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oo easy to go to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228
228화
ep63. 평범한 인간이 지켜 낸 불꽃 (3)
리리는 한동안 가면을 내려다보았다. 생각이 복잡해 보였다. 그리고 방금, 리리가 한 말에서 이질감을 느꼈다. 뭔가 탐탁지 않은 말투. 혹은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듯한 느낌.
어쨌든 기다려 주기로 했다. 십수 년만에 돌아온 집. 그곳에서 발견한 어머니의 유품에 담긴 건 단순히 황금의 유물 이상의 의미일 테니까.
리리는 한동안 완전한 부동 자세로 가면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도 그래서 힐끗 가면의 생김새를 보았다.
황금의 유물이라기에는 이질감이 들었다. 보통 황금의 유물은 그 카테고리에 걸맞은 생김새를 가졌다. 무슨 말이냐면, 조금은 부담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화려한 일면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런저런 장식이라든가, 황금색 광택이라든가.
하지만 이 가면은 너무 소박했다. 그저 투박한 나무 재질에 하얀색 도료로 말끔하게 칠한 순백의 색깔.
그곳에 뚫린 눈코입 구멍.
정말 이게 끝이었다. 무슨 장식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눈코입마저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도록 의도를 담아 조각한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리리는 문뜩 내 인기척을 다시 한번 느낀 모양이었다. 그리고 리리는 내게 폐를 끼치는 걸 집착적으로 싫어한다.
인도자의 숙명 때문이라는데, 리리는 자신의 삶보다 숙명을 더 중요시 여기는 듯한 태도를 보여 주고는 했다.
‘우리 세상의 삶의 방식이야. 이해 못하는 것도 당연해’
리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리리와 나는 사는 세상이 다르고, 그래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태도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당장 우리 세상의 오백 년 전 사람들과 나의 가치관조차 완전히 다르잖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가자.”
리리는 그래서 지금도, 나의 일정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마음을 억지로 접어 넣었다.
“조금 더 구경하고 가는 게 어때?”
리리는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지금 가면 언제 돌아올지 아무도 몰라. 어쩌면 평생 못 올 수도 있다고. 네 집이잖아?”
가이드를 낀 해외 여행마냥 일정에 치여서 돌아다니는 건 사양이다.
리리가 어렸을 적 살던 집. 내 입장에서도 관심이 없을 리가 없잖아?
“응.”
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내 의도를 자기 멋대로 생각한 모양이다.
2층으로 올라갔다. 디귿자 구조의 복도, 그리고 검은색의 화강암과 비슷한 질감의 벽돌.
창문의 갯수가 적었고, 그나마 있는 창문들도 두꺼운 커튼에 가려져 있었다.
“우리는 햇빛을 좋아하지 않는 종족이야. 아침에 활기차게 일어나서 커튼을 걷고 온기를 즐기는 취향은 아닌 거지.”
그런 종족의 성향이 건축물에서도 느껴졌다.
또각-
또각-
앞서 가는 리리의 발소리가 복도를 타고 이리저리 튕기며 메아리 쳤다. 애초에 이런 현상을 의도하여 설계한 건축물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저택은 군데군데 부서진 가구도 있었고, 찢어진 커튼도 있었지만 습격을 받았다고 하기에는 너무 얌전한 모습이었다. 차라리 어느 순간 모두가 사라지고 폐허로 남은 건축물이라는 인상에 더 가까웠다. 그만큼 차가웠고, 어두웠고, 적막했고, 으스스했다.
이곳의 사람들은 저항하지 않고 얌전히 죽음을 받아들인 걸까?
“부모님은 예언은 중요시 여기던 분이었어. 고대의 왕께서 예언자의 신분을 괜히 만든 게 아닐 거라면서.”
그러면서 리리는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을 어루만졌다. 소복하게 쌓여 있었던 먼지가 그 손가락 끝을 회백색으로 물들였다.
“당신이 듣기엔 별로 좋은 소리는 아니지? 당신은 예언을 싫어하잖아.”
“별생각 없는데?”
“의외네.”
“그게 너희 세상의 문화라면 내 가치관으로 판단할 수 없으니까.”
리리는 내 쪽을 바라보았다. 웃고 있었다. 최근에는 웃음이 많아진 녀석이지만, 이 어둠 속에서의 그 표정에는 즐거움 이외의 감정 비중이 더 높았다.
나는 괜히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냥 판단하지 않고 느끼는 거야. 판단이 들어가는 순간 즐거움은 사라지니까. 그게 내 지론이야.”
“그게 당신이 생각하는 자유야?”
“아마도? 솔직히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매일 말하지만, 저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다. 내가 자유롭다라는 것마저 별로 자각한 적이 없으니까.
그냥 살고 싶은 대로 살 뿐이다.
하지만 이 말의 무게는 리리에게 꽤 무거운 모양이다.
리리는 자유라는 단어를 꽤 무겁게 생각한다. 리리 뿐만 아니라 이계의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다.
숙명에 얽매여 사는 걸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일까?
특히 ‘인도자의 가면’을 찾아낸 뒤 리리는 그 무게에 더욱더 짓눌리고 있는 듯했다. 뭐가 그렇게 괴로운지.
숨기고 싶은 듯 티를 안 내려고 하지만, 맹수의 눈을 보는 것만으로도 의도를 읽는 나를 속일 수는 없으니까.
리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앞장 섰다. 그리고 어떤 큰 문에 도착했다. 양문으로 이루어져 있는 그것은 한쪽이 살짝 열려 있었다. 안쪽 공간이 꽤 넓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 방이야.”
리리는 그렇게 말하며 문을 밀었다.
끼이이익—
길게 울리는 마찰음. 그러고 나서 모습을 드러내는 리리의 방.
큼지막한 침대. 그리고 책상과 여러 가지 보관함. 뱀파이어의 방 답게 작은 창문과 그 위에 두겹이나 겹쳐져 있는 두꺼운 커튼.
넓지만 소박함이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공간.
나는 조금 뻘쭘해서 문 앞에서 서성였고, 리리는 들어가서 추억에 젖은 듯 이것저것을 살펴보고는, 만지작거렸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공책을 펼치더니 얼굴이 살짝 빨게지다가는 다시 덮었다.
…… 일기장인가?
그러던 중, 리리는 자신의 침대 이불 안쪽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
그곳에는 잘 접힌 망토가 들어 있었다.
리리는 펼쳐서 뒤집어썼다. 갈색의 평범한 리넨으로 만든 것 같은 망토.
그런데, 그것을 뒤집어쓴 순간, 리리의 기척이 사라졌다.
분명 눈으로는 보였다. 그런데 그곳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단순히 감각만으로 인지되지 않는다. ‘인기척’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 기척이 완전히 사라졌다.
눈에서 뗀 순간 놓쳐버릴 것 같은 이미지에 나는 놀라서 작게 탄성을 뱉었다.
“……오.”
“언제나 숨어 다녔던 과거의 뱀파이어를 상징하는 물건.”
리리는 그렇게 말했다. 치욕적인 역사의 일부가 담겨 있는 듯한 물건이었다.
리리는 그것을 내게 건넸다.
“답례야.”
나는 리리에게 그 물건을 받아 들었다.
그 뒤, 우리는 저택에서 나갔다.
“이 정도로 괜찮겠어?”
“이제 됐어.”
리리는 뒤 돌아 저택을 바라보았다.
“과거니까.”
리리가 괜찮다면 괜찮은 거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비탈길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예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리리도 상념에서 벗어나 순식간에 달려와 저 아래를 바라보았다.
“……숲이.”
얼어붙은 숲.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조각하며 만든 것 같았던 그 풍경이 말 그대로 눈 녹듯 사라져 있었다.
대신에 그곳에 자리 잡은 건, 새파란 숲이었다.
리리가 어렸을 적 보고 자랐다는 그 숲.
숲 가운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 있었다. 불사조의 온기를 품은 특별한 물이었다.
노미나 산맥의 심장에서 뿜어지는 더운 피는 사방으로 퍼져 나가 산맥을 덥힌다.
“가자.”
“응.”
적막한 저택 내부에서 자연스레 내리깔렸던 우리 둘의 목소리가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나는 저택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렐릭시나의 고삐를 잡고 달려가듯 아래로 내려갔다.
우리는 이제 이전의 냉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숲 안으로 들어갔고, 숲의 중심에서 뻗어 나오는 작은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그 가운데, 물줄기를 끊임 없이 뿜어내는 노인의 심장에 도달했다.
이전의 위용을 숨기고 심장 위에 얌전하게 앉아 있는 순수한 불꽃의 새. 불사조는 나를 바라보았고.
“……아.”
그 아래에 선 채 불사조를 올려다보고 있는 넝마주이나 다름없는 모습을 한 남자는 우리를 바라보고 미약한 목소리를 내었다.
“……불사조의 기사.”
“그렇게 거창하게 말하니까 좀 그런데.”
머레이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내게 꾸벅 절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많이 고마워하진 마세요. 뭐 큰 노력한 것도 아니니까.”
이건 정말 빈말이 아니다.
내가 한 거라곤 리리의 저택을 찾아 이곳까지 온 고생밖에는 없으니까.
“제 고통을 끝내주시지 않았습니까.”
“고통스러웠나요?”
나는 그에게 물었다. 물론 고통스러웠겠지.
그는 내 의도를 파악하고 말했다.
“영광스러웠습니다.”
“바로 그거지.”
나는 그 대답이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우리 세상에서는 낯뜨거워 모두가 외면하는 말이다.
“명예로운 행동이었어요.”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는 이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다.
나는 그게 좋다.
뒤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던 리리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머레이는 내 뒤에 서 있는 그녀를 바라보더니 웃었다. 그 머리카락과 수염 사이로 엿보이는 미소를 보니, 십수 년 전에는 꽤 잘생긴 사람이겠구나 싶었다.
“……아가씨.”
“나를 알아보겠어요?”
“어떻게 제가 아가씨를 잊겠습니까.”
“…….”
머레이의 미소는 더욱 진해졌다.
마치, 가출한 자식의 성장한 모습을 목격한 부모의 모습이었다.
매번 말하지만 리리의 과거는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리리의 부모는 단순히 신카의 가주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하게 자라 주셨네요.”
“……덕분에.”
* * *
나는 둘이 많은 대화를 나눌 줄 알았다. 아예 여기서 며칠 묵어야 할 수도 있겠다는 계산도 했었지.
하지만 의외로, 둘의 대화는 여기에서 딱히 더 길게 늘어나진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는데.
“신카의 숙명을 잘 이행하고 계시는군요.”
“그게 모든 일의 목적이니까.”
그놈의 숙명 때문이다.
머레이는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운명의 장난 같습니다.”
“왜?”
“전대 인도자의 상, 도이나 신카께서는 불사조의 둥지지기와 가정을 꾸리셨습니다. 그런데, 또 인도자와 불사조의 둥지지기가 짝을 이루었군요.”
“……그런 거 아니야.”
“아, 그렇습니까. 제가 무례하게 오해를 했군요.”
“정말 아니니까.”
리리는 단호하게 그렇게 말했다. 이럴 때만큼은 그 나잇대에 걸맞은 성격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네. 나도 머레이처럼 웃음이 나왔지만 참았다. 나중에 잔소리 듣지 않으려면 그래야 하니까.
우리는 다시 짐을 쌌다.
도시로 돌아가는 길은 쉽지 않겠지.
나는 떠나기 전, 불사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너희들은 전설로만 기억되기를 원한다며?”
불사조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지 말고, 그 헌신을 세상 모두에게 알리는 건 어때?”
불사조는 말했다.
그건 규율에 얽매이지 않은 인간으로서 하는 말인가, 불사조의 기사로서 하는 말인가.
“기사의 서약으로 너에게 내 가치관을 강요할 생각은 없어.”
불사조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에 잠겼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그 뒤로 우리는 떠났다.
“저는 남아서 신카의 영지를 지키겠습니다.”
머레이는 불사조와 숲을 바라보며 말했다.
“불사조 기사의 종자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머레이가 이곳에 남는다면, 최소한 신카 영지로 돌아왔을 때 우리를 맞이해 줄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니까.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 * *
우리는 그 뒤, 귀환의 여정을 밟았다. 다시 산맥을 넘고, 눈보라와 혹한을 태양의 돌로 견뎌 내고, 변덕이 심한 노미나 산맥의 지형을 돌파했다.
그렇게 협곡에 도착했고, 불의 장벽을 넘은 뒤 평야를 달렸다.
그렇게 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이상함을 느꼈다.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대부분 성벽 밖에 거처를 마련하고 살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하나같이 모여 웅성대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혹시 무슨 문제에 휘말릴까 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사람들의 사이를 지나쳐 솔라의 성문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귀이이이인—!”
대체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연맹의 사람들이 먼저 나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멜리아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올리버는 안경을 손으로 잡은 뒤 꾸벅 고개를 숙였고, 엘리엇은 그 작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며 크게 내 호칭을 외쳤다.
“아니, 하나도 안 다치다니. 정말 탐험을 다녀온 게 맞소?”
“안 다치기는. 동상에 몇 번이나 걸렸어요.”
“고생하셨소.”
“여기 사람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엘리엇이 간단하게 설명했다.
“근처 숲과 산에서 짐승들의 활동이 폭증했소. 그리고 작물들의 성장 속도도.”
“맹수 피해가 늘긴 했지만 동시에 사냥꾼들이 굉장히 신이 났더군요. 우리 연맹 주점에 몰려든 사냥꾼들이 의뢰를 달라고 엄청난 성화를 부리고 있습니다.”
아멜리아가 물었다.
“혹시…… 불사조를 만나고 오신 건가요? 귀인께서 무슨 일을 한 게 아닌가. 그것부터 떠오르더라고요!”
이들의 눈빛은 반짝거렸다. 나는 이들이 내게 무슨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지?
우선 여기 우두커니 서서 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들에게 우선 들어간 뒤 천천히 모이자고 이야기를 할 참이었다.
그 순간.
“……?”
리리가 먼저 뒤를 돌았다. 아주 미약한 열기가 뒤통수에서 느껴졌다. 아마 뱀파이어라 열기에 대해서는 나보다 예민한 모양이었다.
나도 뒤를 돌아봤다. 그 직전에, 연맹의 사람들 눈에 주홍빛의 무언가가 반사된 모습을 보았다. 그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귀를 돌아보자, 불꽃이 보였다.
남쪽으로 펼쳐진 노미나 산맥에서부터 시작된 불꽃이 이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창공을 두 개로 나누는 불의 길.
그 길을 만들어 내는 거대한 불꽃은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태양이다!”
“창공을 비행하는 태양!”
여기저기에서 외침이 들려왔다.
창공을 비행하는 태양. 어떤 설화 속에 적혀 있는 전설인가?
그게 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걸 정확히 표현하고 있는 문구인 건 분명했다.
창공을 비행하는, 태양이 되고자 하는 생명의 새.
불사조가 하늘을 두 개로 가르며 날아오고 있었다. 불사조가 만드는 불꽃의 길은 사라지지 않고 지평선 저곳부터 이어져 천천히 하늘을 퍼져 나가고 있었다.
나는 불사조를 올려다보았고, 불사조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나 쪽팔리게 하려고.
불사조는 말한다.
헌신을 드러내라 말하지 않았냐고.
나는 그 말에 웃어 버렸다. 왠지 한 방 먹은 기분이네.
불사조는 제 부리로 날개를 헤집었다. 불꽃이 불꽃을 헤집는 모습. 그리고 이어서, 내게 고개를 내려 무언가를 건넸다.
손바닥 위에 손가락 길이의 마름모꼴 붉은색의 휘장이 놓여졌다.
불사조는 말했다.
네 헌신의 상징.
둥지기기 기사의 휘장이다.
온 세상이 네 헌신과 명예를 알게 하리라.
불사조와 둥지지기는 더 이상 전설 속의 이야기로 남지 않으리라.
고인물은 이계가 너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