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18
주혁이 팔짱을 낀 채, 검지로 팔뚝을 때리며 트렁크 열린 심황석의 차를 유심히 바라보며 생각에 빠졌다.
황실장과 10분이 넘도록 뒤져봐도 나오는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 잘못짚었······음? ’
바로 그때.
주혁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 여기. ”
트렁크 중앙. 여분의 타이어를 넣어두는 공간이었다.
“ 여길 안 봤어. ”
-스윽.
혼잣말을 뱉으며 덮개를 여는 강주혁이었고, 덮개 열린 공간을 옆에 다가와 내려다본 황실장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 타이어를 두는 곳에 파우치라. ”
공간에는 여분 타이어와 구석진 곳 빈틈에 세면도구나 넣어 다닐 법한 검은색 파우치가 껴 있었다. 언뜻 봐도 숨겨놓은 듯한 자태였다.
-지지직.
주혁이 껴 있는 검은색 파우치를 집어 지퍼를 열었다.
-달그락.
그러자 파우치 안에 잠들어있던 물건들이 서로 부딪히며 소음을 냈고, 파우치 안 물건들을 보며 황실장이 말을 이었다.
“ 주사기, 라이터, 그리고······얼음. ”
파우치에는 여러 개의 주사기와 터보 라이터, 손가락 세 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작은 지퍼백.
그리고 그 지퍼백 안 아주 작은 얼음이 들어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의 투명 알갱이들이 들어있었다.
언뜻 보면 세공되기 전 다이아몬드 같은 모습.
손가락 세 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작은 지퍼백은 대충 봐도 10장은 넘어 보였는데, 그중 2장은 비어있었고 8장 정도에는 투명 알갱이가 채워져 있었다.
내용물을 확인하곤 주혁이 황실장을 쳐다봤다.
“ 이걸 얼음이라고 부릅니까? ”
“ 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그 수많은 은어 중 하나입니다. ”
“ 어쨌거나 이건 제가 생각하는 그게 맞다? ”
“ 마약 전담이 아니었던 제가 봐도 이건 확실합니다. 마약이 맞습니다. ”
황실장의 확답을 들은 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파우치를 내려다봤다. 그런데 가장 깊숙한 곳에 무언가 흰색 물체가 보였다.
“ ······? ”
고개를 갸웃한 주혁은 파우치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흰색 물체를 끄집어냈다. 3번 정도 접힌 손바닥만 한 쪽지였다.
꽤 오랫동안 안에 박혀있었는지 여기저기 때가 타 있었다.
-팔락.
파우치를 잠시 황실장에게 건넨 주혁은 곧장 3번 접힌 쪽지를 펼쳤다.
-010.······
쪽지에는 급하게 적었는지 글씨가 꽤 날림이었긴 했지만, 어쨌든 대각선으로 핸드폰 번호가 적혀져 있었다.
“ 핸드폰 번호라······ ”
짧게 읊조리며 쪽지를 빤히 바라보던 주혁은 이내 생각이 있는지, 쪽지를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당장은 심황석 감독 처리가 먼저였다.
주혁이 황실장을 보며 입을 열었다.
“ 황실장님. 신고하세요. 마무리하시죠. ”
며칠 뒤.
여론이 시끄러워진 것은 사건이 터진 다음 날 밤부터였다.
『충격! 영화감독 심황석, 워크샵 펜션에서 대놓고 마약을?』
『영화계 어쩌나? 심황석 감독, 제작사 팀장과 보란 듯이 마약 투약』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품들/ 사진』
『심황석 감독 지인 “꽤 오래전부터 상태가 이상했다.”』
『선명하게 보이는 심확석 감독 팔뚝에 주사 자국/ 사진』
『이번에도 강트맨이 잡았다! 최초 신고자는 강주혁』
『심황석 감독이 들어간 영화, 촬영 올스톱. 공중분해 가능성↑』
-어후. 시벌 약쟁이 새끼들 다 뒈져버려라.
-와 강주혁ㄷㄷㄷㄷㄷ 강트맨 레베루보소.
-존나 역겹네. 워크샵에서 약을 빠네.
-아니 심황석 저 새끼 원래 소문 더럽지 않았음?
-ㅈㄴ 여자 밝힌다는 찌라시가 있음.
-여자 밝히고 마약이라…걸러야 할 1순위
-그래서 저게 누군데?
-저 새끼 영화에 들어간 스텝들은 뭔 죄임?
-ㄷㄷㄷㄷㄷㄷ워크샵에서 약을 빨아? 간 큰 거 보소. 강트맨 오지네 진짜.
심황석 감독의 이름은 순식간에 실검에 모습을 드러냈고, 당일에는 마약 관련 키워드들로 실검을 장악했다.
대놓고 워크샵 장소에서 마약을 했다고 퍼졌고, 증거도 확실했다.
인생이 끝난 거나 다름없었다.
거기다가 심황석 감독과 관련된 모든 곳이 피똥을 쌌다.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 등. 작품이 거의 촬영 직전까지 진행됐던 영화 폭풍은 엎어진 거나 다름없었다. 폭풍에 투자됐던 돈부터 인력까지 모두 공중분해가 됐다.
추가로 이 범행에 가담했던 강필름 캐스팅 팀장 덕에 강필름 제작사는 뿌리부터 흔들렸다. 나름 필모를 쌓아왔던 제작사였지만, 대중들의 철퇴는 자비가 없었고, 연기처럼 기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렇게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정신없는 주말이 지나, 27일 아침.
주혁이 월요일 아침부터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 추민재 팀장과 강하진을 호출했다. 상석에 강주혁이 앉고, 그 옆이 추민재 팀장, 오른쪽이 강하진이었다.
“ ······ ”
“ ······ ”
이들은 세상에 밝혀진 심황석 감독의 만행이 자행된 현장에 있었다는 것 자체 때문에 꽤 충격을 받은 눈치였다. 평소 긍정 파워를 뿜어내는 추민재 팀장마저도 눈에 힘이 없었다.
“ 왜 그렇게들 힘이 없어. ”
주혁이 포문을 열자, 추민재 팀장이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잡으며 신음했다.
“ 그······펜션에서 마약을 빨다니. 근데 거기서 내가 잠을 쳐 잔 거냐? 나를 해고해 사장님. ”
“ 안돼. ”
픽 웃으며 대답한 주혁이 강하진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그저 말없이 책상 위에 있는 잔뜩 닳은 폭풍 시나리오를 작은 손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 하진씨. ”
“ ······ ”
“ 하진씨. ”
“ ······네. 네?! 아, 네. ”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정신이 딴 나라에 있었다.
“ 괜찮아요? ”
“ 아, 네. 처음 기사를 봤을 땐, 놀랐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촬영 전에 밝혀져서 다행이에요. ”
주혁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 하진씨. 저번에 무비트리에서 보내준 시나리오 분석하고 있어요? ”
“ 네. 폭풍이랑 같이 하고 있었어요. ”
“ 무비트리 것. 하고 싶어요? 난 솔직히 지금 다시 보니까 좀 별로라서. 까내고 딴 거 할까요? 시나리오는 들어오니까, 편하게 까내도 돼요. ”
일부러 약간의 거짓을 포함해서 강하진에게 묻자,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눈을 크게 했다.
“ 네?! 벼, 별로셨어요? 아, 그런데. 그. 괜찮지 않아요? 저는 엄청. 아니. 재밌긴 했는데. 그게. ”
당황했는지 횡설수설을 시작했다. 분명 작품을 욕심내는 배우의 모습이었다.
“ 그럼 차기작은 그걸로 가도 괜찮겠어요? ”
“ 네네네. 그때 송사장님이랑도 만났는데, 출연을 고사하면 슬퍼하실 거 같아요. ”
뜬금없이 마음에도 없는 송사장까지 등장시키며 작품 사수를 시작한 강하진을 보며 주혁이 미소지었다.
-스윽.
이어서 강하진의 시선이 다시 폭풍 시나리오로 내려갔다. 누가 봐도 헤어지기 아쉬운 인연 같은 눈빛. 그런 그녀를 잠시간 바라보던 주혁이 말을 이었다.
“ 그 시나리오는 이제 버려도 되는데. ”
“ 네? 아. 그렇긴 한데······ ”
말끝을 흐리는 강하진을 보며 주혁이 몸을 가까이했다.
“ 솔직히 한번 말해봐요. 지금 마음이 어떤지. 그런 게 전부 연기공부니까. ”
“ ······ ”
몇 초간 말 없던 강하진이 결심했는지, 작은 입을 열었다.
“ 너무 아쉬워요. 자식새끼 보내는 기분이 들어요. ”
“ 자식은 키워봤고? ”
“ 아······그건 아닌데. 그러면 반려동물? 보내는 느낌으로 바꿀게요. 작품을 보내는 게 이렇게 힘든 것인지 처음 알았어요. ”
강하진으로서는 작품이 엎어진 것 자체가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었다. 배우로서 10년만 지나면 작품 엎어지는 거야 비일비재하지만, 그녀는 적응이 안 되는 듯 보였다.
“ 그래도 빨리 잊어버려야겠죠? 다시 살릴 수 있는 작품도 아니고. 죄송해요. 빨리 정신 차릴게요. ”
“ 만약에 그 작품 살린다 해도, 당장은 대중들 눈 때문에 적어도 반년은 지나야 뭐가 돼도 될 텐데. 살린다 치면 그때도 하고 싶어요? ”
“ ······네. 하고 싶기도 하고, 그럼 엄청 좋을 것 같긴 한데. 살린다는 게 불가능하니까. ”
주혁이 웃었다.
“ 난 가능한데? ”
강하진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은 듯. 가만히 듣고 있던 추민재 팀장 역시 놀랐다.
“ 그걸 살려? 어떻게 살려? ”
“ 글쎄. 모르긴 몰라도. 현재로선 나만 살릴 수 있을걸? ”
사실이 그랬다. 폭풍을 살릴 수 없는 이유는 심황석 감독의 만행으로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 말고도, 시나리오가 그 정도로 바닥에 떨어져 종이조각이 되면 2차로 제작하려는 제작사가 없을뿐더러, 투자하려는 투자사도 없다. 배급사도 마찬가지고. 참여하려는 배우도 없다.
모두 절대 모험을 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강주혁은 달랐다. 작품의 미래를 알고 있고, 무엇보다 제작과 투자 그리고 배우까지 모두 내부적으로 가능했다.
즉, 죽어버린 작품에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강주혁이었다. 물론, 작품 자체가 필요 없으면 간단하게 버리면 되지만.
“ 시나리오 하나 버리는 건 쉬워요. 다만, 우리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배우가 죽어가는 작품을 굳이 하고 싶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
“ 네? 정···말요? ”
“ 하고 싶은 건 해야지. 내 배우가 하고 싶다는 작품을 하게 만드는 것도 살리는 것도 내가 하는 일이니까. ”
미소짓던 주혁이 다시 한번 강하진을 보며 물었고.
“ 하진씨. 폭풍. 정말 하고 싶어요? 정말 그냥 버려도 돼. 편하게 말해봐요. ”
강하진의 눈은 어느새 초롱초롱 빛내고 있었다.
“ 하고 싶어요. 사장님. 내년에 들어가든 내후년이든 상관없이. ”
그런 그녀와 잠시간 눈을 마주치던 주혁이 그녀가 왼손으로 움켜쥐고 있던 폭풍 시나리오로 시선을 옮겼다.
“ 시나리오 잘 가지고 있어요. 살려줄 테니까. ”
같은 날 늦은 점심.
폭풍 건이 얼추 정리된 날 점심부터 주혁의 스케쥴은 다시금 정신없이 흘러갔다. 가장 먼저 처리한 부분은 척살의 정산이 있었다.
9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척살은 약 76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다.
이 중 세금과 영화발전기금으로 약 100억이 빠지고, 부율로 300억 정도가 빠진다. 나머지 약 360억 중에서 10%는 배급사의 몫이고, 거기에다 초기 총제작비를 제한다.
대략 250억이 남고, 이걸 투자자들과 제작사가 6대 4 비율로 나눠 갖는다.
즉, 투자 쪽으로 150억이 빠지고 100억이 제작사로 간다. 여기서 강주혁이 척살에 메인투자자 겸 공동제작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 130억. ”
척살로 강주혁에게 떨어진 돈은 130억이 넘어갔다. 2차 판매는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었기에, 앞으로 VOD나 인터넷으로 2차 판매가 시작되면 수입은 더욱 높아질 것이 자명했다.
어쨌든 당장 확인이 가능한 수익은 약 130억이었다.
수입을 확인한 주혁은 세무사와 간단한 미팅 후, 오후부터 송사장과 한식집에서 미팅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추민재 팀장과 강하진이 함께했다.
현재 무비트리 송사장이 제작 준비 중인 작품은 강하진을 주연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1차에서는 간단한 방향성과 남주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몸값 얘기가 나왔다.
“ 강사장님. 이 정도면 어때? ”
송사장이 탁자 위로 예상 계산서를 올렸다. 그 계산서를 추민재 팀장이 끌어와 주혁에게 건넸다.
예상 계산서에는 이것저것 숫자들이 적혀있었지만, 요약하자면 2가지 안이었다.
-2천만 원, 러닝 70원
-2천 5백만 원, 러닝 50원.
사실 강하진이 초기 척살에 출연할 때 받은 출연료에 비하면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그야말로 제작사 무비트리 측에서 강하진을 뜨는 신인배우로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바로 인정하는 것도 재미없는 법. 여기서부터는 지인찬스 같은 것도 의미가 없다. 현실적인 숫자가 오갈 뿐.
뭣보다 송사장은 강하진이 주연으로 나오기를 원하고 있었다. 즉, 금액을 높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 음. ”
주혁이 탁자에 놓인 계산서를 보며 짧게 숨을 뱉었다. 그러자 송사장이 곧바로 치고 들어왔다.
“ 주혁아. 아니, 강사장님. 지금 그거 우리 쪽에서 하진씨가 시장에서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몇 주간 조사해서 나온 거야. 음이 아니지 음이. ”
“ 형. 그건 시장가치지. 하진씨 같은 경우 데뷔작부터 필모가 다르잖아요. 거기다 지금 하진씨만 놓고 보면 안 되는 거 같은데. 뒤에 보이스프로덕션이 있잖아요. 거기다 연기력도 받쳐주는데. 이건 좀 짠 거 같은데요. ”
그러나 주혁이 곧장 받아쳤다. 이건 돈이 급해서가 아니었다. 배우의 몸값은 이미지와 직결되기에 싸게 부르면 그만큼 이미지가 싸지는 것이다.
송사장이 머리를 긁었다. 강주혁의 말이 틀린 소리가 아니었기 때문. 현재 보이스프로덕션 소속 배우들은 그저 배우 자체만으로 파급력이 있는 게 아니었다.
대중들의 머릿속에는 보이스프로덕션과 강주혁이 항상 따라온다. 즉, 홍보 효과가 몇 배나 불어난다는 뜻이었다. 거기다 연기력은 덤이고.
한마디로 강하진은 현재 가성비가 매우 좋다는 말이었다.
“ 후- 그래그래. 한 번 더 내부적으로 논의해볼게. 다음은 남주로 이 정도 보고 있는데. ”
내밀었던 예상 계산서를 집어넣은 송사장이 1차 캐스팅보드를 내밀었다. 보통 처음부터 이렇게 대놓고 주연을 놓고 가면 따라붙은 상대역에 관해 주연배우와 상의하는 일은 꽤 자주 있는 일이었다.
이후, 상대 배우 포함, 여러 가지 얘기가 오간 1차는 약 한 시간 정도 이어졌고, 2차부터는 추민재 팀장과 강하진이 빠진, 송사장과 강주혁 둘만으로 이루어졌다.
“ 투자, 배급은요? ”
“ 아직 시놉, 기획안도 안 돌리긴 했는데. 배급은 입질이 와. 투자는 아직 좀 미미하고. ”
“ 투자 힘들면 말해요. 메인까진 아니라도, 구멍은 메꿀 수 있어. 아니, 뭐 내가 메인을 해도 되고. ”
“ 하하하. 그래. 든든하다 임마. 척살 때 생각나는데? ”
어쨌든 송사장은 이번만큼은 혼자 힘으로 진행하고 싶었는지, 금방 말을 돌렸다.
“ 아, 그리고 감독 계약했다. ”
“ 누구? ”
“ 김필수 감독. ”
“ 김필수? 처음 듣는데? ”
“ 당연하지. 작년에 입봉한 놈이니까. 너 사라졌을 때야. ”
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머릿속에 김필수 감독 이름을 박아넣었다. 최근 심황석 감독 일도 있었느니 뭐든 조심해야 했다. 그리고 송사장 역시 주혁의 마음을 간파했는지 입을 열었다.
“ 감독 프로필 보내줄게. 한번 확인해봐. 자체적으로 확인해봐도 되고. 괜찮은 놈이야. 그리고 제목도 정했다. ”
“ 뭔데요? ”
송사장이 웃었다.
“ 19살 그리고 20살. ”
이틀 뒤, 상암 WTVM 사옥 예술원.
29일 수요일. 만능엔터테이너 2차 녹화. 즉, 연기 부분 예선전 녹화가 있었다. 만능엔터테이너는 초기 신청자만 50만 명이 넘었다. 물론 여기서 그저 호기심에 신청한 사람이 반 이상이었고, 실제로 실력을 다툴만한 실력자는 약 1% 정도로 파악됐다.
이런 어마어마한 신청자가 몰린 이유는 간단했다.
말 그대로 만능엔터테이너. 노래, 춤, 연기를 모두 보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만 잘해도 일단 신청하고 보는 형태였다.
어쨌든 WTVM 예능국이 전부 달라붙어, 50만 명이었던 신청자를 1%인 5천 명으로 줄였고, 거기에서 다시 반을 줄여 2500명까지 추렸다.
이제 남은 것은 2500명을 추려내는 것.
즉, 예선전을 통과시키는 것은 강주혁의 몫이었다. 물론 저 2500명의 신청자를 하루에 모두 정리하는 것은 아니었고, 3주에 걸쳐 주마다 500~800명씩 심사를 보는 스케쥴이었다.
쉽게 말해 연기 부분 예선전 녹화만 3주가 걸린다는 뜻. 춤과 노래 예선 역시 이 3주 안에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연기 부분에서 합격하면 다음 노래로. 노래에서 합격하면 다음 춤으로. 춤까지 합격한다면 예선전 통과.
물론, 어느 특정 참가자가 심사위원의 마음에 쏙 들면 프리패스를 행사해 바로 예선전 통과를 시킬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예선전 첫 번째 녹화가 진행되는 상암 WTVM 사옥 예술원에 풀정장을 차려입은 강주혁이 도착했다.
그러자 입구에서 분주하게 뛰어다니던 스텝이 강주혁을 보자마자 크게 외쳤다.
“ 심사위원 강주혁님 도착하셨습니다!!!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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