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35
강주혁이 회의실로 들어오자, 장황수와 오희연을 제외한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 자, 박수! ”
박한철 PD가 박수를 치자, 모여있던 스텝들 모두가 따라쳤다.
-짝짝짝짝짝!
“ 우리 프로 시청률 11%를 만드신 주역이십니다! ”
“ 사장님. 네티즌 반응 보셨어요? ”
“ 그러니까요. 난리야 난리. ”
스텝들이 한마디씩 강주혁에게 던지며 극찬이 쏟아지는 상황에 주혁은 슬쩍 미소지으며 화답했고, 다음으로 장황수와 오희연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
“ 음. 그래. ”
“ 주혁이 안녕~ ”
간단하게 인사를 던진 주혁이 마지막으로 자리에 앉자, 박수를 치던 박한철 PD가 옆에 서 있던 조연출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조연출이 종이 몇 장을 그에게 건넸고, 박한철 PD가 받은 종이에 적힌 글자를 읽기 시작했다.
“ 요즘 대세인 힐링과 오디션을 접목해서, 보는 내내 미소가 가시지 않았음. 강주혁 비주얼 왜 저래? 나만 늙었네. 시청률 11%? 솔직히 강주혁이 다했다고 본다. 시작이 11%면 막방때는 20%는 찍는 거 아님?, 예전에 봤던 오디션 예능과 다르게 많이 자극적이지도 않고 재밌었음. 강주혁이 심사 보는 예선전 기대 중 등등. 이게 전부 네티즌 반응입니다. ”
-팔랑, 팔랑.
네티즌이 적은 댓글을 읽던 박한철 PD가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흔들었다.
“ 거기다 이건 고작 만능엔터테이너 공식 홈페이지에 걸린 반응입니다. 아시죠? 어제 WTVM 홈피는 약 10분간 서버가 터질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반응이 너무 거세서 저희 어제 다시 한번 전체 회의 소집해서, 밤새웠습니다. 하하하. ”
-스윽.
현재 만능엔터테이너 반응을 알리던 박한철 PD가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본선 관련 회의로 접어들었다.
“ 예선전을 통과해, 본선을 보는 참가자는 총 300명 정도 되고, 이 숫자를 본선 마지막 즈음에 20명까지 줄이셔야 합니다. 일단, 300명에서 100명까지는 심사위원 분들이 직접 줄이실 텐데, 100명부터는 시청자 투표가 약 80%의 힘을 가지게 됩니다. ”
그때 앞에 놓인 자료를 보며 오희연이 질문했고.
“ 그러니까. 여기 적힌 포맷대로 제작진이 내준 과제들을 참가자들이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우리가 심사하면 된다는 거네? ”
“ 맞습니다. ”
강주혁이 거들었다.
“ 자료를 보면 첫 번째 본선 녹화에서 거의 100명은 넘게 걸러내야 되는 걸로 나오는데. 어떤 식으로 진행합니까. ”
“ 아- 이번 주 목요일 첫 번째 본선 녹화 전에도 한 번 설명해 드릴 텐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첫 번째 과제는 그룹 연기입니다. ”
“ 그룹 연기? ”
“ 예. 300명의 참가자를 저희가 임의로 5명씩 그룹을 만들 겁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모두 똑같은 쪽대본을 줄 겁니다. 심사위원 분들은 약 60개 그룹을 평가하게 될 것이고, 상의하에 그룹당 최대 3명까지만 합격시킬시 있습니다. 물론, 한 명도 합격시키지 않아도 됩니다. ”
순간 장황수가 고개를 갸웃했고.
“ 모두 같은 쪽대본을 줘? 그럼 죄다 똑같은 연기가 나오지 않나? ”
“ 맞습니다. 다만, 저희가 만든 쪽대본에는 지문이나 감정표현이 적혀져 있지 않습니다. ”
이해가 빠른 주혁이 결론을 지었다.
“ 즉, 대사 이외에는 백지라는 말이네요. 캐릭터를 입히는 건 참가자 개개인이 해내야 하는. ”
“ 그렇죠. 결국, 300명 참가자에게서 300가지의 다른 연기가 나올 거라 예상합니다. ”
“ 배역은요? 어떻게 정합니까? ”
“ 그룹에게 맡길 예정입니다. 그룹장을 선별하는 과정부터 배역을 정하는 것까지 전부 담아낼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
박한철 PD의 설명에 다들 이해가 갔는지, 강주혁을 포함한 심사위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마디로 배틀로얄.
오직 본인의 능력만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글자 빼고는 텅 빈 대사에 입혀서 배역을 만들어 내는, 모든 미장센(연출)을 참가자에게 맡긴다는 뜻이었다.
또한, 말이 그룹이지 그룹 내에서도 배틀로얄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구도였다.
-툭, 툭, 툭.
어느새 미소까지 짓고 있던 주혁이 앞에 놓인 자료를 검지로 쳐대며 슬쩍 읊조렸다.
“ 재밌겠네. ”
같은 시각, 구흥 고등학교 3학년 3반.
어제 개학식을 마친 구흥 고등학교 3학년 3반 앞 복도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마치 신기한 구경거리라도 있는 양 앞문, 뒷문을 기웃거리거나 창문을 통해 교실 내부를 훔쳐보기 바빴다.
“ 어딨어? 어디? ”
“ 야야. 저깄잖아. 헐. 진짜 개 존잘이네. ”
“ 와, 저 우수에 찬 눈빛 무엇? ”
“ 쟤 공부하는 거야? 근데 공부만 하고 있는데 왜 난 떨리지? ”
그 대부분이 여학생이었다. 물론, 중간중간 남학생들도 껴있긴 했지만, 구경꾼은 거의 여학생으로 채워져 있었고.
“ 민주. 가서 인사해봐. 인사. ”
“ 야야. 미침? 뭐라 그래 가서. 드라마 대존잼이었다 그래? 네가 가보던가. ”“ 근데 진짜 실물 애진다. ”
분마다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당연한 현상이었다. 3반에는 28주, 궁궐로 인지도를 급격하게 끌어올린 김재욱이 앉아있었으니까.
사실, 김재욱은 학교에서 그다지 눈길을 끄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조용했고, 말수도 적었을뿐더러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무표정으로 학교 분위기에 섞이지도 못했었다.
그랬던 아이가 느닷없이 배우로 데뷔해서 나타났다. 거기다 스타일마저 180도 달라졌다.
“ 근데 김재욱 쟤 어떻게 저렇게 한방에 바뀌지? ”
“ 카메라 마사지 받은 거지. 원래 데뷔하고 그러면 개쩔게 바뀌자너. ”
“ 나 28주, 궁궐 볼 때도 잘생겼다 하면서 침 흘렸었는데, 걔가 얜지 진짜 꿈에도 몰랐잖아. 검색해보고 알았다니까. 진짜. ”
여러 여학생이 복도에서 시끄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앞머리가 일자로 잘린 남학생이 끼어들었다.
“ 레베루가 달라서 다가가지도 못하죠? 쫄았죠? 맞죠? ”
“ 닥쳐. 동물 새끼야. ”
“ 야야야. 주먹 올리지 마. 무슨 주먹이 타이슨급이여. 하면서 교실로 쑤셔 넣기! ”
“ 꺅! ”
말장난을 치던 앞머리 일자 남학생이 주먹을 들어 올린 여학생을 억지로 교실로 밀어 넣었다. 덕분에 여학생의 발 스텝이 꼬였고.
-타다닥.
그녀의 추진력은 공부하고 있는 김재욱 앞에서 멈췄다. 여학생이 자신 앞에 멈추자, 김재욱이 말없이 고개를 들어 올려 여학생을 쳐다봤다.
“ ······ ”
“ ······ ”
타의로 인해 김재욱 앞에 선 여학생 역시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때 교실 앞문으로 머리만 빼꼼 내민 여학생의 친구들과 일자 머리 남학생이 용기를 불어넣었다.
“ 민주! 파이팅! ”
“ 인사해. 인사. 민주야! ”
“ 크크. 사진 찍어야지. 개꿀. ”
그 바람에 자신의 얼굴을 가리던 민주라는 여학생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 아, 안녕? 드라마. 재밌더라. ”
“ ······ ”
하지만 김재욱에게서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2초, 3초, 5초. 김재욱은 그저 빤히 여학생을 쳐다볼 뿐이었고, 현 상황을 일자 머리 남학생이 한마디로 표현했다.
“ 씹혔죠? ”
당연했다. 남들이 보기에 김재욱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었으니까. 하지만 김재욱의 속마음은 달랐다.
‘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
어제 개학식에서도 많은 학생이 주변에서 수군거리거나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이렇게 직접 말을 건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김재욱이 고뇌하고 있을 때, 민망해진 여학생 민주가 뒷걸음질을 쳤고.
“ 그, 그럼! 공부해! 방해해서 미안! ”
약간 붉은빛이 도는 양 볼을 감싸며 민주가 몸을 재빠르게 돌릴 때였다.
“ ······아, 안녕. ”
-멈칫.
교실 앞문으로 뛸 준비를 마쳤던 민주가 순간 발을 멈췄다.
“ 어? ”
“ 그······인사했는데. 안녕이라고. ”
조금 늦긴 했지만, 되돌아온 인사에 민주가 커진 눈으로 김재욱을 쳐다봤고, 김재욱은 약간은 어색한 반응에 실수했나 싶었는지, 제 턱을 슬슬 긁었다.
사실, 김재욱은 필사적으로 강주혁이 말했던 것들을 실천 중이었다.
‘ 친구도 사귀고, 학교생활을 즐겨. 여자도 만나고. ’
공부도 공부였지만, 사장님이 던진 미션이 한둘이 아녔기에. 어색했지만, 최대한 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었다.
바로 그 순간.
김재욱의 입이 열리자, 그것이 허락처럼 느껴졌는지 교실 앞문에 머리만 빼꼼 내밀고 있던 민주의 친구들이나 김재욱을 구경하던 학생들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고.
“ 안녕안녕! 악수하자 악수! ”
“ 야! 은근슬쩍 손잡지 마라? ”
“ 사진 찍어도 돼? ”
“ 너 강주혁 실제로 봤어? ”
“ 헤나! 헤나는? ”
순식간에 김재욱은 학생들에게 둘러싸였다. 교실은 기자회견을 방불케 할 만큼 인산인해였다.
“ 쯧! ”
그리고 어디선가 짧게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지만, 시끄럽게 소리치는 학생들 목소리에 금방 묻혔다.
같은 날, 이른 오후.
강주혁이 만능엔터테이너 본선 미팅이 한창일 때 인터넷에 느닷없는 사건이 터지고 있었다.
『GM엔터테인먼트의 수장 황동욱, 탈세 혐의』
『국세청, GM·황동욱 탈세 혐의 포착』
『탈세 혐의, GM엔터테인먼트 세무조사?』
『GM·황동욱 탈세 혐의로 구속영장.』
GM엔터테인먼트의 수장 황동욱 관련 사건이었다. 이상한 점은 너무 급작스레 사건이 터졌다는 점이었다.
어쨌든 이 탈세 사건으로 순간 실검은 GM엔터테인먼트로 도배가 됐다.
1. GM엔터테인먼트
2. 황동욱
3. GM엔터 탈세.
4. 음악방송 순위조작.
5. 순위조작 GM엔터
황동욱은 나름 방송인으로서도 유명했고 거기에 국내 2~3위로 쳐주는 GM엔터였기에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그런데 탈세로 시작된 GM엔터의 사건은 점점 음악방송인 뮤직탱크의 순위조작으로 넓혀지기 시작했다.
『뮤직탱크 측 묵묵부답』
『음악방송 순위조작에 참여한 회사는 GM엔터, 엔조이엔터, NUM엔터.』
『GM·황동욱 순위조작에 탈세까지?』
『GM엔터 소속 걸그룹 엔걸스, 조작으로 1등 했나?』
이게 단 몇 시간 만에 이루진 일이었다. 바싹 마른 장작이 타듯 빠르게 타오른 GM엔터의 사건은 빠르게 타오른 만큼 번지는 속도 역시 엄청났다.
결국, 사건이 터진 지 약 8시간이 지나자 GM 엔터테인먼트가 공식 입장을 내놨다.
『황동욱, GM엔터테인먼트에서 물러난다.』
국내 거물 엔터회사라 그런지 발 빠른 대처를 보여줬고, GM엔터=황동욱이던 시절이 오늘 끝났다.
그리고 늦은 밤.
-탁!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에서 GM엔터 사건을 접한 주혁이 묘한 표정으로 노트북을 덮었다.
“ 황동욱이 GM엔터에서 물러난다라······ 분명 박종주가 GM엔터 지분 상당 부분을 사들였다고 했지? ”
-톡, 톡, 톡.
혼잣말을 뱉은 주혁이 순간 입을 다문 채, 검지로 책상을 때렸다. 생각을 정리하는 듯 보였고.
“ ······ ”
바로 그때 사장실의 노크 소리가 퍼졌다.
-똑, 똑.
-끼익.
“ 어머. 사장님. 바빠? ”
나타난 것은 홍혜수 팀장이었다.
“ 괜찮아. 앉아. 커피는? ”
“ 안 먹을래. ”
“ 난 한 잔 먹어야겠어. 도핑도핑. ”
-취익.
피곤한 듯 이마를 쓸어내리며 커피를 내리던 주혁의 몸이 돌아갔다.
“ 그래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어? 전부 확인해봤어? ”
“ 당연하지요. ”
장난스레 웃으며 홍혜수 팀장이 분홍 다이어리와 종이 몇 장을 꺼냈다.
“ 일단, 마니또를 쟁탈전에 참여한 회사는 JH엔터를 포함해서 이렇게 5곳. ”
말을 마친 홍혜수 팀장이 종이 한 장을 주혁에게 내밀었고, 그 종이에는 JH엔터를 포함해 마니또를 가지려는 회사 이름과 정보가 적혀있었다.
“ 5곳이라. 꽤 많은데? ”
“ 아무래도 그렇지. 사실 마니또가 확 뜬 건 아니지만, 인지도가 없는 건 아니거든. 걸그룹 하나가 그 정도 인지도를 쌓는 게 쉽진 않으니까. 거기다 글쎄? 마니또한테서 뭔가 세일즈 부분을 느꼈겠지? ”
“ 흠. 그래서. 이 회사가 전부 뮤직톡스튜디오, 그러니까 김수열 사장이랑 접촉은 한 거야? ”
홍혜수 팀장이 이번에는 분홍 다이어리를 펼치며 답했다.
“ 한 거 같아. 전부 조건은 오간 것 같고, 여기저기 확인해보니까, 김수열 결정만 남았다는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세세한 조건까지는 확인이 어렵구요. ”
“ 그렇지. 음. 누나가 김수열이라면 어디랑 사인할 거 같아? ”
“ 어머? 나? 어- 나 같으면 JH엔터지. 일단 다른 곳이랑 사이즈부터 다르니까, 조건도 아예 차원이 다르지 않았을까? ”
강주혁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아침 만났던 JH엔터테인먼트 사장 장황수를 떠올렸다.
“ 뭐, 그 양반이 보통은 아니니까. ”
“ 맞아. 사장님이 장황수 사장이랑 작품도 몇 개 했었지? ”
“ 응. 옛날이지만. 한 3개쯤. ”
잠시 과거가 떠올랐는지, 미소 짓던 홍혜수 팀장이 분홍 다이어리를 덮으며 물어왔다.
“ 그런데 사장님. 마니또 애들을 어떻게 할 건데? ”
이어진 주혁의 대답에는 망설임이 없었고.
“ 데려올 거야. ”
담담했다. 마치 결정되기라도 한 듯이.
“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전부 뿌리째 뽑아온다고 해야 하나. ”
대답을 들은 홍혜수 팀장이 ‘못 말려’ 따위의 반응을 던질 때, 주혁이 그녀를 다시 쳐다봤다.
“ 노래는. yellowmoon. 확인돼? ”
“ 김수열이 만든 노래야. 원랜 마니또 다음 싱글로 들어갈 노래였나 봐. 올스톱됐지만. 지금은 시장에 나왔어. ”
“ 즉, 노래를 살 수 있다는 소리네. ”
“ 맞아요. ”
주혁이 팔짱을 꼈다.
‘ 슬슬 움직여야겠는데. ’
사실, 조금 더 애간장을 태우고 싶긴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다. 뭣보다 JH엔터가 끼어있다면 슬슬 등장할 때라 주혁은 판단했다.
“ 슬슬 이변을 등장시켜볼까? ”
“ 김수열이랑 접촉해봐? ”
“ 음. 일단 누나는 yellowmoon노래부터 확보하자. 아마 가격보단 어느 가수한테 줄건 지를 물을 테니, 헤나씨랑 얘기해서. 적당히 헤나한테 줄 노래라고 약을 치자고. ”
“ 내가 노래를 확보하고 있으면? ”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웃었다.
“ 김수열 쪽은 내가 처리할게. 약속만 잡아줘. ”
이틀 뒤, 목요일. 상암 WTVM 사옥 예술원.
만능엔터테이너 본선 녹화 날이 밝았다. 그리고 주차를 마친 주혁이 세트장에 들어섰을 때, 그의 눈이 커졌다.
분명 장소는 예선전을 치른 곳과 같았지만.
“ 힘준 것 봐라. ”
세트장이 180도 달라져 있었다. 마치 전혀 다른 곳처럼, 웅장함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바로 그때.
주혁이 세트장을 빙 둘러보며 구경하고 있을 때, 박한철 PD가 다가왔다.
“ 사장님. 무대 괜찮습니까? ”
“ 괜찮은···정도가 아닌데요. ”
“ 하하하. 감사합니다. 본선이니만큼 세트에도 힘을 줘야죠. 것보다 사장님. 이걸. ”
-스윽.
박한철 PD가 주혁에게 손바닥만 한 큐카드를 건넸다.
“ 이게 뭡니까? ”
주혁이 손에 있는 큐카드를 보며 고개를 갸웃하자, 박한철 PD가 설명을 시작했다. 얼추 설명을 듣던 주혁이 살짝 놀라며 다시 물었고.
“ 제가 말입니까? ”
박한철 PD가 미소지었다.
“ 당연합니다. 누가 뭐래도 사장님이 메인이시니. 그럼 10분 뒤 시작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말을 마친 박한철 PD는 다시금 수많은 스텝들 사이로 뛰어갔고, 살짝 애매하게 턱을 긁던 주혁은 쥐고 있던 큐카드를 펼쳐 훑어보기 시작했다.
잠시 뒤.
본선을 치를 300명 정도의 참가자들이 우르르 세트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다들 가슴팍에 번호표를 붙인 상태였고,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
그들이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세트장은 언뜻 보면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정면에 커다란 무대가 있고, 그 무대를 정면으로 바로 볼 수 있게 세팅된 심사위원석.
그 심사위원석을 중앙으로 양쪽에 참가자들이 채워진 형태였다.
현재는 비어 있는 심사위원석 주변을 채운 참가자들은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경험을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고, 그 모습을 이미 VJ들이 촬영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탁, 탁, 탁, 탁!
세트장의 불이 꺼지면서, 천장에 달린 수많은 조명이 특유의 소음을 뱉으며 정면 무대를 비췄다. 그러자 참가자들이 웅성웅성했고, 그들의 시선은 모두 무대로 집중됐다.
무대에는 암막으로 가려진 상태.
그런데 암막으로 가려진 뒤쪽에서 남자의 음성이 들렸다.
“ 모두. 준비 끝나셨습니까? ”
남자 목소리가 세트장에 울려 퍼지자, 참가자 전원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 와아아아아!!! ”
“ 준비됐습니다!! ”
“ 우오오오오오! ”
-짝짝짝짝짝짝!!!
이유는 간단했다.
익숙한 목소리였기 때문. 어쨌든 세트장이 남자의 한마디로 달아오르자, 모든 카메라들은 저마다 다른 샷으로 무대를 찍기 시작했고.
-촤라라락!
순간 암막이 빠르게 걷히며 남자 한 명이 긴 코트를 펄럭이며 천천히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강주혁이었다.
그러자 참가자들의 환호는 더욱 거세졌고,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치기도 했다. 마치 야구나 축구 경기의 관람객이 열광하며 응원하는 모습과 같았다.
그런 광적인 참가자들을 가만히 둘러보던 강주혁이 쥐고 있던 핸드마이크를 들어 올려 담담하게 입을 열었고.
“ 준비가 끝나셨다면. 시작하겠습니다. ”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 만능엔터테이너의 본선을!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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