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51
‘아이러니하다’라는 말을 뱉은 강주혁. 그가 이런 혼잣말을 던진 이유는 간단했다. 방금 핸드폰을 통해 전달된 미래정보 때문이었다.
미래정보는 이랬다.
[작년 겨울, 대대적인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연기처럼, ‘바람처럼 사라진’ 태신식품의 주가가 불제육 볶음면의 출시로 어렵사리 회복에 성공합니다. 이 불제육 볶음면은 출시와 함께 유명 너튜버들의 리뷰 등으로 유명세를 끌어올리다가 이어서 태신식품이 내놓은 광고가 히트를 치면서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올립니다.]-뚝!
미래정보를 전부 쏟아낸 보이스피싱은 그렇게 끊겼고, 주혁이 머리를 쓸었다.
웃음이 났다.
바로 어제 태신식품이 무너진 이유인 박종주를 만나고 왔는데, 오늘 보이스피싱에선 태신식품이 어렵사리 기사회생하는 미래정보를 알려줬다.
“ 진짜 요지경이야. ”
어찌 보면. 아니, 정확하게 태신식품을 무너트린 것은 강주혁의 손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현재 태신식품이 다시 일어나는 미래를 오직 강주혁만 알고 있는 현실.
그러니 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다.
“ 뭐, 난 보이스피싱을 이용해 먹을뿐이지. 태신식품에겐 미안하지만. ”
짧게 읊조린 주혁이 속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들어, 방금 들었던 미래정보를 메모했고.
-영화 간 큰 여자들 코미디 영화로는 이례적인 600만 (진행 중)
-6.25 전쟁 배경에 영화 폭풍, 개봉 첫날에만 관객수 70만, 국민에게 극찬을 받는 영화로 성공. (진행 중)
-마니또,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얻을 신곡 yellowmoon의 제작을 앞두고 해체 (진행 중)
-당해낼 수 없다, 유지석이 내놓은 컨셉으로 가면 시청률 5%, 과도한 게스트 출연은 X. (진행 중)
-토크쇼 얘기하고 부대끼고가 생각지도 못하게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음, 다만 불특정 다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거래하면 안 됨. (진행 중)
-주가 폭락한 태신식품, 불제육 볶음면으로 기사회생. (진행 중)
가장 마지막 줄에 적힌 미래정보를 보며 읊조렸다.
“ 여기서 포인트는 불제육 볶음면과 히트친 광고. ”
이어서 핵심을 파악했다. 강주혁이 개입해서 이득을 얻어낼 핵심.
“ 광고는 나중 일이고, 당장은 주식이네. 스읍- 최근 태신식품 주가가 폭락했다고 했었지? ”
주혁은 문득 스치듯 봤었던 기사를 떠올렸다. 현재 태신식품의 주가가 끝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는. 그러니 지금 태신식품의 주식을 사면 미친놈 소리를 들을지 몰랐다.
허나, 그것은 일반론일 뿐이었고, 강주혁에게는 달랐다.
“ 즉, 지금 똥값에 주식을 사두면, 금값에 되팔 수 있는 거지. 광고는 덤이고. ”
미소짓던 주혁이 시간을 확인했다. 장은 이미 닫힌 시간.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었다.
“ 내일부터 진행하면 되겠어. ”
간단하게 결론을 내린 주혁이 수첩을 다시 속주머니에 넣으면서 차 문을 열었다. 차 안은 황실장이 짱짱하게 틀어놓은 히터 덕분인지 훈훈한 공기가 가득했고.
“ 사장님. 무슨 일이 터진 겁니까? ”
황실장이 혹시나 싶었는지, 차에 타는 주혁을 보며 약간은 다급하게 물어왔다. 그러나 주혁은 여유로웠다.
“ 아니요. 그냥 보이스피싱이었어요. ”
“ 아하. 요즘 피싱전화나 문자가 기승이네요. 저도 어제 3번이나 받았습니다. 문자로. 무슨 택배 주소가 잘못됐다나 뭐라나. 아주 지능적입니다. 요즘은. ”
“ 하하. 그렇죠. 출발하시죠. ”
“ 예. ”
-부웅.
주혁의 말을 끝으로 정차돼있던 차가 다시 움직였다. 이어서 벨트를 방금 두른 강주혁이 입을 열었다.
“ 그래서. 그 아이 얘기 계속해보세요. ”
“ 제가 어디까지 말씀드렸죠? ”
“ 사채 빚. ”
“ 아, 예. 그 장주연 양 아버지가 사채빚이 상당한 모양입니다. ”
“ 얼마나 됩니까. 그 사채빚이. ”
“ 원금 삼천에 이자까지 합치면 육천은 넘는 모양입니다. ”
“ 육천이라······ ”
육천만 원. 분명 적은 돈은 아니었다. 특히 장주연의 나이는 20대 초반. 그런 아이가 책임질 금액은 더더욱 아니었고.
거기다 금리가 높은 사채빚이라면 평생 안고 가야 할지 몰랐다.
순간, 주혁은 강자매나 김재욱을 떠올렸다. 그 아이들과 비슷한 나이. 하지만 현재 강자매나 김재욱은 강주혁을 만나 배우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고, 장주연은 사채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그 괴리감에 주혁은 안타까운 숨을 내뱉었고.
“ 후- ”
그 숨을 가만히 듣고 있던 황실장이 보고를 이었다.
“ 빚이 있은 지는 꽤 된 모양입니다. 해서, 장주연 양은 고등학교만 마치고 곧장 공장으로 취업. 밤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24시간 중에서 18시간은 일만 했었습니다. ”
“ 아버지는요? 왜 그 아이만. ”
“ 잠적했습니다. ”
“ 쯧! ”
강주혁이 짧게 혀를 찼다. 얼마나 책임감이 없으면 어린아이들, 할머니만 남기고 도망을 치는가. 주혁으로선 이해하기 힘들었다.
“ 한마디로. 그 아이가 가장이라는 소리네요. 그 어린애가. ”
“ 맞습니다. 동생들은 어리고, 최근 할머님도 많이 아프신 모양입니다. ”
보고를 들은 주혁은 그제야 왜 장주연이 만능엔터테이너를 중도 포기했는지 이해했다. 개차반 같은 아버지, 어린 동생들, 아픈 할머니.
그녀는 돈이 급했다.
물론, 그 상황에 어떻게 만능엔터테이너에 나왔는지는 아직 확인이 안 되지만.
‘ 자신의 꿈을 위한 마지막 발악이 아니었을까. ’
주혁은 작게나마 추측할 수 있었다.
-툭, 툭, 툭.
이어서 주혁이 검지로 팔뚝을 때렸다. 머리를 굴리고 있다는 증거였고, 잠시간 차 안에 정적이 퍼졌다.
‘ 해결하기는 쉬워. 다만,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한데······ ’
그렇게 짧은 시간이 흘렀다. 5초, 10초, 15초.
20초가 지날 때쯤 정적이 깨졌고.
“ 황실장님.”
“ 예. ”
강주혁이 결론을 던졌다.
“ 일단, 그 사채업자들 접촉해서, 그 아이 사채 채권부터 사들이세요. ”
1시간 뒤, 황실장이 안내한 소고깃집.
박기자가 도착한 것은 강주혁이 첫 고기를 올릴 때였다.
-드륵.
“ 하이고. 물주님. 죄송합니다. 지하철이 너무 막혀. ”
“ 그래. 지하철이 한창 막힐 시간이지. 차 타고 왔겠지만. ”
“ 그러니까. 하하하. 아이고 황실장님 오랜만에 뵙네요. ”
“ 안녕하세요. 박기자님. ”
들어오자마자, 텐션 높은 목소리로 황실장에게까지 인사를 마친 박기자가 고기를 보자마자, 젓가락을 집었다.
“ 야야. 아직 안 익었어. ”
“ 뭐 어떱니까! 소고기는 이쯤 먹어야 꿀맛이야. 물주님이 뭘 모르네. ”
주혁이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고, 이후 남자 세 명의 먹방이 시작됐다.
이어서 1시간 뒤.
내장 가득 소고기를 채운 박기자가 양손을 등 뒤로 짚으며 길게 숨을 뱉었다.
“ 꺼윽! 너무 먹었네. ”
“ 배부르지? 이제 일 얘기 좀 하자. ”
“ 크크. 물주님. 무슨 얘기를 하시려고 처음부터 소고기를 먹였지? 기대한다? ”
-스윽.
장난스레 웃는 박기자에게 주혁은 말없이 서류봉투를 내밀었고, 서류봉투를 받은 박기자가 고개를 갸웃했다.
“ 이거 뭔데? ”
“ 보면 알잖아. 일단 봐. ”
반면, 주혁의 대답은 심플했다. 그런 강주혁의 얼굴을 잠시간 쳐다보던 박기자가 서류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종이는 총 3장.
박기자가 전부 읽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내용을 확인한 그가 웃음 지었다.
“ 너 지금 나 영입하는 거냐? ”
“ 기자로 12바퀴 돌았으면 충분하잖아. 얼마나 더 기자 밥 먹으려고. ”
아주 짧게 박기자의 인생을 축약한 주혁이 본론을 던졌다.
“ 보이스프로덕션 홍보팀. 네가 맡아줘. ”
그러자 박기자가 매우 흥미롭게 반응했다.
“ 홍보팀이라······ ”
“ 거기 적힌 조건에서 추가로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도 된다. ”
“ 그래. 조건은 그렇다 치고. 왜 나냐? ”
“ 이유야 여러 가지지. 기자로 디쓰패치에서 그만큼 일했으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뭣보다 소식통이 빠르잖아. 홍보팀은 속도가 생명이니까. 그리고. ”
주혁이 웃었다.
“ 나랑 일하면 재밌지 않겠냐? 나를 잘 아니까. ”
-스윽.
말을 듣던 박기자가 탄산이 톡톡 터지는 사이다를 집어 올렸고.
“ 홍보팀장. 팀장. 와 내가 살면서 팀장을 달아보네. 이거 이렇게 되면 물주님에서 사장님 되는 건가? ”
“ 원하면 계속 물주님이라 부르던가. ”
-탁!
시원하게 사이다를 원샷한 박기자가 ‘크으’ 따위의 탄성과 함께 답을 내렸다.
“ 좋다! 나도 이제 팀장이다! 정리할 시간은 얼마나 있는 거야? ”
박기자의 물음에 강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걸이에 걸린 코트를 웃으며 집었다.
“ 뭔 시간이야. 바로 넘어와. ”
잠시 뒤, 돌아오는 차 안.
고깃집으로 갈 때 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운전을 강주혁을 하고 있다. 그 모습에 황실장이 괜히 민망한지 머리를 긁었다.
“ 사장님. 그냥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
“ 아니요. 아까 하셨으니까, 제가 해도 됩니다. ”
여유롭게 대답한 주혁을 가만히 쳐다보던 황실장이 짧게 숨을 뱉었다.
“ 저······ 사장님. 그리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 예. 하세요. ”
“ 이번 박종주 사건. 아마 박종주는 제 과거 때문에 저를 타겟으로 삼았을 겁니다. ”
핸들을 왼쪽으로 꺾던 주혁은 대답이 없었다. 계속하라는 뜻이었고, 황실장이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 앞으로도 제 과거 때문에 피해를 드릴지 모릅니다. 사실······ 저는 예전. ”
“ 상관없습니다. ”
“ 예? ”
반면, 주혁의 대답은 꽤 간단했고.
“ 상관없어요. 황실장님의 과거는. ”
“ ······ ”
말문이 막힌 황실장을 보며 주혁이 말을 이었다.
“ 이러고 있으니까, 예전 생각나네요. 용인 쪽에서 퍽치기 잡고 재욱이 구했을 때. 그때도 이런 구도였죠? ”
“ 아. ”
“ 황실장님. 사실 보이스프로덕션의 첫 시작은 황실장님과 함께였습니다. 기억나시죠? 분당. ”
“ 물론입니다. ”
-끼익.
때마침 신호가 걸렸고, 이들이 타고 있던 차가 멈췄다. 그 타이밍에 주혁이 입을 열었다.
“ 과거라. 과거 하면 제 과거도 만만치 않죠. ”
“ ······그래도 저는. ”
“ 지나간 과거는 제게 의미 없습니다. 현재는 보이스프로덕션의 보안팀장이시니까. 과거가 어쩌고저쩌고 전 상관없어요. 오직 지금 제가 황실장님이 필요하고, 앞으로 필요합니다. 과거 신경 쓰지 마세요. ”
“ ······ ”
돌아온 대답은 없었다. 이어서 바뀐 신호에 주혁이 멈췄던 차를 움직였다.
“ 제가 그리는 보이스프로덕션 청사진에는 이미 황실장님이 포함되어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핵심으로. 피해요? 좀 입으면 어떻습니까. 입는 피해보다 황실장님이 해주신 일들이 훨씬 많은데. ”
“ 그, 그래도. ”
“ 황실장님. ”
그럼 에도 무언가 말하려는 황실장의 말 중간에 주혁이 끼어들었다.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다음 날 아침, 26일 목요일.
아침 일찍부터 주혁은 오피스텔에서 회사로 움직이지 않고, 곧장 삼성동 DCS타워에 들렀다.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연락을 받아서였다.
실제로 도착해서 둘러본 DCS타워는 얼추 형태가 잡히고 있었다.
“ 마무리는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
“ 어- 이 속도면 5월 전엔 끝날 겁니다. 5월도 자잘한 것들. 뒤처리나 하는 시간이죠. 사실 4월 중순이면 끝날 겁니다. ”
공사업자의 말을 들은 주혁이 끄덕였다.
즉, 5월 전에 사옥 이전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소리였고.
‘ 세분화 작업. 서둘러야겠어. ’
그의 머릿속에는 보이스프로덕션의 세분화 작업이 빠르게 그려지고 있었다.
다음으로 주혁은 곧장 보이스프로덕션으로 출근, 뮤직톡스튜디오와 강필름 계약을 차례로 진행했다.
이어서 주혁은 강필름 사장 박건웅에게 사옥 이전은 5월쯤으로 전달하며 정비를 하라 일렀고, 다음으로.
“ 지금 가장 급한 게, 헤나씨 콘서트입니다. ”
“ 콘서트 말이죠. ”
“ 예. 일단, 김수열 사장님은. 아니, 이제 팀장님이죠. 김수열 팀장님은 헤나씨한테 붙어주세요. 인원 전부. ”
“ 알겠습니다. ”
“ 그리고 마니또 분들이나 전체적으로 비밀은 유지하셔야 합니다. ”
“ 예. ”
보이스프로덕션에 흡수된 김수열 팀장에게는 세세한 정비는 차후에 하기로 하고, 당장 헤나에게 붙기를 전했다.
‘ 마니또의 활동은 만능엔터테이너가 끝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아. 아직은 일러. ’
그렇게 강주혁의 아침과 점심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이어서 늦은 점심.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주혁의 핸드폰이 울렸다.
-황실장님.
발신자는 황실장이었고.
“ 네. 황실장님. ”
“ 사장님. 말씀하신 채권 확보했습니다. ”
“ 사채업자들은? ”
“ 역시 말씀하신 대로. ”
주혁이 지시를 내렸다.
“ 그럼 진행하세요. ”
같은 날 이른 오후, 6인 병실.
장주연이 5대5 단발을 찰랑거리며 할머니의 팔을 주무르고 있다. 그 모습에 누워있는 할머니가 작게 말했다.
“ 주연아. 주연아. 아이고 고마해도 된다. 고마해. ”
“ ······아까 간호사님한테 들어보니까, 밤새 끙끙거렸다며. 그냥 있어. 의사 선생님이 팔다리 주무르면 좀 괜찮아진댔어. ”
“ 후- 아들은? 밥 잘 챙겨 묵나? ”
“ 괜찮아. 할머니는 걱정하지 마. ”
묵묵히 자신의 팔을 주무르는 장주연을 보던 할머니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우째 이런 아가 내 손녀로 왔을꼬. ”
“ ······ ”
“ 주연아. 그거는? 오디션을 우째 됐는데? ”
“ 떨어졌어. ”
“ 진짜가? ”
“ 어. 진짜. 나 이제 일해야 돼. 돈 벌어야지. 잠깐 좋은 꿈 꿨다 치지 뭐. ”
장주연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할머니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내 상태가 이래가꼬 우짜면 좋노. 어디가가 청소라도 해야 돈을 벌낀데. ”
“ 됐어. 내가 하면 돼. ”‘
“ 하이고. 그 돈을 니 혼자 어째 벌끼고. ”
사실이 그랬다. 사채빚, 할머님의 병원비, 동생들의 교육비, 생활비 등등. 살짝만 나열해도 눈앞이 아득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장주연은 그저 묵묵히 할머니의 팔을 주무르고 있었다.
“ 됐어. 알바 늘리지 뭐. ”
그리고 지옥 같은 미래를 간단하게 알바를 늘린다는 말로 축약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한 모습. 그런 장주연을 보며 할머니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긴 한숨을 내쉬는 일.
“ 후우- 우야꼬. ”
바로 그때.
-드륵.
6인 병실 문이 열렸고, 그 문을 통해 정장을 입은 남자 3명과 그들 제일 앞에 선 꽤 편한 복장의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들어왔다.
남자는 병실에 들어오자마자, 한번 휘 둘러보더니 머리를 긁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 에- 죄송한데. 장주연 양 계십니까? ”
순간,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할머님의 팔을 주무르던 장주연이 고개를 팍 들었다. 언뜻 봐도 건장해 보이는 남자들.
강주연은 먼저, 긴장부터 했다.
“ ······저, 전데. ”
“ 아! ”
반면, 선두에 선 남자는 꽤 쾌활하게 미소지으며 장주연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 주연양 반가워요. ”
“ 아, 네. 근데 누구세요? ”
“ 아하! 그냥 박과장이라고 불러주세요. ”
“ ······어디서 오셨는지. ”
“ 장주연양 아버님 성함이 장성필 맞으시죠? ”
“ ······네. ”
아버지의 이름이 나오자, 그녀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스윽.
그런 그녀를 보며 남자가 서류봉투를 꺼내며 환하게 웃었다.
“ 저희는 장성필씨 채권을 산 사람들입니다. ”
끝
ⓒ 장탄
=======================================