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oo easy to go to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48
48화 ep 19. 동쪽, 중간 여행길 (1)
***
“···그 엘프는 방랑자의 상이었어.”
“지배자 중 하나라는 뜻이지?”
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랑자의 상은 한곳에 머물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나. 항상 떠돌게 되는 대신 어디에 머물러도 그 문화를 빠르게 습득하는 재능을 가지게 돼. 그런데···.”
리리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았다.
“그 상이 엘프에게서 발현되다니.”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엘프는 언제나 머물고 은둔하고 싶어 하는 종족이니까.”
“···그건 뭔가 불쌍한데.”
머물고 싶어 하는 종족에게 머물지 못하는 운명이 덮어 씌워지다니.
그거 꽤 괴로운 거 아냐?
우리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황무지를 가로질렀다. 조금씩 해가 뜨며, 대지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메마른 흙을 밟는 소리가 발목을 타고 올라왔다. 종아리를 스치는 황록색의 잔풀들이 느껴진다.
황무지를 걷는 동안, 리리는 서지아에게서 받은 황동색 열쇠를 빤히 바라보았다.
리리의 과거는 좋지 못하다. 왕국이 멸망하고, 인도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지배자를 찾기 위해서 세계를 방랑했다고 했다.
같이 지내다 보니 여기까지는 알게 되었으나, 구체적으로 묻지는 않았다. 남의 과거를 캐묻는 걸 딱히 즐기는 편은 아니었으니까.
“어머니가 너한테 숙제를 건네주셨네.”
리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가문의 지하실에 대체 뭐가 있는 걸까?”
“가보면 알지 않겠어?”
리리는 내 쪽을 고개를 돌렸다. 항상 보여주는 뚱한 표정에는 그때그때 다른 감정이 담겨 있다.
“가 줄 거야?”
“나중에 기회 되면. 그리고 못 갈 건 뭐 있어? 나한테 무슨 손해가 있다고.”
“당신은 황금의 왕국을······.”
말을 끊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리리.
“그러네. 당신한텐 딱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구나.”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 버뮤다 숲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게 보였다.
황무지가 끝나고 숲의 영역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거다. 저걸 넘어가면 산맥이 있겠지.
산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새벽의 찬 공기와 만나 내려앉은 안개가 이 풍경의 무게감을 더하고 있었다.
그 품에 안긴 버뮤다 숲은 이전보다 훨씬 더 신비롭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날씨 좋네.”
“비만 안 왔으면 좋겠는데.”
리리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탐험이라는 말은 때에 따라 퍽 거창하게 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탐험이란 막상 해보면 대부분 인내로 이루어진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대충 어림잡아서···. 20일?”
“······.”
“숲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데만 20일이야. 계곡을 넘어간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서. 왕복을 생각하면 두 달도 봐야겠지.”
리리는 아무렇지 않게 납득하는 듯했지만, 작게 한숨을 쉬는 소리가 내 귀에는 다 들렸다.
이처럼 탐험은 대부분 걷는 게 전부다.
거기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면, 많은 사람이 가슴 속에 로망만 품고 집에서 떠나지 못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즐거움을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장 버뮤다 숲만 해도, 이전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잖아?
“오.”
멀리에서 볼 때는 눈치채지 못했다. 평소와 같이 황무지 한가운데에 펼쳐진 짙은 녹림으로만 보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다가갈수록 풍경은 다채로워졌다. 우리가 본 건 나무마다 앉아 있는 작은 파랑새의 대규모 무리였다.
“철새인가?”
리리가 말했다.
이계에도 계절이 있다. 물론 지구와는 그 방식이 전혀 다르지만. 그렇다면 아마 철새들도 있겠지.
하지만 이건 철새가 아니었다.
“이건 무역이야.”
“···무역?”
“숲이 이 새를 이용해서 외부의 다른 숲과 거래하는 거야. 새들은 그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대신, 각 숲에게 안식처와 먹을 걸 제공받아.”
새를 바라보는 리리의 시선에 놀라움이 스며들었다.
이 작은 파랑새들은 멀리 떨어진 다른 숲에서 광석, 금속 가루 등을 몸에 잔뜩 묻힌 뒤 이곳에 흩뿌린다. 거기에 적합한 깃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꽃가루를 묻히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수분을 도와주는 꿀벌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숲은 그렇게 제공받은 소재를 씨앗 삼아서 자신의 구성요소를 다양화한다.
때에 따라 파랑새는 다른 곳에서 섭취한 양분을 일부 배설하기도 한다. 이는 흙에 스며들어 숲의 에너지가 된다.
이처럼 황무지에 고립된 숲이더라도 다른 숲과 교류하여 서로의 약점을 보완한다.
“버뮤다도 이제 많이 컸네.”
이전까지만 해도 이런 행동을 할 여력이 없는 녀석이었다.
기생체에 감염되는 위기를 극복하고 난 뒤, 한층 더 성장했다는 의미겠지.
더는 유년기라고 부를 수 없는 꽤 그럴싸한 숲이 된 거다.
이제는 이 숲을 건너기 위해서 따로 의식을 치를 필요까지도 없다.
“오랜만이지?”
그렇게 마주 인사하고, 입장하면 될 뿐이다.
나무가 기울며 자리를 내어주고 풀이 고개를 숙이며 길을 만들어준다.
버뮤다 숲이 나를 위해서 하는 행동은 리리의 눈에는 하나같이 신기해 보이는 모양이었다.
“메에에—.”
붉은 털을 가진 숫양이 내게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버뮤다 숲은 그저 경유지일 뿐이었다. 산맥을 넘어가기 위해 가로지르는 경유지.
하지만, 나는 다른 계획을 실행해보기로 했다.
“나 부탁 하나 할게.”
“메에에—.”
여기 바로 옆에 산맥이 하나 있지? 우리가 지금 그쪽으로 갈 거거든?”
그러자 땅에서 넝쿨이 솟아오르며 한쪽을 가리킨다.
‘이쪽?’이라고 묻는 듯한 느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 계곡을 통과할 거야. 지도를 보니까 그 계곡 내부에 작은 숲이 하나 있는 것 같았는데.”
“메에에에—.”
“그 숲한테 이야기 좀 해줄래? 인간 하나 하고 뱀파이어 하나가 도착하는데, 아무 짓도 안 할 테니 통과를 허락해달라고.”
그와 동시에 파랑새 하나가 붉은 숫양의 뿔에 살포시 앉았다.
눈을 똥그랗게 뜬 새는 고개를 몇 번 까닥거리더니, 붉은 털을 살짝 뽑아서 날아올랐다.
숲이 사용하는 전서구인 셈이지.
리리는 내가 숲과 대화하는 모습을 뒤에서 빤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인간이 숲과 교류를 하다니··· 매번 볼 때마다 말도 안 돼.”
그런가.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숲이란 놈들과 대체 몇 년을 치고받고 싸웠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으니까.
“혹시, 직계 조상 중에 엘프가 있어?”
“아닐걸.”
“그럼 진짜 말도 안 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리리가 하는 말에 대해서는 난 잘 모른다. 이계인들에게 이런 행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니까.
그래서,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할 뿐이잖아?
“가자. 이제 장벽까지는 딱히 거슬릴 게 없을 거야.”
***
며칠동안 강선후는 쉼 없이 움직였다. 그렇다고 휴식을 거르는 법은 없었다.
애초에 마음이 급한 사람이 아니었다. 계곡에 처음 진입하는 시점, V자로 갈라진 그 장관을 보았을 때, 강선후는 한낮에 바로 그곳에 모닥불을 피웠다.
“여기서 일몰 보면 멋질 거 같지 않아?”
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사람이었다. 강선후는.
지배자의 상을 타고난 이들은 누구나 관계없이 왕좌에 대한 열망을 품게 되었다. 그 욕구가 무의식 뒤편으로 넘어가 있을지라도, 아예 없는 경우는 없었다.
최소한 리리는 그렇게 배웠다.
그런데, 강선후는 진심으로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였다.
왕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두 눈으로 왕좌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방향성이 이상한 열정을 원동력으로 삼았을 뿐이었다.
그들은 계곡으로 진입했다.
아주 성격이 나쁜 숲이 점령한 계곡.
안 그래도 계획을 짤 때 몇 번 이야기가 나온 사항이었다. 계곡에 생긴 숲은 딱 봐도 나이가 어리거나 규모가 왜소해 보였으니까.
강선후는 이 부분에 대해서 꽤 걱정했다. 모든 숲이 버뮤다처럼 대화가 통하는 것도 아니고, 예민한 숲은 엘프에게도 다짜고짜 공격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으니까.
‘이건 내가 알아서 해볼게.’
결국, 이런 식으로 가볍게 넘겼다. 무언가 방법이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과감한 행보가 가끔은 두렵기도 했다. 강선후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리리가 짊어진 인도자의 의무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셈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강선후를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
“···목숨을 거는 사람은 아니었네. 당신은.”
“응?”
“아무것도 아니야.”
모두가 강선후를 무모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건 리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강선후는 항상 해결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저 설명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이 그 뜻대로 흘러갔다.
강선후가 무모한 게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이들이 무지했을 뿐이었다.
포식자의 운명을 타고난 인간.
이 인간이라면 정말로 가문의 숙명을 이끌어주는 선도자가 되어줄 수 있을지도.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 것 같았다.
계곡을 지났다. 눈앞을 가로막은 가시덤불을 콜드 포레스트로 베어내며 전진했다. 산의 정기를 머금은 물을 마셔보았다. 밤에는 모닥불 앞에 앉은 채 떨어지는 별을 보며 성좌의 추락을 애도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도착했네.”
“와, 진짜 엄청 큰데?”
둘은 저 멀리, 땅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마력의 벽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베어낼 기세로 솟아오르는 그 벽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참 먼 거리임에도 아찔한 현기증이 느껴져 코를 막았다.
벽은 희미한 녹색 빛을 발하고 있었다. ‘꿈의 악마’가 가지고 있는 바로 그 성분이었다.
환각의 마력을 품고 있는 대지, 그 응축된 마력이 뿜어져 나오는 지형.
대륙의 각지를 격리시킨 주범.
‘장벽’이 바로 저 앞에 있었다.
“으윽···.”
리리는 몰려오는 현기증을 견디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강선후가 어깨를 잡아주지 않았다면 쓰러질 뻔했다.
이 정도 거리에서도 이런데, 통과는커녕 가까이 다가갈 수나 있을까?
강선후는 안주머니에서 사각의 금속 케이스를 꺼내 열었다.
그 안에서 궐련 두 개를 꺼내 하나를 리리에게 내밀었다.
리리는 잠시 그걸 들고 있다가 강선후를 따라서 입에 물었다.
“모스mohs.”
궐련 끝에서 하나씩 피어오르는 불씨.
리리는 강선후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가 하는 대로 길게 빨아들였다.
그리고.
“흡, 콜록, 콜록! 우에···.”
강선후는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조금만 참아. 최소한 접근은 해야 하니까.”
리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억지로 궐련의 연기를 빨아들였다.
처음에는 매캐한 느낌을 견디기 힘들었지만, 몇 번 빨아들이자 조금씩 정신이 또렷해지는 게 느껴졌다.
장벽을 바라봄으로써 생기는 현기증이 사라졌다. 아니, 그 이상으로 명료해졌다.
이 궐련이 가지고 있는 연금술 효과였다.
둘은 장벽에 근접했다.
리리는 또렷해진 정신으로 그 장대한 자연 현상을 올려다보았다.
눈에 보일 정도로 강대한 마력의 흐름. 빨려 들어간다면 그대로 속절없이 목숨을 잃을 거라는 확신과 두려움.
몰려오는 해일이 낼 것 같은 소리가 이곳 전체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땅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저 마력의 분출 때문이 아니라 그 소리가 만들어내는 진동 때문이었다.
“···무서워.”
리리의 유일한 감상이었다. 아무리 특별한 영혼을 가졌을지라도, 필멸자는 신의 뜻이 실체화된 대자연 앞에서는 초라한 촛불과도 같은 존재였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진짜 아찔하게 생겼어.”
강선후는 그 거대한 존재 앞에서도 당당한 촛불이었다.
“여기 어디에 있을 텐데.”
강선후는 과감하게 장벽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 폭풍 같은 흐름에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찾았다.”
강선후가 찾은 건 조약돌이었다.
유리보다도, 바다보다도 투명한 조약돌.
이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응축되어 고형화된 조약돌이었다.
“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거야?”
“이 장벽은 환각 효과라서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긴 할 거야. 어제 본 그 엘프도 그렇게 지나쳐 왔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강선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죽을 수도 있지. 쇼크가 올 수도 있고, 살더라도 기억상실증에 걸릴 수 있어. 그 엘프도 이곳을 넘고 기억 일부가 사라졌다고 하니까.”
궐련이 환각을 막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게 뻔했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강선후는 조약돌로 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묻지 않아도 룬 문자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이제는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었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선후가 그리는 마법진이 평소보다 몇 배는 크고 더 복잡한 모양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리리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궐련의 냄새가 녹아든 침은 목 뒤에 쓴맛을 남겼다.
조약돌의 기운으로 그린 룬 문자는 그 자체로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다.
언어 그 자체로 힘을 가지고 있는 룬이, 마력마저 머금었다.
리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신비를 느꼈다.
룬이란 자연의 이치에 의지를 불어넣는 하나의 명령어.
그리고 마력이란 대자연이 내뱉는 에너지의 부산물.
즉, 마력과 룬 언어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런데, 강선후는 지금 그 둘 사이의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마법진은 처음 보는 구조였다. 룬이 맞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기존의 규칙에서 많이 벗어난 형태였다.
하지만 룬의 이치는 이제 막 어린 티를 벗은 리리가 이해하기에는 깊고 다채로운 법. 리리는 그 사실을 잊지 않을 만큼 겸손했다.
그래서 그저 지켜보았다.
강선후가 마법진의 가운데에 손바닥을 놓고 눈을 감을 때까지.
카츠kaahz.
모든 룬 문자를 시동할 때 쓰는 공통적인 단어.
너무나 당연히, 강선후의 입에서 이 단어가 튀어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
리리는 이 순간 강선후가 내뱉은 단어를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비슷한 발음으로 치환해서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많은 언어가 귀족의 언어와 평민의 언어로 나뉘듯, 룬도 마찬가지였다.
강선후가 외는 단어가 그랬다.
보통의 필멸자는 듣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룬의 단어.
리리는 이게 뭔지 배운 적이 있었다.
“···엘 루나el runa.”
공용어로, 왕의 언어.
왕의 명령을 받은 우주의 법칙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눈앞의 장벽 역시 그랬다.
녹색으로 희미하게 빛나던 장벽의 한 가운데서부터, 푸른 빛이 발하기 시작했다.
그걸 중심으로, 좌우로 갈라졌다.
강선후와 리리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균열.
장벽에 문이 열렸다.
“···당신.”
“응?”
자리에서 일어난 강선후가 뒤를 돌아보았다.
“왕···족이었어?”
“아니?”
“근데, 대체 그 언어를 어떻게······. 그건, 그건 정말로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룬이잖아? 새삼스럽게 뭘 그래?”
강선후는 자신이 왼 단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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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9. 동쪽, 중간 여행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