다고 했잖아. 그 때문에 제국은 수백 년동안 황제 자리를 공석으로 둬야 했어. 대체 왜 그랬는지 넌 알고 있어?”
「그분이 저에게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옵시디오는 말했다.
「그분은 황금의 시대에 매혹되어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위치에 걸맞지 않는, 반쪽짜리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좌절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옵시디오의 목소리는 당시 황제의 그것처럼 들렸다.
「반쪽짜리 지배자가 군림하는 세상이 지속되느니, 황금의 재림을 위해 나를 바치겠다.」
강선후도, 바그너도, 리리도 각자의 생각을 했다. 황제의 선택은 옳았을까?
그리고 문뜩, 천공의 기사를 바라보았다. 그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완벽히 옳은 일은 없다.
그 황제의 행동이 현명하든 말든, 그 행동이 순수했음은 분명했다.
그리고.
“……결국 그 황제의 말대로 됐잖아?”
강선후는 거대한 망치를 슬쩍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리리도 미소를 지었다.
“그거면 된 거겠지.”
그들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저 멀리 떠났던 렐릭시나가 다시 돌아왔고, 강선후는 다시 짐을 꾸렸다. 언제나처럼 일이 끝나면 미련 없이 돌아가는 그다운 행동.
숭배자들은 자신의 영웅, 검은 태양의 화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강선후는 짐을 싸다가 말했다.
“당신들은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모든 일이 끝났잖아요.”
“다시 사라져야지. 검은 태양과 함께.”
강선후는 짐을 싸던 손을 멈추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대악마가 사라졌는데 굳이? 이제 그만 쉬면서 당신들의 세상을 누려 보시는 건 어때?”
“우리가 대악마를 봉인했던 대가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으니까. 우리는 영원히, 우리의 영혼을 몰락한 신에게 바치기로 맹세했으니까.”
“…….”
강선후는 리리를 바라보았다.
그의 예상대로 리리는 숭배자들이 한 말을 굉장히 싫어하고 있었다.
숙명을 위해 희생을 했는데, 그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거니까.
리리는 무어라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숭배자들의 눈빛에 거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바그너가 말했다.
“이게 우리다. 이게 우리의 운명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운명에 자부심을 품는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이 운명을.”
“왜?”
“우리는.”
숭배자들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검은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아마도, 다음에는 지평선 너머로 고개를 내밀지 않겠지.
“어둠을 섬기며 황금을 쫓는다.”
바그너는 완전히 속 시원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멋지지 않은가?”
“……꾸준하네.”
강선후는 가방을 단단히 여미고는 바그너와 숭배자들을 바라보았다. 그 역시 웃고 있었다.
“듣고 보니 멋진 거 같긴 해.”
“그럼 된 거다. 그게 너의 방식이지 않은가.”
검은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수록, 숭배자들 역시 희미해지고 있었다.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노인이 말했다.
“검은 태양은 사라지지 않소. 형제들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켜 주는 것뿐. 언젠가 검은 태양의 힘이 필요한 그때, 어둠이 그대를 위해서 세상에 드리우리라 약속하오.”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노인은 씨익 웃었다.
“내가 준 거, 꽤 멋지게 생기지 않았는가?”
강선후는 눈을 껌뻑이다가, 손에 쥐어져 있는 검은색 더블배럴 머스켓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 담긴 내 빛에 대해서 잘 공부해 보게. 그건 지루한 여정 중 나름대로의 유희가 될 터이니.”
“저기, 잠깐, 잠깐만……!”
노인은 앙상한 광대를 드러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사라졌다.
검은 태양이 뜬 뒤 몇 달만에 밤이 시작되었다.
리리는 제 종족을 가호하는 신, 운데라의 빛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강선후는 한숨을 쉬고는 동쪽을 바라보았다.
“신이라는 양반들도 어쩌면 되게 단순하지 않을까?”
“벨라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마.”
“……흐흐.”
강선후는 천공의 기사를 바라보았다. 천공의 기사는 하늘을 바라보더니,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아가기 시작했다.
“기사님! 이번엔 고마웠어요!”
「아직 내 의무는 끝나지 않았다.」
기사는 뒤를 돌았다. 틈새가 벌어진 투구 안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 표정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네가 왕국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니까.」
“기사님도 황금의 왕국을 그리워하는 거예요?”
「반대다.」
기사는 고개를 돌려서 나아갔다.
정의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계속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나아가며, 집행자의 상은 입을 열었다.
「네가 목숨마저 바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게 황금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황금을 연모하는 이들일 수밖에 없다.」
“……다음에 봐요.”
강선후는 그저 웃고는 렐릭시나의 등에 올라탔다. 그 전에 발치를 빙글빙글 돌며 놀고 있던 존슨을 한 번 쓰다듬었다.
동쪽을 바라보았다. 몰락한 제국의 도시가 있는 방향이었다.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었다.
“돌아가자.”
“응.”
고인물은 이계가 너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