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38
이 목소리를 강주혁이 잊을 리 없었다. 지겹도록 들어왔던 목소리였으니까. 다만, 약간은 아랫사람으로 보이는 상대방은 알 수 없었다.
-스윽.
잠시간 책상 위에 올려진 핸드폰을 내려다보던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양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은 채 등 뒤, 넓은 창문을 통해 보이는 야경을 바라봤다.
여러 가지로 정리가 필요했다.
“ ······랜덤박스는 나와 관련된 미래정보만 알려주는 건가? ”
반짝거리는 야경을 보며 주혁이 처음 뱉은 말은 랜덤박스였다. 지금껏 수많은 보이스피싱을 받아왔지만, 랜덤박스는 실버단계로 넘어와서 단 두 번.
따지고 본다면 보이스피싱은 여러 가지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강주혁은 그 여러 키워드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나오는 미래정보에 개입한다.
그리고 이용해 먹는다
하지만 랜덤박스는 말 그대로 랜덤. 키워드 선택 따위 없이 알아서 정보를 던져준다.
“ 그런데······묘하게 나랑 관련이 깊단 말이지. ”
물론, 랜덤박스는 이제 고작 2번 나타났고 앞으로도 계속 확인을 해봐야 정확하겠지만, 랜덤박스는 강화될수록 쓸모가 많을 거라 주혁을 추측했다.
“ 다음은 류진태. ”
얼추 랜덤박스에 관해 정리를 끝낸 주혁은 방금 들었던 음성 파일을 떠올렸다. 분명 류진태였다.
“ 류진태는 현재 교도소에 있어. 그렇다면 이 음성 파일은 누군가 류진태와 면회 중에 나눈 대화? 그럼 이 음성 파일은 어떻게······ ”
주혁이 끝말을 흐렸다. 자신에게 전달된 이 녹음 음성 파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혁은 곧 고개를 저었고.
“ 하긴. 내가 뭐, 생각한다고 보이스피싱에 시스템을 이해할 리 없지. 그리고 당장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
이내 들렸던 음성 파일을 다시 재생하며 차근차근 풀어가기 시작했고, 대화를 듣던 주혁의 입이 열렸다.
“ 밖에 상황을 묻는 거로 봐선 교도소가 확실한 것 같고. 누가 일본에서 죽었다는 거지? ”
그 순간.
“ 아. ”
주혁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빠르게 관통했다.
“ 한국 여성 관광객이 일본에서 사망한 적이 있지 않았나? ”
불현듯 떠오른 기억. 최근 꽤 화제에 올랐었던 사건은 그 일밖에 없었다.
“ 여성 관광객, 류진태. 무슨 관련이 있지? ”
-툭, 툭, 툭.
잠시간 책상을 검지로 때리면서 생각을 정리하던 주혁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 장수림을 척출했을 당시, 류진태는 일본으로 한국 연예인 연습생을 속여 넘기고 있었어······ 이거 설마. ”
순간 그의 머릿속에 엉켜있던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스윽.
이어서 주혁은 다이어리를 꺼내, 무언가를 적다가 음성 파일을 다시 재생시켰고, 류진태의 입에서 박종주의 이름을 나왔다.
순간 주혁이 턱을 쓸었다.
“ 여기서 박종주가 등장한다라······ 류진태가 왜 박종주의 움직임을 궁금해하지? ”
그는 여기서 확신했다.
“ 박종주는 류진태와 최근까지 교류가 있었던 거야. ”
그리고 류진태가 일본의 원숭이 새끼라 칭한 인물. 이 부분에서 주혁은 황실장의 보고를 떠올렸다. 공항에서 박종주와 처음 보는 남자가 찍혀있던 사진.
심지어 박종주가 따까리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 이 원숭이 새끼는 박종주와 공항에서 찍힌 그 남자일 가능성이 커. ”
짧게 읊조린 주혁이 다시 음성 파일을 재생했다.
{ “ 하. 시발. 아예 한국으로 들어왔다? 미친 돈 많은 약돌이 새끼. ······야. 내가 따로 챙겨두라던 자료들, 증거들 어딨어? ” }
이어서 꼬리를 잘랐다는 류진태의 말로 다시금 음성 파일이 끝났고, 주혁이 ‘자료, 증거, 버스사고로 즉사’ 따위의 혼잣말을 뱉으며 다이어리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1분, 3분, 5분······
강주혁이 허리를 펴며 입이 열린 것은 정확하게 10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 잘만하면. 박종주. 잘라낼 수 있겠어. ”
다음 날 아침. 삼성동.
주혁이 아침부터 삼성동 DCS타워에 들렀다.
-탕!, 탕!, 탕!.
DCS타워는 아침 일찍부터 뭔가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공사 진행 중인 DCS타워에 주혁이 들린 이유는 간단했다.
공사업체 측에서 중간평가를 해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띵!
이어서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은 주혁이 5층 버튼을 누르자마자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혔다.
몇 초 뒤.
5층에서 멈춰선 엘리베이터에서 복도로 나온 주혁은 눈 앞에 펼쳐진 드넓은 광경에 웃음부터 나왔다.
“ 광주 사옥이랑은 사이즈부터 틀리네. ”
복도부터 시작해서, 사무실 등등이 광주 사옥에 비하면 약 1.5배는 커 보였다. 새하얀 벽, 전부 열려있는 창문, 곳곳에 붙어있는 비닐, 코를 찌르는 페인트 냄새.
현재는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간들이지만, 이 넓은 공간에 곧 이것저것 채워 넣을 생각에 주혁의 가슴에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바로 그때.
-띵!
주혁의 뒤쪽에서 엘리베이터 도착 음이 다시 울렸다.
“ 아, 사장님. ”
그리고 들려온 목소리는 황실장의 것이었다.
“ 황실장님. 일찍 오셨네요. ”
“ 예. 온 김에 여기저기 좀 둘러보자 생각했습니다. ”
“ 공사가 끝난 건 5층, 4층이죠? ”
“ 예. 맞습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3층이고 2층은 아직 손도 못 댄 모양입니다. ”
“ 그래도 진척이 빠르네요. ”
짧게 답한 주혁이 양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이 DCS타워의 공사가 완료됐을 때 어떤 식으로 사무실을 배치할지 머릿속으로 구상하기 시작했고.
‘ 광주 타워보다 넓고 층도 하나 더 많아. 1층은 애초 들어와 있는 점포들이 있으니 내버려 두고, 2층부터 4층까지 차례로 매니지, 제작, 투자 본진으로 만들자. 5층은 내 사무실과 기타 잡스러운 것을 박아야겠어. ’
가만히 서서 언젠가 연예계를 호령할 보이스프로덕션의 청사진을 그려가던 주혁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 황실장님. 류진태 교도소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확인해보셨습니까? ”
“ 예. 교도소 안에서 크게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큰 문제도 일으킨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
“ 박종주는요? ”
“ 그쪽도 GM엔터 지분을 산 이후로는 딱히. ”
“ 흠. ”
-스윽.
짧게 숨을 뱉은 주혁이 주머니에 꽂힌 양손 중 오른손을 빼 들어, 페인트가 새로 칠해진 바로 앞 벽을 스윽 쓸었다.
아직은 덜 말랐는지, 주혁의 검지에 흰색 페인터가 묻어나왔다.
그 페인트 묻은 검지를 엄지로 대충 문지르던 주혁이 시선은 여전히 벽에 둔 채 담담히 말을 이었다.
“ 의심스러워요. ”
“ 예? ”
“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때까지 발생한 모든 사건에 박종주가 연관이 있습니다. 작든 크든. 굉장히 미심쩍어요. ”
“ 무엇이? ”
“ 왠지 털면 그 끝엔 항시 박종주가 있을 것 같다는. 그리고 아마 제 추측대로라면 이번에 확실히 박종주를 잘라낼 수 있을 겁니다. ”
말을 마친 주혁이 몸을 돌려 황실장과 눈을 마주쳤고, 황실장이 입을 열었다.
“ 문제는 태신식품입니다. ”
“ 아뇨. 제 계획대로 된다면 이번에는 태신이라도 어쩌지 못할 겁니다. 국민의 분노를 살 순 없을 테니. ”
이어서 주혁이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웃었다.
“ 이번엔 우리가 기습해보죠. 그놈 뒤통수가 얼얼하게. ”
“ 알겠습니다. 물꼬는 어떻게 트시겠습니까? ”
“ 일단, 적당한 때가 오기 전까진 황실장님은 박과장님과 함께 교도소에 있는 류진태를 확실하게 마킹해주세요. 혹시 지금까지 류진태 면회를 신청한 사람이 있습니까? ”
“ 지금까지는 없는 거로 확인했습니다. ”
고개를 끄덕인 강주혁이 지시를 내렸다.
“ 좋습니다. 앞으로 류진태를 확실히 마킹하면서, 누군가 면회를 오면 바로 전화를 주셔야 합니다. 일단, 당장은 그것만 신경 써주세요. ”
“ 알겠습니다. ”
황실장의 대답을 들은 주혁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했고.
‘ 귀찮은 놈. 일도 바빠죽겠는데 너무 거슬려. 이번에 확실히 치워야 돼. ’
버튼을 누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 이젠 오로지 직진이다. ’
같은 날 오후, 뮤직톡스튜디오 사장실.
단촐한 사장실에 김수열이 자리에 앉아 생각에 빠져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곧 강주혁이 도착하기 때문이었다.
“ 이유가 뭐지? ”
김수열은 강주혁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자신을 만날 이유는 없었다.
평소 안면이 있거나 인사라도 몇 번 했으면 모를까, 김수열은 강주혁과 전혀 인연이 없는 인물이었고.
“ 혹시······ 우리 애들을? ”
그렇다면 답은 하나였다. 마니또. 최근 헤나를 영입하면서 가수 쪽으로도 영역을 넓힌 보이스프로덕션이었다.
“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아. 그런데 거긴 걸그룹을 키워본 적도 없을 텐데? ”
걸그룹을 키운다는 것은 일반적인 가수를 키운 것과 그 방향성이 조금 다르다. 따라서 경험이 없다면 실패한 자신처럼 망할 가능성이 높았다.
“ ······아무리 헤나가 있다곤 하지만, 걸그룹을 키우는 건 전혀 다른 문제야. 혹시라도 마니또를 얘기하면 빠르게 거절한다. ”
그리고 김수열은 다짐했다. 강주혁이 마니또를 달라고 한다면 조건도 듣지 않고 거절할 것을.
바로 그때.
-똑똑.
“ 사장님. 강주혁 사장님 오셨습니다. ”
직원이 사장실의 문을 열었고, 그 뒤로 코트를 한 손에 걸친 강주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김수열 사장님. ”
“ 아, 처음 뵙겠습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
안내에 따라 주혁은 김수열 사장의 반대쪽에 앉았다. 그런 강주혁의 첫인상을 김수열은 간단하게 정리했다.
‘ 세상 잘생겼네. 실물이 훨씬 나아. ’
앞뒤 사정을 몰랐다면 강주혁을 보자마자, 배우시냐고 물어봤을 김수열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 바로 여쭤봐서 죄송하지만, 저를 무슨 일로 보자고 하신 건지. ”
“ 하하. 괜찮습니다. 저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먼저, 이번에 헤나 씨에게 노래를 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아뇨. 뭐, 헤나 씨 정도의 가수가 제가 만든 노래를 골라준 것이 감사하죠. ”
-스윽.
딱딱하던 분위기를 살짝 풀어낸 주혁이 다리를 꼬았다.
“ 어쩌다가 소식을 들었는데, 키우던 걸그룹을 다른 곳에 넘기신다고. ”
강주혁이 여유롭게 꺼낸 말에 김수열은 속으로 혀를 찼고.
‘ 역시. 마니또였어. ’
냉담하게 답했다.
“ 맞습니다. ”
“ 그렇군요. 그럼 지금은 수현 씨 빼고 마니또 멤버들의 개인 활동은 없는 겁니까? ”
간단한 질문. 그런데 김수열의 반응이 이상했다. 그의 얼굴에는 무슨 소리를 하고 자빠졌어? 따위의 표정이 섞여 있었다.
“ 무슨 말씀이신지? 수현이도 마찬가지고, 지금 마니또의 개인 활동은 전혀 없습니다. 회사 이전까지는 쉬게 하고 있습니다. ”
“ ······개인 활동이 전혀 없다? ”
“ 예. 것보다. 혹시 마니또를 노리고 오신 거라면 헛걸음······ ”
김수열이 추가로 뭔가 말을 덧붙이기 시작했지만, 주혁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 개인 활동이 없어? 그럼 만능엔터테이너에 나타난 수현 씨는 뭐야. ’
만능엔터테이너에 나타난 마니또의 멤버 수현. 아무리 오디션 예능이라지만 이건 명백히 개인 활동이었다. 그런데 김수열은 현재 마니또의 개인 활동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 저희는 이미 마니또가 옮길 회사와 손을 잡았습니다. ”
“ ······ ”
이어서 주혁은 여전히 혼자 말하고 있는 김수열을 쳐다보며 생각을 정리했고, 곧 결론이 나왔다.
‘ 김수열은 모르고 있는 거야. ’
가능했다. 실제로 현재 만능엔터테이너가 방송된 회차는 아직 수현이 등장하지 않았다. 거기다 수현이 강주혁의 차 옆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며 읊조렸던 혼잣말.
‘ 자기가 희망이라고 말했었지? ’
현재 뮤직톡스튜디오는 망하기 일보 직전.
즉, 마니또 멤버 수현은 만능엔터테이너에 몰래 나왔다는 결론이 나왔다.
“ 사장님? ”
내내 강주혁이 아무 말 없는 것이 이상했는지, 김수열이 주혁을 불렀고.
“ ······ ”
주혁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 상황이 이렇다면 계획을 전부 변경해야 돼. ’
삽시간에 계획을 변경한 주혁은 이내 웃으며 김수열과 눈을 마주쳤다.
“ 그렇군요. 그런데 사장님.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거 같습니다. ”
“ 잘못 알아요? ”
“ 예. ”
“ 그게······무슨? ”
고개를 갸웃하는 김수열을 보며 강주혁이 허리를 꼿꼿이 세웠고.
“ 제가 사러 온 것은 따로 있습니다.”
“ ······예? 따로 있다니. ”
담담하게 결론을 던졌다.
“ 저는 김수열 사장님을, 그러니까 뮤직톡스튜디오 전체를 사러 왔습니다. ”
다음날, 상암 WTVM 사옥 예술원.
다시 찾은 상암 WTVM 사옥 예술원에서는 연기 파트에서 합격한 110명의 참가자의 노래, 댄스 파트 심사가 한창이었다.
“ 잘 봤어요. 어- 고정희 씨 스스로 느꼈죠? 움직임이 재미없다는 거. 거기다가 춤 선이 너무 투박해요. 연습을 한 건지 모르겠네요. 음. 아쉽지만 탈락입니다. ”
그리고 녹화장 구석진 곳 기둥에 대충 어깨를 기댄 주혁이 무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 노래, 댄스파트는 이미 참가자 솔로로 심사를 시작했나? ’
사실이 그랬다. 참가자가 많이 줄어서 그런지, 그룹을 만들어 심사했던 연기파트 1차 본선과는 다르게 참가자 전부가 솔로였고.
‘ 뭐, 그건 그렇고. 이제 다음이야. ’
무대를 가만히 보던 주혁의 눈빛이 변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 안녕하세요! 마니또의 수현입니다! ”
“ 음~ 우리 수현씨. 오늘 또 우릴 놀라게 해줄지 궁금하네요. ”
무대에 마니또의 수현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 수현씨가 만능엔터테이너에 참가한 걸 사장인 김수열은 모르고 있어. 원래 같으면 저 아이가 떨어져도 별 상관없었는데, 이젠 상황이 변했다. ’
그 사이 수현이 현란한 안무를 시작했다. 주혁은 수현의 안무를 빠짐없이 눈에 담았다. 가녀린 몸에 비해 굉장히 파워풀 한 춤이었고.
‘ 일단, 저 아이와 마니또. 이 만능엔터테이너를 통해 인지도와 인기를 최대한 끌어올린다. ’
강주혁이 새로 그린 계획. 그 계획을 시작하기 위해선 지금 꼭 달성돼야 할 조건이 있었다.
‘ 무조건 저 아이가 합격해야 돼. ’
그런데 순간 열정적인 안무를 이어가던 수현이 무대에서 삐끗하며 스텝이 꼬였다. 다행히 곧장 바로 추스르고 춤을 이어가긴 했지만, 주혁의 미간이 약간 찌푸려졌다.
춤 파트를 합격해야 노래파트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
이어서 반주에 맞춰 반짝거리던 형형색색 무대 조명이 다시 단조로운 백색으로 바뀌며 무대를 직선을 비추었고, 수현의 심사가 시작됐다.
“ 음······아쉽다. 이번에는 저번 무대 때 보여줬던 여유가 없었어요. 새로운 시도이긴 했는데~ 수현 씨의 장점이 많이 안 보이는 무대였어요. 효정 씨는 어땠어? ”
박종우가 바통을 댄싱퀸 민효정에게 넘겼다. 민효정 역시 약간은 고민되는 듯 핸드마이크를 집었다 놓기를 반복하다 어렵게 입을 열었다.
“ 솔직히 말해서. 실망이에요. 많이 기대하던 참가자고, 수현 씨 특유의 아름다운 춤 선이 이번에는 많이 안 보였습니다. 어휴. 근데 이대로 보내기는 너무 아까운데. ”
잠시간의 침묵.
결국, 결정을 내렸는지, 냉철한 표정으로 변한 민효정이 핸드 마이크를 다시 들었다.
“ 후- 수현 씨는 아쉽지만······ ”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주혁의 눈이 커졌다.
결과가 꽤 파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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